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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판꿀주먹 님의 서재입니다.

전직 영업사원의 싱글벙글 연예계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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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판꿀주먹
작품등록일 :
2022.05.11 11:29
최근연재일 :
2022.11.2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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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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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5,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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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0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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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22) B반 승급!

DUMMY

(22) B반 승급!


[띠리리리- 띠리리리-!]


어우. 늦잠 좀 자려고 밤에 알람도 꺼놨는데 이게 무슨 소리야. 잠결에 대충 손을 더듬어 폰을 찾는다. 반쯤 감긴 눈으로 화면을 보는데 이상한 알람 하나가 떠 있다.


“넘버스 어플이네.”


여기 직원들은 워라밸이라는 개념을 모르는 건가? 무슨 알람이 일요일 꼭두새벽부터 와? 아무튼 이렇게 이른 시간에 보낸 거 보면 중요한 게 분명할 테니 바로 확인을 했다.


[안녕하세요. 넘버스 신인개발팀입니다. 지난 월말 평가 결과 발표를 개별 통보합니다.]


흠. 뭔가 했더니 진짜 중요한 거였다. 나야 특례조항을 잘 써먹었으니 무난히 패스하지 않았을까 싶어서 맘 편하게 다음 내용을 읽기 시작했다.


“엥? B반 승급?”


근데 계속 읽다 보니 내 예상을 뛰어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아니 무슨 영재가 초등학교 월반하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빨리 올라가나요?


“하긴 나 정도면 영재가 아니라 천재긴 해?”


남이 춤 추는 거 보고 그대로 따라서 출 수 있으면 천재지 뭐. 천재가 별건가? 아무튼 이 놀라운 소식을 접하니 잠이 확 깬다. 대충 이불을 접어 구석에 던져두고 방 창문을 열었다.


“음. 미세먼지도 없고 날씨가 참 좋네.”


예상 못했던 기쁜 소식을 들어서 그런가 갑자기 컨디션이 확 올라온다. 원래 오전에는 대충 숙소에서 빈둥거릴 생각이었는데 이제 어엿한 B반 학생이 되어서 그런가 막 연습을 하러 가고 싶어진다. 원래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예전에 부사수 딱지 떼고 처음 작은 프로젝트를 주도할 기회가 주어졌을 때 생각이 난다. 엄청 하이텐션이었는데 지금도 비슷한 기분이다.


“나 때도 월반 제도가 있었으면 돈을 더 빨리 벌고 있었을 텐데.”


대학교 다닐 때 학기 중에도 열심히 알바를 하느라 절대적인 공부량이 부족했지만 학점은 그럭저럭 잘 나왔으니깐 절대 허황된 소리가 아니다. 아무튼 잡생각은 여기까지 하고 당장 어플을 켜서 다음주에 바뀐 레슨 스케줄을 확인했다.


“회사에서 운동할 때 말고 숙소 사람들 못 본 이유가 있었네.”


누가 연습생 스케줄 관리를 하는지 모르겠는데 C반이랑 B반은 시간대가 겹치는 게 하나도 없다. 다행히 연습실은 같은 곳을 사용해서 적응에는 큰 문제가 없을 거 같다. 단지 C반 사람들이 이제 좀 눈에 익나 싶었는데 다시 처음부터 인간관계를 쌓아나가야 하는 건 좀 마음에 걸린다.


“어떻게든 되겠지 뭐.”


원래 계획보다 한참 일찍 깨서 그런가 허기가 진다. 일단 배에 뭘 좀 집어넣어야겠다.


///


아침을 먹고 지체 없이 회사 건물로 향했다. 다음주부터 B반이라고 하니 마음가짐부터 달라진 걸까. 연습실 예약을 오후에 잡아놔서 딱히 할 일이 없는 관계로 일단 지하로 내려갔다. 가서 냉장고에서 음료수나 하나 꺼내먹을 생각이었는데 내려가자마자 스티브를 딱 만나버렸다.


“오? 근성 좋은데? 운동하러 왔냐?”


저 인간은 사람이 맞긴 한 건가. 어제 강남에서 강화도까지 왕복으로 패달을 밟아놓고 이렇게 일찍부터 또 여길 와 있네.


“어제 하체는 많이 했으니깐 상체 어때? 자. 일단 스트레칭부터 좀 하자.”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운동을 시키려고 한다. 살려줘. 여기서 도망가야겠어!


“자전거 이렇게 오래 탄 적은 처음이라 아직 몸이 좀 뻐근하네요. 스트레칭만 하고 갈게요.”


스트레칭 하고 안마의자에서 시간이나 좀 죽이다 올라가야겠다. 마트나 백화점 지나가다가 보기만 했는데 비싼 건 비싼 이유가 있겠지?


“그래? 뭐 사람마다 몸 상태는 다 다르긴 하지.”


뭐야? 웬일로 이렇게 쉽게 넘어가지? 일요일이라 기분이 좋은 건가? 그래도 몸은 확실히 풀어야 하니 우선 요가매트를 깔고 그 위에서 본격적으로 스트레칭을 하기 시작했다.


“으으”


신음소리가 절로 나온다. 분명 자전거 타기 전이랑 중간중간 쉬는 타이밍에 몸을 계속 풀어줬는데도 아직까지 쌓였던 데미지가 제법 남아 있다. 그래도 고통을 참으면서 계속 몸을 풀어주니깐 확실히 시원하긴 하다. 이 상태에서 안마까지 받으면 완벽하겠는데?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그래. 귀찮다고 밥 대충 먹지 말고 내일 꼭 와라.”


머신에서 상체를 조지고 있던 스티브에게 간다고 인사를 하니 약간 찌푸린 얼굴로 대답을 한다. 진짜 저 인간은 힘들지도 않나. 참 대단해.


냉장고에서 프로틴 음료 하나를 꺼내 손에 들고 계단을 올라가 안마 의자 앞에 섰다. 오늘 처음쓰는 거긴 하지만 지나가다 남이 사용하는 걸 본 적은 있어서 사용법은 대충 안다.


“일단 넘버스 어플을 키고···”


내부인 인걸 인증하고 나니 사용시간을 고르는 옵션이 나왔다. 처음이니깐 일단 10분만 해볼까?


“음.. 이거 좋네.”


물론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하는 만큼 예전 태국 출장 갔을 때 받았던 거랑은 비교가 되지 않지만, 그래도 비전문가가 해주는 것보다는 훨씬 좋다. 이렇게 좋을 줄 알았으면 좀 더 길게 받을 걸 그랬나?


“몸 상태도 어느 정도 좋아졌는데 밥이나 먹으러 가야지.”


원래 주말에는 공식적으로 밥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유도리 있게 주말에 출근하는 직원용으로 항상 소량은 냉장고에 남아있고, 전날 배송된 것 중에 아직 유통기한이 남아있는 것들까지 굳이 폐기하지는 않는다.


“음. 여전히 맛은 그냥 그렇군.”


주말 이른 시간이라 주변에 사람이 거의 없어서 느긋하게 앉아 샐러드 하나를 해치웠다. 솔직히 공짜라서 먹는 거다. 몸에는 좋을지 몰라도 혀는 별로 반기지 않을 식단이다. 먹으면서 다음 치팅데이 때는 뭘 먹을지 그거만 생각을 했던 거 같다.


“아직도 시간이 좀 비네.”


어디서 시간을 때울까 하다가 혹시 빈 보컬실 이라도 있나 싶어서 예약상태를 확인해 보았다. 주말에는 보통 레슨이 없고 연습생들이 자유연습을 많이 하는 관계로 보컬실이나 연습실은 항상 예약이 거의 다 차있다. 근데 운 좋게 보컬실 자리 하나가 나 있다. 분명 어제 확인했을 때만 해도 없었는데 누가 중간에 취소라도 한 건가?


아무튼 잽싸게 보컬실 하나를 차지했다. 연습실 예약시간까지 시간 때울 장소가 생겼다! 밖에서 시간 보내면 돈이 깨지게 마련인데 이번에 굳은 거 보태서 나중에 맛있는 거 사먹어야지.


///


“여기는 올 때 마다 항상 적응이 안 된다니깐.”


보컬 레슨실과 달리 보컬실은 성인남성 두 명 정도가 들어가면 거의 남는 공간이 없는 사이즈다. 처음에 들어올 때는 나도 모르게 산소가 모자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좀 답답하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아늑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일단 컴퓨터부터 켜고.”


이 건물 안 대부분 전자기기는 넘버스 앱을 통해서 인증을 거쳐야 사용할 수 있다. 처음에는 무슨 일개 엔터회사 보안이 이렇게 세지 싶었는데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근데 로그인이 안 풀려있네?”


아무리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도 사고는 대부분 그걸 사용하는 사람 탓이다. 지금 같은 경우 사고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분명 규정에는 사용 후 로그아웃을 하라고 적혀 있다. 근데 연습곡 고르려고 킨 너튜브에 떡하니 다른 사람 계정이 로그인 되어 있다.


“외국인도 아니고 왜 한국말을 못 읽는 거야.”


아무튼 로그아웃하고 내 계정을 들어가려는데 메인페이지에 트리니티 뮤비가 잔뜩 떠 있는 게 보이다.


“그러고 보니 노래는 길 지나가다 여러 번 들었는데 뮤비 같은 건 한번도 본 적이 없네?”


그렇게 페이지에 떠 있는 수많은 영상 중에 하나를 무의식적으로 눌렀다. 그게 잘못이었다는 건 그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


///


“삐비비비-! 삐비비비-!”


보컬실 들어오기 전에 맞춰놓은 알람이 울린다. 뭐야 벌써 한 시간이 지난 거야?


“이거 알고리즘 한번 타니깐 끊을 수가 없네.”


분명 뮤비 하나만 보고 끄려고 했는데 그동안 얼마나 일을 많이 한 건지 관련영상이 끊임없이 나온다. 뮤비에 음악방송, 영상 거기다 팬들이 편집해놓은 영상까지! 이 계정 주인이 누군지는 몰라도 아예 따로 플레이리스트까지 만들어놨더라.


“아. 연습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다 지나버렸네.”


다음 예약자가 있어서 아쉽지만 이만 보컬실을 비워줘야 한다. 나도 모르게 트리니티 타이틀 곡 중 하나를 흥얼거리면서 연습실로 향했다.


연습실은 보컬실과 달리 사정상 여러 명이 함께 사용한다. 시간대만 잘 맞추면 거의 개인 연습실처럼 사용도 가능한 모양이지만, 주말 이 시간대는 인기가 좋아서 가면 거의 항상 여러 명이 연습을 하고 있다.


“일찍 와서 그런가? 사람이 없네.”


뭐 연습하다 보면 들어오겠지. 바로 귀에 이어폰을 꼽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후. 힘들다.”


연습한지 30분쯤 지났나? 잠깐 쉴 생각을 하고 주변을 둘러보는데 그 사이에 몇 명이 더 들어와서 연습을 하고 있었다. 영상이나 사람을 보고 춤을 출 때는 그래도 주변 소리가 좀 들린다. 근데 머리 속 기억을 되살려서 추는 경우에는 시야가 극도로 좁아지고, 음악 소리 말고 나머지는 귀에 잘 안 들어온다. 원리는 나도 잘 모르겠다.


연습실 안은 핀조명 몇 개 킨 곳을 제외하면 어두컴컴하다. 단체 수업을 들을 때는 조명을 모두 켜 놓지만 개인 연습을 할 때는 불을 최소한으로 킨 상태에서 해야 집중력이 올라간다. 내가 여기를 전부 전세 낸 경우에야 불도 다 키고 음악도 크게 틀어놓겠지만 아무래도 같이 쓰는 공간이다 보니 이게 최선이다.


아무튼 핀 조명 사이로 어슴푸레 보이는 실루엣 중 하나가 낯이 익다. 언제 봤더라. 월말평가였나? 기억을 열심히 더듬어봐도 잘 떠오르지 않는다. 조금 가까이서 보면 알아볼 것도 같은데 물 마시는 척 하면서 가볼까?


연습실 구석에는 탕비실 비슷한 공간이 있다. 일반회사처럼 문으로 막혀있지는 않고 오픈된 공간에 그냥 정수기랑 작은 업소용 냉장고 하나가 서 있는 정도다. 마침 목이 마르기도 해서 그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어우. 시원하다.”


물을 마시면서 동시에 자연스러운 시선처리로 그 사람이 서 있는 쪽을 슬쩍 염탐했다. 딱 봐도 연생짬이 꽤 있어 보인다. 지원이 형도 말할 때 보면 알게 모르게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는데 그냥 가만히 있는데도 저 정도면 지원이 형보다 연생을 더 오래 한 건가. 혹시 전설의 A반?


근데 너무 오래 여기 서있으면 이 방에서 연습하던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거 같다. 일회용 종이컵을 쓰레기통을 버리고 다시 연습하러 가려는 순간 내가 의식하고 있던 사람이 갑자기 입고 있던 후드를 벗더니 이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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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2) 두 번째 월평, 시작 22.10.14 151 2 11쪽
31 (31) 예지몽은 아닌 거 같은 개꿈 22.10.11 164 3 11쪽
30 (30) 3인 연습, 첫날 22.10.07 166 2 11쪽
29 (29) 뜻밖의 조우 22.10.04 186 3 11쪽
28 (28) 조별과제 1회차 모임 일단 끝 22.09.29 211 4 12쪽
27 (27) 조별과제는 역시 버스 타는 게 꿀이다 22.09.26 231 3 11쪽
26 (26) 월말평가 대격변 22.09.23 252 4 12쪽
25 (25) 어느 날 갑자기 숙소에 이상한 놈이 들어왔다 22.09.20 263 5 11쪽
24 (24) 너가 여기서 왜 나와! 22.09.16 277 6 10쪽
23 (23) 넘버스의 왕자님 22.09.14 282 6 11쪽
» (22) B반 승급! 22.09.08 281 5 11쪽
21 (21) 토요일 끝 22.09.05 292 5 10쪽
20 (20) 개꿈 22.07.01 341 9 9쪽
19 (19) 중간고사 끝! 22.06.27 356 9 9쪽
18 (18) 새로운 도전 22.06.15 366 1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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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 재능 22.06.09 381 15 9쪽
15 (15) 우리만의 작은 비밀 22.06.08 386 12 10쪽
14 (14) 잠깐 쉬어가기 22.06.07 390 15 10쪽
13 (13) 첫 무대 +1 22.06.02 436 14 10쪽
12 (12) 포스터 속의 그녀 22.05.31 462 1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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