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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복 님의 서재입니다.

천외천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팔복
작품등록일 :
2014.01.22 13:19
최근연재일 :
2016.04.15 13:39
연재수 :
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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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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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8,503

작성
16.04.0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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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호왕군림도(虎王君臨圖) 2

DUMMY

무림맹의 후발대가 도착했다.


선발대였던 청룡단과 주작단이 마중하였고, 수많은 군중들 사이로 전날 섰던 그 자리에 다시금 섰다.


행사가 시작할 시간까지는 아직 남았지만 무림맹 사절단을 보기 위한 인파로 연무장은 이미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허! 무림맹이 아주 작정을 했구만! 저 인원이 겨우 사절단이라고?"


"저 중에 몇 명만 있어도 어지간한 문파는 반나절 안에 현판을 내려야 겠구만. 무슨 전쟁이라도 할 생각인가?"


사절단의 면면을 살피면 살필수록 군웅들의 소란스러움이 크기를 불렸다.


고수 아닌 사람을 찾는 것이 더 힘든 구성. 아니, 불가능한 구성에 가장 선두에 선 이들은 선발대를 대표했던 청룡단주 소철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는 명성을 가지고 있었다.


"투신창 전일도. 천룡투기회를 나선지가 오래라더니 이런 데서 보게 될 줄이야."


투신창 전일도.


낭인의 신분으로 무림백대고수의 이름을 올린 열 명의 절대고수, 풍혼십절 중에서 유일한 최상위권의 고수다.


등에 메인 붉은 빛의 투신창은 그의 성명병기이자 무림에서도 손에 꼽히는 신병이기다. 거기에 무당파에서조차 입지 않았던 투신갑에 허리춤 양 편으로 광도와 귀검으로 무장한 모습은 널리 알려진 그의 전투형이었다.


비록 투신창의 무명이 독보적인 것이었기에 먼저 눈에 들어왔으나 그 뒤로 보이는 이들의 명성도 무림을 떨쳐 울렸다.


특히나 소맷자락에 맹(盟)과 로(老)라는 글자를 수놓은 한 명의 장년인과 네 명의 노인들은 무림맹의 장로직을 수행하는 정파의 지주들이었다.


"장로가 다섯?! 게다가 판검대인(判劍大人)께서?"


"뭐? 판검대인이라고? 오현장로(五玄長老) 중 한 명께서 사절단 따위에 포함되셨다는 게 말이 되나?"


"저기 허리춤에 검을 보게. 검은 색에 팔각의 검신이라서 곤(棍)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은 검이라면 판검대인의 불참파검(不斬破劍) 묵형검(墨形劍) 밖에 없네!"


무림맹의 장로들이라 함은 하나같이 명망 높은 고수들이지만 가슴께까지 내려오는 백염(白髥)에 관인들의 관복을 입은 인자한 눈매의 노인은 달리 오현장로라 불리는 무림의 원로 중 원로였다.


무림맹의 서른여섯 명의 장로들 중에서도 맹주선출권을 가진 다섯 명의 장로들을 특별히 오현장로라 하여 높이곤 했는데 판검대인이라 불린 장로가 바로 그 오현장로에 속했다.


정파 무림의 주인이라고 불리는 무림맹주는 예로부터 장로들의 투표로 결정되는데, 후보에 오르는 것에는 자격도 기한도 없으나 맹주가 되기 위해서는 다만, 두 가지의 규율이 있었다. 첫 번째는 서른여섯 명의 장로들의 찬성표를 과반수 이상 받아야 함이고, 두 번째는 맹주선출권을 가진 다섯 명의 장로들, 즉 오현장로들의 반대표가 하나도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두 가지의 규정 중 더욱 중요한 것은 후자의 것이었는데, 설사 나머지 서른다섯 명이 찬성을 했을지라도 오현장로 중 한 명만 반대를 한다면 무림맹주가 될 수 없었다.


이러한 규정은 협의를 따르며 정도무림에 혼을 다할 맹주를 선출하기 위함으로 이 규정을 바르게 지치기 위해서 오현장로에 들어가는 이들은 구파일방이나 팔대세가 등 명문거파에 속하지 않는 외부의 인사를 초청하여 세웠다.


당대의 오현장로들은 각기 판검대인 문용직, 비룡객(飛龍客) 상관협, 인의협객(仁義俠客) 유무광, 산서대협(山西大俠) 황정, 운해추룡(雲海追龍) 막일영이라는 명숙들이 맡고 있었다. 하나 같이 공명정대한 성품과 평생의 협행, 학식으로 존경을 받는 원로들로 언제라도 장로라는 자리 따위는 내려놓을 이들이었다.


판검대인 문용직은 복건성에서 이름이 높은 명숙으로 무림인을 곱게 보지 않는 관부에서도 그 만큼은 존대 한다는 말이 있었다.


그런 명숙이 이런 명예롭지 않은 일에 나섰으니 군웅들이 놀라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했다.


"오현장로면 다른 장로들보다도 높은 위치이신데..."


"이보게. 그냥 판검대인만 볼 게 아니라 그 옆도 좀 보게."


"누구 말인가? 혹, 저기 저 학사 말인가?"


"예끼! 이 사람이 큰일 날 소리 하고 있네! 저 사람이 바로 제갈세가의 제갈청광이야!"


"헉! 제갈청광이라면 제갈세가의 천재라는 바로 그..."


"그래. 문현 제갈청광이야. 무림맹의 장로인데 겨우 중년밖에 되지 않았다면 최근에 세대교체를 마친 제갈세가의 인물뿐이지."


문현(文玄) 제갈청광.


최근 세대교체로 제갈세가의 가주직을 승계 받은 제갈명광의 셋째 동생으로 문(文)으로 이름 높은 제갈세가에서도 어릴 적부터 천재로 이름이 높은 인물이다. 일찍부터 만통지황의 슬하에서 그의 지략을 물려받았다는 그가 숙부인 제갈중의 장로직을 이어받아 이 자리에 선 것이었다.


"만통지황이 특히나 총애하는 제갈청광이 사절단에 포함되어 있다는 말은, 무림맹주가 직접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고 봐도 되는 건가?"


"듣고 보니 그렇구만. 뭔지 몰라도 신마궁과 크게 결을 하려는 모양이야."


상인으로 잔뼈가 굵고 낭인으로 연륜이 높은 이들이다 보니 두 사람의 대화는 날카로운 면이 있었다.


주위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이들도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들이 들은 이야기를 또 다른 사람들에게 전했다.


이런 상황이 연무장 여러 군데에서 일어나니 바로 어제보다 더욱 소란스러웠다.


"허허. 이 정도 규모의 장원이 있을 줄이야. 무림맹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겠어."


귓가에 꽂히는 웅성거림이 거슬릴 만도 할 텐데 판검대인은 아무것도 안 들리는 것처럼 허허로이 웃으며 신마궁의 장원을 살폈다.


상해와 같은 거대한 도시에 어디 넓은 장원이 이곳 하나 뿐이겠냐만은 이 정도로 큰 규모의 장원은 장강의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며 찾아도 몇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예전부터 거대상단과 표국에서 눈독을 들여왔으나 무슨 이유에선지 관의 소유로 되어 있어 매입이 불가능했던 장원입니다. 아마도 신마궁이 관과 모종의 협약을 맺고 비밀리에 만들어온 거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맞는 말이야. 전각의 배치부터 무림문파용으로 만들어진 장원일세. 급하게 고친 부분도 없이 깔끔하지만 세월의 흔적이 자연스럽게 묻어남이 명문의 분위기를 만들고 있어."


그리고 제갈청광이 듣지 못하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한 마디를 더 했다.


"마치...예전의 백호궁을 보는 것 같으이."


스쳐가는 말 속에 아련한 옛 추억이 잠깐 얼굴을 내비추었다.


그리움인지. 회한인지. 알 수도 없게 옛 추억은 자취를 감추었다.


끼이이익! 쿵!


사절단이 서있는 위치는 외당으로 향하는 지문이란 현판이 걸린 대문의 앞. 그리고 그 바로 정면에 본청으로 이어지는 대문, 천문이란 현판이 걸린 문이 육중한 소리와 함께 서천으로 향하는 길을 개방했다.


고오오오!


"...!"


"허!"


웅성거리던 좌중이 오싹함을 느끼고 순간 고요해졌다.


바람에 실려 오는 기세가 연무장으로 흘러 들어오면서 수천 명의 군웅들을 압도한 것이었다.


천문 밖으로 나오는 일련의 무리들. 그들로부터 발산되는 기세가 하나로 아우러져 바람에 실리고 있었다.


"군...기...군기(軍氣)로군."


무림맹 사절단의 누군가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기천 이상의 병력이 모여야만 발생하는 군기를 불과 스무 명 남짓한 무리가 만들고 있다.


일기당천.


홀로 능히 천을 감당할 절세의 고수들이 그 존재감을 감추지 않고 들어내었다.


백호가면의 백호신마를 중심으로 그 좌편에 기묘한 색상의 뱀 가면, 독사신마가 나란히 있다. 그 뒤로 각자의 가면을 쓰고 각자의 병기로 무장한 신마궁의 고수들이 따랐다.


십이지신(十二之神)의 형상.


마치 얼굴을 덮은 열두 종류의 가면이 스스로의 얼굴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신마궁의 가면은 그 주인의 무를 뜻하는 바. 오직 경지를 이룬 고수만이 형을 가진 가면의 자격을 가지며, 가면을 착용함은 싸움에 임하는 주인의 의지를 뜻한다.


상승의 영역에서 의지는 실체를 가지게 되니 가면을 착용함으로서 그들 스스로의 마음에 새긴 의지가 대기의 일렁임을 만들었다.


싸움이라도 피하지 않으리라.


그 뜻을 못 알아차릴 정도로 안목이 없는 무림맹이 아니었다.


신마궁의 군기에 맞서는 기세가 조금씩 흘러나와 무림맹 진영을 덮었다. 똑같은 대기의 일렁임이 생겼다.


"쉽지 않겠습니다."


"각오 하고 있지 않았는가. 최선을 다하면 되네."


진중한 신색으로 무림맹 수뇌부들이 대화를 주고받았다. 그러나 그 시선은 다가오는 신마궁의 이십 인에게서 떠나지 않았다.


단연 무림맹만이 아니라 장내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러했다. 신마궁의 고수들이 연무대의 대리석 바닥 위로 올라서 무림맹과 마주한 후에도 이는 변하지 않았다.


===


작가의말

학교 다니면서 글 쓰려니까 너무 힘들어요...글이 안 써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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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호왕군림도(虎王君臨圖) 4 +1 16.04.08 930 22 7쪽
64 호왕군림도(虎王君臨圖) 3 +1 16.04.04 987 19 8쪽
» 호왕군림도(虎王君臨圖) 2 +1 16.04.01 968 22 9쪽
62 호왕군림도(虎王君臨圖) 1 +1 16.03.28 1,124 20 12쪽
61 사천집합(四天集合) 5 +1 16.03.25 887 25 9쪽
60 사천집합(四天集合) 4 +1 16.03.21 1,089 25 9쪽
59 사천집합(四天集合) 3 +1 16.03.18 1,187 20 9쪽
58 사천집합(四天集合) 2 +2 16.03.14 1,150 29 11쪽
57 사천집합(四天集合) 1 +1 16.03.11 1,180 22 12쪽
56 백호신마(白虎神魔) 5 +2 16.03.07 1,192 23 10쪽
55 백호신마(白虎神魔) 4 +2 16.03.04 1,081 28 7쪽
54 백호신마(白虎神魔) 3 +2 16.02.29 1,308 35 10쪽
53 백호신마(白虎神魔) 2 +2 16.02.26 1,122 32 8쪽
52 백호신마(白虎神魔) 1 +1 16.02.22 1,511 32 8쪽
51 뇌서신마(腦鼠神魔) 4 +1 16.02.19 1,301 30 8쪽
50 뇌서신마(腦鼠神魔) 3 +1 16.02.15 1,348 30 9쪽
49 뇌서신마(腦鼠神魔) 2 +1 16.02.14 1,439 40 8쪽
48 뇌서신마(腦鼠神魔) 1 +2 16.02.13 1,467 40 8쪽
47 과거지연(過去之緣) 3 +1 16.02.12 1,469 45 10쪽
46 과거지연(過去之緣) 2 +1 16.02.11 1,481 41 7쪽
45 과거지연(過去之緣) 1 +2 16.02.09 1,468 38 7쪽
44 추격전(追擊戰) 1 +1 16.02.08 1,328 38 9쪽
43 무림집회(武林集會) 2 +1 16.02.07 1,430 37 9쪽
42 무림집회(武林集會) 1 +1 16.02.06 1,483 43 7쪽
41 비정무천(非停舞天) 2 +1 16.02.05 1,589 40 9쪽
40 비정무천(非停舞天) 1 +1 16.02.04 1,812 4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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