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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서클 흑마법사는 회귀 직후 마차에 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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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모노
작품등록일 :
2024.07.2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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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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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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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DUMMY

“마법사라뇨. 저런 검술 실력인데!”


그런 말을 한 귀족은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냔 얼굴로 주위를 다시 둘러본다.

분명 저 아이의 검에 마법을 걸어준 마법사가 있을 터!

그러나, 다시 봐도 연회장에 있는 마법사는 안토니 백작의 마법사 뿐.

그것은 당연했다. 연회장에 호위기사와 마법사는 안토니 백작가의 기사와 마법사만 출입할 수 있으니까.

그러한데 기사나 마법사를 몰래 들인다는 건 안토니 백작을 못 믿는다는 뜻이거나 해하려는 의도가 되니까.


‘없다...정말 다른 마법사는 없어.’


경을 치려고 누가 그런 짓을 하겠나.

더군다나 안토니 백작의 생일, 그것도 특별한 쉰 살을 축하하는 생일이다.


‘놀랍군. 후텐을 능가하는 검술 실력에, 마법까지 쓴다니!’


오러 블레이드가 아니라, 검에 마법을 걸었다는 건 오러는 쓰지 못한단 뜻이지만, 아직 어리다.

아직은 오러에 재능이 있다 없다 결론지을 수 없는 나이.

오러는 신기하게도 대개 검술 실력과 비례했다. 높은 검술 실력을 가진 자들은 높은 확률로 오러를 사용할 수 있는 재능도 타고난다.

펠버드가 검을 쥔 게 나이 쉰을 넘었을 때다. 그리고 회귀를 하던 때까지 검도 마법과 함께 수십 년 수련하였으나, 오러는 쓰지 못하였다.

허나 또 모르는 일. 평생 열리지 않았던 마나브레인이 지금은 열려 있으니.

다만, 지금 펠버드의 머릿속은 온통 마법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했다.


“피스터 백작님, 저 아이가 마법사가 맞습니까?”


“저런 대단한 인재를 그동안 꽁꽁 숨겨 놓으셨다니, 제게도 언질 한 번 없으셨다니 이거 좀 섭섭하기도 합니다.”


“뛰어난 검술 재능에 마법까지 재능을 가졌다니, 전설 속에나 나올 이야기군요! 덕분에 아주 좋은 구경을 하였습니다. 피스터 백작님.”


“기사로 키우실 생각이십니까? 마법사로 키우시렵니까? 제 인재도 아닌데 주책맞게 저 아이의 장래가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귀족들이 우르르 피스터 백작에게 말을 걸어온다.

귀족들의 눈이 아이가 된 것처럼 초롱초롱했다.

진심어린 부러움의 눈빛을 하고 있다.

아직 어린 나이. 지금의 천재성이 어른이 될 때까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으나, 검술과 마법에 다 재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화젯거리가 된다.

그것만으로도 피스터 백작의 여러 활동에 큰 도움이 될 터.


“설마 마탑의 지시를 어기고 피스터 백작님의 마법사가 저 아이에게 마법을 가르치진 않았겠지요? 마탑에서 배운 마법일 텐데...벌써 마탑을 나온 것인가요?”


벌써 마탑에서 나왔다면 마법 재능이 그리 대단한 건 아니지 않느냔 말.

시기, 질투를 하는 자들도 있었다.


“그렇군요. 마법에 뛰어난 재능이 있다면 저 어린 나이에 벌써 마탑을 나와버릴 일은 없을 테니. 마탑에 기사 아카데미 같은 방학의 개념은 없으니 말입니다.”


마법에도 재능이 있어도 그 재능이 별 게 아니라면야 그리 크게 부러워할 건 없다.

허나 마법에 큰 재능은 없다고 하기엔...잘려버린 건 매직 블레이드가 아닌 후텐의 오러 블레이드.

허나, 후텐은 아직 견습기사다. 당황도 하고 있었으니 제대로 된 오러 블레이드를 못 펼친 걸 수도 있다.

숨죽여 피스터 백작의 대답을 기다리는 귀족들.


“그 아이는 아직 마탑에 입학하지 않았습니다. 입학을 신청하였고, 현재 결과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예?! 그 말은, 마탑 밖에서는 마법의 전수와 배움을 금한다는 마탑의 지시를 어겼다는 말씀입니까?”


“내가 그런 사람으로 보이오?”


찌릿, 노려보는 피스터 백작.

너무도 당당한 피스터 백작의 태도에 귀족들은 주춤하며 숨을 죽인다.


“그렇다면 어찌 저 아이가 마법을 쓴단 말입니까? 이제 마탑에 입학하게 될 거라면서.”


“그야 내 마법사가 가르친 적도 없고 마탑에 아직 입학한 것도 아니라면, 독학 아니겠소.”


“호, 혼자 마법을 깨우쳤다, 그 말씀입니까?!”


“그렇소.”


뱃속 깊은 곳에서 터져나오는 탄성들.

또는 믿지 못하겠단 말들.


“마법을 혼자 깨우친다니, 그게 가능한 일인가요?


“들어본 적 없소만...마탑에 확인해보면 바로 들통날 이야기를 피스터 백작이 할 리가 있소.”


모든 귀족들이 피스터 백작가와 검은머리 아이, 펠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대련은 안중에 없어져버린 광경.

그걸 바라보며 바에른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다.

안토니 백작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져 있었다.


챙그랑!


겨우 몸을 추스린 후텐 앞으로 검이 날아와 구른다.

바에른이 벽에 장식된 검을 들고 와 뽑아 던진 것.

날이 서 있지 않은 검이니 대련에 쓸 수가 있다.


“포기하지 마라, 후텐! 부끄럽지 않느냐!”


바에른의 외침에 후텐이 손을 뻗는다.

검을 들고 일어서는 그의 전신과 검날에 다시 푸른빛이 어린다.

백작가에 부끄러움을 넘어 치욕을 안겼다.

지면, 죽는다!

안토니 백작에게 죽든, 바에른 공자에게 죽든!


‘노예 상인들을 죽였을 때 내 몸으로 흘러들어온 희끄무레한 것, 아마도 영혼. 어떨까? 후텐의 영혼도 내 몸속으로 빨려들어올까?’


펠버드는 궁금해하고 있었다.

무척이나 궁금하다.

쭉 궁금했던 그 궁금증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

한 번은 참았다. 하지만 또 오러를 두르고 달려들고 있다.

그럼에도 목까지 잘라버린다면 일이 복잡해지겠으나.


“매직 블레이드.”


펠버드의 검날에 붉은빛이 맺혔다.


카아앙!


굉음이 터졌고.


써걱!


쇳소리만이 아닌 살과 뼈를 자르는 소리가 난다.


“...컥!”


툭, 데구르르.


샹들리에와 천장이 붉게 물들고, 바닥엔 사람의 머리가 떨어져 공처럼 구른다.

머리 잃은 몸이 뒤로 넘어갔다.


쿠웅.


“꺄아아아아악!”


귀부인들이 비명을 터트렸다.

귀족들도 경악했으나, 그들은 머리가 잘린 시체 때문이 아니었다.

다들 영주들, 성을 다스리며 시체 한 번 안 본 이 없었다.

그들이 경악하고 있는 건 이번에도 반으로 잘려 있는 검 때문.

매직 블레이드가 오러 블레이드를 가르고 목까지 깔끔하게 잘라버렸다!


‘고작 매직 블레이드 따위로 이게 가능한가?! 마법을 혼자 익힌 것도 모자라, 저 12살, 13밖에 안 돼보이는 꼬마가 혼자 매직 블레이드를 개조하기라도 했다는 건가?!’


경악이 파도처럼 출렁인다.

귀족들 모두가 지금 똑같이 하고 있는 생각이었다.


후우웅.


‘역시 착각이 아니었어.’


노예 상인들을 잡았을 때처럼, 희끄무레한 것이 시체에서 빠져나와 자신의 가슴 속으로 빨려 들어왔다.


‘이번에도 다른 사람들한테는 안 보이고.’


사람들은 부러진 검과 시체, 자신에게만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그때 펠버드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시선을 정면으로 되돌리는데 앞에 조금 전까지 없던 것을 발견했다.


“.....!”


온통 검고 그림자마냥 부피는 가지고 있지 않은 정체불명의 존재.

호리호리하지만 기사들보다 머리 하나가 더 크고 등에는 날개의 형상이 있었다.

그 날개도 마찬가지로 그림자처럼 얇고 온통 검다.


“넌 누구냐...”


펠버드가 말했다.

악마, 가 생각나는 모습.

펠버드는 긴장하였으나, 그림자 같은 존재는 펠버드 앞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적의가, 느껴지지 않았다.

마법사의 심장이 흥분으로 두근두근 뛴다. 뭘까, 이건 대체! 막대한 마력이 느껴졌다.


-랑그...난...


얼굴 부분의 새까만 어둠 속에서 붉은 원이 생겨났고, 펠버드의 머릿속에 들려온 말.

랑그난, 그 말을 되풀이 한다.

이름인가?


‘이 검은 존재도 내 눈에만 보이나보군.’


펠버드는 주위를 둘러봤는데, 귀족들은 여전히 아까의 대련에 대해서만 떠들고 있었다.


“너 왜 나한테만 보이지? 왜 무릎을 꿇어? 원하는 게 뭐지? 넌 누구야?”


아이의 작은 말은 귀족들이 흥분해 떠드는 소리에 묻힌다.


-영혼...쌓였다, 꽤...바꿀 수 있다, 마족의 마법과...


마족의 마법?


‘노예 상인들을 죽이자 내 몸으로 들어왔던 영혼들, 그리고 방금 후텐의 영혼. 그 영혼들과 마족의 마법을 바꿀 수 있다, 그 말인가?’


속으로 한 생각.

그런데 검은 존재가 고개를 끄덕인다.


‘아마도 나와 뭔가 계약이 이뤄져 있거나, 어쩌면 내게 길들여진 마족, 이란 건가...?’


펠버드는 뭔가 기억이 난 건 아니었다.

마족은 인간의 천적이다. 살인은 마족의 본능. 마족이 인간을 죽이는 데는 아무런 이유도 없다.

헌데 영주라도 모시듯 무릎을 꿇고 있고, 이렇게나 고분고분한 태도라면.


‘영혼들을 넘기면 뭘, 어떤 마법을 줄 수 있지?’


-.....


마족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는다.

펠버드는 당황하지 않았다. 왠지 알 것 같다. 자신을 무시하고 있거나 놀리려는 게 아니다.

마족은, 곤란해라고 있다.

펠버드는 질문을 바꾼다.


‘이 영혼들을 넘기면, 어떤 마족 마법을 내게 줄 거지?’


-인피니티 서클링...


인피니티 서클링, 펠버드는 그 마법과 관련된 어떠한 기억도 떠오르지 않는다.

인간의 마법이 아닌, 이 세상의 마법이 아닌 마족의 마법이기 때문에.


‘어떤 마법이지?’


이번에도 대답은 없다.

원활한 의사소통은 불가능한 듯하다.

인간과 마족. 종이 다르며, 사는 차원도 다르다.


‘좋아. 교환한다.’


펠버드의 가슴에서 희끄무레한 것, 영혼의 에너지가 흘러나가 흩어지고 있었다.

저 마족이 지금 여기 존재하는 것만으로 영혼의 에너지가 소모되고 있는 것이다.

시간을 너무 끌면 마법을 받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받는다...명을...


명이라고?

잘못 들은 것이 아니다.

사왕 펠버드는 8서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섰고 9서클의 경지까지 바라보고 있던 마법사.

마족, 랑그난이 한쪽 무릎을 꿇은 채로 고개를 깊이 숙인다.


화아악!


펠버드의 가슴에서 덩어지져 흘러나온 영혼들이 펠버드에게 그랬듯 랑그난에게 흘러 들어간다.

직후 펠버드는 서클링에서 작은 통증을 느꼈다.


‘서클링에 뭔가가 새겨지고 있다. 이건...마족어.’


의미는 읽을 수 없었으나, 마족어라는 건 안다.

그렇게 서클링에 마족어가 다 새겨졌을 때, 고개를 든 펠버드는 본능적으로 인피니티 서클링이 어떤 마법인지 알았다.

마족은 사라지고 없었다.


‘한 마디로, 절대 마르지 않는 마력의 샘물을 얻은 셈.’


마력이란, 공기 중의 마나를 빨아들여 서클링을 통해 가공시킨 에너지다.

그런데 마계의 마나는 그런 과정이 필요가 없다. 마나의 순도가 너무도 다르기에.

마계의 마나는 서클링으로 들어온 순간 곧바로 마력으로 변한다.

그러니까, 인피니티 서클링이란 펠버드의 서클링을 마계와 이어주는 마법.

언제든 바로바로 양껏 마계에서 마나를 끌어와 마력으로 쓰면 되는 것이다.


‘모든 마법사들은 서클링에 저장해둘 수 있는 마력에 한계가 있고 그래서 하루에 쓸 수 있는 마법의 횟수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나는 이제 그게 없다.’


철컥, 철컥.


안토니 백작의 기사들이 움직이는 소리.


“과하구나, 아이야. 감히 나의 견습기사를!”


안토니 백작이 노여움이 담긴 목소리로 말한다.

안토니 백작의 기사들이 펠버드를 둥그렇게 둘러쌌다.


“잠깐! 멈추십시오! 먼저 오러 블레이드를 사용한 건 후텐이 아닙니까! 그것도 두 번이나 말입니다! 첫 번째는 펠이 검만 자르고 끝냈건만, 후텐이 또 오러를 두르고 달려들지 않았습니까!”


피스터 백작이 안토니 백작 쪽을 홱 쳐다보며 소리친다.

같은 백작의 작위기에 감히 할 수 있는 말.

허나 안토니 백작은 피스터 백작을 무시해버린다.

펠버드가 검을 들어올렸다.


“인피니티 서클링. 오러 슬레이어.”


매직 블레이드가 아닌 오러 슬레이어.

본래는 매직 블레이드였으나, 전투 중에 또 한 번 마법식을 개조해 격을 한 차원 더 올리는데 성공했다.

매직 블레이드의 수준을 아득히 넘어섰기에, 펠버드는 이름을 새로 붙였다.

오러 블레이드를 베어버리는 마법검, 오러 슬레이어, 라고.

펠버드의 서클링이 마력으로 꽉 찬다. 밤새라도 오러 슬레이어를 유지하며 싸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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