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달달해달달

평범한 서점이라고 하기엔 서점직원들이 평범하지 않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달달해달달
작품등록일 :
2020.05.11 15:16
최근연재일 :
2020.06.02 21:25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4,235
추천수 :
285
글자수 :
177,761

작성
20.06.01 21:25
조회
72
추천
6
글자
12쪽

전설의 시작(6)

DUMMY

“흠, 왜 그러시죠?”


류선영은 같이 저녁식사를 하고 있는 눈앞의 남자를 주시했다.

열심히 움직이던 그 남자의 나이프와 포크가 멈췄다.


“아니야, 누가 나를 좀 부르는 것 같아서.”


반예준은 잠시 멈췄던 칼질을 다시 시작했다.


“혹시 소환? 아! 신재라는 아이가 불렀나 보군요.”


류선영은 눈치가 빠른 여자였다.

그리고 반예준의 서점에 대해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는 여자였다.


“어. 3위상인걸 봐서 전투중인 것 같은데? 그나저나 나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군?”

“네, 아무래도 매일 착실하게 보고 받고 있으니까요. 지금 제가 맡은 일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기도 하고요. 가보셔야 하지 않겠어요? 용족 아이가 소환요청 했다면 중요한 일일 텐데요.”

“그러겠지. 그래도 이런 미인과의 약속 도중에 자리를 뜨는 건 실례지.”

“풉, 이야기 들은 바로는 그렇게 섬세한 분은 아니신 것 같던데요?”


류선영은 반예준의 이야기를 듣고 실소했다.


“류선경이 나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해서 보고 하나보네.”

“선경이는 제 동생이기 이전에 좋은 요원입니다.”

“그건 나도 인정하지.”

“그런데 진짜 안 가보셔도 되겠어요?”

“뭐, 자네도 알 텐데? 전장에서 도움요청 한다고 해서 얼마나 도움을 받을 수 있겠어? 절망에 익숙해져야지. 그리고 앞으로 걔들이 가야할 길은 더 절망적이야. 그 절망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선 절망을 제대로 맛봐야 하고.”

“어머, 잔인하다고 해야 하나요? 아니면 자상하다고 해야 하나요?”


류선영은 두 손으로 식탁위에 턱을 괴고 반예준을 지긋이 쳐다봤다.


“내가 가기 전까지 못 버티고 죽으면 잔인하다고 생각하고, 내가 갈 때까지 버티면 자상하다고 생각해. 그래서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야?”

“당연히 앞으로 다가올 그 절망에 대한 이야기죠.”

“글쎄, 나는 그 절망엔 관심이 없어서. 이곳이 어떻게 되든 내가 무슨 상관이야?”

“그래도 명색이 황제 권한대행이신데······.”

“나는 이곳에 오기 전까지 내가 황제 권한대행인 것도 몰랐는데? 게다가 내가 악의체 다음으로 싫어하는 것이 그 ‘황제’라는 놈이다. 재수 없는 새끼.”

“어머, 조심하셔야죠. 이 나라는 아직 황제를 모욕하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나라에요. 물론 거의 사문화됐지만. 아니 애당초 황제 권한대행이시니 상관없으려나? 호호호. 말나온 김에 우리 황제폐하님은 잘 계신가요?”


류선영은 제작자와 인연이 있었다.

류선영은 류겸의 용족 소환체였고, 황제와 함께 수많은 전투를 치른 전우였다.


“어, 짜증나게도.”

“보고 싶네요. 참 순수하신 분이셨는데······.”

“뭐? 그놈이?”


반예준은 코웃음을 쳤다.


“제가 기억하는 그 분의 모습하고, 권한대행님이 알고 있는 그 분의 모습하고는 많이 다른 가 봐요? 어찌됐든 대한제국에서는 앞으로 다가올 일들에 대해 알고 싶은 게 많습니다.”

“나라고 아는 건 없어. 류선경이 보고 했을 거 아니야? 2위상 3위상에서 군주급 이상의 악의체가 깨어날 것이고, 이곳에서는 대전쟁이 다시 벌어진다는 것 밖에.”

“네, 그리고 군주급 악의체가 깨어남으로서 증명이 됐죠. 그러면 저희 입장에서는 권한대행님의 예언대로 대전쟁을 준비해야 되겠죠.”

“예언은 무슨. 나도 미래에 대해 아는 건 없어. 그리고 대전쟁이 온다고 했지만, 당장 오지는 않을 거야. 적어도 몇 년의 시간은 있겠지.”


반예준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것뿐만 아니라 악의체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필요해요. 선경이에게 네크로맨서 이야기는 잘 들었습니다. 그런 이야기들이 앞으로 저희에게 많은 도움이 되겠죠.”

“그래, 그러니까 류선경이 밤마다 착실하게 보고하는 것 가지고 뭐라 안하잖아? 앞으로도 류선경이 내 옆에서 알게 될 내용들은 너희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고. 그런데 그 이상을 내게 바라지마. 나는 이곳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사람이니까.”

“그건 아니죠. 이곳이 망가진다면 앞으로 이렇게 맛있는 음식도 못 드시게 될 것이고, 즐길 거리도 사라질 것이고, 편안하게 쉴 곳도 사라질 텐데요?”


류선영은 느긋하게 주변을 둘러본 후 반예준을 바라봤다.


“그건 물론 아쉽지. 그런데 아쉽게도 아쉬운 정도로는 나를 움직이지 못해.”

“그러면 어떤 걸 원하시죠?”

“단언컨대 너희가 내게 줄 수 있는 건 없어.”

“어머나, 냉정한 남자시네. 그렇다면 기대할 건 서점 식구들 밖에 없겠군요.”

“서점 식구들?”

“네, 서점 식구들. 남자의 마음을 녹이는 건 가족이니까요.”

“흠, 글쎄. 여기 음식은 괜찮군.”


반예준은 잔에 담긴 적포도주를 마셨다.



***



“어이, 꼬맹이들 정말 우릴 구할 사람이 오긴 오는 거야?”

“아마도.”

“올 거 에요.”


말하는 두 소녀도 확신은 없었다.


“야, 사장님 오겠지?”


그 불안함에 류신재가 허유진에게 물었다.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어, 분명 올 거야. 사장님이라면 아마 지금 맛있는 거 먹고 있을 거야. 그러면서 다 먹고 가야지 그러고 있을 거야.”


다행히 허유진은 희망을 심어줬다.


“사장? 기다리는 사람이 사장이야? 어디 사장인데?”


두 여학생의 대화에 김범준이 끼어들어 물었다.


“서점 사장님.”

“뭐? 서점 사장이 여길 와서 저 괴물을 때려눕힌다고?”

“어, 아마 저 새끼 찍소리도 못할걸.”


류신재가 화염의 주인을 매섭게 노려봤다.


“이거 뭐, 도대체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 거야. 일단 2차전 시작한다.”


김범준이 염룡의 주인에게 다가가 마주 섰다.


“어이, 샌드백. 아까 약속은 이미 지킨 거 알지? 이번엔 이중에서 제일 먼저 죽겠네?”


염룡의 주인이 입을 열었다.


“야, 내가 진짜로 오래 살고 싶어서 제일 마지막에 죽여 달라고 했겠어? 한 번 더 기회를 잡으려고 그런 거지. 이번엔 안 봐준다. 이 개새끼야!!”


말을 마치자마자 김범준은 [도발]을 시전 했다.

물론 군주급 악의체가 고작 [도발]이라는 스킬 하나에 이성을 잃거나 그럴 일은 없다.

단지 거슬리는 느낌만 받을 뿐.


“그렇게 원한다면.”


퍼억


염룡의 주인은 무서운 속도로 김범준에게 대쉬하며 주먹을 내질렀다.


‘쿨럭’


김범준은 두 팔을 가슴께에 크로스한 후 간신히 막아냈다.

물리력이 없어보였던 불꽃모양의 주먹은 보기와는 달리 강력한 힘이 실려있었다.


그 강력한 힘이 부딪힌 찰나의 순간 염룡의 주인의 옆구리로 커다란 대도가 쇄도해왔다.

하지만 염룡의 주인은 무료한 눈빛으로 잠시 쳐다보고 별 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깡- 깡- 깡-


"뭐하는 거냐? 꼬마?"


류신재는 빠르게 대검을 휘둘렀지만 염룡의 주인에게 타격을 주지 못했다.

자신의 공격이 먹히지 않자 류신재는 빠르게 거리를 벌렸다.


“젠장. 난 왜 이런 괴물들하고만 싸워야 하냐고!!”


어느새 염룡의 주인의 곁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류신재의 외침이었다.

염룡의 주인은 다시 화력을 김범준에게 집중했다.

김범준은 그 공격을 따라가는 것도 벅차했다.


타-앙 타-앙 타-앙

까-앙 까-앙 까-앙


허유진의 저격도 염룡의 주인의 공격을 멈추게 하지 못했다.


<야, 저격도 소용없어>

<이런. 대표님 위험 한데. 뭐 쓸 만한 거 없어?>

<모르겠어. 야! 그런데 쟤 불이잖아. 불은 물에 약한 거 아냐?>

<약하지. 그런데 쟤 불꽃은 태풍 속에서도 끄떡없을 것 같은데. 어지간한 물로는 어림도 없어. 그리고 쟤가 유인한다고 어디 바다에 다이빙이라도 하겠어?>


두 여학생이 무시를 당하고 있는 순간에도 염룡의 주인의 불꽃이 김범준을 검게 태우고 있었다.

김범준이 이렇게나마 염룡의 주인에게서 버틸 수 있는 건 오로지 탱킹에만 집중된 그의 능력 때문이었다.

김범준은 대전쟁 당시에도 공격력은 약했지만 탁월한 재생능력과 방어력으로 이름을 날린 각성자였다.

그가 나이에 비해 훨씬 동안(?)인 이유도 그의 재생력과 관련이 있었다.


하지만 버티는데도 한계가 있었다.

이미 1차전에서 김범준은 자신의 한계 이상의 힘을 쏟아냈다.

지금은 말 그대로 악으로 버티고 있는 중이었다.

당장 쓰러지더라도 뭐라 할 말이 없는 상태였다.


<야, 뭐라도 해야 해. 소화탄은 어때?>

<소화탄이라. 별 역할은 못하겠지만, 시간 벌이는 가능 하겠는데.>

<오케이, 한 번 써보자.>


두 여학생의 가방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소화탄이 준비되어있었다.

소화탄은 일정 역역에 발화점을 낮추고 산소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강력한 휴대용 소방장비다.


“아저씨 엎드려!”


어느 새 김범준의 뒤에 자리한 류신재가 고함을 쳤고, 김범준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퍼-엉


염룡의 주인은 자신의 얼굴에 다가오는 괴물체를 아무 생각 없이 쳐내려고 했고, 동시에 소화탄은 폭발했다.


푸쉬식-


물론 그 지독한 염룡의 불꽃이 소화탄으로 꺼질 리가 만무했다.

하지만 염룡의 주인은 소환탄으로 부터 어마어마한 불쾌감을 느꼈다.

인간의 감정으로 비교하자면, 식판위에 남아있는 잔반을 얼굴에 부어버린 느낌일 것이다.

식판위의 잔반이 인간을 해칠 수 없듯이 소화탄 정도로는 염룡의 불꽃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그 불쾌감은 염룡의 주인을 무척 화나게 했다.


“이것들이 보자보자 하니까.”


염룡의 주인의 신경이 잠시 류신재에게 쏠리자, 김범준이 받고 있는 압박감이 약해졌다.


퍼억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김범준의 강력한 한방에 복부에 꽂혔고, 염룡의 주인의 얼굴 쪽에 있는 불꽃이 기분 나쁜 듯 일렁거렸다.


그와 동시에 외곽에서 던져지는 소화탄에 염룡의 주인은 뒤로 물러섰다.


“대표님 괜찮아요?”

"아저씨 괜찮아?"


두 여학생은 김범준의 옆에 섰다.


“헉, 헉, 진짜 죽는 줄 알았네. 땡큐.”


김범준의 입장에서는 적절한 도움이었다.

물론 임시방편일 뿐, 아직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이 버러지 새끼들이."


염룡의 주인은 정말 화가 많이 난 듯 청염이 더욱 커졌다.


"야, 너희들 오히려 저 새끼 화만 돋운 것 같은데?"

"뭐라고요? 대표님 저희 아니었으면 방금 전에 이미 불타서 죽었을 것 같은데요?"

"누가 뭐래? 고맙긴 고마운데, 지금 저놈이 화가 많이 났다는 거지. 다음 작전도 있나?"

"아뇨······. 야! 류신재 사장님 반응은 아직 없는 거지."


허유진은 류신재에게 간절한 눈빛을 보냈다.


"어. 없어. 아 진짜 돌겠네! 이놈의 사장은 항상 필요할 때 도움도 안 되고! 씨팔!"

"진짜 밉다! 나쁜 놈의 새끼. 우리 이렇게 고생하게 만들고. 필요할 땐 없고. 으아악!"


두 여학생은 미친 사람처럼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그때였다.


"그래? 나한테 불만이 많네. 그러면 그냥 갈까?"


그렇게 기다리던 목소리가 들렸다.


작가의말

1차 목표 달성했네요~


30회 십오만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평범한 서점이라고 하기엔 서점직원들이 평범하지 않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여기까지 20.06.05 67 0 -
공지 공지(연재 주기, 제목 등) - 수정 20.05.16 136 0 -
32 전설의 시작(7) +5 20.06.02 78 8 12쪽
» 전설의 시작(6) +5 20.06.01 73 6 12쪽
30 전설의 시작(5) +3 20.05.30 97 7 12쪽
29 전설의 시작(4) +2 20.05.29 69 6 15쪽
28 전설의 시작(3) +3 20.05.28 82 9 12쪽
27 전설의 시작(2) +7 20.05.26 89 10 12쪽
26 전설의 시작(1) +6 20.05.25 93 10 12쪽
25 오해와 의문(9) +3 20.05.24 108 5 12쪽
24 오해와 의문(8) +2 20.05.24 94 4 13쪽
23 오해와 의문(7) 20.05.23 74 5 11쪽
22 오해와 의문(6) +2 20.05.23 84 7 14쪽
21 오해와 의문(5) 20.05.22 93 4 15쪽
20 오해와 의문(4) +1 20.05.21 126 5 14쪽
19 오해와 의문(3) +1 20.05.21 108 4 14쪽
18 오해와 의문(2) +1 20.05.20 125 6 12쪽
17 오해와 의문(1) 20.05.20 86 6 14쪽
16 열등감 그리고 근성(9) +1 20.05.19 105 12 12쪽
15 열등감 그리고 근성(8) +2 20.05.19 104 9 12쪽
14 열등감 그리고 근성(7) +1 20.05.18 211 4 11쪽
13 열등감 그리고 근성(6) 20.05.18 87 5 12쪽
12 열등감 그리고 근성(5) 20.05.17 111 2 13쪽
11 열등감 그리고 근성(4) 20.05.17 110 6 13쪽
10 열등감 그리고 근성(3) 20.05.16 104 3 15쪽
9 열등감 그리고 근성(2) 20.05.15 99 5 13쪽
8 열등감 그리고 근성(1) 20.05.14 107 5 8쪽
7 설계 혹은 인연(4) 20.05.14 128 8 14쪽
6 설계 혹은 인연(3) 20.05.13 156 9 11쪽
5 설계 혹은 인연(2) 20.05.12 181 10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