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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토르의 망치를 찾아서 - 브라잇 동맹 3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20.02.28 11:17
최근연재일 :
2022.02.04 15:10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1,674
추천수 :
4
글자수 :
178,815

작성
20.06.12 14:31
조회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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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5. 사기꾼 레빌 - 1

DUMMY

주위는 시시각각으로 어두워졌다. 이제 황혼도 거의 사라지고 짙어진 어둠이 하늘을 채워가는 중이었다. 그들은 어느새 두툼한 겨울 외투를 입고 있었다. 수진이 미리 자신의 핸드백 안에 챙겨 온 것들이었다. 이안 것은 그대로 안에 남아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걷고 걸어도 공중에서 보았었던 마을을 둘러싼 테두리가 어째 나타나지 않는 것이었다. 길을 잘 안다고 당당히 주장했던 카할조차 점차 확신이 서지 않는지 두리번거리거나 여러 번 걸음을 멈춰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그 모습에 수진은 초조해지고 불안해졌다.


그들은 너무 지친 나머지 나무 그루터기에 쓰러지듯 앉아버렸다. 스산하고 차가운 바람이 얼굴과 몸을 스쳐 지나가고 두려울 정도로 적막한 고요가 그들 주변을 감싸 안았다. 매서운 바람에 몸이 움츠려 들었다. 갑자기 카할이 귀를 쫑긋 세우더니 왼쪽 방향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녀도 불안스레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상한 점은 전혀 없어 보였다. 그러나 그녀의 귀에도 뭔가가 약하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카할, 들리지?”


“누가 우는 것 같은데.”


“분명 이안일 거야. 동물들은 이미 다 돌로 변해서 소리조차 낼 수 없잖아. 분명히 이안이 도와달라고 울고 있는 거야. 어서 가서 도와주자.”


그들은 그루터기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빠르게 달려갔다. 점차 소리는 커지고 가까이서 들려왔는데 계속 들을수록 이안이라기보다는 아기가 응애 하며 우는 것에 가깝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들은 이내 그가 아니라는 잠정적 결론을 내리고, 대신 숲에 버려져 있을 아기를 찾기로 했다. 아기는 배가 무척 고픈지 아주 날카롭게 울어댔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고 기괴한 일이었다. 소리를 따라 앞으로 가까이 다가가면 어느새 등 뒤에서 들려오고, 그래서 뒤돌아 다가가면 또다시 등 쪽에서 나는 것이 아닌가?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뭔가에 홀린 기분이었다. 아기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이렇게 빨리 뛰어다닐 수는 없을 텐데 말이다. 꼭 귀신과 술래잡기를 하는 느낌이 든 카할은 심각해진 표정으로 그녀에게 제안했다.


“아기는 그냥 놔두고 떠나자. 뭔가 불길해. 울음소리도 기분 나쁘고.”


그러나 그녀는 고개를 내저으며 단호히 거절했다.


“내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 절대 그럴 수 없어. 이런 눈 속에 몇 시간만 있으면 아기는 얼어 죽을지도 몰라.”


지금은 저기 울창한 나무 뒤에서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들은 서서히 다가갔다. 길쭉한 검은 그림자가 나무 뒤에서 얼핏 움직이는 게 보였다. 대충 보기에도 아기 혼자는 아니고 아마 아기를 안고 있는 사람인 것 같았다. 그녀가 한 손을 내밀어 되도록 침착한 어조로 물었다.


“여보세요, 거기 누구세요?”


울음소리가 딱 멈추었다. 동시에 윙윙대던 바람소리도 멈추었다. 불길한 느낌이 더욱 짙어지는 가운데 나무 뒤에 섰던 그림자가 천천히 옆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것의 움직임이 좀 불편해 보였는데 꼭 허우적거리는 듯했다. 이젠 주위가 완전히 어둑해져 모습을 알아보기조차 쉽지 않았다. 그리고 눈을 밟는 발소리 대신 빗자루로 바닥을 쓸어대는 소리가 섞이어 났다. 검은 실루엣에서 아기 울음이 또다시 흘러나왔다.


참다못한 수진이 핸드백에서 딥언더니아 스톰펌 왕이 주었던 램프반지를 꺼내 손가락에 끼고 수정을 돌렸다. 그러자 수정에서 튀어나온 빛이 앞을 비추었고, 아이들의 입에서는 충격에 빠진 비명이 총알처럼 터져 나왔다.


“악!”

“으악!”


그들은 경악하여 바로 몇 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그것은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뱀의 머리와 긴 목에 소의 얼룩무늬 몸체를 가진 흉측한 괴물이었다. 뱀과 똑같이, 세로로 긴 두 눈동자에서 초록 형광불빛이 순간 켜졌고, 긴 목이 위아래 옆으로 돌려지며 몸체 위에서 흐느적거렸다.


“응애, 응애, 응애~”


이럴 수가? 괴물의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입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튀어나오고 있었다.


결국 모든 것을 알아차린 카할과 수진은 그 자리에 마비된 듯 주저앉아버렸다. 도망가기에는 이미 늦었을 정도로 그것이 가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괴물은 소꼬리를 흔들며 입을 크게 벌렸는데, 과장이 아니라 얼굴의 반이 사과처럼 양쪽으로 쭉 쪼개졌다. 그리고 그 안에서 새빨간 수백 개의 촉수가 달린 혀가 튀어나와 그들을 향해 날름거렸다. 혀끝에서 파란 침이 뚝뚝 눈 위로 떨어졌다.


“응애, 응애, 응애~”


겁에 질린 수진보다 먼저 정신을 차린 카할이 허리에 찬 단도를 위로 치켜든 채 그녀 앞을 막아섰다. 하지만 그의 손에 들린 칼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괴물이 그들을 향해 돌진하려는 듯 목을 앞으로 쭉 내밀자 아이들은 잔뜩 웅크리며 또다시 비명을 질러댔다.


“까악!”


그때였다. 그들 뒤에서 불이 붙은 화살이 괴물을 향해 날아왔다. 그러나 명중시키지는 못하고 살짝 옆으로 비켜갔다. 그러자 그것은 엄청 크게 울더니 뒤돌아 나무 뒤로 급히 사라져 버렸다. 울음소리는 점점 작아지며 더 이상 들리지 않게 되었다.


“얘들아, 다친 데는 없니?”


화살통을 매고 여전히 불이 붙은 화살 하나를 든 딥언더니아인이 그들 뒤에서 급히 다가왔다. 그는 말라비틀어진 체형과 빈티 나는 얼굴을 가진 중년 남자였다. 그제야 목숨을 건졌다는 생각에 아이들은 주춤거리며 일어나 전혀 알지도 못하는 그를 단숨에 확 껴안았다.


“고맙습니다. 조금만 늦었으면 저희는 저 괴물 뱃속에 들어가 있었을 거예요.”


그녀가 후들거리는 다리를 진정시키며 겨우 인사를 건넸다. 카할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낯선 남자는 별거 아니라는 듯 고개를 내저으며 입을 열었다.


“내가 마침 목격했으니 망정이지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구나. 너희들이 만난 것은 ‘알유’라는 괴물이란다. 아기 우는 소리를 내서 유인한 후에 잡아먹지. 어떤 연유로 너희가 여기에 와 있는지 알 순 없지만 우선 나랑 같이 가자꾸나. 어두워지면 숲은 아주 위험해. 알유는 초저녁과 밤에 주로 활동하거든.”


그는 불붙은 화살촉을 횃불처럼 위로 치켜든 채 급히 걸음을 옮겼다. 아이들은 혹시나 그를 놓칠세라 뒤에 바짝 따라붙었다.


어둠의 장막이 완전히 내린 요툰하임 숲은 음산한 기운이 무척 강했다. 수진은 꼭 누군가가 자신들을 내려다보며 감시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 종종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피곤 했다. 그러나 커다란 나무들, 줄기와 가지 사이로 비치는 얼음처럼 차가운 별들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가는 중에도 그녀의 뒤통수는 계속 찜찜했다. 점점 걸음이 빨라지는 앞 남자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그들은 거의 달리다시피 했다.


숲이 끝나고 조그만 공터가 나타났다. 거기에는 높은 바위 하나가 우뚝 솟아 있었는데 제일 꼭대기는 버섯갓 모양이었다. 갓 지붕 아래로 조그만 문이 하나 달려있고, 그 밑으로 나무판자를 밧줄로 엮어 만든 사다리가 아래쪽으로 늘어져 있었다. 그들은 사다리를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문 앞에는 진짜 발만 겨우 놓을 수 있을 정도의 작은 발코니가 있었고, 그 뒤로 나무문이 달려있었다.


남자는 간신히 발코니에 서서 문을 밀고 들어가서는 뒤따라 올라오는 수진과 카할의 손을 잡아당겨주었다. 다들 집안으로 들어오자 남자는 사다리를 위로 들어 올려 차곡차곡 접은 후 발코니 옆에 고정시켜 놓았다. 문은 거의 아파트 3층 높이에 위치해 있기에 사다리가 없으면 다른 동물이나 특히 알유의 공격은 거뜬히 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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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13. 차가운 이별 - 2 22.01.07 17 0 11쪽
44 13. 차가운 이별 - 1 21.12.03 24 0 9쪽
43 12. 지하무덤과 레이디 포터리 - 7 21.11.19 20 0 12쪽
42 12. 지하무덤과 레이디 포터리 - 6 21.10.22 23 0 8쪽
41 12. 지하무덤과 레이디 포터리 - 5 21.10.01 27 0 10쪽
40 12. 지하무덤과 레이디 포터리 - 4 21.09.09 28 0 8쪽
39 12. 지하무덤과 레이디 포터리 - 3 21.08.27 30 0 9쪽
38 12. 지하무덤과 레이디 포터리 - 2 21.08.06 34 0 8쪽
37 12. 지하무덤과 레이디 포터리 - 1 21.06.18 30 0 8쪽
36 11. 망토를 두른 남자와의 만남 - 4 21.06.04 35 0 10쪽
35 11. 망토를 두른 남자와의 만남 - 3 21.05.14 31 0 7쪽
34 11. 망토를 두른 남자와의 만남 - 2 21.03.05 24 0 7쪽
33 11. 망토를 두른 남자와의 만남 - 1 21.02.10 30 0 8쪽
32 10. 루시 (Lucy)가 두발로 뛰다. - 4 21.01.22 67 0 8쪽
31 10. 루시 (Lucy)가 두발로 뛰다. - 3 21.01.08 28 0 8쪽
30 10. 루시 (Lucy)가 두발로 뛰다. - 2 20.12.25 36 0 9쪽
29 10. 루시 (Lucy)가 두발로 뛰다. - 1 20.12.11 30 0 8쪽
28 9. 암탉이 울면 벽이 열리리라. - 2 20.11.28 34 0 7쪽
27 9. 암탉이 울면 벽이 열리리라. - 1 20.11.20 31 0 7쪽
26 8. 해골 계단 20.11.14 28 0 12쪽
25 7. 발로르의 생일잔치 - 6 20.11.06 29 0 7쪽
24 7. 발로르의 생일잔치 - 5 20.10.23 24 0 9쪽
23 7. 발로르의 생일잔치 - 4 20.09.30 29 0 9쪽
22 7. 발로르의 생일잔치 - 3 20.09.05 32 0 9쪽
21 7. 발로르의 생일잔치 - 2 20.08.29 32 0 10쪽
20 7. 발로르의 생일잔치 - 1 20.08.14 44 0 10쪽
19 6. 과보족 마을 - 4 20.08.07 52 0 6쪽
18 6. 과보족 마을 - 3 20.07.24 28 0 8쪽
17 6. 과보족 마을 - 2 20.07.17 29 0 11쪽
16 6. 과보족 마을 - 1 20.07.09 33 0 11쪽
15 5. 사기꾼 레빌 - 4 20.07.02 26 0 7쪽
14 5. 사기꾼 레빌 - 3 20.06.26 36 0 10쪽
13 5. 사기꾼 레빌 - 2 20.06.19 46 0 9쪽
» 5. 사기꾼 레빌 - 1 20.06.12 30 0 8쪽
11 4. 요툰하임 - 2 +2 20.06.05 42 1 5쪽
10 4. 요툰하임 - 1 20.05.29 34 0 10쪽
9 3. 진달래 해적선과 제임스 후크 선장 20.05.15 42 0 10쪽
8 2. 학과의 결투 - 3 20.05.08 32 0 10쪽
7 2. 학과의 결투 - 2 20.04.30 51 0 10쪽
6 2. 학과의 결투 - 1 20.04.17 75 0 9쪽
5 1. 학 쫓아버리기 축제 - 5 20.04.10 41 0 6쪽
4 1. 학 쫓아버리기 축제 - 4 20.04.03 42 0 8쪽
3 1. 학 쫓아버리기 축제 - 3 20.03.27 43 0 9쪽
2 1. 학 쫓아버리기 축제 - 2 +2 20.03.20 60 1 10쪽
1 1. 학 쫓아버리기 축제 - 1 +4 20.03.13 114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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