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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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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7
최근연재일 :
2024.07.01 18:20
연재수 :
61 회
조회수 :
51,891
추천수 :
1,037
글자수 :
309,806

작성
24.05.08 18:20
조회
2,291
추천
39
글자
12쪽

몰락한 백작가의 장남(3)

DUMMY

“후우, 이 정도면 되겠어.”


건혁은 데이브의 망토와 유품을 모두 회수하고 시체를 땅 속에 묻어 묘를 만들었다.

어느새 태양이 저물고 하늘이 어두워졌다.

도대체 몇 시간을 잠들었던 거야?


“오늘은...동굴에서 좀 쉬자.”


바깥에서 가져온 나뭇가지로 모닥불을 피웠다.


“엘리멘트 매직(Element Magic) - 파이어(Fire)”


머릿속에는 데이브가 익힌 마법과 검술에 대한 지식들이 가득 들어와 있었다.

데이브는 본래 상급 마족이었다.

아스탄에게 모든 능력을 물려줄 생각이었겠지만...

아쉽게도 아스탄의 육체는 데이브의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래도 마법은 4서클인데다가 검기는 최하급 소드마스터...검술도 나름 훌륭한 가문의 검술이야. 이 정도면 고위가문에서도 기사로 환대를 받을 수 있는 실력이겠지.”


물론, 다른 가문에 기사로 취직할 계획은 없다.

지금은 라빈 마을로 가 복수를 위한 계획을 세워야지.


“아니, 지금은 암살부터 대비해야하나?”


아무리 황태자라 하더라도 귀족을 살해하는 것은 명백한 중범죄다.

그리고 황태자는 전대 페이슨 백작부부의 암살주범이 자신임을 시인했다.

비밀을 알게 된 아스탄을...과연 황태자가 가만히 내버려둘까?


“그냥 도망쳐서 평민으로 살아야하나?”


그 경우, 페이슨이라는 가문명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평생을 불편한 마음으로 살아야겠어.”


그래, 애초에 도망친다는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뭐, 지금이라면 A랭크 암살자가 찾아와도 문제는 없을 테니...”


게다가 암살자를 보낸다는 것 역시 확정된 이야기는 아니다.

페이슨 백작부부를 죽인 게 황태자라는 증거가 없으니 말이다.

하물며 황태자를 범죄자라 주장하는 것은 마을 하나를 관리하는 영주.

그것도 최하급 작위인 기사작의 귀족이다.


“믿어줄 놈도 없겠네.”


건혁은 쓴웃음을 흘리며 턱을 괴었다.


“지금은 용병으로 활동하면서 능력이나 강화해야겠어.”


회귀자의 기연들을 취하고 싶어도 제르비온 제국까지 가려면 어마어마한 시간이 필요하다.

도중에 몇 개의 왕국을 거쳐야할지 알 수도 없고.

설령 제르비온 제국에 도착하더라도 회귀자가 기연을 이미 취한 상태라면 허탕만 치는 셈이다.

소설의 내용을 알아도 할 수 있는 게 없구나.

건혁은 한숨을 흘리며 차가운 돌바닥 위에 누웠다.



◆◆◆◆◆



라바디안 제국 황성, 황태자의 침실에선 남녀가 뒤엉켜 애정행각을 벌이고 있었다.

침대에 드러누워 황금빛 머리카락의 여인을 껴안고 있는 사내, 라이어드 E 라바디안.

그는 약혼녀인 세실리아와 눈을 맞추면서 씨익 미소를 지었다.


“아스탄을 제거하는 데에는...F랭크 암살자를 보내는 게 나으려나?”


F랭크 암살자는 잡무를 수행하는 존재다.

세실리아는 픽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길거리 불량배를 써도 충분할걸요? 그 아이는 검술과 마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데다가, 페이슨 가문은 사병 한 명 없는...평민보다 못한 존재니까요.”


“하긴, 재산도 한 푼 없을 테니...그냥 내버려둬도 알아서 굶어죽겠네.”


두 사람은 키득키득 조롱이 담긴 웃음을 터트렸다.


“그보다 라빈 마을까지 제대로 갈 수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도시는 벗어났다 하더라고. 중간에 마수한테 죽을 수도 있으니...일단, 녀석이 라빈 마을에 도착하기 전까진 상황을 지켜보자고.”


지금은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는 동생들을 견제하는 게 더 중요하다.

아스탄은 언제든지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할 수 있으니까.

세실리아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이며 라이어드의 품속으로 파고들어갔다.



◆◆◆◆◆



“X발!”


건혁은 산을 내려오자마자 고블린 무리와 마주쳤다.

아스탄을 쫓던 그 녀석들인가?

아니, 생각은 나중 일이다.

지금은 이 녀석들을 전부 죽이는 게 우선이지.


서걱ㅡ!


데이브의 단검으로 고블린의 목을 베어버린 건혁.

핏물이 쏟아지는 광경은 구역질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잔혹했다.

건혁은 이를 악물었다.

사방에서 달려드는 고블린 무리.

얼핏 봐도 열 마리는 족히 될 것 같았다.


“엘리멘트 매직(Element Magic) - 파이어 버스트(Fire Burst)!”


콰앙!


건혁은 폭발소리에 몸을 움찔거리면서 뒷걸음질을 쳤다.


“이게...3서클 마법이라고?”


고블린 셋이 폭발에 휘말려 바닥에 쓰러졌다.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


고블린 열 마리를 토벌하는 것만으로 레벨은 다섯 단계나 뛰어올랐다.


-캬악! 캬아악!


또 뭐야?!

폭발소리를 듣고 몰려드는 건가?

수풀에서 새로운 고블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이런 X같은...!”


건혁은 뒤로 물러나면서 재빨리 고블린의 공격을 막아냈다.


채앵!


“뒈져!”


단검이 고블린의 목덜미를 베어냈다.


‘...폭발은 안 돼.’


소음이 적으면서 일격에 다수의 적을 쓰러트릴 수 있는 마법이 필요하다.


“엘리멘트 매직(Element Magic) - 윈드 블레이드(Wind Blade)!”


쓔와악ㅡ!


허공을 가르는 거대한 바람의 칼날이 전방에서 달려오던 10여 마리의 고블린을 육편으로 만들었다.


‘이게 4서클...’


3서클 마법보다 살벌한 위력.

범위 역시 격이 다르다.


-캬악...!


마수에게도 공포가 존재하는 걸까?

고블린들이 천천히 뒷걸음질을 치며 물러나기 시작했다.

건혁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주변을 둘러봤다.

정말로 물러난 건가?


“...마석부터 회수하자.”


일반 고블린은 C랭크 또는 B랭크의 베테랑 용병들이 토벌할 수 있는 2성급 마수다.

소설 속에서 2성급 마수들이 보유한 마석은 대개 2~3만 위드에 거래되었다.

한화로 20~30만 원 상당의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것도 개당 금액이니...”


눈앞의 시체에서 마석들을 회수하면 적어도 수백만 원 상당의 현금을 얻을 수 있으리라.

무일푼인 건혁에겐 너무나도 간절한 금액이었다.


“다섯 시간 동안 라빈 마을까지 어떻게 걸어가?”


마수들과 조우할 경우를 가정해야한다.

거기다...


꼬르륵


“X발.”


식량도 없다.

제대로 된 길도 모르고.

황실기사로부터 받은 공문도 봐봤지만, 대략적인 방향만 기입되어있을 뿐.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었다.


‘태양이 뜨는 게 동쪽이니...동남쪽은 저쪽인가? 일단, 가까운 마을이나 도시를 찾아 마석부터 처분해야겠어.’


라빈 마을로 가는 건 그 다음 일이다.

운 좋게 라빈 마을에 도착하면 좋은 일이고.


서걱!


“끄으...”


고블린의 몸을 도려내자, 가슴 부위에서 붉은 마석이 나타났다.

손에 묻은 진득한 핏물들.

돼지고기를 자르는 감각과는 차원이 다르다.


“우웩!”


헛구역질이 절로 터져 나왔다.

육두문자를 중얼거리며 회수작업을 마무리한 건혁은 끝내 구토를 하면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토벌한 고블린의 숫자는 총 서른 한 마리였다.


“이 정도면...굶어 죽지는 않겠네.”


건혁은 소매로 입가를 닦아낸 다음 고블린으로부터 가죽을 벗겨 마석을 담을 주머니를 만들었다.


“아, 그러고 보니...”


------------------------


*성명: 아스탄

*종족: 뱀파이어

*등급: 중급

*칭호: -

*출신국가: 라바디안 제국

*LV: 12


*근력: 60

*민첩: 50

*체력: 50

*마력: 350


*AP: 110


*스킬: 마법(+), 기초검술, 크로드식 검술, 검기(+),, 권속화(+)


*도움말 확인가능

------------------------


10분 만에 11레벨이 올랐다.

뭐, 초반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거겠지.

지구의 RPG게임에서도 초반에는 레벨이 빠르게 오르니까.

또, 레벨이 한 단계씩 오를 때마다 AP는 10씩 주어졌다.

건혁은 획득한 AP를 체력과 마력에 나누어 투자했다.


“가자.”


마석 주머니를 어깨에 걸치고 평야를 걷기 시작한 건혁.

걷다보면 마을 하나 정도는 보일 것이다.

그래, 어제는 그렇게 생각했다.


파앗!


“으아악!”


도중에 마주친 마수의 숫자만 벌써 1백에 달한다.

식량은 산을 찾아 5m 높이에 열린 열매로 해결했다.

먹어도 되는 열매인지는 모르겠지만...

외형은 사과랑 비슷했다.

맛도 달고.


“혹시 모르니 몇 개 더 챙겨두자.”


건혁은 1~2성급 마석과 열매로 가득한 가죽 주머니를 양손 쥔 채 산을 내려갔다.


“더 이상은 들기 어려운데...”


나무를 베어서 수레라도 만들어야 하나?

이동이 길어질 것 같은 마음에 건혁은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아니, 라빈 마을까지 다섯 시간만 걸으면 나온다고 했었잖아! 도대체 얼마나 더 걸어야 하는 건데!”


다행히 마수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틀 동안 걸으면서 정신적인 피로와 스트레스는 축적될 수밖에 없었다.

건혁은 한숨을 토해내며 이튿날 역시 노숙을 한 다음 사흘째가 밝자마자 발걸음을 움직였다.

아침과 점심을 열매로 해결하고 1시간쯤 걸었을까?

멍하니 걷던 건혁의 눈앞에 드넓은 논이 나타났다.


“마...마을...!”


그래, 논이 있다는 건 근처에 마을이 있다는 뜻이다.

건혁은 환호성을 지르며 주변을 둘러봤다.


“저...저기다!”


2~3km쯤 떨어진 곳에서 여러 목조 건축물이 보였다.


“마을! 마을! 마을!”


건혁은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사람이 그립다.

쌀밥이 그립다.

침대가 그립다.

마을까지 500m쯤 남았을 무렵.

건혁의 눈가에서 물줄기가 흘러내렸다.


“으아아아! 마을이다!”


이 감격스러운 마음을 도대체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마을의 거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생각보다 규모가 큰 모양이다.


“저...저기요!”


건혁은 망토를 뒤집어 쓴 채 지나가던 중년 남성을 붙잡았다.


“으악! 냄새...! 뭐야!”


남성은 건혁을 밀치면서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용병길드가 어디에 있는지 아시나요?”


“길드? 길드라면 저쪽으로 가면 돼. 그보다 다가오지 마! 입에서 냄새난다고!”


아, 그러고 보니 양치를 못했었지.

남성은 홱! 고개를 돌리곤 재빨리 자리를 벗어났다.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된 건혁은 씁쓸한 얼굴로 다리를 움직였다.


“여기가 용병 길드...?”


10평 부지에 지어진 2층의 목조 건물이다.

간판에는 ‘용병길드’라고 적혀있었다.

생각보다 작은 건물이네.

건혁은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갔다.


“어서오십...시오?”


접수대에서 반갑게 인사하던 여직원은 건혁의 행색을 보고 미간을 좁혔다.


“어...예, 무슨 용무로 방문하셨나요?”


건혁은 가죽 주머니를 접수대에 올려두고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조금 전 중년 남성은 자신의 입 냄새에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그렇다면 조금은 조심할 필요가 있겠지.


“이 마석을 모두 처분하고 싶습니다.”


“마석...이요?”


여직원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접수대에 올려진 가죽 주머니를 펼쳤다.


“...?!”


백 개가 넘는 1~2성급 마석들이 붉게 반짝였다.


“처분 부탁드립니다. 또, 잠깐 샤워실을 잠시 빌릴 수 있을까요? 제가 길을 잃은 탓에 제대로 씻지 못해서...”


“아...”


여직원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슬쩍 뒤로 물러났다.

건혁은 쓴웃음을 지었다.

역시 마음이 아프구나.


“샤...샤워시설은 없습니다. 건물 뒤쪽으로 가시면 우물이 있기는 합니다만...”


“예,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럼, 저는 대금을 계산하고 있을 테니, 저쪽 후문으로 가시면 됩니다.”


건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여직원의 안내에 따라 후문 쪽으로 걸어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 작성자
    Personacon 양마루
    작성일
    24.05.10 16:10
    No. 1

    처음 본 사람한테 마석을 맡기고 씻으러 간다고??
    건필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36 지존
    작성일
    24.05.24 19:17
    No. 2

    스팩이 낮아서 그런지 검강도 못쓰네

    찬성: 0 | 반대: 1

  • 작성자
    Lv.36 지존
    작성일
    24.05.24 19:19
    No. 3

    회귀자의 기연을 왜 안먹는지 이해가 안가네 마왕토벌이든 뭐든 일단 먹고 봐야지 뱀파이어 보면 인외가 마냥 절대악도 아닌 것 같구만 하..

    찬성: 0 | 반대: 1

  • 작성자
    Lv.36 지존
    작성일
    24.05.24 19:22
    No. 4

    무엇보다 마왕이 인류절멸이 목적이라 해도 결국 먹는게 옳지
    기연을 안 먹겠다는 건 생사여탈권을 넘기겠다는 거 아니야

    찬성: 0 | 반대: 1

  • 작성자
    Lv.97 Asyih309..
    작성일
    24.06.16 19:11
    No. 5

    ??? 판타지 소설의 평민들은 날마다 양치하고 세수하고 그러나?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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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황성(2) 24.06.22 425 9 11쪽
53 황성(1) +2 24.06.21 435 10 11쪽
52 수도 크라임행(8) 24.06.20 415 10 11쪽
51 수도 크라임행(7) 24.06.17 444 10 11쪽
50 수도 크라임행(6) 24.06.16 462 10 11쪽
49 수도 크라임행(5) 24.06.15 481 9 11쪽
48 수도 크라임행(4) 24.06.14 460 10 11쪽
47 수도 크라임행(3) +2 24.06.13 476 12 11쪽
46 수도 크라임행(2) 24.06.12 487 12 11쪽
45 수도 크라임행(1) 24.06.11 523 12 11쪽
44 로드반 일가의 방문(5) 24.06.10 529 14 11쪽
43 로드반 일가의 방문(4) 24.06.09 541 12 11쪽
42 로드반 일가의 방문(3) 24.06.08 538 15 11쪽
41 로드반 일가의 방문(2) 24.06.07 540 14 11쪽
40 로드반 일가의 방문(1) 24.06.06 584 16 11쪽
39 암살 길드(4) 24.06.05 557 13 11쪽
38 암살 길드(3) 24.06.04 544 16 11쪽
37 암살 길드(2) 24.06.03 543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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