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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의 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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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thschild
작품등록일 :
2023.01.2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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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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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2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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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하와이

DUMMY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나자 뒤통수를 맞은 듯 머리가 얼얼하고 피가 빠져 나가는 듯 띵 했다.


‘하아. 또 제대로 작업 당했네. 그동안 인터넷에서 그렇게 찾아도 크로스비 가문에 대해서는 나오지만 에밀리에 관해서는 한줄도 안나오던 이유가 이거였구나. 이런 사실을 미리 알고 그 이름을 써먹은거야.’


에밀리는 나에겐 자신의 아버지가 자신을 끔찍히 아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인터넷에 자신의 사생활이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고 거짓말을 했었다.


‘어쩐지. 내 앞에서 옷을 벗고 춤을 추는 것이··· 서양여자들은 다 그런 줄 알았더니··· 늘 하던 동작이었나보네.’


내 속사정도 모른 채 에릭은 신이 나서 침까지 튀어가며 설명중이다.


“그러니까 3개월전 쯤이었나. 우리 모건스탠리 로스앤젤레스 사무실에서 그 지역에서 큰 인수합병 건을 성사시킨 적이 있었어. 일본 기업과 관련한 일이었는데 일이 잘 돼서 모두 하와이로 파티를 하러 건너갔지. 원래 멕시코에 가려 했는데 여권이 없던 친구가 있어서 국내인 하와이로 간거지.”


“하와이에서 돈을 뿌리듯이 놀다보니 에밀리, 아니지 원래 스트립 댄서일때 이름은 나타샤라고 했었어. 이 나타샤를 엄청 큰 돈을 주고 파티에 초청했고. 다들 난리도 아니었지. 한번 본 사람은 다시 잊지 않을 정도로 예뻤다고 하더군. 나도 얼핏 봤는데. 그럴만 하더라구. 흐흐.”


‘나타샤! 경비원 조나단이 말한 나타샤.’


“그런데 그렇게 예쁜게 결국 발목을 잡았지. 그 후에 뭔 바람이 불었는지 뉴욕에 와서 모건스탠리에 취직을 했고 여기서 잘 지내고 있었어. 물론 중요한 직책은 아니고 간단한 사무직이었지만 그래서 더 떳지. 남자들이 좋아하니 세일즈에 적격이었어. 왜 이쁜 여자가 있으면 그 주변에서 도와주는 놈들이 많지 않겠나? 실제로 성과도 조금 있었다더군.”


에릭이 딱 거기까지 말을 하곤 말을 끊었다. 입맛을 다시더니 갑자기 과장된 슬픈 표정을 지었다.


“아쉽게도 여기까지가 끝이었어. 그 로스앤젤레스 지사에 일하던 직원 하나가 뉴욕본사로 출장을 온거야. 그리곤 나타샤··· 아니 에밀리를 발견한거지. 그 직원이 HR에 얘기를 하게 되고. 그 후로 회사가 난리가 났었지. 윈스턴도 아마 심하게 경고를 받았을거야.”


“그게 언제쯤 일이었지?”


“아마 한 2주 전인가? 아니면 3주? 얼마 안됐어.”


그 순간 마치 전구에 불이 들어온 듯 깨달았다.


‘시간이 딱 맞아 떨어지네.’


내 아파트에 무장강도가 침입한 일이 벌어진 것이 일주일전. 2주 전 모건스탠리에서 벌어진 일은 계획한 것이 아닌 우발적인 것일테니 그 직후 아마도 계획을 앞당겨 내 아파트에서 일을 벌린 것이 분명하다. 그리곤 사라지고.


‘그렇다 하더라도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면 밝혀지게 되어 있는데··· 왜 이런 일을 벌였을까?’


‘이 좁은 월가 바닥에서 이렇게 조금만 지나면 들통날 만한 일들을 벌린 것도 특이하다. 아니다. 결국 거기에 단서가 있었네. 뭔가 단기간에 일을 벌리고 튀려는 계획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야. 가짜 다이아 반지도, 또 데이비드가 파마메드 자문 건과 관련해 거짓말을 한 것도 이것과 관련이 있는게 분명해.’


아직도 풀리지 않는 많은 의문이 있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의 배경에 있는 그 일이 도대체 뭘까?’


지금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머잖아 알게 될 것이다. 이 일을 꾸미는 것이 누구든간에 이제 자신의 음모를 드러낼 시간이 온 것은 분명했다.


“에릭, 오늘 반가웠어. 난 이제 가봐야 할 것 같아. 생각해보니 내일 일찍 출근해야 하네.”


“뭐. 벌써 간다고. 태석! 이제 슬슬 시동걸렸는데 지금 가면 어떡해.”


“미안해. 오늘은 정말 가봐야 해. 그 대신 다음엔 제대로 한번 쏠께.”


“진짜지? 알았어. 그럼 다음엔 코리아타운 가라오케에서 쏴야 돼! 그럼 널 용서해줄 수 있어.”


“에휴. 알았어.”


***


에릭과 헤어지고 집에 와서 바로 하와이행 비행기표를 끊었다.


‘속전속결. 날 지켜보는 놈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반박자만 빠르게 움직이자.’


지금이라도 떠나고 싶었지만 제일 빠른 것이 아침 7시 비행기였다. 게다가 아파트 경비원 사무엘에게 내일 아침에 받기로 한 것도 있었다.


내 전화기는 온통 데이비드가 보낸 전화와 메시지로 꽉 차 있었다. 데이비드뿐 아니라 벤자민까지 메시지를 남겨 욕을 해댔다.


– 이 미친 놈. 너 때문에 파마메드 건이 날아가게 생겼어. 그 따위 허술한 보고서만 남겨 놓고 가면 그만인줄 알아. 난 지금 데이비드와 너를 어떻게 해고하고 어떻게 고소할 지 회의중이야. 내가 너라면 지금이라도 짐을 싸서 너희 나라로 도망갈 준비를 하고 있을거야. 잘 가라. 쪼그마한 동양놈아.


‘몸무게는 내가 더 나간다 이놈아.’


벤자민이 파마메드 건이 이미 날아간 것을 알면서 하는 얘기인 지 궁금했다. 몰랐다면 그도 희생자일 수 있다. 상관없었다. 이미 나의 마음은 알파인 캐피탈에서 떠났다.


다시는 알파인의 사무실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데이비드도 나에게 모든 걸 덮어 씌우긴 어려울 것이다. 내게 거짓말을 한 것이 너무도 많으니.


* * *

[호놀룰루, 하와이]


하와이. 언제 봐도 아름다운 섬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들을 즐길 기분이 전혀 아니었다.


휴가로 온 것이었다면 달갑게 받아들였을 더위와 높은 습도가 나를 더욱 불쾌하게 만들었다.


“아 더워. 내리자마자 짜증이 밀려오는구나.”


원래 어디서나 잠을 잘자는 편이지만 비행기에서 한잠도 자지 못했다. 잠을 청해도 이것저것 생각들이 떠올라 도무지 잠이 들 수 없었다. 모든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트럼프 타워의 조나단이 알려줬던 스트립 바의 이름은 클럽 939였다. 전화번호를 찾아 연락했다. 지금 시간은 오후 5시. 슬슬 문을 열기 시작했을 것이다. 관광지이니 낮부터 열었을 가능성도 크고.


남자가 받는다. 하와이 원주민의 영어말투.


“알로하. 클럽 939 입니다.”


“아. 지금 문 열었습니까? 거기 나타샤라는 댄서가 있지요?”


친절했던 말투가 금세 바뀌었다.


“그건 왜 물어보는건데.”


“사실은 제가 비지니스로 손님을 접대했었는데 예전에 왔던 중요한 손님이 나타샤가 없으면 오지 않겠다고 하지 뭡니까. 아시겠지만 나타샤가 워낙 ‘뛰어’나다보니 다른 댄서들은 필요도 없다네요. 제발 부탁입니다. 저한테는 아주 중요한 고객입니다.”


“허허허. 난 또 뭐라고. 나타샤가 그리 좋답니까? 그런 손님들이 내가 본 것만 천명이 넘어요.”


“그렇겠지요.”


“이봐요. 사업가 양반. 무슨 비지니스를 하는지 모르지만 당신 운빨하나는 기가 막히게 좋수다. 나타샤는 장기휴가를 갔었는데 마침 어제부터 출근하기 시작했거든. 오늘 7시부터 출근해요.”


‘휴~ 다행이다. 부지런한 스타일이었네.’


며칠 쉬다가 나오기라도 한다면 사는 집을 찾을 길이 없었다. 스트립 바 사장이 주소를 알려줄리도 만무하고.


공항에서 렌트한 차를 밟아 스트립 바가 위치한 장소로 달려갔다.


스트립 바 치곤 돈을 꽤나 들여 꾸민 건물이었다. 돈이 좀 있는 회사원이나 금융쪽 사람들이 들른만한 그런 곳이었다. 주차장에는 벌써 차들이 꽤 많이 있었다. 대부분 비싼 대형차들이었다.


앞쪽에 좋은 차들이 있는 주차장이 아닌 건물 뒤쪽 직원용 주차장을 찾았다.


‘음. 지키는 사람은 없군. 누구 오기 전에 잽싸게 주차해놓고 기다리자.’


들어오는 차들을 지켜보기 제일 좋은 장소에 주차를 했다. 정면으로 마주친다면 혹시 내 얼굴을 알아볼 수 있어 차를 반대로 돌려 놓고 입구쪽을 자동차 백미러로 보고 있었다.


“요 년 잡히기만 해봐라.”


시간이 꽤 지났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내가 찾아온 것을 미리 알리는 없을테고 그냥 조금 늦는 것이길 바랬다.


차에 가만히 앉아 있으니 그간 있었던 일들이 영화처럼 내 머릿속에서 흘러갔다.


비행기속에서 내내 쳐다보고 있던 아파트 월세 계약서를 다시 꺼내서 봤다. 사무엘이 복사해준 그 계약서에 적힌 이름은 벤자민 J 모리스. 그 녀석이었다. 단순히 내가 싫어 회사에서 내보내기 위해 이런 일을 벌렸을리는 없고. 그보다 큰 것이 있을 것이다. 뭔지는 모르지만.


‘약혼반지는 가짜였고 모건 스탠리에서 일한다는 약혼남도 가짜일 것이 분명하다. 눈부신 듯 했던 얼굴과 몸매는 이 스트립 바에서 널리 알려져있던 그런 것이었고. 아마도 성형을 엄청나게 한.’


이제야 그림이 보인다.


‘모든 거짓말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그 가짜 살인사건이야. 그만큼 충격이 큰 것은은 없을테니.’


‘맞아. 게다가 총을 든 괴한을 그 후에도 또 보냈어.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것이었나? 그렇게 떨어져 죽은 것은 의도한 바가 아니었겠지. 그냥 겁만 주려는 것이었겠지.’


‘그런데 왜? 가짜 살인사건을 포함해 이 모든 것을 꾸며 날 움직이게 하려는 목적이 도대체 뭐란 말이야?’


비행기에서 읽던 비지니스 위크 잡지를 옆으로 던졌다. 그때 잡지가 펼쳐지며 나온 백인 중년남자의 얼굴.


“조나단 스트라우스! 엔론의 CEO 출신 국무부 장관!”


바로 그거였다.


‘엔론!’


엔론의 회계부정에 대한 사실을 내가 관심을 갖게 만들고 그것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게 하려면 지금 만들어진 이 상황보다 더 확실한 방법은 없다. 살인범으로 몰릴 판이니.


“그런데 이걸 누가? 도대체 날 이렇게 만들어서 뭘 하려고?”


단지 엔론이라는 기업의 회계부정을 알리려고 이런 치밀한 일을 꾸며낸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돈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든다. 세상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뭔가 이런 복잡하고 사람 많이 들어가는 일을 벌려놓고도 수지타산이 맞을만한 그런 것을 얻어야 한다.


‘아니 도대체 그럴 만한 일이 있겠냐고.’


여러가지 가능성을 생각해봤다. 단순하지만 가장 강력한 방법. 엔론의 회계부정이 알려지면 이득을 보는 사람들을 찾으면 된다.


‘엔론의 경쟁업체라던가 엔론이 망했으면 하는 사람들? 엔론의 경영진에 원한을 가진 사람들? 금융시장에서 공매도나 풋옵션을 걸어 엔론의 주가하락으로 떼돈을 벌고싶은 사람들?’


‘분명 이 세 집단 중에 범인이 있다.’


나의 추리는 여기서 멈춰야했다. 에밀리와 비슷한 얼굴의 금발여자가 타고 있는 고급 스포츠카가 주차장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페라리 스트라데일.


‘어? 저 년이. 저 차 비싼건데. 스트립 바에서 번 돈으로 살 수 있는게 아닌데.’


누군가 사준 것이 분명했다.


주차한 차에서 길게 뻗은 다리가 나오는 것이 보였다. 멀리서도 바로 눈에 띄는 각선미의 길고 건강한 다리.


비행시간 내내 내가 왜 이리 쉽게 이런 단순한 사기극에 넘어갔는지 고민하고 고민했었다. 그 이유를 지금 찾았다. 바로 지금 눈앞에 보이는 저런 것들 때문이었다. 그냥 눈이 돌아가 버린거다.


돌핀 반바지에 탱크탑. 날씨가 덥고 게다가 이곳은 관광지이다 보니 저 정도의 평상복 수준일 것이다. 편안한 복장에 안어울리게 높은 구두. 스틸레토라 불리는 뾰족하고 높은 구두. 무대에서 쓰는 구두인 듯 한데 바로 신고 들어가려는 모양이다.


‘이 상황에서 봐도 이쁘긴 이쁘네.’


누군가는 이런 날 어리석다고 할 것이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너도 직접 한번 당해보라고.


“그건 그 때 일이고.”


당장 차문을 열고 달려나갔다. 아직 날 보지 못하고 스틸레토를 또각거리며 건물쪽을 향해 걷고 있었다. 건물에 들어가면 종업원들이나 덩치들이 있을테니 꼭 여기서 잡아야한다.


“어이 에밀리. 아닌가? 여기선 나타샤라고 불러야 하나?”


드디어 날 알아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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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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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58 nu******..
    작성일
    23.03.21 13:30
    No. 1

    접어라 뭔이딴걸 글이라고쓰고있냐? 뭔 작업남이야.맨날 작업당하다 이말만 씨부리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1 rothschi..
    작성일
    23.03.21 22:33
    No. 2

    응 안그래도 조만간 접을 생각이다. 딴데가서 놀아라.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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