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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해달달

평범한 서점이라고 하기엔 서점직원들이 평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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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해달달
작품등록일 :
2020.05.11 15:16
최근연재일 :
2020.06.02 21:25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4,226
추천수 :
285
글자수 :
177,761

작성
20.05.18 22:34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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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열등감 그리고 근성(7)

DUMMY

“어, 어, 이거······.”


믿기지 않은 광경에 허유진은 말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얼른 문 닫아. 모래 들어간다. 어차피 네가 청소해야 하잖아.”


반예준의 말에 아차 싶었던 허유진은 얼른 한 발 앞으로 내딛었다.


“아 뜨거워!”


허유진은 맨발이었고 사막의 모래는 무척 뜨거웠다.


“어, 문이?”


뒤돌아보니 문은 이미 사라졌고 사막 한 복판에 덩그러니 반예준과 둘만 있었다.

반예준 앞에는 커다란 나무상자들이 몇 개 놓여있었다.


“여기는 옷이랑 생활용품 들어있는 상자. 여기는 전투식량 하고 물. 여기는 무기.”


반예준의 설명에 허유진은 전투화부터 얼른 꺼내 신었다.


“일단 현재 너의 개인 역량으로는 악의체랑 싸울 수 없으니 일단 무기 사용부터 익혀. 악의체와의 전투에서 현대무기 사용은 필수야. 체력을 보전하면서 많은 적을 상대해야하니. 이건 AK-75다. 혹독한 환경에서 가장 내구성이 좋은 자동소총이지. 이건 K-15 대물저격소총. 이 정도는 되야 중형 악의체에 타격이 들어갈 거야. 그리고 이것은······.”


반예준은 준비되어 있는 총기를 꺼내 설명하기 시작했다.

분해, 조립부터 영점 조정을 위한 실제 사격 까지.

반예준의 설명은 총기를 처음 만져보는 허유진을 배려하지 않았다.

그 급한 설명에 허유진은 제대로 이해하기는 커녕, 반예준의 설명을 뒤따라가기도 벅찼다.


타-앙 타-앙

타타타타타당


허유진은 처음 해보는 사격에 귀가 얼얼했다.

하지만 그 큰 총소리에도 이 이상한 꿈이 깨지 않았다.


“저기, 사장님, 이게 지금 도대체 무슨 상황인 건지.”

“강해지고 싶다면서?”

“그렇기는 한데 너무 당황스러워서. 마음의 준비도······.”

“멍청한 소리할래? 정신 차려. 전장에서 마음의 준비는 사치다. 시간 별로 없다고 했지. 그것과는 별개로 이제 조금 있으면 악의체가 온다. 난 갈 테니까 강해지고 싶으면 살아남아.”


반예준은 허유진의 말을 끊었다.


“그 말은, 저 혼자 악의체를 잡으라는 말인가요?”

“혼자는 아니고. 팀원이 곧 올 거야.”

"누구요?"

"누구겠냐?"


‘류신재.’


반예준은 마음속으로 류신재를 강하게 소환했다.

잠시 후 땅바닥에 퍼지는 충격파와 함께 류신재가 갑자기 나타났다.

역시 반예준의 예상대로 도서관 안에서도 문제없이 소환됐다.

열흘에 한 번, 공간과 시간의 제한을 극복할 수 있는 류신재의 전설급 종족스킬.

[용의 강림]이다. 동반자 혹은 소환체가 서로를 소환하는 스킬.

다만 갑자기 등장한 류신재는 사막에는 어울리지 복장이었다.

속옷 차림이었다.


“사장님 갑자기 이게 뭐에요!”


류신재가 버럭 했다.

샤워하고 이제 막 옷을 갈아입은 참이었다.


“뭐긴, 강림 발동했지.”

“미리 말이나 해주지. 갑자기 여긴 어디에요?”


류신재는 속옷만 입고 있었지만, 반예준이나 류신재나 그것에 대해선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이제 10분 후면 악의체가 온다. 전투 준비해.”

“지금까지 한 번도 싸우라는 말 없더니. 이렇게 갑자기요?”

“휴식은 끝났어. 몸 근질근질했을 테니 싸워봐.”


용족은 전투를 위한 종족이었다. 얌전한 생활이 답답했을 터.


“원하신다면!”


다가올 전투에 류신재는 흥분했다.


“일단 [용인화]부터 해봐.”

“네.”


류신재는 [용인화] 스킬을 발동시켰다.

덩치가 커졌지만 원래 작은 편이라 그런지 류선경 정도의 키와 덩치로 변했다.

그리고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피부에 단단한 비늘이 생겼다는 것이다.


“어, 신재가? 스킬인가요?”


류신재의 변화에 허유진은 놀랐다.


“팀이니까 알아둬 신재는 용족이다. 그리고 저건 용족고유의 [용인화] 스킬. 전투에 알맞은 몸으로 변형되지. 폭발적인 힘을 사용할 수 있는 강하고 단단한 육체로.”


반예준은 짧게 설명했다.

동시에.


타-앙


퍼-억


AK-75소총으로 갑자기 류신재를 맞췄다.

총을 쏠 거라 전혀 생각하지 못한 류신재는 복부에 총알을 정통으로 맞았다.


“으악. 뭐에요 갑자기!”


찌그러진 탄두가 류신재의 몸을 맞고 떨어졌고, 류신재는 그 고통에 허리를 접으며 비명을 질렀다.


“봤지? 류신재는 총알 몇 발정도 감당할 수 있다. 사격할 때 류신재 총 맞으면 어떨까 걱정하지 말고 그냥 갈겨.”


반예준은 허유진에게 총기를 넘겨주며 말했다.


“자, 오늘 부터 5일간 이곳에서 살아남아. 류신재는 전위에서 허유진은 후위에서 싸운다. 류신재 탱커역할 잘해. 허유진이 죽으면 너도 내손에 죽는다. 책임지고 살려.”


반예준은 류신재를 잡아먹을 듯 쳐다봤다.

그 기세가 어찌나 날카로웠던지 류신재는 방금 전 복부에 총 맞은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했다.


“알았어요.”


잠시 허유진을 돌아본 류신재는 억지로 대답했다.


“허유진 너 오늘 여기에서 죽으면 아무도 너 없어진지 모른다. 내가 사막에 파묻어버릴 테니까. 그러니까 어떻게든 살아남아. 그래야 네가 원하는 강함을 손에 얻을 수 있을 거니까. 그리고 지금 류신재가 너 짐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 알지?”

“알아요.”


돌아본 류신재의 얼굴에는 못마땅함이 한 가득이었다.

허유진은 다시 반예준을 쳐다봤다.


“그리고 약한 제가 감당해야한다는 것도 알아요. 저는 강해질 수 있으면 어떤 것도 참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확실히 말해줘요. 저 강하게 만들어 줄 수 있어요? 저 0레벨이에요.”


허유진의 습기 가득한 목소리에서 절박함과 굳건한 의지가 느껴졌다.


“그래. 만들어준다. 그놈의 등급은, 이 동네 것들은 그게 전부인지 안다니까. 어떻게든 살아만 남아. 네 소원 들어줄 테니까.”


“알았어요.”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만들어낸 사람이다.

반예준이 도대체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허유진은 반예준의 말을 믿기로 했다.


“그럼 나는 간다. 서로 얼굴 붉히지 않게 웬만하면 살아서 보자.”


스륵-


반예준의 앞에 갑자기 게이트가 생겼다.

반예준은 뒤도 안돌아보고 게이트로 사라졌다.


“너, 얼마나 강해? 정확하게 말해줘.”


반예준이 사라지자 허유진은 류신재에게 바로 물었다.

10분은 전투를 준비하기에 짧은 시간이었다.


“너 데리고 싸워야하는 것도 짜증나는데, 더 귀찮아지게 왜 물어?”


류신재는 시큰둥했다.


“짐으로 있기 싫으니까. 내 밥값은 해야지.”


허유진도 류신재만큼 자존심이 강했다.

류신재는 부딪혀오는 허유진의 그런 태도가 기분 나쁘지 않았다.


“현재 4레벨. 몇 몇 까다로운 애들 빼고 중급 악의체까지는 상대 가능할 것 같아.”


각각 부르는 명칭이 정해져 있는 악의체는 크기로는 초소형, 소형, 중형, 대형, 초대형으로 분류하고 강함의 정도에 따라 최하급, 하급, 중급, 상급, 최상급, 대괴급(大魁級, 우두머리)으로 분류한다.

수업시간에 안 듣는 것 같지만, 사실 이해가 빨라서 그런 거였다.


“고등학교 2학년이 4레벨이라니 강하네.”

“적이 내 나이보고 봐주겠냐? 4레벨이면 우습지.”

“0레벨 앞에서 자랑 하는 거냐?”

“자랑은 무슨, 팩트를 이야기 하는 거지.”


전투가 코앞이지만 둘의 자존심 싸움은 끝이 나지 않았다.


“내가 뒤에 있으니까, 내 지시에 따라.”


허유진이 강하게 말했다.


“네가 뭔데, 내가 나보다 약한 녀석의 말을 들을 것 같냐?”


류신재는 코웃음 쳤다.


“내가 약한 것 하고 지휘랑 뭔 상관이 있어. 그건 다른 문제지. 앞에서 적과 맞닥뜨려야 하는 너의 시야가 좁아지는 것은 당연한데. 너 나지킬 수 있겠어?”


자신의 말이 안 먹히자 허유진은 반예준을 꺼내들었다.


“글쎄, 네가 좀 약해야지. 자신 없는데.”

“내가 죽으면 사장님이 널 어떻게 할까?”

“흠, 글쎄. 설마 날 죽이기야 할까?”


류신재는 확신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반예준은 자신의 동반자였다.


“너 사장님 잘 모르는 구나, 널 진짜 죽일걸?”


하지만 허유진의 의견은 달랐다. 그리고 자신의 의견을 확신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류신재는 그 이유를 물었다.


“여기는 도서관이니까. 어떻게 우리가 여기 들어올 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여기가 그 도서관이니까 사장님은 부담 없이 널 죽여 버릴 거야. 아까 아무렇지도 않게 너한테 총 쏜 거 기억 안나?”

“······사장님이 여기 도서관이라는 말 안했는데, 여기가 도서관이라는 걸 어떻게 알았어?”


류신재는 이 사막이 도서관 안이라는 말에 섬뜩해졌다.

자신의 동반자에게 죽는 경험을 정말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서관에서의 죽음은 실제 죽음이 아니라고 하지만 죽는 경험자체를 좋아할 사람은 이 세상에 없었다.


“여긴 도서관 16층 열람실(Dungeon), 일명 ‘끝없는 사막’. 5일간 밀려드는 악의체를 막아내야 하는 곳······. 첫날은 어렵지 않아. 한쪽방향에서 소형·하급 악의체인 ‘랩터’가 몰려나와. 이따 내말대로 랩터가 나온다면 여기가 도서관인거 확실히 알 수 있겠지? 어쨌든 현재 네 수준이라면 어렵지 않게 제압 가능해. 그러니까 마중 나가서 잡아. 내가 뒤에서 저격할 테니. 첫날엔 쉬운 적이니 너와 나의 호흡을 맞추는 것에 중점을 두자.”


반예준이 일부러 이 사막이 ‘나락’이라고 말해주지 않았지만, 허유진의 판단은 빠르고 정확했다.

허유진은 이미 공략이 알려진 도서관에 대한 정보는 빠삭하게 알고 있었다.


“총은 싸봤냐?”


류신재를 허유진이 들고 있는 총을 보고 물었다.


“어, 방금.”

“이런,”

“걱정마, 4일 더 남았잖아. 갈수록 나아지겠지.”

“악의체는 잡아봤어?”

“몇 번······.”

“그래, 알았어. 마냥 짐은 아니네. 네 말대로 랩터가 달려들면 네가 하자는 대로 해주지.”


허유진의 정확한 설명에 류신재는 역할분담에 조건부로 동의했다.


“자, 이제 온다.”

“나도 알아.”


류신재의 말에 허유진은 멀리서 다가오는 모래 먼지를 향해 스코프를 들었다.

스코프 안에 보이는 것은 두꺼운 뒷다리로 뛰어오고 있는 ‘랩터’가 확실했다.


“어때? 맞지?”

“그래. 너 잘났다.”


둘 다 서로 앞에서 약한 모습보이기 싫어서 괜찮은 척 하고 있지만, 가슴은 첫 전장의 긴장감에 두근거렸다.


“자, 그럼 가서 날뛰어봐.”


허유진은 K-15 대물 저격 소총을 겨냥하고 류신재에게 선제 타격을 지시했다.


“오케이. 죽지마! 죽으면 내가 너 죽여 버린다.”


허유진과 마찬가지로 귀에 인이어 통신기를 착용한 류신재는 거칠게 대답하며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작가의말

잠들기 싫어 한편 더 올립니다~


1위상=나락=도서관

2위상=건곤

3위상=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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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오해와 의문(5) 20.05.22 93 4 15쪽
20 오해와 의문(4) +1 20.05.21 126 5 14쪽
19 오해와 의문(3) +1 20.05.21 107 4 14쪽
18 오해와 의문(2) +1 20.05.20 124 6 12쪽
17 오해와 의문(1) 20.05.20 86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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