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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판꿀주먹 님의 서재입니다.

전직 영업사원의 싱글벙글 연예계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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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판꿀주먹
작품등록일 :
2022.05.11 11:29
최근연재일 :
2022.11.23 12:15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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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13
추천수 :
413
글자수 :
205,276

작성
22.06.27 12:45
조회
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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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19) 중간고사 끝!

DUMMY

(19) 중간고사 끝!


오늘부터 중간고사 시작이다. 며칠 전에 회사랑 이야기를 해봤는데 당분간 무려 아침 운동을 빼주었다! 만세!! 시험 준비를 하면서 이걸 최선을 다해야 하나 아니면 그냥 페널티 안 받게 커트라인만 대충 넘기는 선에서 설렁설렁 할까 고민이 들었다.


근데 내가 시험이 어려울지 쉬울지를 미리 아는 것도 아니고 타고난 게 이런 쪽으로는 페이스 조절이 안 되는 인간이다 보니 파고들게 되더라. 아침 운동 패스해서 체력이 남아돌기도 했고 또 간만에 이런 공부를 하는 데서 오는 신선함도 있었다.


내가 응? 강남 8학군에서 사교육 좀 받았으면 의대도 노려봤을 사람인데 성적이 안 나올 리가 없다. 자존심 문제도 있어서 3일 내내 개인연습은 패스하고 잠도 좀 줄여가며 열심히 공부를 했다. 기초체력이 올라가서 그런가 생각보다 시험 끝나고도 멀쩡하더라.


예전에 누가 공부가 제일 쉬었어요! 라고 하던데 사회생활 좀 하다 보면 이게 맞는 말이다. 물론 내가 남의 입장이 절대 되어 볼 수가 없기 때문에 모두 다 이렇다는 보장은 못 하지만 적어도 나는 그랬다. 공부야 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지만 영업은 나만 잘한다고 실적이 나오진 않는다.


필기 말고 실기 수업도 시험이 있었지만 그건 회사에서 하는 거에 비하면 껌이었다. 사실 이거보다 다음 월말 평가가 훨씬 걱정된다. 이제 저번 같은 꼼수는 안 통하고 정면승부를 해야 하는데, 생각만 해도 스트레스다. 아. 시험 끝난 날 이런 생각부터 들다니 인생 참.


“집에 가서 잠이나 자야지.”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시험 끝나면 결과랑 상관없이 친구들이랑 바로 피시방행이었다. 근데 대학교 들어가고 나서부터 바빠서 따로 게임 할 시간이 없었다. 요즘은 무슨 게임이 유행하는지도 모르겠다.


///


숙소 안은 너무 당연하게도 텅 비어 있었다. 쇼파 위에서 잠깐 빈둥거리는데 아직 긴장이 덜 풀렸는지 도저히 잠이 올 거 같지가 않다. 잠깐 나갔다 올까?


“헉헉헉.”


본격적으로 무게 치러 갔다가 잡히면 무슨 소리를 들을지 몰라서 그냥 한강에 와 있다. 보통 이 시간대에는 학교나 회사에 있기 마련이라 평일에 나오는 건 처음이다. 근데 내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팔자 좋은 사람이 많구나.”


잠깐 머리만 식히러 나온 거라 별로 오래 있을 생각은 없었지만 슬슬 걸어 다니면서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근데 갑자기 맞은 편에서 어떤 여자가 달려오더니 나한테 말을 건다. 뭐야? 설마 번호 따는 거야? 아니면 미친 사람?


“아. 저기 혹시 연습생 하실 생각 있어요?”


이러면서 나에게 명함을 한 장 건네준다. 혹시나 했는데 괜히 김칫국부터 마셨네.


“아. 죄송합니다.”


근로계약을 이중으로 하면 나중에 피를 보게 되는 법. 물론 이런 내 사정까지 지나가는 사람에게 알려줄 필요는 없으니깐 그냥 적당히 거절하고 넘어갔다. 이상한 사람이 꼬이는 거 보면 이제 슬슬 집에 들어가야 될 타이밍인가 보다. 얼떨결에 받은 명함은 가다가 버려야지.


///


집에서 잠깐 쉬다가 회사에 와 있다. 이 지독한 회사는 하루도 날 쉬게 해주지 않는다. 어떻게 시험 끝난 당일 저녁타임부터 운동스케줄을 잡지? 나야 몇 년 동안 회사 다닌 경험이라도 있지 쌩으로 이걸 버티는 연습생들은 진짜 대단한 거 같다.


“오. 너 운동스케줄 바꿨냐?”


스티브가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아서 잠깐 기다리고 있는데 지원이형이 들어오면서 말을 건다. 며칠 동안 공부하느라 방에만 박혀 있어서 얼굴을 정말 오랜만에 보는 거 같다.


“시험 끝나서 오늘만 이 시간대에요. 모레부터는 다시 아침 타임.”

“맞다. 요즘 중간고사 기간이구나.”


지원이형 얼굴 보니깐 갑자기 물어볼 게 생각났다. 나랑 그렇게 오래 안 사이는 아니지만 주변에 인망이 제법 있어 보이는데 들어오는 정보도 많겠지? 딱히 물어볼 사람도 없고.


“아. 그런데 형. 혹시 W넷에서 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그거 들어봤어요?”

“학교에서 들었냐? 그거 우리 회사에선 안 나간다던데?”


그래? 그럼 난 일단 신경 꺼야겠다. 근데 지원이 형은 뭔가 할말이 더 남은 거 같다.


“사실 우리 회사에서 거기 내보내 준다고 하면 난 나갈 생각도 있어.”

“그래요? 그냥 회사에서 데뷔하는 게 제일 좋지 않아요?”

“데뷔조 들어가도 중간에 어그러지는 일도 좀 있고, 일단 뽑히면 방송사에서 엄청 밀어줄 거야.”


음. 이쪽 업계 생리는 아직 잘 몰라서 뭐라고 말을 더 못 섞겠다. 그때 타이밍 좋게 스티브가 등장했다.


“오. 며칠 좀 봐줬으니깐 체력 남아돌겠네. 오늘은 좀 빡세게 가볼까?”


아. 정말 싫다.


///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시험기간이 지나가고 다시 일상 복귀다. 어떻게 평상시 스케줄이 시험 볼 때보다 더 꽉꽉 차 있는 거지?


“시험 보느라 정신 없어서 월말평가 결과도 아직 확인 못 했네.”


특별히 뭐가 안 날라온 거 봐선 패스 같긴 한데 그래도 확인은 해봐야겠지? 두근두근 거리면서 앱을 열고 결과를 확인해보았다.


[ C반 이유진 : PASS ]


심플하네. 근데 첫 월평은 꼼수로 넘겼다고 해도 다음 월평 때는 뭘 해야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요 며칠 시험 공부하느라 연습도 제대로 못하고 레슨만 겨우 들었는데, 현상유지는커녕 퇴보나 안 했으면 다행이다.


“그런 의미에서 연습실이나 좀 잡아볼까?”


연습실 사용신청을 할 때마다 예전 생각이 든다. 입대 전만 해도 밖에서 봤을 때 고풍스럽기만 했던 도서관은 어디 가고 완전 초 현대식으로 지은 건물이 하나 올라와 있었다. 물론 우리 과 건물에서 멀어서 자주 가지는 못했지만, 조별과제 같은 거 하기는 참 좋았었다.


“근데 남은 게 보컬실 뿐이네?”


내가 볼 때 난 기본도 아직 제대로 안 잡힌 수준이라 혼자서 연습한다고 뭐 나아지는 게 있을까 싶다. 그래도 레슨 때 배운 거 복습이라도 좀 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일단 보컬실 예약을 잡았다.


근데 당장 뭐 할 게 없다. 간만에 제대로 각 잡고 운동을 해서 그런가 몸은 피곤한데, 머리는 시험 공부 여파가 남아있어서 그런가 아직 각성 상태다. 원래 같았으면 맥주나 한 캔 하면서 OTT라도 봤을 텐데, 매우 불행하게도 아직 미성년자라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다.


“아. 타블렛이나 노트북이라도 살까?”


내 잔고 상태를 보면 둘 중에 하나 정도는 충분히 살 수 있다. 당장 큰 돈 나갈 곳은 없고 용돈은 양쪽에서 들어오니깐 재무상태는 이상무다. 근데 내가 또 이런 쪽으로 선택장애가 있어서 한참 고민을 했다.


“음 역시 지금 상황에선 이게 최선이겠지?”


내가 지금 기안 올릴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타블렛이나 하나 사야겠다. 연습영상 모니터링 할 때도 큰 화면으로 보는 게 훨씬 더 낫고, 나중에 블루투스 키보드라도 구입하면 노트북 비슷하게 쓸 수도 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당장 사러 나가기로 했다.


///


전자기기는 안 좋은 추억 때문에 매번 온라인쇼핑으로만 사서 매장에 오는 건 진짜 오랜만이다. 남자들이 단골집에서 아는 척을 하면 다시는 그 집을 안 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나도 호객행위는 딱 질색이다. 처음 일본 출장 가서 선물 사러 들어간 가게마다 직원들이 이랏샤이마세! 하는 거 보고 겉으로 티는 안 냈지만 속으로는 좀 많이 당황했었다.


그래서 이 매장은 확실히 직원들이 아는 척을 안 해서 참 좋다. 옷을 살 때도 비슷한 이유로 SPA 브랜드 매장을 많이 이용했었다. 가성비 좋은 제품을 하나 사서 가게를 나왔다.


“흥흥흥. 역시 상자 뜯는 건 즐겁다니깐.”


택배상자에 칼을 데고 긋는 건 현대인의 소확행 아닐까? 타블렛을 상자에서 꺼내고 멀티탭에 충전기를 연결한 상태에서 세팅을 시작했다.


“일단 음성인식부터 바로 끄자.”


산 기념으로 카메라 성능 테스트 겸해서 춤추는 영상을 찍어봤는데 이정도 화질이면 피드백 용도로는 충분할 거 같다. 레슨 중에는 당연히 못 쓰겠지만 개인 연습실은 들고 다니면서 써봐야겠다.


영상을 찍고 나니 예전 생각이 잠깐 난다. 뭐 발표할 일이 있을 때마다 비슷한 일을 하곤 했었다. 물론 그때는 이런 타블렛 같은 건 당연히 없었고, 음성 녹음으로 말을 저는지 속도는 화자가 듣기에 적당한지 이런 정도만 체크를 했었다. 이런 습관이 나중에 회사 생활할 때 제법 큰 도움이 되었던 거 같다.


“어라.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네.”


새 타블렛 사서 이것저것 하다 보니 벌써 예약해 놓은 연습실에 갈 시간이다. 평소에 들고 다니던 가방을 적당히 비우고 가사지가 든 파일이랑 타블렛을 챙겨서 회사로 향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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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2) 두 번째 월평, 시작 22.10.14 151 2 11쪽
31 (31) 예지몽은 아닌 거 같은 개꿈 22.10.11 164 3 11쪽
30 (30) 3인 연습, 첫날 22.10.07 167 2 11쪽
29 (29) 뜻밖의 조우 22.10.04 186 3 11쪽
28 (28) 조별과제 1회차 모임 일단 끝 22.09.29 211 4 12쪽
27 (27) 조별과제는 역시 버스 타는 게 꿀이다 22.09.26 231 3 11쪽
26 (26) 월말평가 대격변 22.09.23 252 4 12쪽
25 (25) 어느 날 갑자기 숙소에 이상한 놈이 들어왔다 22.09.20 263 5 11쪽
24 (24) 너가 여기서 왜 나와! 22.09.16 278 6 10쪽
23 (23) 넘버스의 왕자님 22.09.14 282 6 11쪽
22 (22) B반 승급! 22.09.08 281 5 11쪽
21 (21) 토요일 끝 22.09.05 292 5 10쪽
20 (20) 개꿈 22.07.01 341 9 9쪽
» (19) 중간고사 끝! 22.06.27 357 9 9쪽
18 (18) 새로운 도전 22.06.15 366 13 9쪽
17 (17) 올바른 셀카를 찍는 방법 22.06.13 368 13 11쪽
16 (16) 재능 22.06.09 381 15 9쪽
15 (15) 우리만의 작은 비밀 22.06.08 386 12 10쪽
14 (14) 잠깐 쉬어가기 22.06.07 391 15 10쪽
13 (13) 첫 무대 +1 22.06.02 436 14 10쪽
12 (12) 포스터 속의 그녀 22.05.31 462 1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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