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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해달달

평범한 서점이라고 하기엔 서점직원들이 평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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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해달달
작품등록일 :
2020.05.11 15:16
최근연재일 :
2020.06.02 21:25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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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8
추천수 :
285
글자수 :
177,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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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9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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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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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2쪽

열등감 그리고 근성(8)

DUMMY

사막의 밤은 추웠다.

적의 공격이 없는 야간, 두 여학생은 텐트 안에서 추위를 피하고 있었다.

낮에만 해도 기세등등하게 전장에 돌입했었지만, 지금의 분위기는 많이 달랐다.


류신재는 [용인화]를 해제하고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다행히 큰 외상은 없었지만 많이 지친모습이었다.

본능적으로 전투를 즐기는 용족이지만 첫 전투였고, 상대해야할 적이 많았다.

게다가 허유진의 보호를 위해 랩터가 뒤로 빠지지 않게 하는 것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지친것은 허유진도 마찬가지였다.

간간히 류신재를 뚫고 멀리서 지원중인 허유진을 노리는 랩터들도 종종 있었다.

무거운 총을 들고 몇 번을 도망 쳤는지 모른다.

게다가 사격을 얼마나 했던지 광대는 탱탱 부었고, 어깨는 떨어져 나갈 것 같았다.

반예준의 설명으로는 반동을 그나마 억제한 총이라고 하지만 초보자가 그 정도 사격을 했으니, 정상일리가 없었다.


“야, 첫날은 쉽다며.”


류신재의 입에서 평생 나올 것 같지 않았던 약한 소리가 나왔다.


“나도 책에서 본거라. 이럴 줄 몰랐지. 게다가 여기 원래 4인 열람실이야.”

“아, 씨발, 미친 사장 놈아!”


류신재는 허공에 대고 고함을 질렀다.


“사장님한테 일러야지.”


허유진이 살짝 웃으며 류신재에게 농담을 했다.


“제길, 자본주의의 노예 같으니라고. 내일은?”

“랩터에 히드라 추가.”


하루 호흡을 맞췄다고, 대화에 긴 설명이 필요 없었다.


랩터는 강한 뒷다리의 힘으로 몸통박치기를 하고 쓰러진 적을 날카로운 이빨과 앞발로 공격하는 습성이 있는 근거리 공격 악의체다.

히드라는 머리에 있는 구멍에서 산성 체액을 뱉는 원거리 공격 악의체다.


“미친 괴물 놈들이 조합을 짜서 공격하네. 내일은 방어복장에 더 신경 써야겠다.”


아무래도 전위 탱커인 류신재가 산성 체엑에 대한 방어를 신경 쓸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너······ 용족이라고? 용족은 소환체지?”


허유진은 류신재에게 조심히 물었다.


“그래. 소환체고 사장님하고 결속되어있어.”

“아, 그래서 사장님한테는 그렇게 편하게 하는 구나.”


허유진은 이제야 류신재가 사장님 앞에서는 밝은 모습을 보이는 지 알 수 있었다.


“그러면 원래 나이는?”

“용족은 원래 인간의 청소년 시기의 성장상태로 태어나. 지금 나이는 내가 그냥 정했어. 알에서 부화한 건 너 처음 서점에 온 날. 나도 그 때 막 부화한 거였어. 그리고 그날 사장님한테 한 방 얻어 맞았지.”


류신재는 피로한 밤에 귀찮을 법도 했지만 의외로 성실히 대답해주었다.


“아, 그렇구나. 신기하네. 그리고 싸울 때 보니 눈이 가끔 새 빨게 지던데 그건 왜 그래?”

“내 고유 스킬 [전장의 폭군]. 발동하면 신체능력과 회복력이 증가해. 그리고 너도 내 [용의 가호] 스킬에 영향을 받을 거야. 같은 파티니까.”


“[용의 가호]는 어떤 스킬이야?”

“현재로서는 파티원의 방어력 및 체력 상승. 약간의 획득 경험치 상승”

“어쩐지 평소랑 좀 다르게 컨디션이 유난히 좋다고 느꼈는데. 와~ 너, 진짜 대단하다.”


예전 같은 열등감이 아니라 순수한 감탄이었다.

허유진은 학부모 교육과정 설명회 날 반예준과의 대화 이후 확실히 변했다.

게다가 이런 생각지도 못한 기적을 보여준 반예준이 분명 자신이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몸은 힘들었지만 어느 때보다 의욕이 넘쳤다.


“네 사격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어. 그리고 내일 저격은 히드라 위주로 해라.”

“어, 그래야지. 그리고 내일은 아예 비트를 만들어 은폐 할 거야. 오늘은 시간이 없었지만, 내일은 새벽에 시간이 있으니 여기 있는 것들 이용하면 몇 군데 만들 수 있을 거야. 내가 숨어 있으면 오늘 보다 오히려 쉬울걸?”

“그래, 그리고······.”


두 서점 알바생은 그렇게 다음 날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잠이 들었다.


허유진의 예상대로 둘째 날은 더 수월했다.

류신재는 적에게 더 많이 노출됐지만 [용인화]로 강화된 육체로 충분히 감당할 만한 수준이었다.

악의체들은 숨어있는 허유진을 찾지 못했고, 이유도 모른 체 두부(頭部)가 터져나갔다.


다만 그날 밤은 힘든 밤이었다.

둘 다 밤새 자지도 못하고 셋째 날을 위한 부비트랩을 준비해야만했다.

더 많은 적과 더 강한 적을 상대해야하기 때문이다.

크레모아, 지뢰, 평생 만져보지도 못한 물건들을 단순히 매뉴얼만 보고 설치해야만 했다.

처음에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손이 떨려 설치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새벽쯤에는 많이 익숙해졌다.


셋째 날은 랩터, 히드라에 중형 악의체인 돌하마가 추가되었다.

돌하마는 딱히 위협적인 공격스킬이 있는 악의체가 아니지만 그 몸뚱이가 강력한 무기였다. 개체수가 많이 나오진 않았지만 그 단단한 피부와 체급차이 때문에 류신재의 공격력으로는 타격을 주기 힘들었고, 대전차지뢰로 유인해 날려버리는 수밖에 없었다.


넷째 날은 하늘에서 날아드는 소형·하급 악의체인 모스맨까지 상대해야했다. 이 박쥐 모양의 악의체는 덩치가 작지만 빠른 움직임이 골치 아팠다.

특히 허유진이 위험에 많이 노출 될 수밖에 없었다.


“아, 존나 힘들다. 너, 괜찮냐?”


나흘 째 밤 지칠 대로 지친 류신재였다.

첫날밤은 그나마 상처는 없었는데, 지금은 온 몸이 상처투성이다.

특히 오른손 약지와 새끼손가락은 부러져서 주먹을 진 형태로 붕대로 감아뒀다.

내일 싸워야할 테니.

허유진에게 달려드려는 돌하마의 어그로를 끌기 위해 달리는 돌하마의 머리에 올라타서 파운딩을 때리다 부러졌다.


갈비뼈는 몇 군데 금이 간 것 같았다.

숨 쉴 때마다 약간의 통증이 밀려왔다.

교전 중 랩터의 몸통 박치기에 몇 번 제대로 당했다.

[용인화]로 강화된 육체는 총알도 막아내지만 누적되는 데미지는 어쩔 수가 없었다.

넷째 날 마지막 웨이브 때에는 아예 [용인화]가 강제 해제되기도 했다.


“응······.”


허유진은 대꾸할 힘도 없었다.

그나마 지금까지 살아있는 건 절반은 류신재 덕이고 절반은 철저한 준비 덕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반예준이 넉넉하게 물자를 준비해줘서 무기와 물자가 부족할 일은 없었다는 것이다.


“얼굴에 상처가 깊은데, 다행히 눈은 괜찮네. 다른데 다친 덴?”


류신재가 왼손으로 허유진의 턱을 좌우로 움직이며 상처를 확인했다.

모스맨의 날카로운 발톱에 크게 긁힌 상처였다.


“팔.”


모스맨의 공격을 막아내느라 양쪽팔도 엉망이었다.


“그래도 징징대진 않네?”


류신재는 허유진의 근성을 인정했다.


“이런 건 버틸 수 있어.”


진짜 힘든 일은 이런 게 아니었다. 허유진은 담담하게 이야기 했다.


“그러면 뭘 못 버텨?”


류신재는 아직 궁금한 게 많을 때 였다.


“너는 아직 모르는 거. 네가 조금 더 살다가 소중한 것이 생기고, 그러다 그 소중한 것을 잃게 될 때.”


허유진이 조용히 읊조렸다.


“지도 고작 18살이면서. 어찌됐든 궁금하네.”

“궁금하긴! 그런 일은 없어야지······.”


허유진은 아직 친구라고 부르긴 어색한 이 소녀에게는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기 바랐다.


“그건 그렇고, 내일 전갈새끼 무사히 잡을 수 있을까?”

“그래야지.”


둘은 다시 내일 상대할 적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마지막 날 정오 둘의 앞에 마지막 악의체가 나타났다.

‘죽음추적자’ 혹은 ‘자이언트 데스 스토커’라고 불리는 붉은 꼬리를 가진 전갈형태의 중형·상급 악의체.

같은 중형이지만 덩치는 돌하마의 두 배나 됐다.

눈에 보기에도 단단해 보이는 등껍질의 강력한 갑주는 돌하마의 껍질보다 튼튼했다.

일반적인 공격으로는 타격이 불가능했다.


“자, 오늘도!”

“죽지말자!”


둘은 둘만의 파이팅을 하고 전투를 시작했다.

먼저 나선 것은 당연히 류신재였다.

[용인화]를 시전한 류신재는 강력하게 쇄도했다.

전면에서의 공격은 위험했다.

사각지대에서 날아오는 꼬리도 문제였지만, 눈앞의 저 두 거대한 앞발에 잡히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했다.


류신재의 가벼운 몸은 사막에서 그나마 민첩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했다.

평지보다는 못하지만 류신재는 빠르게 오른쪽으로 선회해 옆구리에 강력한 발차기를 먹였다.

제법 묵직한 느낌으로 봤을 때 충분히 죽음추적자의 기분을 나쁘게 했을 것이다.

류신재는 타격 후 바로 죽음추적자의 등을 밟고 뒤로 물러났다.


류신재가 있던 곳에는 그새 새빨간 전갈의 꼬리가 덮쳐왔다.

극독이 있는 꼬리지만 저런 것에 맞으면 독이 의미가 없다.

독에 중독돼 죽기 전에 머리가 바스라질것이다.


약이 오른 죽음추적자는 도망가는 류신재를 바짝 쫒았다.

류신재는 아직 속도를 완전히 높이지 않았고 대전차 지뢰를 묻어둔 곳으로 죽음추적자를 유인했다.


<다 왔어. 속도 높여!>


인이어에서 허유진의 다급한 소리가 들렸다.

류신재는 최고속도로 모래위를 내딛었다.

등 뒤에서 폭발 소리와 함께 죽음추적자의 울부짖음 소리가 들린다.

기분 좋은 소리다.

대전차 지뢰가 가벼운 류신재에 반응할 이유가 없으니 류신재의 움직임에는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계속해서 배 밑에서 터지는 대전차 지뢰의 폭발에 죽음추적자는 괴로워했다.

복부에서는 검정색의 체액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자, 2페이즈>


그 자리에 멈춰 서서 괴로워하던 죽음추적자의 빨간 꼬리가 검정색으로 변했다.

죽음추적자는 거대한 앞발로 모래를 헤집고 땅 속에 파묻혔다. 이제 대전차지뢰는 소용없다.


<움직이지 마.>


땅속의 죽음추적자는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진동으로 적을 추적한다.

방금 전 죽음추적자가 류신재를 추적할 때 허유진은 슬그머니 비트에서 나왔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유탄발사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퐁, 퐁, 퐁


콰-앙, 콰-앙, 콰-앙


위력에 어울리지 않은 귀여운 소리가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났다.

그 후 강력한 폭발음이 뒤따라 들렸다.

폭발음이 들리는 곳에서는 어김없이 죽음추적자가 튀어 올랐다.

물론 그곳에 류신재는 없었다.

류신재는 죽음추적자가 헛손질하는 사이 K67 무반동포를 숨겨둔 곳에 뛰어들었다.


<준비됐어!>

<오케이, 간다.>


허유진은 류신재가 있는 곳 전방에 유탄을 발사했다.




콰-앙


폭발로 인해 모래가 휩쓸려 나가는 동안 고글을 쓴 류신재는 무반동포를 정면에 겨냥하고 있었다.

당연히 이번에도 죽음추적자는 땅에서 튀어 올랐다. 튀어 오르는 그 순간 배면이 고스란히 드러났고 류신재의 무반동포는 붉은 후폭풍과 함께 90mm 백린탄을 쏘아냈다.

중형 악의체 이상을 상대하기 위한 백린탄은 그 자체만으로도 위험한 무기지만 그 연기도 위험하다.

흡입하면 폐에 바로 손상이 갈 수 있다.

류신재는 빠르게 그곳을 벗어났다.


죽음추적자는 배면이 타들어가는 고통에 괴로워하며 온 사막을 뒹굴다가 쓰러졌다.

사막엔 고요가 찾아왔다.

죽음추적자가 죽음추적자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이유.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추적자의 죽음에 당했다.

아직 끝이 아니다.


작가의말

잠이 안와서...  제목 바꾼 겸 오늘 치를 미리 올립니다.

그렇게 말했지만 오후에 또 한 편 올리겠지요... ㅎㅎ


제목:

공동저작자의 속편집필기

표절당한 공동저작자의 멸망에 대한 속편집필기

평범한 서점이라고 하기엔 서점 직원들이 평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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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공지(연재 주기, 제목 등) - 수정 20.05.16 136 0 -
32 전설의 시작(7) +5 20.06.02 78 8 12쪽
31 전설의 시작(6) +5 20.06.01 73 6 12쪽
30 전설의 시작(5) +3 20.05.30 97 7 12쪽
29 전설의 시작(4) +2 20.05.29 69 6 15쪽
28 전설의 시작(3) +3 20.05.28 82 9 12쪽
27 전설의 시작(2) +7 20.05.26 89 10 12쪽
26 전설의 시작(1) +6 20.05.25 93 10 12쪽
25 오해와 의문(9) +3 20.05.24 109 5 12쪽
24 오해와 의문(8) +2 20.05.24 94 4 13쪽
23 오해와 의문(7) 20.05.23 74 5 11쪽
22 오해와 의문(6) +2 20.05.23 84 7 14쪽
21 오해와 의문(5) 20.05.22 93 4 15쪽
20 오해와 의문(4) +1 20.05.21 126 5 14쪽
19 오해와 의문(3) +1 20.05.21 108 4 14쪽
18 오해와 의문(2) +1 20.05.20 125 6 12쪽
17 오해와 의문(1) 20.05.20 86 6 14쪽
16 열등감 그리고 근성(9) +1 20.05.19 105 12 12쪽
» 열등감 그리고 근성(8) +2 20.05.19 105 9 12쪽
14 열등감 그리고 근성(7) +1 20.05.18 211 4 11쪽
13 열등감 그리고 근성(6) 20.05.18 87 5 12쪽
12 열등감 그리고 근성(5) 20.05.17 111 2 13쪽
11 열등감 그리고 근성(4) 20.05.17 110 6 13쪽
10 열등감 그리고 근성(3) 20.05.16 105 3 15쪽
9 열등감 그리고 근성(2) 20.05.15 99 5 13쪽
8 열등감 그리고 근성(1) 20.05.14 107 5 8쪽
7 설계 혹은 인연(4) 20.05.14 128 8 14쪽
6 설계 혹은 인연(3) 20.05.13 156 9 11쪽
5 설계 혹은 인연(2) 20.05.12 181 1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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