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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판꿀주먹 님의 서재입니다.

전직 영업사원의 싱글벙글 연예계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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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판꿀주먹
작품등록일 :
2022.05.11 11:29
최근연재일 :
2022.11.23 12:15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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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06
추천수 :
413
글자수 :
205,276

작성
22.10.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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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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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35) 뉴페이스 등장!

DUMMY

(35) 뉴페이스 등장!


“검고 문제가 쉽긴 했지.”


다행히 이 자리에 양심이 있는 사람이 한 명 있다.


“그래도 유진이가 말한 정도는 아니잖아요.”

“준혁이 너 말도 맞아.”


아니 무슨 황희정승이세요? 대체 어디다 장단을 맞춰야 되는 거야.


“그래도 난 학교 다니는 유진이가 부러운데?”

“엥. 갑자기요?”

“어. 집 – 회사만 왔다 갔다 하니깐 뭔가 세상이 너무 좁아진 기분이야.”


휴일에도 매번 회사로 연습을 하러 가서 독하다고만 생각했던 사람인데 이런 면이 다 있었네. 아무튼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걷다 보니 벌써 숙소에 다 와간다. 근데 나름 좀 자제하면서 먹는다고 했는데 아직까지도 배가 꺼지질 않는다. 산책이나 좀 더 하다 들어가야 하나.


“아. 전 좀 더 걷다가 들어갈게요.”

“그래? 그럼 우리 먼저 들어간다.”


숙소 사람들과 헤어지고 한강 쪽으로 걸어갔다. 밤공기가 좋아서 그런가 꽤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 밤에는 사물도 사람도 뭔가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거 같다. 단점은 대부분 뭉개지고 장점만 두드러져 보인다고 해야 할까?


‘밤에 걷는 거 역시 좋네.’


회사 다닐 때만 해도 오밤중에 이렇게 여유롭게 걷는다는 건 상상도 못했다. 평일은 야근 안 하면 다행이었고 일요일은 다음 날 출근해야 하는데 한가롭게 걷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그나마 토요일 정도가 남는데 보통은 어디서 누군가와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래도 학교 다닐 때는 꽤 많이 걸어 다녔던 거 같다. 과외 끝내고 집으로 가면서 나는 언제쯤 이런 집에서 살 수 있을까 같은 생각들을 많이 했던 거 같다. 그리고 비록 전세지만 그나마 좀 사람이 좀 살만한 집에 처음 들어오는 순간 오만 가지 감정이 다 들었었다.


‘그러고 보니 내 전세대출은 어떻게 된 거야?”


원래라면 지금쯤 신나게 대출을 갚고 있어야 하지만 어쩌다 보니 지금 여기에 와 있다. 예전의 나란 존재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는데, 그것도 같이 사라지지 않았을까 싶다. 전산상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지만 내 일이 아니니 신경 끄자.


///


그 후로 특별히 언급할만한 일없이 시간이 지나갔다. 아. 기말고사는 그럭저럭 잘 본 거 같다. 역시 답은 벼락치기였어. 치팅데이가 돌아오면 항상 지훈이형 부모님네 가게 매상을 올려드렸고, 보컬 선생에게 목소리가 좀 단단해진 거 같다는 칭찬도 들었다. 랩실력은 여전했다. 그래. 살면서 모든 게 다 좋을 수는 없다. 시간이 해결해 주는 문제도 있다. 해결해 주겠지?


그러던 어느 날 아침 평소처럼 운동을 하러 체육관으로 출근하는데 스티브와 이야기하고 있는 낯선 뒤통수가 하나 보였다.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누구지?


“어. 유진이 왔냐?”

“네. 대화 중이신 거 같은데 일단 몸부터 풀까요?”


그때 스티브와 마주보고 있던 사람이 내 목소리를 듣더니 뒤를 돌아봤다. 뒷모습만 봤을 때는 나이가 좀 있어 보였는데 얼굴은 완전 애다. 나를 보고 고개를 잠깐 갸웃거리더니 바로 아는 척을 한다. 우리 구면이야? 난 처음 보는 페이스인데.


“혹시 유진이 형?”


엥. 뭐지?


“이야. 형을 여기서 다 보네요. 어바인 교회 누나들이 나 보면 엄청 부러워하겠네.”


뭐? 어바인? 난 살면서 미국땅은 하와이는 고사하고 괌도 못 가봤는데 갑자기 캘리포니아 이야기가 여기서 왜 나오냐. 아 오키나와는 가보긴 했다. 근데 내가 알기로 여긴 미군기지가 있어서 주소만 미국처럼 쓸 뿐이지 일본땅이다. 아니, 지금 이게 중요한 게 아니다.


“어··· 우리가 아는 사이였나?”


그 짧은 시간 동안 머리를 열심히 굴려봤지만 이게 최선이다. 근데 운 좋게도 이게 통했다!


“에이. 어바인이 얼마나 좁은 동네인데 대충 다 아는 사이죠. 뭐.”


다행히 직접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닌 거 같다. 약간 여유를 찾아서 상대를 관찰하기 시작한다. 태닝을 해서 그런 건지 타고난 건지 모르겠지만 구리빛 피부에 몸도 꽤 좋은 편이다. 얼굴 상태도 그렇고 본인이 나보고 형이라고 했으니 일단은 나보다 어리다는 건데.


“뭐야. 둘이 아는 사이였어?”


한창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스티브가 대화에 끼어 들었다.


“아. 저만 일방적으로 아는 사이죠.”


그 이름도 모르는 녀석이 대답을 했다. 여기서 이름 뭐냐고 물어보면 이상하게 생각하려나?


“대니엘. 아니 여기는 한국이니깐 승현이라고 불러야 하나?”

“네. 편한 대로 하세요.”

“그래. 운동 내일부터 올 거지?”

“오늘부터는 안되나요?”

“하하. 열정은 맘에 드는데 미리 짜여진 일정이 빡빡해서 오늘 스케줄은 못 바꿔.”

“그래요? 아쉽네요. 그럼 캠핑 장비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죠. 유진이형도 담에 봐요.”


폭풍 같은 대화가 지나가고 녀석이 밖으로 사라졌다. 이름이 승현이라고?


“재밌는 친구네. 맘에 들어.”

“그래요?”

“뭐야? 너희들 아는 사이 아니었어?”


이 인간이 자기가 듣고 싶은 소리만 듣나. 방금 저쪽에서 일방적으로 아는 사이라고 했자나! 하지만 너무 강하게 부정했다가 나중에 일이 꼬일 수도 있으니 약간 애매하게 대답을 했다.


“···아마 그럴걸요.”

“다음주부터 댄스수업도 들어온다던데?”

“에?”


이건 또 뭔 개소리지. 난 그냥 지인 찬스 이런 걸로 운동 하러 오나 싶었는데 연습생으로 들어 온다고???


///


일정 모두 마치고 숙소에 가자마자 지원이 형을 붙잡고 말을 시켰다. 역시 발 넓은 사람답게 이 형은 꽤 쓸만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있었다.


“어. 그게 내가 알기로 우리 회사에서 반년에 한번씩 글로벌 오디션을 하거든?”

“그런 것도 있어요?”

“왜, 우리 수업 때도 외국인 친구 몇 명 있잖아.”


그러고 보니 그 동안 수업에만 신경을 써서 잘 몰랐는데 외국인처럼 생긴 애들이 몇 명 보이긴 했다.


“걔들이 글로벌 오디션에서 뽑힌 애들이야. 내가 알기로 아직은 일본이랑 중국 애들뿐이지만.”

“혹시 미국에서도 그거 해요?”

“어. 그거까지는 잘 모르겠는데.”


이런 제일 중요한 정보가 없네. 다음주에 승현이라는 자식이 수업에 나타나면 뭐가 좀 더 나올려나?


‘아. 그걸 까먹고 있었네.’


바로 방에 들어가서 메신저 어플 대화목록을 뒤지기 시작했다. 여기 오고 첫날 이후 신경을 하나도 안 쓰고 있었는데, 지금 나에게는 부모라는 존재가 있다. 예전 생에서는 남만 못한 사이였지만 지금은 용돈도 꼬박꼬박 보내주고 의례적이지만 안부인사도 오고 간다. 물론 나야 전후 사정을 모르니 거의 단답으로만 대답을 한다.


“뭐 특별한 건 안 나오네.”


일단 보통 메시지가 오는 시간대를 보면 외국에 사는 건 확실하다. 시차를 고려하면 아마 미국이나 유럽 정도로 추정되는데 생활패턴을 모르니 일단 판단은 보류. 그리고 고등학생이 용돈으로 쓰기에는 꽤 넉넉한 돈은 정기적으로 보내주는 거 봐선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거 같다.


“참. 얘도 어지간히 대충 살았네.”


예전 나 같았으면 여기저기 이중삼중으로 기록을 해놨을 텐데 말이지. 원래도 약간 그런 성향이 있었지만 일 시작하고 나서부터 거의 편집증이 의심될 정도로 백업에 집착을 했었지. 아무튼 그냥 알고 있던 정보를 일깨우는 정도였지 특별히 눈에 들어오는 건 없었다.


“에이. 잠이나 자야지.”


이렇게 머리가 복잡하고 일에 별 성과가 없을 때는 몸을 움직이거나 아니면 그냥 잠이나 자는 게 최고다. 근데 이미 오늘 운동은 많이 했으니깐 잠이나 자야겠다.


///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 드디어 다음 주가 되었다. 방학도 얼마 안 남아서 그런가 교실 안 분위기는 아주 널럴해졌다. 방학하면 학교 안가도 되니깐 좋긴 하다. 근데 요즘 방학은 왜 이렇게 짧지? 내가 급식 때 여름 방학이 겨울보다 짧긴 했지만 그래도 30일은 넘었던 거 같았는데 말이지.


요즘은 거의 미국 애들 크리스마스 휴가 보내는 정도로 여름방학이 짧았다. 여기서 희소식은 그래도 이번 겨울방학은 제법 길다는 거다. 1월에 학교에서 무슨 공사를 한다고 해서 방학이 몇 주 더 늘었다.


아무튼 평소처럼 학교를 조퇴하고 집에 잠깐 들렀다가 회사를 갔는데, 댄스 수업하는 방에 들어가자마자 연습생들이 한 사람 주변에 모여있다. 안 봐도 누군지 알겠다.


“오. 유진이 형 왔어요?”


나를 보자 마자 바로 아는 척을 한다. 덕분에 대니얼, 아니 승현이라고 했나? 를 둘러싸고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내 쪽으로 향했다. 제발 이쪽을 보지 말아줘. 저번 월평 이후로 나를 견제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난 거 같다고!


“뭐야? 유진이 너 저 신입생이랑 아는 사이야?”


지원이 형이다.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하나?


“어. 음. 뭐. 대충 안다고 봐야 할까요?”


일단 대충 얼버무렸다. 정보가 뭐라도 있어야 대처를 하지!


“그래? 그럼 지난주에 글로벌 오디션에 대해서 물어본 게 쟤 때문이었어?”

“그건 맞아요.”


역시 이 형은 눈치가 빨라서 대화하기 참 좋다. 상대 회사 협상 상대로 이런 사람이 나오면 좀 피곤하긴 하지만 밀고 당기는 과정 자체에서 재미를 느꼈었다. 물론 결과적으로 내가 이겼을 때만.


한창 지원이형과 이야기 하고 있는데 갑자기 연습실 문이 열리더니 영준쌤이 안으로 들어왔다.


“아. 오늘 글로벌 오디션 거쳐서 들어온 친구가 하나 있는데.. 소개는 내가 하지 않아도 되겠군.”


난 B반 첫날에 구석에서 눈치만 보고 있었는데 쟤는 친화력 대박인게 오자마자 바로 인싸행이다. 나도 업무적인 차원에서는 얼마든지 눈치 안보고 들이댈 수 있다. 근데 사생활 쪽, 특히 연애 쪽에서는 꽤 소심한 편이다. MBTI로 말하면 잘 사회화 된 I정도라고 보면 되려나?


“자. 이제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수업 시작하자.”


승현이 주위에 모여 있던 연습생들이 흩어져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인사력은 확인했는데 춤 실력은 어떨지 궁금하다. 그래도 오디션 거쳐서 들어왔으면 기본 이상은 할 텐데 말이지.


///


“그래. 새로 들어온 친구, 이름이 승현이라고 했었나? 기대 이상이네.”


수업 시작하고 바로 내 옆자리로 온 승현이는 꽤 춤을 맛깔나게 췄다. 아, 왜 내 옆자리로 왔냐면 짬 순으로 나 바로 다음에 들어온 거라서 그렇다. 내 입으로 말하기 좀 그렇지만 내가 완전 FM 스타일로 춘다면, 승현이는 기본기도 탄탄한데 거기에 자기 색을 잘 입힌 그런 느낌이었다. 어릴 때 그 학군 좋은 동네에서 공부는 안하고 춤만 추러 다녔나 보다. 아 꼰대 같은 발언이었나?


“감사합니다. 여기도 꽤 수준이 높네요.”


그래도 최소한의 예의는 차리네. 대학교 때 재외국인 전형으로 들어 온 애들 상당수가 신입생 때는 아직 K-적화가 안 되어서 그런가, 한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들이 보기에 좀 그런 행동들을 꽤 했다. 나는 뭐 그런가 보다 싶었는데 진짜 싫어하는 애들은 술자리에서 열심히 뒷담화를 까곤 했었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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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4) 초대 22.10.25 133 2 11쪽
33 (33) 월말 평가가 모두 끝나고 나서 22.10.19 137 2 11쪽
32 (32) 두 번째 월평, 시작 22.10.14 151 2 11쪽
31 (31) 예지몽은 아닌 거 같은 개꿈 22.10.11 164 3 11쪽
30 (30) 3인 연습, 첫날 22.10.07 166 2 11쪽
29 (29) 뜻밖의 조우 22.10.04 18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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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 조별과제는 역시 버스 타는 게 꿀이다 22.09.26 231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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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 토요일 끝 22.09.05 292 5 10쪽
20 (20) 개꿈 22.07.01 341 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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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 재능 22.06.09 381 15 9쪽
15 (15) 우리만의 작은 비밀 22.06.08 386 12 10쪽
14 (14) 잠깐 쉬어가기 22.06.07 390 15 10쪽
13 (13) 첫 무대 +1 22.06.02 436 14 10쪽
12 (12) 포스터 속의 그녀 22.05.31 462 1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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