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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해달달

평범한 서점이라고 하기엔 서점직원들이 평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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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해달달
작품등록일 :
2020.05.11 15:16
최근연재일 :
2020.06.02 21:25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4,265
추천수 :
285
글자수 :
177,761

작성
20.05.11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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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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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설계 혹은 인연(1)

DUMMY

<1소대는 계속 추격하고, 2소대 3소대 예상 도주로 계속 차단해!>


<1소대 수신!>

<2소대 수신 양호!>

<3소대 수신 양호!>


“이 새끼 이제 다 잡았구먼!”


대한제국 수도방위군 특수임무여대 여단장 고락동 대령은 미소를 지으며 옆에 서있는 작전참모 김상석 소령을 쳐다봤다.


“예. 여단장님 그렇습니다.”

“이놈만 별 문제없이 잡으면 이번 달 진급심사는 큰 문제없겠는데 말이야. 하하하!”


고락동은 기분 좋은 생각을 하며 작전 팀의 연락을 기다렸다.


<목표 작전예정지역 이동 완료!>


<오케이, 1소대장 바로 목표물 확실하게 구속해, 그리고 알지? 빠져나가서 다른 곳에 피해 주지 않게 조심히. 그리고 완벽하게!>


대한제국에서 땅값 비싸기로 유명한 여의도에서는 군이나 기관이나 작전하기 조심스럽다.

물론 당연하게 작전 중 벌어지는 모든 일에 대해서 국가가 책임을 진다.

다만 그 사후과정이 몹시 피곤하다.

어찌나 깐깐한지 여름엔 모기도 피한다는 조사관들이 며칠씩 달라붙어 달달볶는데, 차라리 ‘위상’에서 전투임무를 수행하는 게 훨씬 더 낫다는 평가다.

다행히 이번 작전은 대한제국 황실소유의 땅으로 평소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된 작은 숲에서 진행되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었다.


<수신!>


1소대장의 자신 있는 목소리를 들은 고락동은 검지로 오른쪽 손목에 차고 있는 군용 스마트워치를 두드리며 작전 결과를 기다렸다.

대한제국에서도 손꼽히는 각성자들이 있는 수도방위군 특수임무대 ‘야차’다.

애당초 고락동은 작전의 실패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조용해?”

“잘, 모르겠습니다.”


시끄러워도 한참 전에 시끄러웠어야 했다.

그러나 전방의 숲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없었다.

성질 고약한 상관의 질문에 뭐라 대답할 거리가 필요했던 김상석 소령은 도와달라는 눈빛으로 주변의 부하들을 쳐다봤지만 이유를 아는 사람은 당연히 없었다.

침묵만 흘렀다.

작전예정지역이 가까운 곳은 아니지만 총기소리나 전투 소리가 충분히 들릴 만한 거리였다.

그런데 너무나 고요했다.


<여단장님, 잠시 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 고요를 깬 건 1소대장의 통신이었다.


<뭐야? 작전은 어떻게 됐어?>

<그게, 통신으로는 설명이 어렵고 직접 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 목표물은? 목표물은 어디에 있어?>

<목표물은 바로 앞에 있습니다.>

<그래, 현 상태 유지해!>


1소대장과 통신을 마친 고락동은 주변에 바로 명령을 내렸다.


“본부전원, 작전예정지로 즉시 전속력 기동!”


수도방위사령부 특수임무여단 ‘야차’의 여단장 고락동의 식별명(識別名, code name)이 괜히 ‘뇌전(雷電)’인 게 아니었다.

그는 판단이 서자마자 바로 지시하였고, 명령이 끝나자마자 이미 땅을 박차고 작전예정지로 쏘아나갔다.


일반인들이라면 뛰어서 10분이 걸릴 거리였지만, 전원 각성자로 이뤄진 야차 본부소대 전원이 작전지역에 도착하는 데에는 그 절반 정도 걸렸을 뿐이다.

각성자들에게 2월 초의 싸늘한 밤 날씨는 몸을 움직이는데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물론 여단장 고락동 대령은 다른 본부대원보다 훨씬 빨리 도착했다.


작전예정지에는 바로 전투에 돌입할 수 있게 준비를 마친 1소대 대원 여덟 명이 한 명의 젊은 여자와 대치중이었다.

야차의 편제는 일반적인 군부대와 많이 다르다.

1개 소대는 8명으로 구성되어있다.

또한 소속 대원은 모두 각성자며, 모두 위관급 이상의 계급을 가지고 있다.

대한제국에 있는 특수부대에서도 손꼽히는 위력을 보유한 부대다.


야차 1소대와 대치중인 젊은 여자는 눈에 띄는 미녀였다.

다만 치켜뜬 눈 때문인지 좀 사나워 보이는 인상이었다.

그 여자의 뒤편에는 오래된 3층 건물이 있었는데 ‘심상’이라고 써있는 새로 만든 듯한 책모양의 서점 간판이 붙어있었다.

그리고 건물 현관 앞에는 한 명의 남자가 쓰러져 있는 여자아이를 돌보고 있었다.


“1소대장 보고해.”


의아한 눈으로 뒤에 있는 건물을 한 번 쳐다본 고락동이 1소대장의 보고를 요구했고, 대치중이던 1소대장이 빠르게 고락동에게 접근했다.


“목표물을 추격 하여 작전예정지에 도착했을 때, 목표물은 이미 쓰러져 있었고 저 여성이 황실 소유지에서 나가길 원했습니다.”

“뭔, 개 풀 뜯어먹는 소리야? 지가 뭔데?”


여자를 언급하는 1소대장의 목소리에 조심함을 느낀 고락동은 추가 설명을 요구하는 눈빛을 보냈다.


“본인에게 작전우선권이 있으며 본인이 목표물을 관리하겠다면서 작전권 이양을 요구했습니다. 본인은 제경대 요원이라고 합니다. 제경대가 어느 부대인지 모르겠지만 지휘체계에 혼선이 올 수도 있고 뒤에 민간인과 민간시설이 있어, 제 판단 하에 일단 작전을 멈췄습니다.”

“이런, 근본도 없는 미친년이! 서울 한복판에서 우리 수방사 특임대보고 나가라고?”


야차대 여단장 고락동 대령은 1소대장의 보고에 어이가 없었다.


“잠, 잠깐! 그런데 방금 어떤 부대라고 했지? 제경대라고?”


야차대를 멈춰 세운 부대가 어딘지 찾아가서 뒤집어 엎어버리고 싶었지만, 묘하게 낯익은 이름이었다.


“네 그렇습니다. 제경대 소속이라고 했습니다. 엇?”


고락동은 여자가 제경대 소속이라는 내용을 다시 확인하자마자 1소대장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제경대 요원이라고?”

“누구십니까?”


여자는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고락동이 별로 놀랍지 않았는지 사나운 눈빛으로 대령을 쳐다보았다.


“나? 니가 엿 먹이려고 하는 야차대 여단장. 일단 너 저 쓰러져 있는 새끼가 뭔지나 알고 이러고 있는 거야? 그리고 시벌 내가 군 생활 20년 하면서 제경대 소속은 처음 만나보네. 야, 우선 인증부터 해봐.”


스마트워치를 몇 번 조작한 고락동은 오른쪽 손목을 내밀었다.

아름답지만 사나운 눈빛의 여자 역시 마찬가지로 왼쪽 손목에 있는 스마트워치를 조작한 후 마주 내밀어 신분 인증 절차를 진행하였다.


“이런 시벌, 제경대 맞네. 그런데 평소에 사고 좀 치고 다니셨나봐? 식별명(code name)이 좀 살벌한데. 그런데 이상한 건 말이야, 그 살벌한 식별명 빼고는 다른 정보에 대한 접근권한이 없다는 거야. 최상급 비밀취급권한이 있는 이, 야차대 여단장 고락동이······.”


본인의 스마트워치로 여자에 대해서 자세히 확인하려고 했던 고락동은 여자의 부대 및 식별명을 제외하고는 아무 정보도 확인할 수가 없었다.

수도방위사령부 소속의 특수임무여단인 부대 특성상 여느 일반적인 별들보다도 비밀취급권한이 높은 고락동 대령이였지만 이 여자 앞에서는 소용없었다.


“고락동 대령님 비밀취급권한이 오르면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반면에 여자는 어느 정도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는지 바로 이름과 계급으로 호칭하며 말을 높였다.


“지랄하고 있네. 수방사 특임대 여단장보다 비밀접근권한 높은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투덜대던 고락동은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너 저거 사람 아닌 건 알고 있는 거야? 소환체야. 그리고 저 상태만으로도 상급 재앙종이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말 너무 함부로 하십니다. 부화한 이상 엄연히 제국법상 소환체가 아니라 제국민입니다.”


여자의 눈매가 더 매서워졌다.


“어이, 아가씨 말은 바로 해야지. 그거야, 합법적인 절차를 따랐을 때 그렇고, 지금 저 새끼 때문에 한강에 정박해있던 유람선이 날아간 건 알고서 하는 소린가?”

“뉴스 속보 봤습니다. 저 애 작품인건 몰랐지만요. 그래도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들었습니다.”


여자는 자신의 뒤편에서 남자가 돌보고 있는 소녀를 잠시 쳐다봤다.


“뉴스에서나 그렇게 말하는 거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니고 중국 쪽 애들은 피해가 커. 죽은 애들은 없다지만, 알 밀수 하다 사고 제대로 났지.”

“중국 쪽에서 제압 못했나봅니다?”

“중국 애들 중에 내가 얼굴 아는 애들도 꽤 있던데 제압을 못했어. 잠재등급이 높을 수도 있고 아니면 동반자로 내정된 사람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소극적이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저 새끼 누가 쓰러뜨린 거야? 그리고 앞으로 황실에서 쓸 건가?”


고락동은 앞의 여자와 뒤의 남자를 번갈아 쳐다보며 물었다.

자신이 갑자기 나타남에도 눈 한번 깜빡이지 않았던 이 여자의 강함은 이미 확인했다.


“그건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여자의 태도는 단호했다.


“쩝. 알았어. 그럼 이건 확실하게 하자고. 우린 작전 깔끔하게 마무리 하고 제경대에게 목표물 전달한 거야. 민간인 피해 없이 여기까지 몰아오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네, 알겠습니다. 제가 보고하면 황실에서 작전 완료시킬 겁니다.”

“참,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더니. 그걸 황실이 채가네. 하여간 있는 놈들이 더해요. 자, 작전종료. 야차대 철수한다.”


판단이 끝난 고락동은 뒤돌아서 바로 부대에 명령했고, 야차대는 신속하게 자리를 벗어났다.


“아, 이거 뭐 오랜만에 눈도장 바로 찍을 수 있는 작전인데 마무리가 좀 께적지근하네. 용족 소환체까지 획득했어야 완벽한데. 그런데 거기 있던 서점은 뭐야? 언제부터 있었어?”


부대로 복귀하는 차에 오른 고락동은 입맛을 다시며 옆에 있던 작전참모에게 물었다.


“지리 정보가 바로바로 갱신되는 특수작전지도에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마 지도제작 전 부터 있었던 건물 같습니다. 출입통제구역이었으니 지도에도 정보 갱신이 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건물은 오래된 건물 같았습니다만, 간판은 새로 만든 것이었습니다.”


작전지역에 있는 건물도 확인 못했냐며 된통 당할까봐 몇 번씩 특수작전지도를 확인했던 김상석 소령이었다.


“뭐, 황실 땅이니 그런가 보다 해야지.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던 숲에 갑자기 서점이 들어섰다? 이거 어떻게 해석해야해? 돈을 갈퀴로 쓸어 담는 황실이 저 조그만 서점으로 돈 벌건 아닐 텐데.”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 그 괴물의 속내를 어찌 알꼬.”


여단장이나 작전 참모나 정답을 알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여단장님, 그런데 그 제경대가 뭐하는 곳입니까? 갑자기 작전을 멈추시다니······.”


상관의 표정이 조금 풀리자 김상석 소령이 슬그머니 궁금하던 것을 물었다.


“제경대? 야 김상석 너 작전참모 아냐? 공부안하냐? 황제경호대 몰라? 우리나라 모든 군, 기관 작전에서 최고 우선권 있는.”

“네? 그런 곳이 있었습니까? 저는 처음 듣는 이야기입니다.”

“이 새끼 완전 빠졌네? 시벌 군 생활 편하다 편해. 짬밥 뒤로 드셨어? 그동안 뭐한 거야? 공부 좀 해라 공부 좀. 새끼야.”


건물에 대한 의문도 잠시 원래의 성격으로 돌아와 한참 동안 작전참모를 갈구던 고락동은 계속 말을 이었다.


“뭐, 사실 황제 관련 항목은 사문화 된지 오래라서 요즘 애들은 잘 모르긴 하지. 황제가 사라진지가 육십년이 넘었는데. 요즘 나온 책에는 아예 관련항목이 빠져있는 것들도 있고.”


잠깐 동안 작전참모의 질문에 귀찮아하면서도 성실히 대답해준 고락동은 창밖으로 고개를 돌린 후 생각에 잠겼다.


‘서울에서 제경대가 움직였다? 몇 십 년 만에? 이거 앞으로 많이 시끄럽겠는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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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전설의 시작(3) +3 20.05.28 84 9 12쪽
27 전설의 시작(2) +7 20.05.26 90 10 12쪽
26 전설의 시작(1) +6 20.05.25 94 10 12쪽
25 오해와 의문(9) +3 20.05.24 110 5 12쪽
24 오해와 의문(8) +2 20.05.24 95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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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오해와 의문(6) +2 20.05.23 85 7 14쪽
21 오해와 의문(5) 20.05.22 95 4 15쪽
20 오해와 의문(4) +1 20.05.21 127 5 14쪽
19 오해와 의문(3) +1 20.05.21 108 4 14쪽
18 오해와 의문(2) +1 20.05.20 126 6 12쪽
17 오해와 의문(1) 20.05.20 87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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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열등감 그리고 근성(7) +1 20.05.18 211 4 11쪽
13 열등감 그리고 근성(6) 20.05.18 87 5 12쪽
12 열등감 그리고 근성(5) 20.05.17 112 2 13쪽
11 열등감 그리고 근성(4) 20.05.17 113 6 13쪽
10 열등감 그리고 근성(3) 20.05.16 105 3 15쪽
9 열등감 그리고 근성(2) 20.05.15 100 5 13쪽
8 열등감 그리고 근성(1) 20.05.14 107 5 8쪽
7 설계 혹은 인연(4) 20.05.14 129 8 14쪽
6 설계 혹은 인연(3) 20.05.13 156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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