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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복 님의 서재입니다.

천외천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팔복
작품등록일 :
2014.01.22 13:19
최근연재일 :
2016.04.15 13:39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180,660
추천수 :
4,542
글자수 :
258,503

작성
16.02.29 09:00
조회
1,308
추천
35
글자
10쪽

백호신마(白虎神魔) 3

DUMMY

‘사황성주. 혈천 구중천. 역시 왔는가.’


인생 자체가 싸움으로 표현되며, 너무나 강하기에 아무도 제지할 자가 없고, 결국에는 스스로를 가두어 버린 신인이 등장했다.


"이, 이런 말도 안 되는 기운이라니... 서, 설마?!"


몇몇 고수들이 혈천의 등장을 짐작하고 경악성을 터뜨렸다. 백대고수의 경지. 최소한 구파일방 장로급에 필적하는 무림 전체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고수들이다.


갑작스런 천외천의 등장에 놀람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도 잠시, 경악성을 터뜨리던 입에서 다급한 외침이 터져 나오고 전신으로 극성의 공력을 방출하기 시작했다.


"안 돼!!!"


"당장 공력으로 몸을 보호하라!!!"


십이성의 공력. 호신강기를 일으키고 기막을 친다.


"크하하하하하!!!!!!"


외침이 끝남과 동시에 울려 퍼지는 혈왕후. 하늘 위로 허공답보를 밟으며 혈천이 그 위용을 들어냈다.


고오오오오!!!


"허억!"


"꾸르륵!"


멀리서 느껴지던 것만으로도 신경이 곤두섰던 기운이 바로 머리 위에서 짓눌러 내려오니 어련 할까. 단순한 기운의 수준을 넘어 일격필살의 무공으로 보아도 문제없을 살상력이다. 일가를 이룬 절정고수라 할지라도 받아내기 버겁다.


미처 몸을 보호하지 못한 이들이 신음을 흘리고 피를 토하며 무릎을 꿇었다. 개중에 몇몇은 아예 정신을 잃고 기절해 버렸다.


다른 이었다면 이쯤에서 거두어들일 터, 허나 혈천은 오히려 이 상황이 즐겁다는 듯이 오히려 힘을 더해 다시 한 번 혈왕후(血王吼)를 터뜨린다.


"크하하하하하!!!"


쿠우우웅!


"허억!"


"우욱!!!"


좀 전에 반배는 되는 군웅들이 무릎을 꿇었다.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서 이번에는 절정고수들까지 섞여 있다.


"저 미친놈이 진짜...!"


보다 못한 창천이 숨기던 기운을 풀려고 나섰다. 그러나 그 앞을 검천의 손이 가로막았다.


"하지 마라!"


"왜!"


"백호신마가 나선다."


"...!"


그 말 한 마디에 풀려나오려던 기운이 바로 단전 깊숙한 곳으로 돌아간다.


"객이 너무 소란스럽군."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리고 연무장 위에서부터 혈천의 그것에 범접하는 기운이 뭉실뭉실 피어올랐다.


마침내 백호신마가 진신내력을 들어낸 것이다.


파아아앗!


서서히 피어오르는 기운을 혈천의 기운을 밀어내고 고통스러워하는 군웅들을 감싼다.


"허어어어~."


"후우우우~."


백호신마의 기운은 비단 혈천의 기운을 몰아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흐트러진 군웅들의 기도를 안정시키고 쓰러진 이들의 숨통을 틔워주었다.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을 부정하는 패도가 혈천이라면 백호신마는 모든 것을 포용하고 그 위에 서는 위엄이나 그 크기와 깊이는 누가 우위라 할 수 없으나 이것 또한 만류귀종이리라.


"호오!"


백호신마가 행하는 광경에 혈천이 두 눈을 빛내며 혈왕후를 멈췄다. 그리고 연신 감탄성을 내뱉으며 허공답보로 대지에 내려왔다.


쿵!


묵직한 소리와 족적을 남기며 대지와 맞닿은 혈천의 두 발.


이제야 두 절대자의 모습을 한 눈에 담고 서로를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으로 두 눈에 들어온 두 절대자의 모습은 놀랍게도 비슷한 분위기를 풍겼다. 거친 수염과 구릿빛 피부, 매섭게 올라간 눈꼬리와 그 안에 무심을 담은 눈동자, 가면에 가려진 얼굴을 확인 할 수는 없지만 닮았다. 마치 형제 혹은 동문수학한 사형제라도 되는 듯 하다.


"재미있군."


"하하하, 이거 횡제 했구만."


두 절대자도 그것을 느꼈는지 서로에게서 눈을 떼질 못한다.


"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혈천이 물었다.


"한계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 어제의 나를 넘어서는 끝이 없는 길."


백호신마가 답했다.


"역시... 나의 무는 강함에 대한 갈망. 멈추지 않는 투쟁 속에서 얻는 희열."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혈천이 스스로의 무론을 밝혔다.


"비슷하군."


"비슷하지."


희대의 투광(鬪狂)과 무광(武狂)이다. 이룬 것은 달라도 걸어온 길이 대동소이하다. 그 때문에 분위기도 비슷해 진 것이리라.


고오오오!


닮은 자를 만났기 때문인가. 호승심이 끓어오르고, 투기가 솟구친다.


아래로 늘어뜨린 혈천의 양 손에 붉게 물들었다. 일수혈견휴(一手血見休)의 혈옥수(血玉水)다.


백로가죽의 수투로 덮인 백호신마의 두 주먹 또한 백광(白光)을 머금었다. 인궁의 대표적인 절기 백강(白罡)이다.


"어디 한 번 붙어 볼까?"


"..."


일촉즉발의 상황. 기천이 넘는 군웅들이 숨을 죽인 채 시선을 집중한다.


그러나 갑자기 백호신마가 주먹의 백강을 거두어들이고 뒤로 물러서면서 터질 듯한 긴장감과 기파가 흩어져 버렸다.


"뭐하는 짓이냐?!"


예상치도 못한 백호신마의 행동에 혈천이 노성을 터뜨렸다.


실컷 기세를 일으켜 놨는데 그 기세가 한순간에 흩어져 버렸다. 그 만한 기세가 흩어지려면 물러나는 쪽에서 상당한 압력을 감당해야만 한다. 즉, 백호신마가 스스로 피해를 감수하면서 싸움을 포기해 버린 것이다.


혈천의 노성은 그 이해 못할 행동에 대한 당혹감과 그렇게 함으로서 결투를 틀어 버림에 대한 분노로 인함 이었다.


"객은 너만이 아니다."


백호신마는 묵묵하게 한 마디를 하고는 혈천에게서 시선을 거두었다. 그리고 인파 속에 가린 문을 향해서 돌아섰다.


"무림맹에서 왔는가."


대답은 곧장 돌아왔다.


"그렇소!!!"


창룡후(蒼龍吼)가 쩌렁쩌렁 울려 퍼지며 일련의 무인들이 인파를 헤치며 앞으로 나타났다.


대략 200명으로 보이는 무리들은 청룡이 수놓아진 청의 무복과 주작이 수놓아진 적의 무복을 각기 반반씩 입고 있었으며 모두가 절정의 기도를 발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중에서도 가장 출중한 기도를 가진 중년인이 앞으로 나아와 백호신마를 향해 포권을 쥐었다.


"본인은 청룡단주 소철이라 하오. 무림맹을 대표하여 사절단으로서 신마궁 개파대전에 참석하는 바이오!"


중년인이 스스로를 밝히자 좌중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소철의 별호는 검패. 제하십이강(帝下十二强)라 하여 무림백대고수의 바로 아래에 위치하여 언제라도 그 경지에 진입하리라 평가받는 정파의 대표적인 고수다. 또한 무림맹 최정예 사방단 중 청룡단의 단주로서 혁혁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그 인지도만 본다면 어지간한 백대고수 이상이다.


때문에 이리 반응하는 것이 이상한 것이 결코 이상치 않다.


"신마궁 십이신마를 대표하여 인궁의 백호신마가 무림맹 사절단을 환영하오."


연무장 위의 백호신마가 똑같이 포권을 쥐어 소철에게 답하였다.


백호신마의 포권을 받은 소철은 몸을 틀어 혈천에게도 포권을 취했다. 말도 안 돼는 짓거리를 하며 등장한 덕에 문턱을 넘기 전부터 그가 있음을 알고 있었다.


"오랜만에 뵙소이다. 사황성주."


"그..얼굴. 그래 기억나는군. 전 무림맹 무상의 제자야. 10년 만인가?"


모처럼의 싸움에 나타난 훼방꾼이라 그런가. 단어 하나하나에 살기가 짙다.


"13년이오. 당신이 사부의 왼팔을 가져간 지."


말에서 느껴지는 가시. 줄기줄기 뿜어져 나오는 기세는 어설픈 살기를 튕겨낸다.


"그래, 그랬지. 13년이야. 청룡검존(靑龍劍尊)은 잘 지내고 있나? 어디 시골에서 농사나 짙는다고 들었는데 말이야."


"농사를 지으시면서 오히려 그 검기가 더욱 예리해 지셨소. 어찌 보면 성주덕이니, 감사드릴 뿐이오."


가벼운 도발은 오히려 배가 되어 돌아온다.


넘치는 분에 붉어진 얼굴. 혈천이 소리쳐 백호신마를 불렀다.


"이봐!"


"..."


"저 놈 때문에 싸움을 피하는 게 맞나?"


"피하는 것이 아니다. 객을 맡기 위해 미루는 것이다! 너와 청룡단주 모두 똑같은 객일 뿐이야!"


"결국. 저 놈 때문이라는 거군."


쿠웅!


한 차례의 발 구름과 함께 혈천의 신형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다시 나타난 위치는 소철의 정면. 혈옥수의 붉은 우수가 소철의 머리를 향하여 짓쳐들고 있었다.


설마로도 예상하지 못한 혈천의 돌발행동에 모두의 반응이 늦고, 소철만이 본능적으로 뒤로 몸을 날리고 검을 들어 방어초식을 펼쳤다.


쩌엉!


산산조각 부서지는 검.


그러나 소철은 피를 토할지언정 아직 무사했다.


"이 놈!"


일수에 죽이려 했는데, 죽이지 못했다.


노기가 치솟으며, 더욱 세차게 좌수를 내리쳤다. 극성공력에 궤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콰아아아아! 콰직!


그러나 그보다 빠르게 출현한 한 마리의 화룡. 소철의 뒤에서 나타나 혈천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 혈천을 집어 삼켜 버렸다.


"...!"


순식간에 혈천을 집어삼킨 화룡은 먹이를 소화시키기 위해 몸을 비틀어댔다. 그러나 혈천은 화룡이 소화하기에는 너무 버거웠다.


"하아아압!"


콰아앙!!!


기합성과 폭발이 일어나면서 화룡이 터져버린다.


전신에 타오르는 적광. 혈신강림(血神降臨)을 발동시킨 혈천이 불길 속에서 나타나 땅에 내려섰다.


"하하! 이거 위험했군!"


맹렬히 타오르는 적광. 혈신강림을 거두어들이고 무복 이곳저곳에 도흔을 살피는 혈천이 연신 웃음을 터뜨렸다. 마치 선물을 받은 어린아이 같다.


한 마리의 화룡 같은 불길이었지만, 그 안은 세기 힘든 도기로 이루어져 있었다. 혈천강림을 태우고 찢어 무복을 누더기로 만들어버리는 무서운 위력까지, 이러한 도법을 펼칠 수 있는 도객은 오직 한 명 뿐이다.


"그래. 잘 있었는가? 도천."


작가의말

어제는 눈이 정말 장난 아니었네요.

안산에 갔다가 돌아오는 데 눈 때문에 1시간 거리를 3시간 걸려서 돌아왔습니다.

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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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사천집합(四天集合) 2 +2 16.03.14 1,150 29 11쪽
57 사천집합(四天集合) 1 +1 16.03.11 1,180 22 12쪽
56 백호신마(白虎神魔) 5 +2 16.03.07 1,192 23 10쪽
55 백호신마(白虎神魔) 4 +2 16.03.04 1,081 28 7쪽
» 백호신마(白虎神魔) 3 +2 16.02.29 1,309 35 10쪽
53 백호신마(白虎神魔) 2 +2 16.02.26 1,122 32 8쪽
52 백호신마(白虎神魔) 1 +1 16.02.22 1,511 32 8쪽
51 뇌서신마(腦鼠神魔) 4 +1 16.02.19 1,301 30 8쪽
50 뇌서신마(腦鼠神魔) 3 +1 16.02.15 1,349 30 9쪽
49 뇌서신마(腦鼠神魔) 2 +1 16.02.14 1,439 40 8쪽
48 뇌서신마(腦鼠神魔) 1 +2 16.02.13 1,467 40 8쪽
47 과거지연(過去之緣) 3 +1 16.02.12 1,469 45 10쪽
46 과거지연(過去之緣) 2 +1 16.02.11 1,481 41 7쪽
45 과거지연(過去之緣) 1 +2 16.02.09 1,468 38 7쪽
44 추격전(追擊戰) 1 +1 16.02.08 1,328 38 9쪽
43 무림집회(武林集會) 2 +1 16.02.07 1,430 37 9쪽
42 무림집회(武林集會) 1 +1 16.02.06 1,483 43 7쪽
41 비정무천(非停舞天) 2 +1 16.02.05 1,589 40 9쪽
40 비정무천(非停舞天) 1 +1 16.02.04 1,812 4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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