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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복 님의 서재입니다.

천외천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팔복
작품등록일 :
2014.01.22 13:19
최근연재일 :
2016.04.15 13:39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180,664
추천수 :
4,542
글자수 :
258,503

작성
16.02.08 08:00
조회
1,328
추천
38
글자
9쪽

추격전(追擊戰) 1

DUMMY


고오오오오오!


울려 퍼지는 용음(龍音).


근 칠십 근에 달하는 청룡언월도(靑龍偃月刀)가 공간을 찢어발기며 포탄(砲彈)처럼 떨어져 내린다.


꽈아아앙!


청룡언월도에 담겨있던 기운이 대지를 박살내고 공간을 터뜨렸다.


그리고 나타난 하나의 인영.


청룡의 가면으로 얼굴의 반을 가린 청의무복의 사내가 땅에 박힌 청룡언월도를 뽑으며 투덜거린다.


"또 놓쳤군."


"아무래도 본신의 신위를 거의 회복한 듯싶다."


말의 가면을 쓴 사내가 철기마를 타고 나타나 불평을 받았다.


"안가에 영약이라도 있었던 건가?"


"아무래도 그렇겠지."


마면(馬面)의 사내가 고개를 돌려 뒤에서 따라오는 견면(犬面)의 사내에게 말했다.


"찾아라. 멀리 가진 못했을 것이다."


"예!"


견명의 사내 추견마군이 추향구비를 사용하여 냄새를 추적했다.


"이쪽입니다."


"얼마나 떨어졌느냐?"


"근 오리(五里) 정도까지 간 것 같습니다."


"확실히 내력을 거의 되찾았군. 최대한 빨리 따라 잡는다. 운대산에 도착하기 전에 잡아야 한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천마신마의 철기마가 질주를 시작한다.


청룡신마가 청룡비천(靑龍飛天)의 수법으로 그 뒤를 따르고, 추견마군이 개가 뛰는 듯한 사족쾌영(四足快影)으로 달렸다.


===


"제, 제기랄!"


입 밖으로 절로 욕설이 튀어 나온다.


쉴 틈도 없이 미친 듯이 경공을 펼치며 운대산을 향해 달린다.


안가에 보관 중이던 영약. 소림의 대환단이나 무당의 자소단에는 못 미칠지라도 능히 명약으로 불릴 그 영약의 능력을 전부 쏟아부어 대부분의 금제를 풀어버려 팔 할에 가까운 내력을 회복했다.


완벽에 가깝진 않으나 이 정도만 해도 백대고수 쯤은 십초 안에 죽일 수 있는 절대적인 무력. 따라붙는 추격자를 뿌리치고 운대산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으리라 자신했었다.


그런데 그 때 나타났다.


이미 인간의 범주를 초월한 괴물들이다.


팔 할이란 내력으로도 도망치는 것이 전부다.


이대로 운대산에 도착한다고 할지라도 저들을 따돌릴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가야 한다!'


그나마 운대산으로 가는 것이 지금처럼 도망만치는 것보다는 가능성이 높다.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팡!


땅을 박차는 다리에 더욱더 힘을 주며, 속도를 높였다.



"찾았군."


절벽 위의 천마신마의 두 눈이 목표물을 찾아냈다.


"이번에는 놓치지 않는다!'


청룡신마가 청룡언월도를 들어 투척세를 취했다.


진궁일절(辰宮一絶) 천룡천격(天龍天擊)의 기수식이다.


하지만 그 자세는 펼쳐진 천마신마의 팔로 인해 저지되었다.


"이번에는 내가 하지."


"네가?"


"오궁의 기마술은 지형에 구애받지 않는다! 게다가 위치도 딱 좋군."


히이이이잉!


힘찬 울음소리와 함께 땅을 박차는 철기마.


수직에 가까운 절벽을 질주하며, 흑풍(黑風)을 일으켰다.



'이, 이건!'


엄청난 기압이 느껴졌다.


그것도 바로 위다.


'하늘에서라도 떨어진다는 것인가?!'


설마 하는 마음에 고개를 돌려 하늘을 바라봤다.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대신 더 충격적인 것이 눈에 들어왔다.


수직에 가까운 절벽. 그 위를 일인일마(一人一馬)가 질주하고 있었다.


"무, 무슨?!"


이것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정녕 가능한 것인가.


저것이 정녕 인간인가.


여러 가지 질문이 머릿속을 순식간에 스치고 지나간다.


그러나 결론은 하나였다.


본능이 외쳤다.


'피해야 한다!'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인다.


비천행신(飛天行神).


천하경신법에 이보다 뛰어난 것은 없다 자신하는 천고의 신법이 발동하며, 백여 장의 거리를 접고 단숨에 사라진다.




콰아아아아앙!


화탄이 터지는 듯한 폭발이 방금 전까지 서있던 자리를 시작으로 십여 장의 거리를 휩쓸었다.


자욱한 흙먼지가 사방을 뒤덮고 강대한 충격파가 대지를 황폐화시켰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철기마와 천마신마가 유유히 빠져나왔다.


"과연, 비천이군. 그 짧은 순간에 흑마진격(黑馬進擊)에 범위에서 빠져나가고 저 정도까지 가있다니."


믿기지 않을 속도로 달려 나가는 비천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놓칠 순 없지."


그 말을 들었는지, 절벽 위에서 푸른빛 전광(電光)이 비천을 향해 떨어졌다.


청룡신마의 천룡천격이다.


꽈아아아앙!


천마신마의 흑마진격에 비견되는 어마어마한 폭발이 일어났다.


"호오! 그걸 또 피했나?"


가면 밖으로 나온 두 눈동자에 천룡천격의 폭발을 피해 비조(飛鳥)와 같이 날아가는 비천이 잡혔다.


손에든 암운도(暗雲刀)를 도갑으로 되돌리고 말안장에 걸어놓은 각궁(角弓)을 들어 화살을 매긴다.


오궁의 전신인 천마총의 자랑은 환경에 구애받지 않는 기마술과 절세의 도법 그리고 신기에 달하는 궁술이다. 그 중에서도 궁술은 한 때 천하제일궁의 이름을 가져온 적도 있으니 따로 설명이 필요하지 않으리라.


"어디 이것도 피해봐라."


퉁.


쐐애애액!


기척조차 느끼기 힘든 화살은 공간을 뚫으며, 어느 센가 비천의 등 뒤에 도달했다.


푸확!


저 멀리 비천의 몸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는 것이 보인다. 그러나 등이 아니라 허리였다.


그 찰나의 순간에도 비천은 몸을 틀어 화살을 피한 것이다.


"쫓는다."


나지막한 목소리. 그러나 절벽 위에 청룡신마와 추견마군에게는 똑똑히 들렸다.


거침없이 절벽 위로 신형을 날린다.


천마신마의 철기마도 투레질을 한 번 하고는 달리기 시작한다.


운대산까지 오리가 남아 있었다.




"흐윽!"


비천은 허리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신음성을 흘렸다.


도망치는 와중이라 함부로 점혈조차 못해 흘러나오는 피가 무복을 물들였다.


'숲 속에서 정확히 목표물을 맞힌다고? 궁왕(弓王)이나 가능한 짓을...?!'


활솜씨만이 아니다.


허리의 상처부터 파고드는 공력 또한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내공의 운용을 방해했다.


'이제 겨우 오리 남았는데.'


자신의 속도와 추격자들의 속도를 계산하면, 자신이 조금이나마 더 빠르다. 시간으로 따지면 반각 정도. 허나 부상 탓에 속도가 줄어들면 그 반각의 차이가 사라진다.


"젠장!"


아니나 다를까 추격자들이 조금씩 따라붙는 것이 느껴진다.


쐐애애액!


"이익!"


쾅!


머리 옆으로 지나간 화살이 나무에 꽂히며, 폭발을 일으켰다.


'폭렬시(爆裂矢)가 저 정도 위력을 보이려면, 최소한 이백 장. 벌써 이백장이나 따라붙었다!'


날아든 화살로 거리를 가늠한다. 그리고 맹렬히 계산한다.


'백구십장. 백팔십장. 점점 빨라지고 있어. 십여 장이 모자라!'


절망적인 답이 나왔다.


다리를 멈추지 않으며 머리를 굴렸다.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그리고 추격자들과의 거리가 십여 장 남았을 때, 하나의 방법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하아아압!"


달리던 행위를 멈추고 급격히 반전하는 몸.


쐐애애애액!


반전하자마자 바로 앞에 화살이 날아든다.


'해보자!'


두 손에 비도를 잡고 열십자로 교차시켜 막는다.


비천이 찾은 방법. 그것은 바로...


콰앙!


"우욱!"


천마신마의 화살을 막는 반동을 이용한 비상이었다.


내부가 진탕되는 것이 느껴지지만, 원하던 만큼의 추진력을 얻었다.


필요했던 십여 장의 거리를 채워지며, 숲을 벗어나 운대산이 눈에 들어왔다.


또한 보였다.


자신을 보며 말을 잃은 한 명의 색목인과 죽립인의 모습이.


===


"어이, 지금 내가 눈으로 보고 있는 게 맞는 거지?"


"아마도 맞는 것 같군."


"뭐 이래?!'


눈에 들어온 상황에 창천이 분통의 괴성을 터뜨렸다.


그가 그러건 말건 검천은 숲을 헤치고 나온 인영에게 다가갔다.


인영의 모습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만신창이라는 말이면 충분했다.


"이건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인데."


검천은 인영에게 공력을 나누어주며 말했다.


"정말 몰랐어."


그의 목소리에 드물게 감정이 들어났다. 그것은 예상치 못한 일에 대한 놀람이었다.


"설마 비천이 여자일 줄이야."


가슴께까지 내려오는 흑발과 백옥과 같은 피부 그리고 탄력적인 몸매.


누가 보더라 할지라도 절대 남자일 수가 없는 모습이다.


인영. 비천은 여자였다.








작가의말

설은 잘 보내고 계신지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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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사천집합(四天集合) 4 +1 16.03.21 1,090 25 9쪽
59 사천집합(四天集合) 3 +1 16.03.18 1,187 20 9쪽
58 사천집합(四天集合) 2 +2 16.03.14 1,150 29 11쪽
57 사천집합(四天集合) 1 +1 16.03.11 1,180 22 12쪽
56 백호신마(白虎神魔) 5 +2 16.03.07 1,192 23 10쪽
55 백호신마(白虎神魔) 4 +2 16.03.04 1,081 28 7쪽
54 백호신마(白虎神魔) 3 +2 16.02.29 1,309 35 10쪽
53 백호신마(白虎神魔) 2 +2 16.02.26 1,122 32 8쪽
52 백호신마(白虎神魔) 1 +1 16.02.22 1,511 32 8쪽
51 뇌서신마(腦鼠神魔) 4 +1 16.02.19 1,302 30 8쪽
50 뇌서신마(腦鼠神魔) 3 +1 16.02.15 1,349 30 9쪽
49 뇌서신마(腦鼠神魔) 2 +1 16.02.14 1,439 40 8쪽
48 뇌서신마(腦鼠神魔) 1 +2 16.02.13 1,467 40 8쪽
47 과거지연(過去之緣) 3 +1 16.02.12 1,469 45 10쪽
46 과거지연(過去之緣) 2 +1 16.02.11 1,481 41 7쪽
45 과거지연(過去之緣) 1 +2 16.02.09 1,468 38 7쪽
» 추격전(追擊戰) 1 +1 16.02.08 1,329 38 9쪽
43 무림집회(武林集會) 2 +1 16.02.07 1,430 37 9쪽
42 무림집회(武林集會) 1 +1 16.02.06 1,483 43 7쪽
41 비정무천(非停舞天) 2 +1 16.02.05 1,589 40 9쪽
40 비정무천(非停舞天) 1 +1 16.02.04 1,812 4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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