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러쉬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공모전참가작 새글

러쉬러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7
최근연재일 :
2024.07.01 18:20
연재수 :
61 회
조회수 :
51,913
추천수 :
1,037
글자수 :
309,806

작성
24.06.29 18:20
조회
249
추천
8
글자
11쪽

황룡대회(4)

DUMMY

라이어드는 입술을 잘근 깨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확인해봐.”


“전하께서는...”


“본선에선 반드시 제거해야한다. 제6콜로세움에는 칼릭스 왕국의 아론 영식이 있다고 들었다. 곧 상급 익스퍼터의 경지에 올라설 것으로 예측되는 아론 영식을...세실리아가 쓰러트리기는 어렵겠지.”


즉, 세실리아가 본선에서 처음으로 마주하게 될 상대는 아스탄 N 페이슨이 될 것이다.


“녀석을 반드시 대회에서 죽여야 한다.”


라이어드가 눈동자를 번뜩이며 이를 악물었다.

그 무능아가 어떻게 대회에서 우승했는지는 차근차근 조사해보면 된다.

지금은 녀석이 중급 익스퍼터의 경지에 올라섰다 가정하고 움직여야겠지.

경기를 마친 세실리아는 포센 가문의 일가와 함께 무언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갈색 머리카락과 갈색 눈동자를 지닌 중년, 세실리아의 부친이자 포센 가문의 가주인 앤드류 G 포센은 라이어드를 발견하고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


“황태자 전하를 뵙습니다.”


“세실리아의 경기가 궁금해 찾아왔는데...”


“다행히 준우승을 하여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공작의 대답에 라이어드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보다 전하께선 A조에서 우승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정말로 축하드립니다.”


“고맙소. 잠시 세실리아와 이야기를 좀 하고 싶은데...”


앤드류는 작게 웃으며 가족들을 바라봤다.


“그럼, 저희는 잠시 비켜드려야겠군요.”


앤드류가 가족들과 함께 자리를 벗어나려던 그 때.

제2공녀인 슈리와 라이어드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갈색 머리카락, 모친으로부터 물려받은 푸른 눈동자.

그녀는 세실리아와 마찬가지로 상당한 미인이었다.

슈리는 고개를 살짝 숙이곤 곧바로 앤드류를 따라 자리를 떠났다.


“전하.”


세실리아의 부름에 라이어드는 서둘러 고개를 돌렸다.


“전하께서 우승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당연한 일이지만...정말로 축하드려요.”


“그래, 고마워. 하지만 지금은 축하를 받을 때가 아니야.”


“...네?”


“아스탄을 죽이는 데에 실패했어.”


“...!”


순간 세실리아의 고운 이마에 주름이 만들어졌다.


“가장 큰 문제는 녀석이 E조에서 우승을 했다는 거야.”


“그게 무슨...”


“B랭크 용병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이야기가...사실일지도 모르지.”


“마...말도 안 돼요! 그 아이는 분명...!”


“그래, 나 역시 녀석이 단시간에 중급 익스퍼터의 실력자가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녀석의 이름이 본선 대진표에 기입됐어.”


“그런...”


세실리아는 충격을 받은 얼굴로 게시판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녀석이 정말로 아스탄이 맞는지도 한 번 조사를 진행해볼 예정이야. 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부족해. 그러니...너는 본선에서 반드시 아스탄을 죽여줘.”


“제...제가요?”


“내가 녀석과 마주하게 된다면 결승전이 될 거야. 녀석이 결승전까지 올라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봐야지. 그래서 너한테 부탁하려고 찾아왔어.”


“...”


세실리아는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마수를 토벌해본 경험은 있지만, 사람을 죽여 본 경험은 없다.

과연 자신이...그를 죽일 수 있을까?

라이어드는 세실리아의 손을 붙잡으며 간절한 눈길을 보냈다.


“부탁할게.”


세실리아는 라이어드와 눈을 마주치곤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알겠어요. 어떻게든 해볼게요.”


“고마워.”


라이어드는 속으로 미소를 지어보였다.

제2공녀인 슈리와는 이미 통신구를 통해 대화를 나눈 상태다.

세실리아가 아스탄을 죽이면, 곧바로 황성에서 내쫓아야지.

황좌에 오르는 길에 걸림돌이 되는 황태자비는 필요 없으니까.

라이어드는 세실리아를 안아주면서 비릿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



황룡대회 조별예선을 통과한 제국의 귀족은 무려 9명이나 되었다.


“역시 라바디안 제국은 라바디안 제국이군요.”


타국 사신들은 제국의 젊은 인재들을 향해 칭찬을 쏟아냈다.

10대의 나이에 상급 익스퍼터 또는 3서클의 경지에 도달한 이만 세 명이나 된다.

거기다 네 명은 중급 익스퍼터 또는 2서클의 경지에 도달한 실력자라고 한다.

나머지 한 명은...


“정확한 경지가 밝혀지지 않았더군요.”


“제5콜로세움에는 하급 익스퍼터 이하의 아이들이 배정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이 아스탄이라는 선수 역시...하급 익스퍼터 수준이겠지요.”


“하급 익스퍼터의 선수들을 일격에 쓰러트렸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흐음, 아스탄이라는 선수는 아카데미에 다니고 있지 않은 겁니까?”


“예, 아무래도 전대 가주가 일찍이 사망하여...10살에 가주직을 물려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이렇게 정보가 없는 거였군요.”


“거참...중앙은행의 게시판에선 아스탄 선수에 대한 배당률이 꽤 낮다고 하던데...”


대부분의 최하급~하급 익스퍼터의 선수들은 100배 이상의 배당률을 보여주었다.

그만큼 돈을 건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아스탄의 배당률은 10배를 조금 넘는 수준.

상급 익스퍼터인 브레이든 공자보다도 낮은 배당률을 보였다.


“중급 익스퍼터의 경지라면 수십 배의 배당률을 보여도 이상하지 않을 텐데...”


“황태자의 배당률이 가장 낮기는 하지만...조금 찜찜한 기분이 드는군요.”


“...우승은 라이어드 황태자가 확실할 것입니다. 황태자에게 걸린 액수가 4조를 넘습니다.”


“제국의 고위귀족들도 황태자에게 돈을 걸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변수는 없겠지요.”


왕국의 사신들은 불안함을 가라앉히며 자국 선수의 선전을 기대하기로 했다.

황룡대회에 대한 이야기로 황성이 술렁이던 그 시각.

제2황자 레인은 아스탄의 조별예선 우승 소식을 듣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저...정말로...페이슨 경이 우승했단 말입니까?”


크란테스 공작가의 가주, 데니안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말도 안 돼.”


레인은 오전에 본 중앙은행의 게시판을 떠올렸다.

도대체 누가 아스탄에게 수천억 위드를 걸었을까?

말 그대로 무모한 도전...아니, 0%에 가까운 도박을 한 멍청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헛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하지만...


0%의 가능성이 수직으로 치솟았다.


“도...도대체 어떻게...!”


“크롤 백작이 페이슨 경을 찾아보고 있습니다만...”


본궁의 파티장에서 개최된 가벼운 연회.

대회 첫날을 기념하는 하나의 사교회다.

본선에 진출하게 된 선수들 역시 참가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다음날의 대회를 위해 휴식을 취했다.


“아무래도 연회에는 참석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데니안의 이야기에 레인은 눈살을 찌푸리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설마, 페이슨 경이 대회에서 우승할 일은...”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그렇겠죠?”


그래, 그래야만 한다.

도박에는 레인을 비롯해 귀족파 전원이 참가했으니까.

물론, 전 재산을 걸었다는 뜻은 아니다.

데니안처럼 가볍게 참가한 자들도 많으니 말이다.

그러나 액수만 따지면 1조 위드를 넘을 것이다.


‘페이슨 경이 우승했다간...’


그 돈이 한순간에 증발하고 말 것이다.


‘어떻게 조별예선에서 우승을 한 거지?’


그의 경지도 궁금해졌다.

당장 제5별궁에 찾아가보고 싶었지만...

중도파 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경우는 드물다.

어제, 오늘, 내일까지.

사흘간은 중도파 귀족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야할 때다.


“후우, 페이슨 경의 능력은...내일 제1콜로세움에서 직접 보도록 해야겠군요.”


데니안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그는 레인의 곁을 지키며 중도파 귀족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귀족파의 세력을 조금이라도 더 강화시키기 위해 말이다.


‘만에 하나라도 페이슨 경이 상급 익스퍼터의 경지에 올라섰다면...’


반드시 제2황자파로...아니, 귀족파로 끌어들여야한다.

13살에 상급 익스퍼터...아니, 중급 익스퍼터만 되더라도 그 재능은 장래 소드마스터란 꽃으로 피어날 것이다.

데니안은 내일의 대회를 기대하며 레인의 뒤를 졸졸졸 따라다녔다.

황제파 귀족들과 어울리던 라이어드는 눈동자를 굴리며 아스탄을 찾았다.


‘쯧, 참석하지 않은 건가?’


세실리아 역시 내일의 대회를 위해 연회를 불참했다.

라이어드는 영식과 영애들을 잠시 밀어내고 테라스에서 슈리와 얼굴을 마주했다.


“세실리아는요?”


슈리의 물음에 라이어드가 픽 웃음을 흘렸다.


“지금쯤 침실에서 편히 쉬고 있겠지.”


슈리는 작게 한숨을 토해냈다.


“지금의 약혼자와 파혼을 하는 건 상관이 없습니다.”


“흐음.”


“하지만 저 역시 세실리아처럼 버려질 수도 있으니...최소한의 계약서를 작성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만.”


“...계약서?”


“예, 파혼할 경우 계약파기로...제게 보상금을 주십시오. 금액은 1,000억 위드로 말입니다.”


1천억 위드?!

이 여자가 지금 미쳤나?


“현 약혼자와 파혼하고 전하를 택하는 것입니다. 최소한의 믿음은 주셔야...저도 현 약혼자와 파혼을 하지 않겠습니까? 저를 버리지만 않으신다면 1,000억 위드를 지급해주실 필요는 없으니...”


라이어드는 속으로 욕설을 중얼거렸다.

그냥 세실리아와 관계를 지속하는 게 나으려나?

차라리 그 1천억 위드로 세실리아의 소문을 잠재우는 데 주력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1천억 위드를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슈리와 파혼만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어차피 포센 가문과의 관계는 반드시 유지해야 돼.’


세실리아와 슈리 중에는 선택해야한다는 의미다.


“후우, 답변은 내일 하도록 하지.”


“예, 그러십시오. 계약서는 이미 작성해두었습니다. 내일까지 서명해주지 않으신다면...전하의 제안은 받아들이지 않는 걸로 하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


라이어드는 눈살을 찡그리며 슈리의 등을 바라봤다.


‘세실리아에 대한 소문이 계속해서 퍼지고 있어.’


페이슨 가문의 몰락으로 이득을 본 것은 포센 가문이 아닌 황실이다.

자신과 세실리아가 페이슨 가문의 몰락을 주도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터져 나오고 있다.

소문의 출처는 대부분이 귀족파였는데.

라이어드는 포센 공작과 만나 해당 소문을 근거로 세실리아와의 파혼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거기다 세실리아가 아스탄을 죽인다면...”


자국의 귀족을 죽인 예비 황태자비라는 이명이 붙게 될 것이다.


‘파혼의 명목으로는 충분하겠지.’


라이어드는 작게 한숨을 흘리면서 파티장으로 돌아갔다.

또 다시 몰려드는 황제파의 젊은 귀족들.

라이어드는 그들을 맞이하며 세실리아와의 파혼을 결심했다.


“내일 콜로세움에서 열심히 응원할게요!”


“전하라면 분명 어렵지 않게 우승하실 거예요!”


영애들의 응원에 라이어드는 생긋 웃었다.


‘이 아이는 첩실로 둬야겠어. 저 아이도 나쁘진 않아 보이던데...’


라이어드의 머릿속에선 10여 명의 부인들과 함께하는 미래가 그려졌다.

슈리와 결혼만 하면 그 이후에는 마음에 드는 여인들을 마음대로 부인으로 들일 수 있다.

제국의 주인이 될 자신에게 누가 무어라 할 수 있을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후원 감사합니다.(2024.06.05.) 24.06.05 49 0 -
공지 연재주기 공지(2024.06.25) 24.05.11 709 0 -
61 황룡대회(6) NEW +2 21시간 전 151 3 11쪽
60 황룡대회(5) 24.06.30 226 8 11쪽
» 황룡대회(4) 24.06.29 250 8 11쪽
58 황룡대회(3) +2 24.06.28 304 9 11쪽
57 황룡대회(2) 24.06.27 302 9 11쪽
56 황룡대회(1) +2 24.06.24 386 8 11쪽
55 황성(3) +2 24.06.23 408 12 11쪽
54 황성(2) 24.06.22 425 9 11쪽
53 황성(1) +2 24.06.21 435 10 11쪽
52 수도 크라임행(8) 24.06.20 416 10 11쪽
51 수도 크라임행(7) 24.06.17 445 10 11쪽
50 수도 크라임행(6) 24.06.16 463 10 11쪽
49 수도 크라임행(5) 24.06.15 481 9 11쪽
48 수도 크라임행(4) 24.06.14 460 10 11쪽
47 수도 크라임행(3) +2 24.06.13 476 12 11쪽
46 수도 크라임행(2) 24.06.12 487 12 11쪽
45 수도 크라임행(1) 24.06.11 523 12 11쪽
44 로드반 일가의 방문(5) 24.06.10 529 14 11쪽
43 로드반 일가의 방문(4) 24.06.09 541 12 11쪽
42 로드반 일가의 방문(3) 24.06.08 538 15 11쪽
41 로드반 일가의 방문(2) 24.06.07 540 14 11쪽
40 로드반 일가의 방문(1) 24.06.06 584 16 11쪽
39 암살 길드(4) 24.06.05 557 13 11쪽
38 암살 길드(3) 24.06.04 545 16 11쪽
37 암살 길드(2) 24.06.03 544 16 11쪽
36 암살 길드(1) 24.06.02 566 15 11쪽
35 수도의 어둠(4) 24.06.01 594 18 11쪽
34 수도의 어둠(3) 24.05.31 583 1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