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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진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가 되기까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동기진
작품등록일 :
2021.05.13 11:47
최근연재일 :
2021.10.20 19:28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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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61,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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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0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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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글자
13쪽

염탐

DUMMY

“어?”


나와 미정이가 동시에 뱉은 말이다.


“확실하죠?”


“그래 확실해 보인다.”


“뭔데? 두 사람만 알지 말고 나한테도 말을 해 줘야지.

눈 좋다고 지금 시위하는 거야 뭐야?”


“고블린이다.”


“고블린!

그럼 저 마을 전체가 고블린? 이거 만만치 않겠는데.”


몬스터와의 싸움은 길에서 돈을 줍는 거라고 떠드는 민정이가 만만치 않다고 할 정도로 많은 수다.

얼핏 보기에도 그 움집으로 보이는 것이 100개는 넘어 보인다.


그리고 그때쯤 정연이가 돌아왔다.


“형님. 고블린 부락입니다.”


“보고 있다.

움집 하나에 몇 마리나 있는 걸로 보이데?”


“못해도 움집 하나당 수컷이 다섯 마리는 있습니다.

그것도 성체 기준으로요.

아직 성체가 되지 않은 새끼들은 셀 수 없이 많고요.”


“와아! 그 정도면 무리 아니야, 삼촌?

우리는 다 해서 열도 안 되는데 한 사람당 성체 수컷만 오십 마리라는 건데 아무래도 무리 같은데.”


“시간이 지나면 어쩔 거 같냐?

어린 놈들도 결국 성체가 될 텐데.

고블린은 불과 2~3년이면 성체가 돼. 오늘 피하면 내일은 더 힘들어진다.”


“그래도 이 인원으로는 무리지.”


“그래서 말인데 기준이 팀을 불러야겠다.”


“기준이 오빠 팀하고 같이 한다면 뭐 그나마 해 볼 만하긴 하겠네.”


“누가 갈래? 두 사람 지원해라.

지원이 없으면 정연이 하고 민정이 둘이서 가라.

기준이 팀을 찾아서 빨리 이리로 데리고 와. 아직 멀리 가지는 않았을 거다.”


“그래도 벌써 하루 차이가 나는데 쉽게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


“어서 가. 서둘러. 갈 때 장군이를 데리고 가고. 좀 수월하겠지.

나머지는 몸을 숨길 만한 곳을 찾는다.”


동생들에게 야영할 적당한 곳을 찾으라고 한 후 먼저 전체적인 지형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올랐던 구릉은 높지 않다.

땅에서 한 50m 정도 높이.

그리고 그 구릉에서 고블린 부락이 있는 곳으로 길게 사면이 펼쳐져 있다.

높이 50m가 평지가 되는데 거의 1km 거리다.

그렇게 평지가 된 후에도 고블린 부락까지는 다시 10km 정도 떨어져 있다.


‘흠 저기서 강이 되는군.’


우리가 따라왔던 물줄기는 작은 개울 정도 크긴데 구릉 건너 평지에 그런 개울 정도 크기의 물줄기가 여럿이다.

그리고 그 개울들이 고블린이 모여 사는 곳에서 하나로 합쳐 작은 강을 이룬다.

구릉 위에서도 그 물줄기가 보일 정도니 강이 분명하다.


‘흠 개울들이 모인다라. 강이 분명한데 한번 강을 따라가 봐야 하나.’


아직은 작은 강이다.

적어도 큰 강은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문명은 강에서 나타나는 법이니 이 행성에 문명의 존재 유무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라도 큰 강을 찾아 확인을 해야 한다.


조심스럽게 고블린 부락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구릉의 사면에서부터 평지인 이곳까지는 구릉 너머와는 식생이 영 딴판이다.

구릉에서 마나목이 있는 곳까지는 온통 숲으로 그 크기가 거의 100m 정도에 이르는 나무들로 빼곡하다.

그래서 땅바닥에는 풀도 거의 없다. 햇빛이 들어오기가 힘들 정도니까.


반면 구릉을 넘자 구릉의 사면으로 나무들이 있는데 그 키가 고작 몇 m 정도에 불과한 나무들이다.

아무리 크게 봐도 10m가 넘는 나무는 없다.

그리고 그 빈공간에는 내 허리깨에 오는 잡목들이 무성하다.


사면이 끝나고 평지라고 하는 곳에 드니 이제 잡목조차 사라지고 온통 풀이다.

풀의 키는 오히려 잡목보다 큰데 키 176인 나보다도 더 크다.

마치 미국의 다큐에 나오는 옥수수밭에 숨어든 거 같다.


풀숲에 들어가니 방향감각이 둔해진다.

앞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고블린도 나를 보지 못하겠지만 나 역시 고블린 부락의 위치를 알 수 없다.

더구나 바닥이 질척거린다.


‘이거 안 좋군.’


뒤로 돌아 다시 구릉으로 올라갔다.

구릉 위에서 고블린 부락까지 살피는데 전부 방금 겪었던 그런 지형이다.


‘이쪽으로는 안 되갰어.’


아무래도 시야에 제한이 있다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구릉을 내려와 정연이랑 장군이가 쫓았다는 길을 따라가 봤다.


‘이쪽이 좀 낫군.’


마찬가지로 바닥은 질척거리지만 풀의 높이가 옥수수 높이가 아니라 허리깨 올 정도의 높이다.

문제는 그 길이 고블린들이 다니는 길이라는 거다.


그래도 혼자니까 조심스럽게 길을 따라갔다.

바로 옆에 옥수수 높이의 풀밭이 있으니 여차하면 그곳으로 들어가면 된다.


그러고 보면 이 낮은 풀이 있는 이 길은 고블린이 만든 길인 거 같다.

같은 종류의 풀인데 키가 작다는 것이니 분명 언젠가 한차례 정리를 했다는 뜻이다.


그렇게 한참을 걸으니 고블린들 특유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옥수수 높이의 풀밭으로 들어가 조심스럽게 소리를 따라가니 작은 내가 모여 만든 강이다.

평지를 흐르는 강이라선지 유속은 빠르지 않다.

풀숲에 숨어 고블린 부락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이놈들이 정말 아주 좋은 곳을 골랐군. 물론 큰비가 오면 문제는 되겠지만.’


고블린들이 있는 곳은 개울이 끌고 온 모래들이 모이는 곳이다.

모래들이 모이고 모여 둔덕이 만들어졌는데 모래다보니 주변 지형처럼 질척거리지 않고 그저 푹신한 정도의 모래톱이다.

규모도 상당히 크다.

위에서 봤듯이 100여 개의 움집이 만들어질 정도니까.


움집은 그저 바닥의 모래를 살짝 평평하게 한 후 그 위에 나뭇가지를 세우고 거기에 짐승의 가죽을 대충 얹은 형태다.

어떤 움집은 그 가죽을 풀 같은 것으로 대충 묶기까지 해 바람에 흔들리지 않도록 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의 움집은 그런 줄도 없이 그저 가죽을 얹어만 놨다.


‘움집이라고 하기도 뭐하군.’


언젠가 암사동 신석기 유적지에서 본 움집과는 차이가 크다.

암사동 움집이 도곡동 아파트라면 이곳의 움집은 중계동 백사마을이라고 할까.

그 정도로 차이가 크다.


그래도 분명 문명의 흔적이긴 하다.

문득 지구 학자들이 주장하는 특별한 원숭이 한 종이 인간으로 진화했다는 말이 떠오른다.

그리고 이곳에 있는 많은 종류의 몬스터 중에 이 고블린 한 종이 지적생명체로 진화하는 중인 거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그리고 인간이 이 진화의 과정에 간섭을 해도 괜찮은 건지 하는 걱정도 든다.


그렇지만 인간은 인간으로 진화하는 과정에 어찌 시련이 없었겠는가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인간이 지구 환경을 개척할 수 있을 정도의 뇌용량과 거기에 어울릴만한 몸의 크기를 갖추기 위해 수많은 진화의 길에 들어섰다 나왔다를 반복했을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그 과정에 수많은 종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졌을 것이다.


이 행성의 고블린도 마찬가지다.

게이트라는 것이 나타난 것도 또 그 게이트를 통해 지적생명체인 인간이 이 행성에 등장한 것도 고블린을 비롯한 이 행성의 주인들에게 닥친 시련이다.


고블린 입장에서 인간이라는 것이 진화의 과정 중에 등장한 대멸종의 위기가 되겠지만 우리 인간 역시 마나라는 새로운 도전을 앞에 두고 고블린과 싸워 이겨야만 하는 입장인 거다.


그런 생각을 하며 고블린 부락을 살피던 중 갑자기 고블린들이 소리를 지르며 난리다.

놀라 바라보니 한 무리의 고블린 떼가 오크 두 마리를 잡아오고 있다.


긴 막대기에 오크의 두 팔과 두 다리를 묶어 몇 마리의 고블린들이 어깨에 메고 오고 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부락 고블린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음, 오크가 고블린을 먹는 줄만 알았는데 고블린이 오크를 사냥하기도 하는군.’


이런 장면은 처음이다.

여성으로 보이는 고블린도 있고 아이로 보이는 고블린도 있다.


‘그러고 보니 여성 고블린을 보기도 처음이군.’


여성 고블린은 가슴에서 배로 이어지는 곳에 덜렁거리는 젖가슴이 무려 여섯이다.

그건 주로 한 배에 여섯의 새끼를 낳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젖가슴 때문인지 동작이 굼떠 보인다.


‘저런 몸이면 밖으로 돌아다니는 게 불편하긴 하겠어.’


오크를 어떻게 하는지 보기 위해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먼저 한바탕 축제의 장이 펼쳐졌다.

온 마을 고블린들이 나와 뛰고 소리를 지르고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그런 후 어느 고블린이 앞으로 나선다.


‘흠, 저 놈도 전에 그 고블린과 같은 위치인 모양이군.’


전에 트롤이 있는 곳에서 마주한 지팡이를 든 고블린과 비슷한 위치인 모양이다.

아니 그보다 더 높은 위치일지 모르겠다.

덩치가 다른 고블린보다 월등히 큰 고블린들과 함께 등장하는데 다른 고블린들이 하나같이 길을 터준다.

다른 고블린을 보는 그의 시선 역시 상당히 도도하다.

권력이다.


‘흠, 이상하군.’


확실히 무리의 규모나 무리가 가진 문명의 정도를 보건대 권력이라는 게 있을 걸로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자기 키보다 긴 지팡이를 든 고블린이 다른 고블린을 보는 그 느낌은 분명 권력이다.

더구나 그 고블린을 둘러싸고 나타난 덩치가 있는 고블린들 역시 그 지팡이를 든 고블린을 두려워하고 조심스러워하는 느낌이다.


야생에서 덩치가 큰 놈이 덩치가 작은 놈을 두려워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그건 인간사회에서나 있는 일일 뿐이다.

권력만이 그런 일을 가능하게 하니까.

그리고 권력은 가진 바 육체적인 능력이 아니라면 결국 모두의 지지에서 나온다.

그게 아니라면 권위에서 나오는 것인데 여기 고블린 사회에서 딱히 권위라는 게 있을 걸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 정도로 고도화된 사회는 아니니까.


아무튼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흥미도 인다.

저 지팡이를 가진 고블린이 덩치가 큰 고블린들에게 추앙을 받는 이유가 사뭇 궁금하다.


그렇게 등장한 지팡이 고블린이 뭐라고 떠들기 시작한다.

그러자 다른 고블린들 심지어 그 덩치가 큰 고블린들도 바닥에 넢죽 엎드린다.


그 후 지팡이 고블린이 다시 뭐라고 떠드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 떠드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단지 고블린의 그 커다란 입이 움직이는 것만 보인다.


아마 인간의 가청범위를 넘은 소리인 모양이다.

그리고 전에 트롤이 있는 곳에서 겪은 일이 떠오른다.


‘이거 또 마법인가 보군. 혹 내 존재를 알고 있는 건가.’


몸을 바짝 긴장시켰다.

여차하면 도주를 해야 한다.

다행히 신발은 신고 있다.

그러면서도 당장 도주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나를 발견했다면 잡으라고 할 일이지 저렇게 폼을 잡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니까.


그렇게 지켜보는 중 지팡이 고블린이 지팡이로 무언가를 가리키는데 잡아 온 오크다.

그리고 오크의 몸에 불이 붙었다.


‘헉, 마법!’


바로 몸을 바닥에 납짝 엎드렸다.

마법의 대상이 내가 아니라 오크라는 것을 아는데도 얼마나 긴장이 되던지.

지팡이 고블린이 일으킨 마법의 불은 오크를 태우는 듯했지만 고작 오크의 털을 태우는 것으로 끝이다.

그리고 지팡이 고블린은 탈진했는지 바닥에 쓰러지고 만다.


그런 후 축제가 벌어졌다.

고블린들이 오크에게 달려가 그 팔다리를 물어뜯으면서 먹기 시작한 것이다.


아마 아직 오크가 죽지 않은 상태일 게다.

분명 오크를 힘으로 잡은 게 아니라 그 바람총으로 마취를 했을 게 분명하니까.

그런 상태에서 마법사로 보이는 지팡이 고블린이 오크의 털을 대충 태우고 다른 놈들은 마치 이제는 오크가 죽었다는 듯 오크를 먹는데 혈안인데 자세히 살피니 확실히 오크가 움직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면 무슨 소용인가.

약하다고는 하지만 마법의 불에 피부의 털이 모두 탈 정도의 불이라면 그 피부 역시 조금은 익었을 게 분명하고 그런 상태에서 고블린의 이빨이 몸에 박히는데.

한 마디로 산 채로 잡아먹히는 중인 것이다.


‘흠, 이게 무슨 의미일까?’


문제는 그 대단한 마법으로 고작 하는 일이 오크를 그슬리는 일이다.

심지어 탈진까지 해 쓰러질 정도라면 가지고 있는 마나를 몽땅 쏟아부었다는 말이다.

아마 한 동안은 마법을 펼치지도 못할 것이다.

그럴 바에야 나무에 불을 붙이고 그 불을 간수하는 게 낫다.


‘아니지. 지금 내 생각은 인간의 관점이고 현재의 관점이야.’


지금의 인간이 신석기 시대 인간을 이해할 수는 없을 테다.

지금 관점에서 아무리 허튼 일로 보여도 신석기 시대 인간들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일일 수도 있다.


‘그나저나 마법을 쓰는 고블린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가 있나?’


물론 얼마 있지는 않을 거 같다.

저 정도로 귀하게 대접을 받는다는 거는 결국 희소하다는 말이니까.

더구나 가진 마나도 대단해 보이지 않는다.

오크 두 마리를 겨우 그슬리는 정도로 마나탈진이 오는 걸 보면.


그래도 마법사의 존재는 이 부락 고블린들을 모두 잡아들일 생각인 내 입장에서 여러모로 골치가 아픈 일인 건 분명하다.




읽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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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파란 마석 +1 21.08.19 758 22 14쪽
98 지도 +2 21.08.18 756 2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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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속리산 게이트 +2 21.08.13 772 2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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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제2 탐험대 +3 21.08.10 799 26 15쪽
90 흔적 2 +7 21.08.09 817 27 14쪽
89 흔적 1 +1 21.08.07 834 2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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