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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해달달

평범한 서점이라고 하기엔 서점직원들이 평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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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해달달
작품등록일 :
2020.05.11 15:16
최근연재일 :
2020.06.02 21:25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4,224
추천수 :
285
글자수 :
177,761

작성
20.05.30 21:25
조회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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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2쪽

전설의 시작(5)

DUMMY

“야, 몇 분 남았어?


절망적인 상황에 속이 바짝 탄 허유진이 물었다.


”10분 좀 덜 남았어. 아 쫄리네.”


류신재도 속이 타긴 매한가지.


“아, 10분이면 우리 뼛가루가 되도 몇 번은 될 시간인데······.”

“그러게, 최대한 시간을 끌어야지.”

“어떻게?”

“아까 보니까 말이 많더만. 살살 긁어야지.”

“그러다 버럭하면 어쩌려고? 우리 순식간에 불타버릴걸? 아, 우리 왜 이렇게 재수가 없지?”


군주급 악의체는 둘이 상대하기에는 너무나도 강한적이었다.

허유진은 알 수 없는 누군가를 원망할 수 밖에 없었다.


“쟤, 변태야. 그렇게 한 번에 우리 태울 일 없어. 일단 질러보자.”


류신재는 확신했다.


“야, 그게 더 무서운데. 죽지도 못하고 불탈걸 생각 하니 끔찍해. 아 몰라! 안되면 봐달라고 무릎꿇고 빌기라도 해야지.”

“그래, 뭐든 해봐야지.”


두 여학생은 의지를 다졌다.


“뭐야? 예상 밖인데. 더 멀리 도망갔을 줄 알았는데. 여기서 나 기다려 준건가?”


청염에 휩싸인 철갑이 히죽거리며 다가왔다.


“여기서 더 나가봐야 너보다 급 떨어지는 악의체에게 죽을 텐데, 이왕 죽을 거면 네임드한테 죽어야지. 안 그래 염룡의 주인? 그리고 생각보다 너 해볼만 한 것 같아. 입만 살아가지고, 조금 허접해 보이기도 하고.”


류신재는 두려움을 숨기기 위해 배에 힘을 꽉 주고 도발했다.


“풉. 뭘 좀 안다고 해야해 모른다고 해야하나? 어쨌든 용감한 소녀들이네. 나머지 넷은?”


염룡의 주인은 류신재의 도발에 관심을 가졌다.


“내 말 안 듣고 멀리 도망갔어. 가봐야 별 거 없는데.”


평소 잘하지 못하던 거짓말도 벼랑 끝에서는 자연스럽게 나왔다.


“오 좋아. 내가 약속하지 너희는 그 놈들보다 덜 괴로울 거야. 아! 그렇다고 괴롭지 않는 건 아니니까, 오해하지는 말고. 어떻게 자기 몸이 불타는 걸 보면서 안 괴롭겠어? 안 그래? 낄낄낄!”

“그런데 옆에는······. 죽은 거야?”


염룡의 주인은 옆구리에 김범준을 끼고 있었다.

의식이 없는 김범준은 축 늘어져있었다.

그의 생사가 궁금한 허유진이 물었다.


“아, 이 새끼?”


털썩---


염룡의 주인은 한쪽구석에 김범준을 던지고는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아니, 아직 안 죽었어. 내가 소원 들어주겠다고 했더니 자기가 제일 마지막에 죽고 싶데. 그래서 들고 왔지. 그리고 얘 좀 가죽이 질기더라. 맷집 좋던데?”

“그래? 휴. 다행이네.”


허유진은 김범준이 아직 죽지 않았다는 말에 안도했다.

김범준과 친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자신에게 신경을 많이 써준 사람이었다.


"크크 귀엽네. 너희가 지금 저놈 걱정할 때냐?”

"그러게, 지금 내코가 석잔데······."


허유진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야, 갑옷. 우리 이 나이에 죽기는 너무 아까운데,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건설적인 방법 없을까?”


이번에는 류신재가 끼어들었다.


"걱정마라 꼬맹아, 너희의 죽음은 헛된게 아닐테니. 내 염룡의 불꽃속에 녹아 영원히 살아가게 될 거야. 크크큭. 이제 마음의 준비를 마쳤나?"

"무슨 준비? 잘 모르겠는데?"


류신재는 혀를 내민 채로 두 손으로 양귀를 막고 모른다는 듯 고개를 빠르게 흔들었다.


"우리 염룡의 먹이가 될 준비. 그렇다면 어디부터 태워줄까? 발끝부터? 아니면 손끝? 걱정 마, 너의 두 눈은 제일 마지막에 탈거야. 자신의 몸이 불타는 그 아름다운 순간을 봐야지 않겠어? 으흐흐.”


염룡의 이제 류신재의 도발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눈앞의 인간을 불태우고 싶을 뿐이었다.

큰 즐거움을 위해 순간의 욕망을 참았을 뿐.

이제는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도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철갑을 둘러싼 불꽃이 훨씬 강력해졌다.


“얼마 전에 강령술사를 본적이 있는데, 당신은 그 여자와는 다르군요.”


살기위해서는 어떻게든 시간을 더 끌어야하는 류신재가 화제를 바꿨다.


"강령술사?"


다행히 염룡의 주인이 충분히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였다.

불꽃이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강령술사라고? 누구 말하는 거지? 수집가? 시체애호가? 짝눈?"


염룡의 주인은 자신이 알고 있는 강령술사들의 이름을 읊었다.


"저기 이름은 잘 모르겠고 백인 여성체였어요. 머리는 금발이었고요."

"암컷이었으면, 시체애호가군."

"이름이 시체애호가야? 변태 같더니만 이름도 그러네 잘 아는 놈이야?"


옳다구나 한 류신재가 대화에 치고 들어왔다.


"잘 알긴 알지. 친하진 않아도. 강령술사들은 기본적으로 나를 안 좋아하거든."

"왜? 싫어하는데? 시체가 아니라서? 옆에 이상하게 생긴 시체들 많던데. 그 부하 중에 제일 강하다고 한 남성체는 쉣 이던데."

"진짜, 보긴 봤나보네? 그 짬통도 알고 있고."

"뭐, 좋은 추억은 아니었지."

"나도, 걔들은 좀 그래. 네 말대로 시체를 끼고 사는 변태들인 것도 나랑 안 맞고. 시체는 장작이지 침대위의 인형이 아니라고. 키키킥. 그리고 싸우다 보면 그놈들 장난감을 내가 다 태워버리거든 그래서 서로 궁합이 안 맞아."

"도대체, 너희는 인간을 어떻게 보는 거냐?"

"너희가 개돼지 보는 것처럼? 어떻게 대답이 되었나? 어쨌든 그래서 내가 설치는 곳에 그놈들은 나타나지 않아. 내가 잠든 이곳은 아닐 테고 도대체 어디서 본거지?"

"여기에서 좀 멀리 떨어진 곳."


류신재는 북미대륙이 있을 만한 방향, 저 먼 곳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켰다.


"그리고 도대체 너희같은 놈들이 그들을 보고도 어떻게 살아있는거지?"

“그게······. 죽었어요.”

“그말은······. 너희는 내 눈앞에 있으니 그놈이 죽었단 말인가? 어떻게? 누가?”


철갑을 둘러 싼 화염이 다시 거세지기 시작했다.


염룡의 주인이 시체를 좋아하는 변태로 비하하긴 했지만 시체애호가는 약한 존재가 아니었다.

군주급 존재를 막아 설 만 한 인간은 극히 드물다.

게다가 시체애호가가 조정하는 시체들은 쉽게 볼 상대가 아니었다.


"그건, 이야기가 좀 긴데. 들어보시겠어요?"


다시 시간을 끌 수 있는 기회를 잡은 허유진은 긴장하며 침을 삼켰다.


"말해봐."

"그게, 어떻게 됐냐면······."


그렇게 허유진의 목숨을 건 거짓말이 시작됐다.

벼량 끝 인간의 한계는 끝이 없었다.

거짓말이 술술나왔다.

반예준과 자신들을 분리해놓고 염룡의 주인이 납득할 만한 수준에서 이야기를 각색했다.

간단히 말해 우연히 지나가다 어떤 남자에게 시체애호가가 죽는 걸 봤다는 내용이었다.

실제 반예준이 했던 대로 '순식간에 지워졌어요' 라고 했다간 이야기가 너무 짧았을 터.

허유진은 그 동안 봤던 책과 영화를 총동원해서 시나리오을 짰다.

그렇게 한 편의 액션영화가 만들어졌다.


"결국 그 남자 혼자 남게 됐습니다."

"그래? 그 남자 혼자서 악전고투 끝에 시체애호가와 부하들을 쓸어버렸단 말이지."


긴 이야기를 마친 허유진의 표정은 굳어있었고, 등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이야기 하던 도중 언제부턴가 식은땀이 멈추지 않았다.

알았던 것이다.

류신재가 이야기 했던 시간은 이미 훨씬 넘어섰다는 것을.

하지만 반예준은 나타나지는 않았다.

돌아본 류신재의 낯빛도 어두웠다.


"씨발, 좆됐어!"


류신재의 욕을 들은 허유진은 류신재에게 자세한 내용은 물어보지 않아도 어떻게 된 건지 알 수 있었다.


"내, 기분이 안좋아졌어. 너희의 도움이 필요하겠는 걸?"


허유진의 이야기를 다 들은 염룡의 주인은 불쾌감을 느꼈다.

고작 인간에게 자신과 동급인 악의체가 죽었다는 것에.


"무슨 도움을 말하는 거죠?"

"불태워야 겠어. 이 더러운 기분을."

"그걸 저희가 어떻게 돕죠?"

"원래, 하려고 했던 일을 해야지."


다시 철갑을 둘러 싼 화염이 거세지기 시작했다.


"그건 안 되겠는데."


그때 힘없는 목소리가 들렸다.


"사장님!!!"


목소리가 흘러나온 곳을 향해 허유진이 고개를 돌렸다.


“쿨럭, 쿨럭, 콱 – 퇘!”


하지만 아쉽게도 그 사람은 반예준이 아니었다.

아까 쓰러져있던 김범준이 깨어난 것이다.


“아, 더럽게 아프네. 뭐야, 독종 아직 도망 못 갔어?”

“여기서 다른 곳으로 도망간다고 달라져요? 어차피 다른 악의체한테 죽게 될 텐데.”


체념한 듯한 허유진이었다.


“그래도 저놈이랑 싸우는 것보다는 낫잖아.”


김범준은 비틀거리며 자리에 일어나 두 여학생에게 다가왔다.


“대표님 조심해요.”


허유진은 얼른 다가와 김범준을 부축했다.


“자, 이런 위험한 곳은 이제 아저씨한테 맡기고 너희는 얼른 도망가렴.”


김범준은 허유진의 손을 뿌리치고 두 여학생 앞에 섰다.

이미 그의 무기 장팔사모는 염룡의 불꽃에 녹은 지 오래.

김범준은 두 주먹을 말아 쥐었다.


“눈물겹게 지겹네. 기분도 드럽고 이젠 못 기다리겠어. 이제 그만 놀자고.”


염룡의 주인 얼굴에 위치한 불꽃은 마치 하품하듯 갈라지며 이글거렸다.


“다죽어가는 주제에 누가 누굴 지킨다고. 쩝. 아저씨 비켜봐.”


대검을 든 류신재는 [용인화]와 함께 자신의 각종 스킬을 시전 하였다.


“어? 뭐야? 너 용족인가? 염룡이 정말 좋아하겠네. 역시 고기는 용이지. 낄낄낄.”


염룡의 주인은 변신한 류신재를 보고 반색하며 반겼다.


“뭔 소리야? 난 죽을 생각이 없는데. 지옥이 어딘지 모르지만 너도 곧 네 친구 따라 그곳에 가게 될 거야!”


전투태세를 갖춘 류신재를 따라 허유진도 무기를 꺼내 들었다.


“저기 대표님, 쟤가 그러던데 아저씨가 질기다던데 탱킹할 수 있겠어요?”


허유진은 김범준에게 물었다.


“어, 아직은 몇 방 더 버틸 수 있겠어. 그런데 저 친구가 용족이었어? 참 오래간만에 보네. 쿨럭, 쿨럭."

"어이, 아저씨 진짜 싸울 수 있겠어?

"야이~ 용족 꼬맹아, 내가 지금까지 골로 보낸 악의체가 몇 인데. 고작 저놈 하나 못 보낼 것 같아?”

"자, 그럼 대표님이 탱킹하시고, 신재 네가 근접딜러. 난 여기 있어봐야 짐이니까 숨어서 저격할게."


허유진은 익숙하게 작전지시를 내렸다.


"오, 독종 그러니까 뭐 있어보이는데~ 그리고 총도 쏠줄 알아?"

"아저씨 잠깐만요. 야, 류신재! 혹시 어때? 진짜 가망 없는거야?"

"아니, 그건 아니야. 스킬은 제대로 시전됐어. 사장님의 선택만 남았어."

"그럼, 희망은 있는거네?"

"그렇긴 하지."

"대표님."

둘만 아는 이야기를 잠깐 나눈 허유진은 김범준을 불렀다.


"왜?"

"일단 우리의 목적은 최대한 버티는 거니까. 무리하지 마세요."

"뭐라도 해봐야 하는거 아니야야? 버티기만 해선 답이 없는데?"

"아뇨, 그냥 버티세요."

"언제까지?"

"최대한 길게. 우리를 구원해줄 사람이 올 때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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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전설의 시작(6) +5 20.06.01 72 6 12쪽
» 전설의 시작(5) +3 20.05.30 97 7 12쪽
29 전설의 시작(4) +2 20.05.29 68 6 15쪽
28 전설의 시작(3) +3 20.05.28 82 9 12쪽
27 전설의 시작(2) +7 20.05.26 89 10 12쪽
26 전설의 시작(1) +6 20.05.25 93 10 12쪽
25 오해와 의문(9) +3 20.05.24 108 5 12쪽
24 오해와 의문(8) +2 20.05.24 94 4 13쪽
23 오해와 의문(7) 20.05.23 74 5 11쪽
22 오해와 의문(6) +2 20.05.23 84 7 14쪽
21 오해와 의문(5) 20.05.22 93 4 15쪽
20 오해와 의문(4) +1 20.05.21 125 5 14쪽
19 오해와 의문(3) +1 20.05.21 107 4 14쪽
18 오해와 의문(2) +1 20.05.20 124 6 12쪽
17 오해와 의문(1) 20.05.20 86 6 14쪽
16 열등감 그리고 근성(9) +1 20.05.19 104 12 12쪽
15 열등감 그리고 근성(8) +2 20.05.19 104 9 12쪽
14 열등감 그리고 근성(7) +1 20.05.18 210 4 11쪽
13 열등감 그리고 근성(6) 20.05.18 87 5 12쪽
12 열등감 그리고 근성(5) 20.05.17 111 2 13쪽
11 열등감 그리고 근성(4) 20.05.17 110 6 13쪽
10 열등감 그리고 근성(3) 20.05.16 104 3 15쪽
9 열등감 그리고 근성(2) 20.05.15 98 5 13쪽
8 열등감 그리고 근성(1) 20.05.14 106 5 8쪽
7 설계 혹은 인연(4) 20.05.14 128 8 14쪽
6 설계 혹은 인연(3) 20.05.13 155 9 11쪽
5 설계 혹은 인연(2) 20.05.12 181 1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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