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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복 님의 서재입니다.

천외천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팔복
작품등록일 :
2014.01.22 13:19
최근연재일 :
2016.04.15 13:39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180,663
추천수 :
4,542
글자수 :
258,503

작성
16.02.19 09:00
조회
1,301
추천
30
글자
8쪽

뇌서신마(腦鼠神魔) 4

DUMMY

===


무림맹주 만통지황 제갈효.


정파의 머리라 불리는 제갈세가가 배출한 최초의 무림맹주이자 무림맹 창맹이레 최고의 맹주라 불린다.


무공으론 백대고수 내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하며, 지략으론 사황성의 수석군사 혈뇌신산과 마교의 마뇌자에 비견되는 천재다.


또한 성품으로는 함부로 화내지 않고, 쉽게 놀라지 않으며,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아 누구라도 호감을 보이는 대인이다.


그런 그가 스스로도 의아할 정도로 경악을 금치 못한 채 보고를 올리는 수하에게 되물었다.


"개파아?!"


처음 보는 제갈효의 모습이지만 수하는 이미 예상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답했다.


"예. 소인도 놀랐습니다. 두 달 뒤에 상해에서 신마궁이란 이름으로 개파대전을 연다고 합니다. 벌써 무림전역에 공문이 돌고 있습니다."


"허... 개파라니... 설마 대놓고 싸우자는 것인가?"


"그건 아닌 듯합니다."


"응...? 무슨 의미인가?"


수하는 들고 있던 자료를 한 장 넘기며 말했다.


"여기 공문을 한 장 가져왔습니다. 이 공문에 보면, 이번에 개파대전을 여는 신마궁은 이전 백호궁의 후예로 지난 행사는 군웅회를 분괴토록 만든 배신자들과 그 조력자들에 대한 징계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 이리 줘 보게."


제갈효는 수하의 손에서 공문을 받아 빠른 속도로 읽어 내려갔다.


"허... 백호궁이라니!"


공문을 읽는 순간 제갈효는 머리속 깊숙이 묻어두었던, 정보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60여 년 전 군웅회의 붕괴. 그 때 그 사건을 조사했던 담당자가 바로 그였다. 아무리 천재라고는 해도 너무나 오래되어 잊었지만 그 당시 모든 정보를 머릿속에 주입했던 그다.


묻어두었던 정보들이 다시 살아나며 현재의 정보들과 함께 분석에 들어갔다.


숨 한 번 내쉴 시간이 지난 후, 제갈효는 드디어 알 수 있었다.


"이번 혈사의 피해와 군웅회 사건의 장본인들이 묘하게 일치하는군."


"예. 저도 이 공문을 보고서야 깨달았습니다. 60년이나 지난 후라 변화가 너무 많아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자네 잘못이 아니야. 60년이면 강산이 여섯 번은 바뀌는 시간이네. 게다가 당시 조사를 담당했던 나도 몰랐지 않은가. 허나, 정말 대단하군. 군웅회의 붕괴... 그 일은 무림에서 어느 정도 기반을 가졌다면 어떻게든 관계가 되지 않은 곳이 없네. 하지만 이들은 그러한 문파와 고수들 중에서도 가장 관련이 깊은 연결고리만을 골라냈어. 이건 보통 수가 아니야."


"죄송스러운 말씀이나, 저들 중에도 맹주님과 같은 수준의 책사가 있는 듯합니다."


내색은 하지 않았으나 제갈효도 수하의 말에 동감하고 있었다.


저돌적인 면이 있지만, 혈뇌신산이나 마뇌자에게서 느꼈던 분위기가 신마궁의 행사에서 풍겼다.


"골치 아프게 되었군. 개파라... 정말 신의 한수라고 표현해도 좋을 만한 계책이야. 외부의 침입세력이 내부의 신진세력이 되어 버리면 오히려 다른 삼대세력의 눈치를 봐야할 판이 되어버리지."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백호궁의 이름을 정면에 내세웠기에 명분에서 밀려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만도 없는 노릇이지. 일단 신마궁 개파대전에 파견할만한 맹의 고수 명단을 뽑아 오게. 사절단의 파견으로 저들의 의중을 살필 필요가 있어."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사황성과 마교의 동태도 유심히 살피게. 아무래도 명분에 그리 메이지 않으니, 좀 더 과감한 움직임을 보일 수도 있네. 또한 나가면서 현도진인을 불러주게. 대화를 나누고 싶네."


"바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그럼 가보게."


수하는 고개를 숙여 인사하곤 맹주전을 떠났다.


제갈효는 의자 깊숙이 몸을 기대었다.


"신마궁... 이거 말년에 액땜을 제대로 치르는구나."


긴 한숨이 맹주전에 울려 퍼졌다.


===


"도우. 그것 들으셨소?"


"무엇을 말씀이십니까?"


"이번에 신마궁이 개파대전을 하여 무림맹에서 사절단으로 파견 나갈 고수들을 모집 중이라 하더이다."


멈칫.


관심 없다는 반응을 보이던 도천이 그제야 눈빛에 안광을 띄웠다.


도천이 관심을 보이자 청허자는 제자들이 가져온 공문을 보여주며 세세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재미있군요."


도천은 청허자의 설명이 끝나자 그리 감상평을 내렸다.


"말은 모집이라고 하지만, 지난 회의로 문파들에게 지원 받은 고수들이 쓰이겠군요."


"아무래도 그리 생각하고 있소."


"무당파에서는 어찌 한다고 합니까?"


"그게... 빈도도 잘 모르겠소. 하지만, 제자들의 분위기로 보아 아무래도 여기 있는 인원들 중 일부도 상해로 갈 듯 싶소."


도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무림맹에 머물고 있는 무당파의 전력은 그야말로 막강 그 자체였다.


숫자는 얼마 되지 않아도 능히 무당파의 총전력의 2할에서 3할을 차지한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것도 청허자를 제외했을 때의 이야기다. 청허자를 포함시키면 오히려 무당파 전체를 능가하는 전력이라 보아야 한다.


그가 무당파의 장문인이라도 이곳의 전력을 그냥 놔두진 않을 터였다.


다만, 도천으로서는 한 가지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


"진인께서도 가십니까?"


"아무래도 그래야 하지 않겠소. 신마궁의 신인을 감당할만한 고수는 본파에서 빈도 밖에 없으니 말이오."


청허자의 대답을 듣고 도천의 표정이 찡그러졌다.


"넘기시죠."


"...?"


"가지 마시고 무림맹을 지키십시오. 상해는 제가 내려가겠습니다."


언뜻 이해할 수 없는 말이다.


하지만 청허자는 이내 그 말의 의미를 눈치 채고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허허허, 알겠소이다. 빈도는 무림맹을 지키지요."


"고맙소. 진인."


그것을 끝으로 도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청허자는 도천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투기를 느꼈다.


일전 도황이라 불리는 팽무쌍을 거침없이 밀어내었던 그 때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만큼 패도적인 기세였다.


'보기 드문 무광(武狂)이라 하더니. 그 말이 맞구나.'


청허자는 도천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었다.


무릇 사람이란 힘을 가지면 쓰고 싶기 마련이다. 특히나 가진 바 된 힘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 충동은 점점 강해진다.


청허자도 그 충동을 이기지 못할까 저어되어 천하제일인의 이름을 얻었음에도 일선에서 물러난 것인데, 도천이라고 그런 충동이 없을 리 없다.


게다가 당금 시대에는 그 무를 비교할 만한 상대가 넘쳐났다.


같은 반열에 놓이는 천외천이 그러하고 새로이 나타난 신마궁의 십이신마가 그러했다.


아직 십이신마에 대한 무력은 반신반의 하는 이들이 많으나, 천마신마의 도격을 직접 상대했던 청허자는 그 무력이 천외천에 뒤지지 않음을 알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피가 끓어오르지 않는다면 무인이 아닐 것이다.


도천이 자신답지 않게 청허자의 출정을 막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청허자가 떠나버리면, 혹시나 모를 사태 때문에 도천이 그 자리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보시오. 도천."


걸어 나가는 도천의 등을 향해 청허자가 말했다.


듣는지 듣지 않는지 알 수 없으나 청허자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혹시나 무장과 같은 사내를 만난다면 빈도의 안부나 전해 주시구려."


도천은 여전히 대답 없이 걸어가 청허자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청허자는 도천이 자신의 말을 들었음을 알고 있었고, 또 자신의 부탁을 들어줄 것을 알고 있었다.


타고난 무광으로 무(武) 외에는 아는 것이 없는 도천이지만 그렇다고 모진 성격도 아님을 요 근래의 경험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청허자는 남은 찻물을 모두 입속으로 털어버린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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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호왕군림도(虎王君臨圖) 4 +1 16.04.08 930 22 7쪽
64 호왕군림도(虎王君臨圖) 3 +1 16.04.04 987 19 8쪽
63 호왕군림도(虎王君臨圖) 2 +1 16.04.01 968 22 9쪽
62 호왕군림도(虎王君臨圖) 1 +1 16.03.28 1,124 20 12쪽
61 사천집합(四天集合) 5 +1 16.03.25 887 25 9쪽
60 사천집합(四天集合) 4 +1 16.03.21 1,090 25 9쪽
59 사천집합(四天集合) 3 +1 16.03.18 1,187 20 9쪽
58 사천집합(四天集合) 2 +2 16.03.14 1,150 29 11쪽
57 사천집합(四天集合) 1 +1 16.03.11 1,180 22 12쪽
56 백호신마(白虎神魔) 5 +2 16.03.07 1,192 23 10쪽
55 백호신마(白虎神魔) 4 +2 16.03.04 1,081 28 7쪽
54 백호신마(白虎神魔) 3 +2 16.02.29 1,309 35 10쪽
53 백호신마(白虎神魔) 2 +2 16.02.26 1,122 32 8쪽
52 백호신마(白虎神魔) 1 +1 16.02.22 1,511 32 8쪽
» 뇌서신마(腦鼠神魔) 4 +1 16.02.19 1,302 30 8쪽
50 뇌서신마(腦鼠神魔) 3 +1 16.02.15 1,349 30 9쪽
49 뇌서신마(腦鼠神魔) 2 +1 16.02.14 1,439 40 8쪽
48 뇌서신마(腦鼠神魔) 1 +2 16.02.13 1,467 40 8쪽
47 과거지연(過去之緣) 3 +1 16.02.12 1,469 45 10쪽
46 과거지연(過去之緣) 2 +1 16.02.11 1,481 41 7쪽
45 과거지연(過去之緣) 1 +2 16.02.09 1,468 38 7쪽
44 추격전(追擊戰) 1 +1 16.02.08 1,328 38 9쪽
43 무림집회(武林集會) 2 +1 16.02.07 1,430 37 9쪽
42 무림집회(武林集會) 1 +1 16.02.06 1,483 43 7쪽
41 비정무천(非停舞天) 2 +1 16.02.05 1,589 40 9쪽
40 비정무천(非停舞天) 1 +1 16.02.04 1,812 4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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