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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의 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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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thschild
작품등록일 :
2023.01.24 11:08
최근연재일 :
2023.05.27 08:1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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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21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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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미사일 기지

DUMMY

두꺼운 수표철이었다. 수표로 들어온 입금 영수증과 함께 거래기록을 해둔 것. 아이젠버그 엔터프라이즈에서 한웨이 통신회사로 입금한 자금들의 내역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한웨이 통신회사의 자금지급내용도 있었다. 대부분 설비투자로 나가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통신기계장비들을 사들여 짓는 것들이었다.


“여기까지는 별로 이상할 것도 없는데 말이야···”


한웨이는 다른 국가에도 지사가 많은 지 캐나다, 사우디 아라비아 등에 돈을 보낸 기록이 적혀있다. 자금지급 내역을 살펴보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아니! 한웨이가 웨이하이의 자회사였네.”


웨이하이는 내가 한국에 있을 당시 박승완과 함께 한국의 기술을 빼돌리려던 이재헌이 근무하던 회사다. 웨이하이는 사실상 중국 인민해방군이 운영하는 회사. 정상적인 회사로 위장했지만 선진국의 첨단 기술을 합법과 불법을 가리 않고 탈취했었다고 나중에 알려진 그 회사다.


“이거 일이 재밌게 돌아가네.”


바인더로 된 서류철도 있었다. 아마도 거래와 관련된 서류와 메모들인 것 같은데 중국어 간자체로 되어 있었는데 영 그 내용이 해석이 되지 않았다.


“내가 모르는 지역의 중국어인가? 이상하네.”


그래도 하나하나 서류들을 넘겨가며 보던 중 신기한 것이 하나 나왔다.


“미국 지도네. 중서부 지역만 나와있군.”


미국 지도 위에 x 표를 해두고 번호를 매겨 둔 것들. 그리고 그 번호마다 길게 중국어로 설명한 것들이었다.


“중국어는 중국어인데 왜 하나도 이해가 안가지?”


나는 중국어를 조금 읽을 줄 안다. 요즘에 저절로 배운 적도 없는 러시아어, 중국어, 불어가 대충 이해가 된다.


그런데 지금 눈앞의 이것들은 암호로 되어 있는지 아무 의미가 없는 단어의 조합들로만 보였다.


뭔가 붉은색 글씨를 워터마크처럼 크게 붙여놓은 것으로 보아 중요한 것 같았다. 자잘한 설명도 있었지만 알아볼 수 없었다.


“여기 x표시해둔 지역이 뭐하는 곳인지 궁금한데. 글로 써놓은 것들은 번역맡겨서 확인해봐야 겠다.”


지도가 그려진 그 서류들만 찢어내 접어 주머니에 챙겨 넣었다.


“이건 뭔가 유용하게 쓰일 것 같아.”


더 뒤져봤지만 그 외에는 별로 중요한 것이 없어보인다. 서랍을 닫으려다 보니 서류철 밑에 사진앨범같은 것이 하나 보였다. 펼쳐보니 여러 장의 사진들. 군인들의 모습이 나왔다.


“인민해방군? 어라? 이게 누구야.”


사막같은 곳을 배경으로 서있는 중국 군인들이었다.


“이 새끼. 어쩐지.”


자세히 보니 군복을 입고 총을 들고 있는 다섯 명의 남자들 중에는 데니스 왕이 끼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바로 옆에 미스터 슈라는 놈의 얼굴도 정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 게다가 지금 소파에 누워 퍼져자고 있는 저 곰 같은 놈과 비슷한 얼굴의 남자도 보였다. 사진속의 모습은 날씬해 보였지만 얼굴 두상이 거의 일치했다. 뭐 아닐 수도 있다.


“다 군인들이었네. 하아. 그런데 이 새끼들 여기서 미국에서 뭐하는 수작이지?”


다른 것들이 더 있는 지 서랍을 뒤지려는 순간 갈라진 목소리의 중국어가 들린다.


“찌우 밍. 찌우 밍.”


소파에서 퍼질러 자고 있던 그놈이 잠에서 깨버렸다.


“이 새낀 아까부터 뭐라는거야.”


다행인지 이 녀석은 아직 비몽사몽하고 있다.


원래 게으른 놈인건지 아니면 술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알 수없지만 소파에 누운채 일어나지도 않고 눈도 감은 채 뭐라고 이해할 수 없는 중국말만 떠들고 있었다.


“저 자식이 꿈을 꾸나?”


자세히 보니 그런 건 아니었다.


내가 방안에 있다는 것은 분명 인지하고 있었지만 내 얼굴을 보지 못한 상황. 이놈은 분명 내가 자신의 동료인줄 착각하고 떠들고 있었다.


“밍웨이, 찌우 밍. 찌우 밍. 우웨에엑”


그러더니 갑자기 소파에서 일어나 먹은 것을 다 게워내고 있었다.


– 우웨에엑


그놈의 입에서 나온 누런 토사물들이 내 발에도 튀었다.


“아악. 더러워. 이 새끼가.”


먹은 걸 토하면서도 뭔가 계속 말을 하더니 그대로 다시 소파에 누워 잠이 들었다. 입고 있덭 티셔츠와 입주변에는 토한 내용물들이 그대로 붙어 있었다.


“이걸 보니 나도 토할 거 같아.”


그런데 지금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창밖을 보니 그보다 더 큰 문제가 다가오고 있었다.


“어 이건 좀 심각한데.”


창문밖 거리에서 중국인들로 보이는 사람 무리들이 이쪽으로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분명 이 방에서 빛이 새어나가는 것도 봤을 것이다.


“열 명이 넘어 보이는데.”


사진앨범을 서랍에 다시 넣어두고 잽싸게 밖으로 나갔다. 앞문으로 들어올테니 먼저 내려가 뒷문을 찾아 나가야한다.


문을 열고 나가려는 순간 두꺼운 팔이 내 몸을 감싸는 것을 느꼈다. 쉰내가 섞인 술냄새가 확 풍겨왔다. 조금 전에 토하고 잘들었던 그놈이 정신을 차린 것.


비몽사몽간이지만 이제는 내가 침입자라는 것을 알아차린듯 하다. 뒤에서 날 잡고 힘으로 들어올리려 한다. 비대한 몸집답게 힘이 좋았다. 체중 100 키로가 넘는 나를 가볍게 들어 올린다.


다리를 버둥거리며 무게중심을 앞으로 옮겨 버티면서 오른쪽 엘보우를 강하게 뒤로 날렸다.


–퍼억


관자놀이에 적중한듯 날 뒤에서 잡던 손을 놓으며 비틀거린다. 겨우 벽에 손을 대고 서 있었다.


아직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놈에게 그대로 달려가 턱을 후려쳤다. 턱이 옆으로 돌아가며 고목나무가 쓰러지듯 바닥에 쓰러진다.


–쿠웅


“미안하다.”


이 놈이 정신을 차리고 있으면 내가 도망간 방향을 바로 동료들에게 말할 것이 분명하다. 어쩔 수 없었다.


중국인 무리들이 들어오기 전에 주방을 통해 뒷문으로 살짝 나왔다. 내가 나오자마자 건물 안에 불이 켜지며 떠들썩한 소리가 들린다.


가로등이 없어 어두웠지만 달빛이 있어 내 몸을 숨기기 어려웠다. 그늘이 진 곳을 따라 조용히 이동하다가 건물에서 열 명이 넘는 사람들이 무기를 들고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본 순간 달리기 시작했다.


실수였다.


“저기다! 저놈 잡아라.”


이럴수록 조용히 움직이거나 아예 움직이지 말았어야 했는데 마음이 급해져서 내 위치를 노출해버렸다.


이미 벌어진 일. 나 자신을 탓해 뭐하리. 이 상황에서는 온 힘을 다해 달리는 것 밖에 방법이 없었다.


“에휴. 바보같은 놈.”


게다가 더 바보같았던 것은 내 차를 세워뒀던 곳의 반대방향으로 달린 것. 이제와서 그 쪽으로 달릴 수도 없었다.


그래도 이제 내 몸인 김태석의 하드웨어가 한몫했다. 한 10분 정도 전력으로 달리자 나를 쫓아오지 못하고 다들 나가 떨어졌다. 땀이 비오듯 쏟아졌지만 나는 아직 힘이 많이 남아 있었다. 숨이 차던 것도 속도를 늦추니 금방 편해졌다.


“별 거 아니구만. 짜식들. 약해가지고는. 그러니 축구를 못하지.”


마음 놓고 걷고 있는데 그게 아니었다.


조금 걷다보니 멀리 쫓아오는 놈들이 몇 놈 보였다. 그래도 다행인건 처음 열 명이 넘었었는데 이제 세 놈만 남았다. 뛰진 못하지만 걸어서 오고 있었다. 후레쉬 라이트와 몽둥이를 들고 있는 사람, 사냥총을 든 사람. 다들 하나씩 무기를 들고 있었다.


“거참. 좀도둑 하나 잡으려는 것 치고는 좀 오바아닌가?”


마치 사냥감을 추적하는 늑대들 처럼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뛰지는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걸어오는 것이 좀비같기도 하고. 뭐든간에 잡히면 갈기갈기 찢어죽일 기세인 것은 확실했다.


“약이라도 먹었나. 미친 놈들같아. 좀비같기도 하고. 어디 숨어 있는게 낫겠다. 결국은 내 차로 돌아가야 하는데 무작정 반대로 갈 수는 없어.”


계속 주변을 헤매다 보니 주택가가 나왔다. 낮은 1층짜리 집들이 줄지어 있는 거리. 마침 문이 3분의 1쯤 열려 있는 차고가 보인다. 바로 그곳으로 숨어들어갔다.


차고 안에는 오래된 혼다 자동차. 그리고 각종 농기구들이 걸려 있었다. 여기 숨어서 버티다가 놈들이 지나가면 반대방향쪽 내 차가 있는 곳으로 뛰어 도망갈 계획이다.


조용한 새벽. 이따금 나는 부엉이같은 새소리 외에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한 5분 정도까지는.


5분 정도 지나자 갑자기 저벅저벅 발소리가 어디선가 들리기 시작했다. 놈들이 체력을 회복했는지 조깅하듯 뛰어오는 소리였다.


‘음. 이제야 왔구나.’


발소리가 내가 있는 차고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을 들으며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 가던 길을 돌아오기라도 하는듯 다시 가까워지는 발소리.


차고 앞에 와서 발소리가 멈춘다.


아니나 다를까. 조금 열려 있던 차고 문 아래로 얼굴이 쑤욱 들어온다.


조금 전에 봤던 얼굴이다. 미스터 슈라던 그놈의 얼굴. 고개를 반쯤 돌려 내가 내려다보고 있는 위쪽을 쳐다본다.


바로 눈이 마주쳤다. 귀신을 본 듯 놀란 얼굴.


“다시 만나서 반갑다.”


인사와 함께 놈의 얼굴에 있는 힘껏 사커킥을 날렸다. 스쿼트 260 키로를 다섯번 씩 들던 김태석의 다리 힘이다.


– 퍼억


그 놈의 입에서 허연 것이 여러개 튀어나가는 것이 어둠속에서도 보였다. 이빨들.


“저거 임플란트 하려면 대형공사겠네. 그냥 틀니해라.”


쓰러진 놈을 뒤로 하고 다시 내 차가 주차되어 있던 방향으로 전력질주 했다.


뒤따라 오는 놈들의 소리가 들렸지만 점점 멀어졌다.


* * *


동이 트는 것을 보며 무사히 타호시티로 돌아왔다.


머물던 모텔은 인터넷이 시골답지 않게 잘 터졌다. 주변 타호 관광지 덕분인 듯하다. 뉴욕생명보험의 주가부터 확인했다.


“오늘도 11% 상승. 사흘째 상승이네.”


내가 산 주식의 주가가 올랐지만 기쁘다기 보단 두려웠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알 수 없었기 때문.


“아 맞다. 그 지도에 표시됐던 장소들.”


잊고 있었다. 가져온 지도에 표시된 장소들의 위치를 하나씩 확인해봤다.


“비행기는 내일꺼로 끊고 이거나 확인해보자. 데니스 왕 이 자식 이상한 짓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한테 걸리면 아주 죽었어. 다 신고해버릴거야.”


이 당시만 해도 중국인민해방군 출신인 범죄자들이 벌이는 소규모 마약밀매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보다 스케일이 훨씬 컸지만.


날이 밝자 마자 바로 내가 있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지도상의 위치를 차를 몰고 따라가 봤다. 직접 자동차로 확인할 수 있던 곳은 네바다 사막에 위치한 장소 단 하나 뿐이었다. 다른 곳은 거리가 꽤나 멀어 불가능했다. 그나마 가까운 네바다에 있던 그곳도 아무나 들어갈 수는 없는 장소.


지도를 따라 가본 곳은 허허벌판에 세워져 있던 군사시설이었다.


총구를 겨눈 군인들이 길을 막아 어쩔 수 없이 돌아왔다. 바로 총을 들이대는 것으로보아 중요한 시설이 감춰져 있는 것이 분명했다.


‘설마··· 혹시 여기가 외계인을 감금했다던 그···?’


돌아오다 들른 주유소의 노인에게 물어보니 그건 아니었다. 그곳은 오래 전 냉전시절부터 있던 미사일 기지였다고 한다. 지금도 군인들이 가끔 왔다갔다 한다고.


‘뭐? 미사일 기지? 미국 미사일 기지에 관심을 갖는 인민해방군이라··· 그럼 저놈들은 정체가 뭐지?’


지도에 표시된 다른 곳들도 비슷한 시설인 것이 확실하다. 다들 다른 지도로 보면 아예 표시가 없거나 허허벌판으로 나오는 곳들이었다.


궁금증이 풀린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 이 일을 혼자 캐는 것은 위험해보였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FBI에 신고해버려야지.”


만약에 저들이 스파이들이라면 아이젠버그는 중국 스파이들과 거래를 하고 있는 것이고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나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단순한 돈 관계보다도 더 무서운 상황에 내가 끼어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네. 여기왔더니 일이 더 복잡해졌어.”


렌트카를 반납하고 뉴욕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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