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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복 님의 서재입니다.

천외천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팔복
작품등록일 :
2014.01.22 13:19
최근연재일 :
2016.04.15 13:39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180,648
추천수 :
4,542
글자수 :
258,503

작성
16.02.12 12:09
조회
1,468
추천
45
글자
10쪽

과거지연(過去之緣) 3

DUMMY

칠흑의 구름 속에서 포탄 같은 도격이 몰아쳐나왔다.


사방팔방 퍼져나가는 충격파에 나무가 쓰러지고 땅이 터져 나간다.


그러나 이와 같은 파괴력. 익히 경험해 보았던 검천이다.


마주치는 검에 구름 같은 그리고 떨어져 내리는 꽃잎 같은 변화를 담아 도격을 상쇄시켰다.


콰과과과과!


포격처럼 날아드는 경력이 운무와 꽃잎 앞에 가로막혀 사그라지는 현상은 한 편의 그림처럼 이루어졌다. 그러나 그 경기는 주변 수십 장의 땅을 터뜨리고 나무를 쓰러뜨리고도 남았다.


척!


천마신마의 암운도가 회수되어 수중에서 한 바퀴를 돌았다.


참마도법이 아니라 패마도법.


일격에 힘은 참마에 못 미치나 쉼 없이 연계되어 몰아치는 살상력은 전검(戰劍)의 진수라 할 수 있다.


콰과과과광!


그러나 검천의 검도 이미 준비하고 있었다.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겨울에도 빛을 잃지 않는 고고한 향기와 중원을 정벌할 운무의 검에 도달하는 두 가지의 검학이 일제히 피어올랐다.


'이, 이건!'


작정하고 내뿜은 패마도법이 검세 안에서 급속도로 힘을 잃었다.


다급히 패마의 도결을 회수하고 다시 참마도법을 꺼냈다.


아직 검천을 상대로 펼쳐보지 않은 제 사결. 천번지복(天翻地覆)을 깨어난 광룡(狂龍)처럼 암운도에서 해방시킨다.


하늘을 날리고, 땅을 뒤집는 일격.


내리치는 암운도에서 미증유의 거력이 쏟아져 나왔다.


..........


차라리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너무나 큰 음향에 인간의 청력의 허용치를 넘어 버린 것이다. 하나, 다음 순간 암축되었던 공기가 폭발하는 듯 공간이 일렁이며 거대한 굉음이 터져 나왔다.


꽈아아아아앙!


하늘과 함께 구름이 날아가고, 땅과 함께 꽃잎이 묻혔다.


상상이상의 경기에 검천의 신형이 삼 장이나 뒤로 주르르 밀려났고, 천마신마는 철기마에 탄 채로 허공에 떠올라 똑같이 삼 장을 날아갔다.


"흠!"


자욱한 흙먼지가 걷히기까지 잠시,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서로를 향해 검광과 도영이 날아들었다.


"매화와 유운이라니..하지만 무당에서의 검은 분명... 내가 잘못 본 것인가?"


검천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틀리지 않았다."


"허! 보고도 믿기지 않는군. 애초에 그걸 감당할 내공심법이 있을 리가 없는데... 실전된 옛 것을 찾았나? 아니면 새로이 만들어 낸 것인가?"


"운이 좋았다."


"운이 좋았다라... 운도 실력이나, 나에게는 별로 좋지 않은 일이군."


천마신마는 스스로가 평소답지 않게 감정이 격해졌음을 느꼈다.


검천과의 격돌은 이번으로 두 번째. 무당산에서의 열세를 잊지 못해 날마다 기억을 더듬어 재대결을 준비해왔다. 그런데 다시 만난 검천의 보여준 것은 이전의 그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그것도 양대의 절기를 일시에 펼쳐내는 기예다.


그것도 일도양단(一刀兩斷), 일도파산(一刀破山), 경천동지(驚天動地)로도 모자라 천번지복까지 펼쳐서야 상쇄시킬 수 있었던, 신인의 경지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완성지경의 검술이다.


무당산에서의 검을 기억하고 준비해온 패마도법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다. 처음부터 무언가를 준비하여 상대할 수 있는 자가 아니었다.


괜한 짓이었음을 깨닫고, 머리속에서 떠도는 모든 무공을 지워 참마도법만을 남겼다.


검천 또한 아홉 종의 검들 중 나머지를 전부 배제하고 처음 꺼낸 두 가지의 검에 정신을 집중시켰다.


검천의 검법은 그야말로 극에 달해 있어 그의 검이 움직일 때마다 구름이 일어나고 검화가 피어올라 천마신마의 전신을 뒤덮어 버릴 것만 같았다. 그때마다 천마신마는 철기마와의 일체된 움직임으로 검과 검이 움직이는 짧은 공간속을 헤치고 들어가 참마도법의 도격들을 뿌려댔다.


그의 암운도가 움직일 때마다 천근 거석도 박살내 버릴 듯 한 막강한 경기가 폭풍처럼 일어났다. 검천은 움직임을 최대한 자제한 채 양대검학을 펼쳐 천마신마의 경력을 흐트러뜨렸으나, 천마신마의 철기마의 질풍 같은 움직임 때문에 좀처럼 천마신마를 잡을 수가 없었다.


천마신마는 또한 검천의 검세에 한 번 걸리면 빠져나오기가 힘들다는 것을 알고 끊임없이 움직이며 참마도법의 막강한 기운으로 검천을 압박해 들어갔다.


한 치의 여유나 방심도 허락되지 않는 살벌한 순간이 계속되었다. 다시 수십 여초가 흐르고 두 사람의 이마에서는 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외관상의 변화는 전혀 없으나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심력의 소비 또한 더할 나이 없이 높아진 것이다.


대체적으로 환검(幻劍)과 중도(重刀)의 격돌은 우세를 점한 순간, 곧바로 승패로 귀결된다. 환검이 중도를 막아내거나, 중도가 환검을 박살내던가, 오직 두 가지 중 하나로 중간은 없다.


검천도 천마신마도 그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아 무공을 펼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호각지세의 대결이다.


그러나 아직 그들의 결은 허락되지 않은 듯 했다.


콰아아아아아아!


"아무래도..."


"이쯤에서 그만 둬야겠군."


절정으로 치닫고 있던 검천과 천마신마가 돌연 무기를 회수했다. 격렬히 치솟던 진기 또한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그리고 신형을 날려 흙먼지가 자욱한, 방금 전 굉음을 울린 창천과 청룡신마의 전권으로 들어섰다.


휘이익!


검천의 손이 가볍게 움직이자 전권 가득히 차있던 흙먼지가 바람에 날리듯 사라졌다.


흙먼지가 사라진 자리에는 두 인영의 모습이 나타났다.


한 인영은 창대에 몸을 기댄 채 서있었으며, 한 인영은 대지에 무릎을 대고 있었다.


"음..."


두 인영을 확인한 천마신마가 철기마를 몰아 쓰러진 인영에게 다가갔다.


"괜찮은가?"


"쓸데없는 소리."


오기인가. 쓰러진 인영, 청룡신마는 관통상을 당한 옆구리를 쥐면서도 청룡언월도를 잡은 손에 힘을 주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안간힘을 썼다.


"그만 둬라. 그 상태로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상관하지 마라!"


천마신마의 경고에서 불구하고 청룡신마는 오히려 노성을 토하며 기어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가면 속 창천의 두 눈에 알 수 없는 감정이 머물렀다.


웅우으ㅇ...


흑룡의 울음이 그치고 창천의 소맷자락 속으로 사라졌다.


"뭐하는 거냐?! 흑룡을 뽑아라! 끝을 내란 말이다! 사부처럼 목숨을 끊으란 말이다!"


"그만하자."


창천은 고개를 젓고는 돌아서 검천에게로 걸어갔다.


뒤돌아선 그의 등 뒤로 청룡신마의 외침이 연신 들려왔으나 창천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대신 청룡신마 뒤에 천마신마에게 말했다.


"천마. 데려가라."


"고맙군."


퍽!


도갑에 쌓인 암운도가 청룡신마의 뒤통수를 후려쳐 기절시켰다.


천마신마는 기절한 청룡신마를 허공섭물로 철기마에 뉘이고 비천과 성의 합공에 팽팽한 격전을 벌이고 있던 추견마군에게 명했다.


"추견마군. 물러서라. 퇴각한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추견마군이 전권에서 빠져나와 천마신마 옆에 섰다.


"물어볼 것이 있는가?"


천마신마가 검천에게 물었다.


지난 무당혈야 때, 천마신마를 보내주는 대신 한 가지 질문에 답을 얻었던 것을 기억한 것이었다.


"사라진 무림맹 고수들의 위치."


"...상해다."


"그렇군."


그것을 끝으로 천마신마의 철기마와 추견마군은 숲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천마신마를 떠나보낸 검천은 이어서 시선을 옮겨 한 켠에 주저앉아 숨을 몰아쉬고 있는 성과 비천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가갔다.


"괜찮은가?"


"뭐, 살아있으니 됐지."


"몸 상태가 심각하군."


검천의 좌수가 비천의 등에 닿았다.


막대한 공력이 좌수를 통해 비천에게 쏟아지면 텅텅 비어버린 단전을 채우고, 전신 경락을 돌며 몸을 수복하기 시작했다.


쩌저저적!


바위 깨지는 듯 한 소리가 비천의 몸 이곳저곳에서 들려왔다.


근 몇 개월간 비천의 몸을 괴롭히던 금제가 검천의 공력에 깨진 것이었다.


이것은 옆에서 보고 있던 창천조차 놀랄 일이었다.


비천이 당한 금제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있던 그는 단순한 진기요상법으로 가볍게 금제를 풀어버린 검천의 내공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았다.


물론 심안으로 세상을 통하는 검천이라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비천의 상세를 치유한 검천의 시선이 이번에는 성을 향했다.


"축하한다. 이제 일가(一家)를 이루었구나."


멸문하긴 했어도 명문의 후예인 성이다. 검천의 말이 뜻하는 바를 이해하지 못할 리 없다.


"예, 예?! 제, 제가요?!"


화들짝 놀라며, 손에 든 검까지 놓쳐버리는 성이다.


절정지경에 올랐어도 그 성품까지 변하지는 못한 듯싶다.


검천은 손수 땅에 떨어진 성의 검을 주워 검갑에 넣어주며 말을 이었다.


"무인의 마음은 쉽게 흔들려서는 안 된다. 또한 무기를 쉽게 놓아버려서도 안 된다. 내 말을 기억하고 너의 내면을 관조하거라. 이것은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니라."


나지막한 그 목소리에 성은 저도 모르게 마음이 가라앉으며 관조에 들어갔다.


나지막한 그 음성에 묘한 공력의 기교가 있어 삼매경으로 성을 이끈 것이었다. 지금 이 순간이 지나고 나면 성은 그 스스로 멸문한 신검문의 이름을 짊어질 토대를 완성할 것이다.


그렇게 성의 일을 마무리 지은 검천의 시선이 마침내 창천에게로 향했다.


두 눈을 가리고 있어 볼 수 없고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어 확신하기 힘드나 짧은 순간 두 사람의 얼굴에 수많은 감정이 오고갔다.


"설명이 필요할 것 같군."


창천의 고개가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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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호왕군림도(虎王君臨圖) 1 +1 16.03.28 1,124 20 12쪽
61 사천집합(四天集合) 5 +1 16.03.25 887 25 9쪽
60 사천집합(四天集合) 4 +1 16.03.21 1,089 25 9쪽
59 사천집합(四天集合) 3 +1 16.03.18 1,186 20 9쪽
58 사천집합(四天集合) 2 +2 16.03.14 1,150 29 11쪽
57 사천집합(四天集合) 1 +1 16.03.11 1,179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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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백호신마(白虎神魔) 4 +2 16.03.04 1,081 28 7쪽
54 백호신마(白虎神魔) 3 +2 16.02.29 1,308 35 10쪽
53 백호신마(白虎神魔) 2 +2 16.02.26 1,122 32 8쪽
52 백호신마(白虎神魔) 1 +1 16.02.22 1,510 32 8쪽
51 뇌서신마(腦鼠神魔) 4 +1 16.02.19 1,301 30 8쪽
50 뇌서신마(腦鼠神魔) 3 +1 16.02.15 1,348 30 9쪽
49 뇌서신마(腦鼠神魔) 2 +1 16.02.14 1,439 40 8쪽
48 뇌서신마(腦鼠神魔) 1 +2 16.02.13 1,467 40 8쪽
» 과거지연(過去之緣) 3 +1 16.02.12 1,469 45 10쪽
46 과거지연(過去之緣) 2 +1 16.02.11 1,480 41 7쪽
45 과거지연(過去之緣) 1 +2 16.02.09 1,468 38 7쪽
44 추격전(追擊戰) 1 +1 16.02.08 1,328 38 9쪽
43 무림집회(武林集會) 2 +1 16.02.07 1,429 37 9쪽
42 무림집회(武林集會) 1 +1 16.02.06 1,482 43 7쪽
41 비정무천(非停舞天) 2 +1 16.02.05 1,588 40 9쪽
40 비정무천(非停舞天) 1 +1 16.02.04 1,812 4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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