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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복 님의 서재입니다.

천외천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팔복
작품등록일 :
2014.01.22 13:19
최근연재일 :
2016.04.15 13:39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180,669
추천수 :
4,542
글자수 :
258,503

작성
16.02.09 09:00
조회
1,468
추천
38
글자
7쪽

과거지연(過去之緣) 1

DUMMY

비천 사위련.


절대고수라 불리는 백대고수조차 십조지적에 두는 신인들. 천외천 중에서도 창천과 함께 꼽히는 신비지인이다.


그 명성이 사해를 울림에도 불구하고 이름 석자 외에는 그 신위 말고는 알려진 것이 없다.


유일한 대외적 연락책인 낭인회의 회주조차도 직접적으로 비천을 대한적이 없다고까지 알려져 있어, 그 신상에 대한 여러 소문들이 중원 각지에 퍼져있다.


그러나 그 중에 여인일 것이라는 소문은 없었다. 아니, 있을지도 모르나 강호의 상리상 헛소문으로 치부되기 쉽다.


비천의 신상이 알려지지 않은 이유에는 어쩌면 여인이라는 이유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긴, 색목인도 있는데 여인이라고 있지 말란 법은 없겠지."


검천의 어투는 다시금 무미건조한 것으로 돌아왔다.


스르릉!


검갑을 벗어난 무명신검(無名神劍)이 공기를 꿰뚫고 비천의 등 뒤로 이동했다.


검첨이 허공에 자그마한 원을 그리자, 대기가 움직여 공기의 방패를 만들고 날아오는 화살을 막았다.


꽝!


폭렬시의 거대한 폭발이 운대산을 울렸다.


"지, 지진인가?!"


"뭐, 뭐야!"


갑자기 터진 폭발음에 운대산에 오르던 사람들이 기겁하며 산 아래로 도망치는 것이 심안으로 보였다.


폭발의 여운이 사그라지고 검천의 무명신검이 다시금 검갑 안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빨리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하네."


어느새 다가온 천마신마가 숲의 그늘 밖으로 그 모습들 드러냈다.


"전과는 다르군."


투구를 가면으로 바꾼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기도가 이전과는 달랐다.


검천은 곧 그 이유를 파악했다.


"도가 다르군."


"역시 바로 알아보는군. 암운도다."


도갑을 떠난 환두대도가 그 자태를 뽑낸다.


그 모습은 이전의 것과 같았으나, 도신(刀身)의 색이 흑색이며 안개와 같은 마기(魔氣)를 발산하고 있다.


"암운도... 일만참(一萬斬)의 마도(魔刀)인가?"


"알고 있군. 맞네. 전장에서 태어나 일만의 피를 먹음으로써 마병(魔兵)이 된 암운도일세. 본궁의 선조들 중 한 분께서 회수해 온 뒤로 잔혹한 살기를 지우고 신물로서 사용하고 있지."


과연 그 말대로 암운도는 짙은 마기를 뿌리고는 있으나 피를 뿌림으로써 자연스럽게 깃드는 살기는 없었다.


궁금증을 모두 풀었는지 검천의 시선이 조용히 옆으로 움직였다.


모든 것을 통찰하는 심안이 숲 속에서 청룡신마을 찾아냈다.


"일행이 있군."


천마신마의 눈동자가 안광을 뿌린다.


"느낀 것인가? 보인 것인가?"


"구분 짓기 어렵군."


"그렇군."


눈을 폐하고 남은 기감을 포함한 오감을 극대화시키는 것으로 얻는 심안이다. 느낀다 혹은 본다라는 말로 표현이 불가능하다.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천마신마. 고개를 돌려 숲 속을 향하고 말한다.


"이제 그만 나오게."


"안 그래도 이제 나가려 했다."


철컹.


청룡언월도란 중병기의 쇳소리가 울리며, 그림자 속에서 청룡신마의 위용이 들어났다.


얼굴의 반을 가린 청룡의 가면 사이로 들어난 두 눈동자가 안광을 빛내며, 검천을 꿰뚫듯이 스윽 훑어본다.


"신마궁 십이신마 진좌(辰座). 청룡신마다."


얼굴의 왼편, 턱에서부터 시작해 가면으로 들어가 아마도 눈가까지 이어져 있을 흉터에 서늘함이 느껴진다.


"중원 천외천 검좌. 검천이다."


간단한 통성명이 오고 갔다.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


서로를 본 순간 강자라는 것을 알았고, 적이라는 것을 알았다. 통성명조차 서로를 지칭하기 위해 나누었을 뿐이다.


"비천이 목적인가?"


질문을 했지만, 딱히 대답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지금의 상황만 보아도 이들이 비천을 목표로 하여 이곳에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때문에 검천은 한 발작 걸어나가 비천을 가렸다.


"물러서 있어라. 지금의 너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곤 뒤에 서있던 창천을 부른다.


"창천. 나와라."


검천의 말에 비천은 입술을 깨물며 뒤로 물러서 성의 옆에 서고 창천이 앞으로 나와 검천과 나란히 섰다.


'음...?'


검천은 창천이 앞으로 나선 그 순간, 정확히는 각자의 가면 속에 창천의 청안과 청룡신마의 흑안이 마주하는 그 순간부터 공기가 급격히 가라앉음을 느꼈다.


'살기(殺氣)군. 그것도 발산조차 하지 않을 극도의 분노의 살기다.'


진정한 분노는 표현하지 않는다 하였다. 오로지 마음속에만 품고 살(殺)로서 표현한다.


허나, 그러한 분노는 흔치 않다. 분노를 표출하지 않고 마음 속에만 담는 것은 마음을 비우는 도(道)의 수행과 별반 차이가 없는 고행이기 때문이다. 아니, 더 힘든 일이다.


그렇기에 진정한 분노는 좀처럼 볼 수 없다. 그리고 그보다 위험한 것 또한 없다. 장인이 철을 담금질 하듯이 수백 번도 더 정련하여 완성된 분노가 무섭지 않을 리 없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길래...'


창천. 비밀이 많은 것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아무래도 그 수준이 짐작했던 것 이상인 듯 하다.


고요한 살기 속에서 창천의 목소리가 섞여 나왔다.


"검천."


"말해라."


"이 녀석은 내 손님이다."


자리를 비켜달라는 뜻이다.


살짝 고개를 끄덕여주며 서서히 뒤로 물러난다.


천마신마 또한 청룡신마로부터 비슷한 말을 들었는지 똑같이 물러선다.


그렇게 물러선 거리가 삼십 장.


검천의 발과 천마신마의 철기마가 그 범위를 넘어서는 순간, 두 용이 움직이고 충돌한다.


꽈아아앙!


상상하기 힘든 폭음과 경력이 사방을 휩쓴다.


초반부터 전력이다.


창천의 흑룡(黑龍)이 어느 센가 손에 잡혀 천지를 꿰뚫고 있으며, 청룡신마의 청룡(靑龍)이 용음을 토하고 있다.


"장관이군."


마치 두 마리의 용이 싸우는 듯한 격돌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강렬함과 통렬함이 느껴지며 압도적인 위압감에 탄성을 자아낼만하다.


이 장관에 한 조각만이라도 느끼고 이해할 수 있다면 누구라도 몇 단계 이상의 진전을 얻으리라.


그러나 아쉽게도 이미 신인의 경지를 이룩한 검천과 천마신마에게는 그저 좋은 눈요기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도 시작하지."


반각여 동안의 관람을 마치고, 검천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천마신마도 철기마의 머리를 돌렸다.


"조심하시게. 전과 같지 않을 것이야."


암운도가 그 마기를 발산하며 암운도강(暗雲刀罡)으로 화한다.


암운도강 자체가 암운도로부터 영감을 받아 완성된 산물인 바. 암운도로부터 펼쳐지는 그것이 전과 같을 리 없다.


무명신검이 검강을 압축시킨 화신검(化身劍)의 빛을 토한다.


그 빛으로 상단을 가리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한다.


"내가 하고 싶은 소리군."


===


작가의말

연휴 중에 연재 하기가 힘들어요~.

다음 편은 연휴 끝나고 목요일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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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사천집합(四天集合) 4 +1 16.03.21 1,090 25 9쪽
59 사천집합(四天集合) 3 +1 16.03.18 1,187 20 9쪽
58 사천집합(四天集合) 2 +2 16.03.14 1,150 29 11쪽
57 사천집합(四天集合) 1 +1 16.03.11 1,180 22 12쪽
56 백호신마(白虎神魔) 5 +2 16.03.07 1,192 23 10쪽
55 백호신마(白虎神魔) 4 +2 16.03.04 1,082 28 7쪽
54 백호신마(白虎神魔) 3 +2 16.02.29 1,309 35 10쪽
53 백호신마(白虎神魔) 2 +2 16.02.26 1,123 32 8쪽
52 백호신마(白虎神魔) 1 +1 16.02.22 1,511 32 8쪽
51 뇌서신마(腦鼠神魔) 4 +1 16.02.19 1,302 30 8쪽
50 뇌서신마(腦鼠神魔) 3 +1 16.02.15 1,349 30 9쪽
49 뇌서신마(腦鼠神魔) 2 +1 16.02.14 1,439 40 8쪽
48 뇌서신마(腦鼠神魔) 1 +2 16.02.13 1,467 40 8쪽
47 과거지연(過去之緣) 3 +1 16.02.12 1,469 45 10쪽
46 과거지연(過去之緣) 2 +1 16.02.11 1,481 41 7쪽
» 과거지연(過去之緣) 1 +2 16.02.09 1,469 38 7쪽
44 추격전(追擊戰) 1 +1 16.02.08 1,329 38 9쪽
43 무림집회(武林集會) 2 +1 16.02.07 1,430 37 9쪽
42 무림집회(武林集會) 1 +1 16.02.06 1,483 43 7쪽
41 비정무천(非停舞天) 2 +1 16.02.05 1,589 40 9쪽
40 비정무천(非停舞天) 1 +1 16.02.04 1,812 4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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