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달달해달달

평범한 서점이라고 하기엔 서점직원들이 평범하지 않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달달해달달
작품등록일 :
2020.05.11 15:16
최근연재일 :
2020.06.02 21:25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4,228
추천수 :
285
글자수 :
177,761

작성
20.05.13 12:25
조회
155
추천
9
글자
11쪽

설계 혹은 인연(3)

DUMMY

“어, 눈앞에 동반자가 등록됐다고 하면서 뭔가 보이는데?”

“파트너 등록이 완료됐으니 상태창에도 등록됐겠죠!”


반예준의 질문에 대수롭지 않게 류선경이 대답했다.


“아하, 상태창을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라서. 이렇게 보이는 거구나.”


자신이 설정했던 상태창을 실제로 보니 신기했다.

반예준은 눈앞에 손을 휘저었다.


“무슨 소리에요? 원래 사장님 각성했을때 받은 상태창이 있을 거 아니에요.”


류선경은 상태창을 처음 보는 것처럼 행동 하는 반예준을 보고 의아해 했다.


“아니, 그런거 없었는데.”

“네? 사장님, 각성자 아니었어요??”

“흠, 각성자는 이런 상태창이 다 있나? 그렇다면 난 각성자가 아닌가보네.”


잠시 고민하던 반예준이 대답했다.


“다시 물어볼게요. 지금 본인 상태창은 없고, 신재 상태창만 보인다는 거 맞죠?”


지금 상황이 어이없던 류선경은 다시 질문했다.


“어.”

“아니, 그러면 각성도 안하신 분이 이성을 잃고 날뛰는 용족 소환체를 바닥에 내리꽂았다고요?”

“그게 별건가? 내가 이 녀석보다 강한데?”


반예준은 류신재를 잠깐 쳐다본 후 대답했다.


“요인 보호 명령을 받고 왔지만, 보호대상자에 대한 정보가 아무것도 없어서 곤란했는데······. 일단 제가 보호대상자의 수준을 파악해야 작전수행에 용이하니 한 가지만 묻겠습니다. 그러면 보호대상자를 어느 정도 무력수준으로 상정하고 제가 작전을 수행해야 합니까?”


방금 전까지 가볍던 류선경의 말투가 어느새 사무적으로 바뀌었다.


“글쎄? 이곳 기준을 잘 모르겠지만 류선경매니저가 내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하여튼 류매니저 할아버지하고 한번 붙어봤으니, 다음에 할아버지한테 물어보든지.”


반예준은 굳이 자신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기가 귀찮았다.


“네, 뭐라고요? 할아버지와요? 헐, 뭐, 제정신······. 아, 몰라. 일단 방금 야차대와 있었던 일 상부에 보고하고 올게요.”


사무적인 말투도 잠시.

순간 이성을 잃고 말이 함부로 나올 뻔한 류선경은 각성도 안했으면서 자신의 할아버지와 겨뤘다는 반예준의 이야기에 너무 황당해서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고민했다.

그리고 잠깐 동안 이 황당한 이야기를 너무 자연스럽게 하는 이 남자의 태도 때문에 ‘진짠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는 것에 특급요원으로서의 자존심이 상했다.


잠시 서점의 구석으로가 휴대전화로 오늘의 상황을 어딘가에 보고하는 류선경을 뒤로하고, 반예준은 류신재 앞에 서서 눈앞의 상태창을 자세하게 확인했다.


【소환체】

- 종족: 용

- 이름: 류신재

- 잠재등급: 12

- 현재등급: 4

- 유형: 근거리 타격형, 재생형, 정신가속형, 육체가속형, 이적(異蹟)형

- 보유기술: 용의 가호(종족, 희귀), 용의 강림(종족, 전설), 용인화(종족, 희귀), 꼬마의 행운(고유, 일품), 전장의 폭군(고유, 고급), 가속(희귀), 정신가속(고급)

- 동반자: 반예준


실제로는 처음 보는 상태창이지만 자신이 설정한 부분과 크게 달라 보이는 건 없었다.

류신재의 잠재등급은 12레벨.

일반적으로 현재등급이 1레벨 높아지면 그 전 레벨보다 다섯 배가 강해진다고 어림한다.

물론 스킬, 개인의 역량, 상성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단순히 수리적으로 볼 때 1레벨 각성자 5명이 2레벨 각성자 1명을 상대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1레벨 각성자의 전투력은 비각성자나 0레벨 각성자(면역자)와 동일시하기 때문에 2레벨 각성자는 5명의 일반인을, 3레벨 각성자는 25명의 일반인을 동시에 상대할 수 있다는 말이다.


동시에 잠재등급은 각성 확률과도 비슷한 경향성을 보인다.

잠재등급 2레벨 각성자는, 잠재등급 1레벨 각성자 5명 중에 1명 나올 수 있는 정도의 확률이다.

류신재의 잠재등급은 12레벨이니 반예준이 살았던 평화로운 시기의 대한민국 인구수만큼의 각성자 중에 1명 나올까 말까한 확률의 압도적인 잠재등급이다.


‘12레벨? 높군. 5유형에 고유 스킬까지.’


잠재등급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반예준도 충분히 놀랄만한 상태창이었다.

일반적인 기술(Skill)에는 칭호가 없지만, 특별한 경우 별도의 칭호가 있다.

종족 특유의 스킬이면 ‘종족’, 그 사람의 시그니처 스킬이면 ‘고유’, 다양한 방법으로 전달되는 스킬이면 ‘계승’ 의 칭호가 붙는다.

그리고 그 스킬들은 위력에 따라 다시 일반, 고급, 희귀, 일품(一品, 逸品), 영웅, 전설, 신화의 등급으로 나뉜다.

이 분류는 기물(奇物, Item, 아티팩트)의 등급과도 같다. 스킬의 등급은 레벨의 성장이나 숙련도에 따라 성장하거나 낮아지기도 한다.


“타입(유형, 類型)은 어떻게 돼요? 전위? 후위?”


전화통화를 마쳤는지, 류선경이 다가와서 류신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


각성자들 사이에서도 본인이 공개하지 않는 한 등급이나 스킬에 대해 묻지 않는 것은 불문율이지만 유형에 대해서는 공유한다.

파티플레이나 전투에서의 역할분담, 훈련 및 교육을 위해서는 유형을 알아야하기 때문이다.

물론 유형을 속이는 사람도 있고, 복수 유형일 경우에 다 밝히지 않는 경우도 있다.


“전천후.”

“와우, 올라운더! 2타입? 아니면 설마 3타입?”


기대감을 담아 류선경이 물었다.


“음, 근거리 타격형, 재생형, 정신가속형, 육체가속형, 이적형.”


앞에 있는 여자를 어느 정도까지 신뢰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반예준은 그것이 쓸데없는 고민임을 깨닫고 정확한 내용을 말해줬다.

이곳은 자신이 네 번의 종말을 막아냈던 그 처참한 지구가 아니다.

그리고 한동안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이런 것들을 알아야 일처리 하는 게 용이할 것이다.

류신재는 본인의 소환체다.

오만한 게 아니라 현재 이 지구에서 본인과 본인의 소한체에게 위협을 줄 수 있는 대상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와우, 미쳤다. 5타입 이라니. 미쳤다! 신재야 너 정말 대단하네!.”

“뭐, 이정도에 놀라긴! 후훗!”


류선경의 격한 반응에 류신재도 고무됐다.

그렇지 않아도 거만한편인 용족인데, 처음부터 자제시키지 않으면 곤란했다.


“그만, 타고난 건 본인이 칭찬받을 일이 아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꼬마에게 바람 넣지 말고.”


반예준은 둘의 흥분을 가라앉혔다.


반예준의 설정상 유형(類型, type)은 보유대상자의 발전방향을 상태창에 표현한 것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반예준이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 때 읽었던 소설들의 힘, 민첩, 체력, 지력, 정신, 내구, 행운, 신성 같은 스탯 들의 합으로서 성장 방향 및 현재 가지고 있는 능력의 경향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반예준이 처음 능력에 대한 설정을 정할 때 사람이 가지고 있는 그 수많은 특성들을 단순한 몇 가지 특징으로 나누고, 그것들을 수치화 시키는 것은 불가능 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만든 것이 이 ‘유형’이다.

류신재가 가지고 있는 유형들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근거리 타격형 같은 경우는 힘, 민첩, 체력 등의 육체적 스탯이 높은 경우다.

재생형은 내구와 회복력 등이 높은 경우.

이런 식으로 유형별로 특화된 능력이 있거나 재능이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흥분 안하게 됐나요? 말도 안 돼요! 근거리 타격형 A등급, 재생형 AA등급, 정신가속형 SS등급, 육체가속형 S등급, 게다가 이적형은 EX등급이라고요! 말도 안돼! 전위, 중위, 후위 가리지 않는 올라운더에 이런 고 티어라니. 사장님 돈 많이 벌어야겠다. 신재 교육 시키려면!”


류선경이 알고 있는 한에서 한 사람이 다섯 개의 타입을 보유한 사람은 없었다.

그것도 이정도의 고 티어들로.


“그 소고기 등급 같은 분류는 뭐지?”


반예준의 설정에는 없는 분류방법이었다.


“타입별 잠재력이에요.”


이미 이 세상에 각성자가 나타난 지 80년이 되어간다.

지금까지 많은 정보가 공개됐고, 공개된 정보들에 대해 많은 연구가 있었다.

그 연구 중 하나로 사람들이 각성자의 유형을 다양하게 분류하였고 그 능력이 가진 잠재력을 등급으로 표현했다.

즉 사람들의 표현이지 시스템상의 분류는 아니다.


“그런데 사장님, 신재 정보 공개하면 대한제국이 한번 뒤집어지겠는데. 여기저기에서 서로 스카우트하려고 난리 날듯 요! 역대급 이에요.”


류선경의 표정은 매우 상기되어있었다.


“류매니저 반응을 보니, 그럴 것 같네. 그래서 학교 보낼 때는 그냥 전위로만 공개해야겠어.”


무엇보다 번거로운 게 싫은 반예준이었다.

전위에 설 수 있는 근거리 타격형, 재생형 정도만 공개하려고 마음먹었다.

이정도만으로도 충분할 터


“그래도 제대로 키우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공개되는 게 싫으면 제 개인적으로 아는 분들 소개해줄 수도 있어요.”


이 정도 재능을 썩히는 것은 너무나 아깝다.

제대로 성장하면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류선경은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까지 떠올렸다.


“됐어, 내가 보기엔 나만한 사람은 없을 것 같네. 그냥 내가 알아서 할게.”

“아~ 네, 혹시 생각이 바뀌면 말해주세요.”


신재의 동반자의 자격을 가지고 있는 반예준의 말이니 류선경은 일단 한발 물러섰다.


‘도대체, 각성자도 아니면서 저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지? 도대체 알 수가 없네.’


사실 위상에서 갑자기 이곳으로 온 것에 불만이 있는 류선경이었다.

물론 거절할 수는 없었다.

할아버지의 부탁이 아니라 명령권자의 명령으로 온 것이기에.


명령권자인 본인의 할아버지도 이 사람에 대한 말을 아껴 자신의 보호대상자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이번 요인보호임무는 이상했지만 간단했다.

이 사람의 지시에 무조건 따른다.

묻는 거에 대해서 정확하게 대답한다.

그리고 의전은 항상 특급으로······.


특급요원으로서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작전을 소홀히 하지는 않겠지만, 이런 준비되지 않은 즉흥적인 임무는 원래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나마 이 이상한 임무에서 좋은 점은 문제 상황 시 적극적으로 자신이 가진 권력을 이용해도 된다고 했다는 점이다.

제경대 특급요원으로서 혹은 '풍백'의 손녀로서.


그렇게 명령을 내린 할아버지는 뭔가 가야할 길을 보셨다면서 바빠지기 전에 수련하겠다며, 한동안 오지 않을 거라고 3위상으로 떠났다.


그렇게 한창 이야기를 나누던 중 반예준의 시선이 현관으로 향했다.

뒤이어 류선경의 시선도 현관을 향했고, 곧 이어 인기척이 느껴졌다.


똑, 똑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평범한 서점이라고 하기엔 서점직원들이 평범하지 않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여기까지 20.06.05 66 0 -
공지 공지(연재 주기, 제목 등) - 수정 20.05.16 136 0 -
32 전설의 시작(7) +5 20.06.02 78 8 12쪽
31 전설의 시작(6) +5 20.06.01 72 6 12쪽
30 전설의 시작(5) +3 20.05.30 97 7 12쪽
29 전설의 시작(4) +2 20.05.29 68 6 15쪽
28 전설의 시작(3) +3 20.05.28 82 9 12쪽
27 전설의 시작(2) +7 20.05.26 89 10 12쪽
26 전설의 시작(1) +6 20.05.25 93 10 12쪽
25 오해와 의문(9) +3 20.05.24 108 5 12쪽
24 오해와 의문(8) +2 20.05.24 94 4 13쪽
23 오해와 의문(7) 20.05.23 74 5 11쪽
22 오해와 의문(6) +2 20.05.23 84 7 14쪽
21 오해와 의문(5) 20.05.22 93 4 15쪽
20 오해와 의문(4) +1 20.05.21 126 5 14쪽
19 오해와 의문(3) +1 20.05.21 107 4 14쪽
18 오해와 의문(2) +1 20.05.20 124 6 12쪽
17 오해와 의문(1) 20.05.20 86 6 14쪽
16 열등감 그리고 근성(9) +1 20.05.19 104 12 12쪽
15 열등감 그리고 근성(8) +2 20.05.19 104 9 12쪽
14 열등감 그리고 근성(7) +1 20.05.18 211 4 11쪽
13 열등감 그리고 근성(6) 20.05.18 87 5 12쪽
12 열등감 그리고 근성(5) 20.05.17 111 2 13쪽
11 열등감 그리고 근성(4) 20.05.17 110 6 13쪽
10 열등감 그리고 근성(3) 20.05.16 104 3 15쪽
9 열등감 그리고 근성(2) 20.05.15 98 5 13쪽
8 열등감 그리고 근성(1) 20.05.14 106 5 8쪽
7 설계 혹은 인연(4) 20.05.14 128 8 14쪽
» 설계 혹은 인연(3) 20.05.13 156 9 11쪽
5 설계 혹은 인연(2) 20.05.12 181 10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