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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토르의 망치를 찾아서 - 브라잇 동맹 3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20.02.28 11:17
최근연재일 :
2022.02.0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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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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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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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수 :
178,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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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3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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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 학과의 결투 - 2

DUMMY

“첫 번째 용사, ‘파미르’가 나갑니다. 그의 주특기는 ‘도끼 부메랑’, 과연 그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요?”


그가 소개를 마치자마자 창문 옆으로 천장에서 내려온 줄을 밑으로 잡아당겼다. 그러자 줄 끝에 매달린 작은 종이 힘차게 땡땡 울려 퍼졌다. 신호와 함께 처음 결투를 벌일 파미르가 용맹스럽게 무대로 뛰어나왔다.


그는 아까 방에서 도끼를 부메랑처럼 던지는 연습을 하던 자였다. 그의 허리를 감싼 가죽 벨트 양 옆으로 도끼가 하나씩 단단히 고정되어 있었다. 그는 학들에게 바로 달려가지 않고 약간 거리를 둔 채 떨어져서 주위를 맴돌았다. 그것들도 그를 따라 같이 돌았다. 그가 멈칫하더니 순간 빠른 동작으로 왼쪽 허리춤에서 도끼를 꺼내 한 마리를 향해 힘차게 내던졌다.


도끼가 부메랑처럼 허공을 쓱 가르며 날아갔다. 학은 처음엔 호기심 어린 붉은 눈으로 구경하다가 그것이 가까이 다가오자 위협을 느껴 날개를 펴서 우아하고 유연한 몸짓으로 사사삭 피하였다. 마치 춤을 추는 것만 같았다. 도끼는 목표물을 맞추지 못하고 다시 파미르에게로 되돌아왔다.


그는 좀 더 멀리 떨어져 빙빙 돌며 다음 기회를 엿보았다. 곧 도끼가 다시 세게 내던져졌다. 이번에는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소용돌이치면서 학을 향해 날아갔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학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그것을 열심히 주시하다가 날카로운 주둥이를 벌리어 단번에 그것을 확 낚아채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는 도끼를 자기 옆에다 훅 하고 내뱉었다. 그것이 쿵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졌다.


당황한 파미르. 그는 급히 오른쪽 도끼를 꺼내어 다짜고짜 내던졌다. 아까보다 더 큰 도끼였는데 속도는 거의 총알처럼 빠르게 날아갔다. 하지만 학은 아주 자신만만한 태도로 날개를 쭉 펴서 하늘로 살짝 떠올라서는 이번엔 부리가 아닌 발톱으로 날아오는 그것을 움켜쥐는 것이었다. 용사를 갖고 노는 것이 가히 신의 경지에 이른 것 같았다. 그것은 첫 번째 도끼 옆으로 떨어졌다.


학이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파미르를 응시하자 그는 열심히 준비해왔던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 되어버린 것을 알고 충격에 빠지었다. 실망과 좌절에 빠져 몇 초간 멍하니 있던 그의 어깨를 누군가가 툭툭 건드렸다. 뒤돌아보니 다른 학의 기다란 부리가 배꼽에 닿았다. 한순간 그는 그것의 부리 안에 사로잡혀 그대로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그렇게 떠나가 버렸다. 비록 그는 사라졌지만 검은 전광판에 황금색 글씨로 기록이 떠올랐다.


“10분 2초”


카할이 친구들에게 꽤 괜찮은 기록이라고 말해주었다. 하지만 파미르는 더 이상 이곳에 없었다.



“아, 이런 안타까운 일을 어찌합니까? 결국 파미르는 저것의 밥이 되고 말았군요. 매우 아쉽습니다만 다음 팀에게 희망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그들은 매우 강하거든요.

쌍둥이 형제인 ‘카슈’와 ‘파슈’. 형제의 주특기는 ‘합체’라고 적혀있네요? 도대체 뭔 소리인지 전혀 모르겠지만요."


종소리와 더불어 쌍둥이 형제 카슈와 파슈가 뛰어나왔다. 뛸 때마다 옷 밑으로 튀어나온 근육들이 피스톤처럼 일정하게 실룩거렸다. 방금 전 용사가 잡혀가는 것을 보고도 전혀 두렵지 않다는 듯 용감하고 당당하게 학을 향해 달려갔다. 그러면서 그들은 어느새 서로의 등을 맞대어 합체를 했다.


합체하자 팔이 4개, 다리가 4개 달린, 이 지구상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새로운 생명체가 되어버렸다. 마치 한 사람인 것처럼 그들의 움직임은 매우 자연스러웠다. 앞의 두 손에는 방패들을 들어 몸을 가리고, 측면으로 창과 검이 각각 튀어나왔다. 그들은 학과 약간 떨어진 위치에서 멈추었다. 그리고 못 뚫은 것이 없다는 강렬한 레이저 눈빛을 쏘아대며 그것들을 무섭게 째려보았다.


그들은 연마해온 현란한 기술들을 이것저것 선보이기 시작했다. 합체된 몸을 팽이처럼 돌리자 창과 검이 믹서의 칼날처럼 매우 빠르게 회전했다. 무기가 회전하면서 나는 바람소리가 얼마나 거센지 아이들이 서있는 입구문과 관중석에까지 휙휙 들려올 정도였다. 회전이 끝나자 텀블링 기술을 선보였다. 앞으로 2번, 뒤로 2번 매끄럽게 텀블링하였다. 물론 몸이 합체된 상태로 말이다.


학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형제가 보여주는 쇼를 열심히 관람하다가 이번엔 먼저 공격에 나섰다. 날카로운 부리로 그들 사이를 위에서 쪼개려 하자 두 방패가 위로 들려지며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막아냈다. 학이 여러 번 공격을 해왔지만 형제는 모두 막았다.


그들이 방패 밑에서 겨우 버티고 있는 동안 또 다른 학이 무대로 날아 내려왔다. 그것은 낮게 날면서 발톱으로 땅을 질질 끌어 방패와 형제 모두를 쓸어 넘어뜨리었다. 그것은 다시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방패들이 바닥을 떼구루루 굴러갔고 그중 하나가 아이들이 서 있는 입구 안으로 굴러들어 왔다.


형제는 무기들을 두 손으로 꼭 쥔 채 바닥에 드러누워 있었는데 이미 두 개의 몸으로 분리된 후였다. 형인 카슈가 급히 몸을 일으켜 동생을 버려둔 채 앞의 출구를 향해 달리었다. 하지만 파슈는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며 누워있었다. 학이 부리로 그를 낚아채어 경기장 위로 날아가 버렸다. 형이 걸음아 나 살려라 달려 출구 안으로 들어오자 전광판에 기록이 떠올랐다.


“18분 56초”


이쯤 되자 수진은 카할을 향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학이 멍청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봐. 상당히 영리한데. 우리는 괜찮을까?”


“괜찮을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말은 그렇게 해도 그의 목소리는 조금씩 떨리었다. 옆에서 이안은 꽤 심각해져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학들을 노려볼 뿐이었다.


“아, 이들에게도 하늘의 잔혹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군요. 동생은 떠났고 형만 살아남았으니까요. 여기서 잠깐, 여러분에게 묻고 싶군요? 학들이 영리한 걸까요? 아님 우리 딥언더니아 용사들이 무식한 걸까요? 저렇게 현란한 합체 기술을 가진 형제도 이렇게 쉽게 무너지다니요. 그래도 ‘희망’이란 건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살아남는 법이지요. 다음 팀에게 다시 한번 희망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이번에는 제발 좋은 기록이 나오길 진심으로 기원해봅니다.

다음 팀은 ‘무시무시한 사자’입니다. 그들의 무기는 ‘사자튜브풍선’. 엥? 풍선?”


해설자의 말끝이 흐려졌다. 학과의 결투 역사상 튜브풍선을 가지고 나온 팀은 처음 본 것이었다. 그러나 흥을 깨지 않기 위해 재빨리 종을 쳐댔다. 역시나 우람한 체격을 가진 두 용사가 공기 펌프와 쭈글거리는 튜브를 들고 입구 밖으로 튀어나왔다. 그들은 많이 나아가지 않고 조금 걷다가 바로 멈추었다. 한 명이 커다란 튜브를 땅바닥에 가지런히 펼쳐놓자 다른 한 명이 전속력으로 펌프질을 하기 시작했다.


학들은 이젠 아주 즐기려는 듯 그들의 행동을 여유롭게 쳐다볼 뿐 가까이 다가오진 않았다. 공기가 들어가자 튜브는 쑥쑥 커지더니 무섭게 으르렁거리는 사자의 얼굴과 오른쪽 앞다리를 쳐든 채 앉아있는 우람한 몸체로 변해갔다. 바닥에 대고 있는 사자 왼발바닥 밑으로 돌들이 매달려있어 풍선이 하늘로 떠오르는 것을 방지해주었다. 사자는 거의 학과 대등한 크기였고, 색채와 모습마저 진짜인 것처럼 생동감 넘치게 자연스러웠다.


학들이 사자를 알아보고는 제자리에서 살살 뒷걸음질 쳤다. 관중석에서 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드디어 이번엔 기록을 깨뜨릴 수 있을 것인가란 희망으로 주변이 웅성거렸고 물결치듯 사람들의 머리통이 넘실거렸다. 해설가 역시 흥분하여 두서없이 마구 떠들어댔다. 그렇게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그러나 안타까워라, 그들의 기대는 곧 무너지고 말았으니 펌프가 갑자기 고장 난 것이었다. 공기가 풍선에 들어가지 못하고 오히려 옆으로 새어 나오기까지 했다. 한 명이 튜브 구멍을 펌프에서 때어내려다 조심하지 못해 바람이 또 한차례 “슈우윽~” 길게 빠져나갔다. 다행히 다른 한 명이 잽싸게 끈으로 묶어 더 이상의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올려다보았을 땐 하마터면 심장마비에 걸릴 뻔하였으니, 공기로 꽉 차 있었을 땐 그렇게나 용맹해 보이던 젊은 수사자가 어느새 쭈글쭈글한 늙은 사자로 변해있었던 것이다


용사가 끈을 풀어 황급히 입으로 튜브를 불었다. 허파가 터지기 일보직전에 구멍을 막고 위를 쳐다보았지만 사자의 앞다리 부분만 조금 팽팽해졌을 뿐 얼굴 주름까지 펴주지는 못하였다. 이젠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들은 앉아있는 사자의 엉덩이 밑으로 몸을 숨겼다. 풍선으로 몸을 덮은 채 버틸 수 있는 한 끝까지 버텨볼 작정이었다.


늠름한 사자의 모습에 뒷걸음쳤던 학들이 점차 그것이 찌그러들자 용기를 얻어 서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튜브풍선 주위를 한 바퀴 돌면서 '도대체 이것의 정체는 뭘까?' 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다가 살짝 건드려본다고 날카로운 주둥이로 콕 찔러보았다. 그러자 바로 풍선에 구멍이 생기며 공기가 무서운 속도로 빠져나갔다. 동시에 그것은 이리저리 날뛰었고, 학들은 놀라 화들짝 뒤로 물러났다. 곧 용감한 한 마리가 그것을 통째로 들고 하늘로 날아가 버렸다.


등이 완전히 노출되자 용사들은 죽을힘을 다해 가까이 있는 입구문 쪽으로 뛰기 시작했다. 다행히 모두 무사히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기록은 아까보다 좋지 않았다.


“14분 49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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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13. 차가운 이별 - 2 22.01.07 18 0 11쪽
44 13. 차가운 이별 - 1 21.12.03 25 0 9쪽
43 12. 지하무덤과 레이디 포터리 - 7 21.11.19 20 0 12쪽
42 12. 지하무덤과 레이디 포터리 - 6 21.10.22 24 0 8쪽
41 12. 지하무덤과 레이디 포터리 - 5 21.10.01 28 0 10쪽
40 12. 지하무덤과 레이디 포터리 - 4 21.09.09 29 0 8쪽
39 12. 지하무덤과 레이디 포터리 - 3 21.08.27 30 0 9쪽
38 12. 지하무덤과 레이디 포터리 - 2 21.08.06 34 0 8쪽
37 12. 지하무덤과 레이디 포터리 - 1 21.06.18 30 0 8쪽
36 11. 망토를 두른 남자와의 만남 - 4 21.06.04 36 0 10쪽
35 11. 망토를 두른 남자와의 만남 - 3 21.05.14 31 0 7쪽
34 11. 망토를 두른 남자와의 만남 - 2 21.03.05 24 0 7쪽
33 11. 망토를 두른 남자와의 만남 - 1 21.02.10 31 0 8쪽
32 10. 루시 (Lucy)가 두발로 뛰다. - 4 21.01.22 68 0 8쪽
31 10. 루시 (Lucy)가 두발로 뛰다. - 3 21.01.08 29 0 8쪽
30 10. 루시 (Lucy)가 두발로 뛰다. - 2 20.12.25 37 0 9쪽
29 10. 루시 (Lucy)가 두발로 뛰다. - 1 20.12.11 31 0 8쪽
28 9. 암탉이 울면 벽이 열리리라. - 2 20.11.28 34 0 7쪽
27 9. 암탉이 울면 벽이 열리리라. - 1 20.11.20 31 0 7쪽
26 8. 해골 계단 20.11.14 28 0 12쪽
25 7. 발로르의 생일잔치 - 6 20.11.06 30 0 7쪽
24 7. 발로르의 생일잔치 - 5 20.10.23 25 0 9쪽
23 7. 발로르의 생일잔치 - 4 20.09.30 29 0 9쪽
22 7. 발로르의 생일잔치 - 3 20.09.05 33 0 9쪽
21 7. 발로르의 생일잔치 - 2 20.08.29 32 0 10쪽
20 7. 발로르의 생일잔치 - 1 20.08.14 45 0 10쪽
19 6. 과보족 마을 - 4 20.08.07 52 0 6쪽
18 6. 과보족 마을 - 3 20.07.24 29 0 8쪽
17 6. 과보족 마을 - 2 20.07.17 2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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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5. 사기꾼 레빌 - 2 20.06.19 47 0 9쪽
12 5. 사기꾼 레빌 - 1 20.06.12 30 0 8쪽
11 4. 요툰하임 - 2 +2 20.06.05 43 1 5쪽
10 4. 요툰하임 - 1 20.05.29 34 0 10쪽
9 3. 진달래 해적선과 제임스 후크 선장 20.05.15 42 0 10쪽
8 2. 학과의 결투 - 3 20.05.08 33 0 10쪽
» 2. 학과의 결투 - 2 20.04.30 52 0 10쪽
6 2. 학과의 결투 - 1 20.04.17 76 0 9쪽
5 1. 학 쫓아버리기 축제 - 5 20.04.10 41 0 6쪽
4 1. 학 쫓아버리기 축제 - 4 20.04.03 43 0 8쪽
3 1. 학 쫓아버리기 축제 - 3 20.03.27 43 0 9쪽
2 1. 학 쫓아버리기 축제 - 2 +2 20.03.20 60 1 10쪽
1 1. 학 쫓아버리기 축제 - 1 +4 20.03.13 116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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