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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서클 흑마법사는 회귀 직후 마차에 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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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모노
작품등록일 :
2024.07.25 17:03
최근연재일 :
2024.08.19 12:1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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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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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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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5.

DUMMY

파이어 스피어가 반으로 쪼개졌다.

깔끔하게 쪼개졌다.

반으로 나뉜 불의 창이 곧바로 힘을 잃는다.

그저 불꽃으로 변해 허공에서 흩어진다.

펠버드의 머리카락 몇 가닥만 태우고 끝났다.

니그렌의 입이 쩍 턱이 빠질 기세로 벌어졌다.


‘매직 블레이드 따위로 파이어 스피어를?!’


뭐가 잘못된 거지? 내가 뭘 실수했지?

마법진의 힘을 받지 못했을 뿐, 파이어 스피어는 완벽히 시전됐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실수는 없었다.

아니, 시전에 실수가 좀 있었다 해도 매직 블레이드는 기초 마법이고 파이어 스피어는 3서클 마법이다.

완전하지 않았다 해도 파이어 스피어가 매직 블레이드에 저리 잘릴 수는 없다!


“어?! 매직 블레이드가, 아니다?!”


여전히 쩍 벌어진 입에 눈까지 찢어질 기세로 커지는 니그렌.

니그렌은 그제야 깨닫는다. 매직 블레이드는 붉은빛이지 저렇게 검붉게 빛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러고보니 펠은 손에 검을 쥐고 있지도 않았다.

검 없이 맨손에 매직 블레이드를 만들어냈다!

매직 블레이드란 검날에 두르는 마력이다. 한 겹 마력을 두르는 마법이지, 마력으로 검 한 자루를 만들어내는 마법이 아니다!

마력으로 검 한 자루를 만드는 마법이 기초 마법일 리가 있는가!

검 형태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높은 마나감응력과 막대한 마력이 필요할 텐데!


“어떻게 검도 없이...? 그 마법은 뭐지?!”


니그렌이 소리친다.

목숨의 위험을 느꼈으나, 그런 상황에서도 마법에 대한 호기심에서 눈을 돌리지 못한다.

천성 마법사.

그래서 이런 일을 벌일 수도 있다.


“오러 슬레이어.”


펠버드가 순순히 대답한다.

그도 마법사다. 그 누구보다 마법사다.

니그렌의 반응, 어떻게 생각할 지가 궁금하다.


“오러 슬레이어?”


처음 듣는 마법명이었다.


“네가, 만들어 내었느냐? 매직 블레이드를 가지고.”


과연 마법사. 마탑의 마법사. 이내 눈치를 챈다.고개를 끄덕이며 니그렌의 반응을 유심히 살피는 펠버드.


“헛소리! 똑바로 이야기 해! 매직 블레이드의 업그레이드판을 만들어낼 수 있을진 몰라도, 검도 없이 어찌 지금도 그렇게 마력검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냐!”


마족을 떠올리진 못하지만, 아무리 천재라도 계속 의심하는 니그렌.

그저 매직 블레이드의 마법 공식을 바꾸고 보완한 업그레이드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뭔가가 더 있다 생각한다.

펠버드는 검을 쥐지 않고 만들어내는 오러 슬레이어는 마법사들 앞에서는 가능한 드러내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인피니티 서클링.”


더 이야기해 준다.


“인피니티 서클링?”


이것도 처음 들어보는 마법명.


“인피니티 서클링으로 오러 슬레이어에 한없이 마력이 들어오고 있기에 가능한 마법.”


길들였다 해도 마족과 이어져 있고, 마족 마법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안 된다는 걸 펠버드는 본능으로 알고 있다.

허나 니그렌은 여기서 죽는다.


“인피니티 서클링이란 게 대체 뭐지? 네가 만든 마법? 네가 독자적으로 만든 서클링인가?”


“마법.”


마석의 마력 흡수로 다른 마법사들과 다른 독자적인 형태의 서클링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도 맞지만, 그것까지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지금 펠버드가 알고 싶은 것은 니그렌이 마족의 마법인 걸 눈치채느냐였다.


“마법...마법이라...네가 혼자 만들어 냈느냐?”


펠버드는 고개를 젓는다.


“그럼?! 역시 네게 그 마법들을 알려준, 아니면 협조자가 있느냐?”


이렇게까지 말했어도, 니그렌은 마족은 떠올리지 못한다.

마족은 역사서에 기록된 존재이나 세상에서 사라져 모습을 보이지 않은지 약 500년. 그리고 아직 흑마법의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은 시대.


“마족.”


“...뭐어?! 협조자가, 마족?!”


놀란 건 잠깐.


“똑바로 이야기하지 못하겠느냐!”


니그렌은 믿지 않았다.

자신을 놀린다고 생각한다.

펠버드는 파이어볼트를 시전한다. 궁금증은 채웠다.

마족 마법을 쓰더라도 그걸 쉬이 눈치채는 자는 없을 것이다.

의심한다 해도 마족 마법임을 증명해낼 방법은 없다.


‘마탑에서도 마족 마법을 쓴다 해도 쉬이 걸리지 않을 거야.’


니그렌은 끝까지 믿지 않는다.

펠버드는 니그렌의 마나감응력이 자신의 서클링을 더듬도록도 놔뒀다.

그래도 전혀 알아채지 못한다. 계속 사실을 고하라 외쳐댄다.

펠버드는 더 입을 열지 않았다. 시전한 파이어볼트를 놓아준다.


“네 놈! 감히이!”


니그렌이 벌게진 얼굴로 소리쳤다.

자신이 알려준 파이어볼트가 날아온다.

더 화가 나는 것은 자신보다 더 잘 만들어졌고 더 큰 파이어볼트란 것!


콰아앙!


굉음, 그리고 충격파에 주변 나무들의 나뭇가지가 정신없이 흔들린다.

실드를 시전해 막았으나 손가락 두 개가 꺾였다.

떠밀린 듯 뒤로 주르륵 밀려나다 쓰러져 바닥을 구르는 니그렌.

꺾인 손가락이 더 꺾이며 혼절할 듯한 비명을 내지른다.


파밧!


펠버드가 다시 오러 슬레이어를 만들어 달린다.

장전해둔 것이 아니라 해도 빠른 시전 속도!

아이가 아니라 제대로 훈련을 받은 병사 같은 움직임.

기억은 잃었어도 몸은 기억하고 있다.

검을 쥐고 돌진하는 폼이 마력검이 아니라 일반 검이었어도 살벌했을 듯했다.

니그렌은 허겁지겁 허공에 팔을 뿌렸다.

부러진 손가락이 덜렁거린다.

마법은 제대로 시전됐으나, 끔찍한 통증에 다시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푹 머리를 박고 데굴데굴 구르는 니그렌.


콰콰콰쾅!


펠버드 오러 슬레이어를 휘두르며 달렸다.

니그렌이 날린 마법은 윈드 커터.

여러 개의 바람의 칼날들이 무작위로 쏘아져 나가는 마법.

즉사나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마법은 아니지만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허나 괴물 같은 마나감응력으로 모조리 감지, 피하거나 정확히 베어버리며 펠버드는 달리는 속도를 전혀 늦추지 않는다.

게다가.


“붙잡아!”


펠버드가 외친 말.


쉬쉬쉭!


또 다른 마법진, 그 마법진이 새겨져 있는 곳의 풀들이 비정상적으로 성장한다.

쑥쑥 쑥쑥 한 순간에 풀들이 사람의 팔만큼 굵어지고 주변의 나무들보다도 길어진다.

그렇게 자라난 풀들이 일제히 니그렌 쪽으로 향한다.


“하! 마법진 강탈?! 또?!”


니그렌이 목숨의 위협도 잊고 펠버드의 천재성에 경악성을 터트린다.

더구나 이번엔 계속 마법을 쓰고 있었다. 마법을 쓰면서 마법진에도 손을 대고 있었다고? 완벽히 성공했고?!


휘리릭, 꽉!


줄기들이 니그렌의 발목을 붙잡았다.


“끅, 크아아아악!”


몸을 일으키던 니그렌이 다시 쓰러져 비명을 터트린다.

발목이 으스러질 것 같았다.


“윈드 스피어!”


니그렌의 얼굴이 공포로 가득 물든다.

펠이 지척까지 왔다! 간신히 늦지 않게 윈드 스피어로 발목을 휘감은 줄기를 끊어낸다.


“실드!”


이어 시전한 실드로 펠이 휘두른 마력검을 막아냈으나 완전한 형태로는 시전하지 못한 실드.

실드가 깨져버리며 손목이 잘려나간다.

아니 완전하게 시전하였다 해도 기사의 오러 블레이드도 베어버리는 마력검이다. 막지 못했다.


“으아아아아아악! 내 손! 내 손목이이이!”


베인 정도가 아니라 절단돼 날아갔다.

가위로 싹둑 자른 것 같은 손목이 수풀 위에 툭 떨어진다.

바로 이어서 머리로 날아오는 마력검!

물 흐르는 듯한 움직임!

정확히는 목, 목도 저 손목처럼 잘라버릴 셈인 것이다!


“시, 실드으으!”


카아앙!


“크아악!”


니그렌이 붕 떠서 옆으로 날아가 정신없이 바닥을 구른다.

이번엔 실드가 견뎌냈으나, 니그렌은 코와 입에서 피를 울컥 쏟는다.

한계 이상으로 서클링을 회전시켰기 때문.

서클링은 심장과 이어져 있기에, 심장이 충격을 받고 상처입었다.


“그, 그만! 그만하자꾸나! 펠! 내가 잘못했다!”


엉덩이를 바닥에 댄 채 발로 바닥을 밀며 물러나며 니그렌이 소리친다.

어찌나 다급히 온힘을 다해 바닥을 밀며 버둥대는지 잡초들이 뿌리째로 뽑혀 나오고 짓이겨진다.


저벅, 저벅.


펠버드는 멈추지 않는다.

나흘간 철저히 마법진을 준비하였고, 자신에게 파이어 스피어와 윈드 커터를 날렸다.

오러 슬레이어를 치켜든다.


“사, 살려줘! 사람 살려어어! 누구 없나?! 누구 없어요! 여기 사람 살려어! 여기 사람이 죽는다아! 살려줘어!”


과다출혈, 진짜로 죽는다는 공포, 하얗게 질린 니그렌이 주위를 휙휙 둘러보며 소리친다.

그때 펠버드가 마력검을 내린다. 검의 형태가 허물어진다.


“그, 그래! 펠! 아이야! 내가 잘못했다! 그만하자꾸나! 부모를, 가족을 생각하거라!”


마력검이 흩어지고, 반대쪽 손에 화염이 일어난다.

미케일은 자신을 죽이려 한 자를 용서하라고 가르친 적은 없다.


“파이어볼트.”


펠버드의 손에서 작은 불의 화살이 쏘아져 나간다.

오러 슬레이어의 위력은 충분히 잘 안다. 새로 익힌 마법의 위력을 더 확인해보고 싶었을 뿐이다.

즉사시킬 수 있는지, 부상에 그칠지.


푹!


“컥...!”


콰아앙!


파이어볼트는 명치 위에 꽂혔고 상체가 불꽃에 휩싸이며 니그렌의 상체가 뒤로 넘어간다.

즉사는 아니었지만 니그렌은 이내 축 늘어져 움직이지 않았다.

펠버드는 무표정한 얼굴로 시체를 확인한다.

가슴의 구멍은 등까지 뚫려 바닥이 보였다.

1서클 마법조차도 마법은 무시무시한 살상력을 지녔다.


“영혼이여, 나와라. 어서.”


펠버드가 시체를 내려다보며 말한다. 기다리지 못하고 말한다.

병사 로이를 구출하기 위한 수색 때부터 그는 영혼을 기대했었다. 참고 참았다.


화악.


그저 조급함의 표현이었지 정말 자신의 말이 전해질 거란 생각은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까지보다 더 빠르게 시체에서 영혼이 나온다.

그리고 지금까지대로 가슴으로 흘러들어온다.


‘깊고, 커. 후텐의 영혼보다도 훨씬!’


펠버드의 한쪽 입꼬리가 높게 올라간다.

그는 확신한다. 마족 랑그난이 나타날 것이라고.

니그렌의 영혼에서 느껴지는 격은 후텐의 5배, 그 이상이었다.


-그 영혼...충분...그 영혼 하나면...바꿀 수 있다, 마족의 마법과...


아무 기미도 기척도 없이 랑그난이 나타났다.

그림자처럼 부피감이 없으면서 온통 검고 얼굴 부분의 눈동자 하나만이 색을 가진 마족. 그나마 말을 할 때만 붉은 눈동자가 드러난다.

그때처럼 한쪽 무릎을 꿇으며 랑그난은 그리 말한다.

무릎을 꿇을 때는 날개도 접는다.

더없이 공손한 태도다.


“이 영혼을 넘기면 어떤 마법을 내게 주지?”


펠버드의 심장이 두근두근 뛴다.

인피니티 서클링의 위력은 대단했다.

앞으로 활용도는 더 무궁무진하게 늘어날 것이다.

대답은 바로 돌아온다.


-데스 리바이브...


그 말에 펠버드의 미간이 살짝 좁혀진다. 어떤 마법인지 짐작이 가지 않기에.

데스는 죽음을 뜻한다. 리바이브는 소생, 부활을 뜻한다. 정반대에 있는 두 단어가 붙어 하나의 마법명이 된다니.


“어떤 마법이지?”


이번에도 저번처럼 설명은 없다.

그리고 이번에도 랑그난이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영혼의 에너지가 흘러나가고 있었다.

마족 마법, 실망스런, 별 거 아닌 마법일 리는 절대 없다.

그리고 영혼의 사용처도 달리 없다. 나중엔 또 모른다는 생각도 들지만...

영혼의 다른 사용처를 알아내기 위해서라도 마족 마법에 대해 더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교환한다.”


써볼 것도 없다. 서클링에 데스 리바이브의 마법식이 각인되자마자 어떤 마법인지 저절로 알게 되리라.


“읏...”


저번처럼 서클링에서 느껴지는 통증.

알고 있는 통증, 펠버드는 미간을 한 번 움찔 한 게 다였다.

그 통증이 다 가셨을 때, 랑그난은 사라졌다.

그리고 역시 펠버드는 데스 리바이브가 어떤 마법인지 바로 알게 됐다.


“데스 리바이브.”


펠버드는 니그렌의 시체에 데스 리바이브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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