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동기진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가 되기까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동기진
작품등록일 :
2021.05.13 11:47
최근연재일 :
2021.10.20 19:28
연재수 :
139 회
조회수 :
176,346
추천수 :
4,730
글자수 :
861,399


작성
21.08.03 20:25
조회
860
추천
27
글자
13쪽

부락

DUMMY

게이트에 진입한 이들 중 그나마 식물에 관심이 많은 이가 김민준이다.

제 딴에는 내게 식물학이니 지질학이니 하며 그 분야 친구들을 데려오겠다고 해놓고 그러지 못한 자격지심인지 최근 유달리 식물학을 파고 있다.

특히 게이트 너머에도 식량이 될 작물이 반드시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음, 이거 수순가? 아니 벼하고 비슷해 보이는데. 가만 이거 피 아닌가?”


“피? 피가 뭔데?”


“일종의 곡식이에요.

지금은 거의 재배되지 않지만 옛날에는 상당히 재배했다는 기록을 봤어요.

구황작물로 쓰이기도 했고. 그림으로 본 피와 비슷하긴 한데.”


아무래도 자신이 없나 보다.

실물을 본 적이 없다면 충분히 그럴 것이다.


“그래? 그럼 한번 먹어보지, 뭐.

설마 먹고 죽기야 하겠냐.”


“그래도 될까요?

일단 장군이에게 먹여보는 게 나을 거 같은데.”


“장군이가 퍽이나 이런 걸 먹겠다. 사료도 안 먹으려고 하는 놈인데.”


그러면서 마나로 화톳불처럼 작은 불을 일으켜 피라고 불리는 걸 태웠다.

이미 말라버린 잎사귀들이 화르륵 타는 걸 보고 급히 불을 끈 후에 시커멓게 변한 것을 손으로 비비니 손바닥에 무언가가 걸린다.

쌀보다는 훨씬 작다.

시커먼 재를 불어버린 후 입속에 털어 넣고 씹는데 뭔가 달짝지근한 맛이 느껴진다.


“어, 이거 탄수화물인데.”


“정말요?”


“어, 확실히 탄수화물 맛이다. 씹고 있으니까 단 맛이 나.”


“그럼 피는 아니란 말인데. 뭐지?”


“야, 김민준. 그게 무슨 상관이야?

중요한 건 탄수화물이 있는 식물을 찾았다는 거지.

이상철 씨 이거 어디서 났습니까? 아니 이게 전부입니까?”


“아뇨. 좀 더 있습니다. 근데 정말 탄수화물인가요?”


그러면서 자신의 거처로 삼는 곳에 들어가 한 웅큼의 잘 마른 풀을 가지고 오는데 같은 풀이다.


“모르죠. 그런 맛이 난다는 거지. 근데 안 먹어봤어요?”


“아, 예. 몇 개 씹어 보기는 했습니다. 그래서 소장님에게 보인 거고요.

그렇지만 여기 초식동물들이 먹는 것을 못 봤거든요.

소장님이 반드시 동물들이 먹는 걸 확인한 후에 먹으라고 했지 않습니까?”


“근데 어디서 났습니까?”


“그 트롤이 발견된 주변에 있던 냇가 있잖습니까?

그 냇가를 따라 하루 정도 더 내려간 곳에서 발견한 겁니다.

나지막한 구릉이 시작되는 곳이었는데 마치 갈대처럼 구릉 위로 자라고 있더라고요.”


“그래요? 근데 혹시 거기서도 산 같은 건 보이지 않던가요?”


“예, 아직 산이라고 할 만한 건 보지 못했습니다. 모두 구릉 정도지요.”


“허, 여기 평원은 대체 얼마나 넓은거야.”


“형, 그래봐야 우리가 살핀 곳이 직선으로 100km 좀 넘는 정도예요.

한국에서만 살아서 그렇지 지구에도 이 정도 평원은 있다고요.

유럽도 평원이고 중국도 평원이잖아요. 미국도 마찬가지고.

저는 그보다 이런 평원이 있는데 지적생명체가 없다는 게 더 이상합니다.

물론 그 고블린이나 오크가 지적생명체로 진화하고 있는 중간단계라고 하면 할 말 없지만.

그건 그렇고 당장이라도 이걸 발견한 곳에 가봤으면 좋겠는데요.”


“좀 쉬었다가 가 보자.

기준아! 네 팀은 저쪽 방향으로 가 봐라.

저번에 박 대위 팀이 왔을 때 저쪽 방향에서 오크를 다섯 마리나 잡았더라고.

알지?”


“예. 박 대위 팀에서 받아간 액수도 알고 있고요.”


“형은 이쪽 방향으로 갈 테니 잘 해봐. 네 팀이라고 그런 횡재 없겠냐?

잡게 되면 부산물 수거하는 거 잊지 말고.”


“알겠습니다.

직속팀은 이번에도 사냥은 하지 않나 보죠?

참 장군, 멍군이는 어떻게 하실 거예요?”


“그래. 사냥보다는 식량이 먼저니까. 마침 가봐야 할 곳도 생겼고.

네가 멍군이 데리고 가라. 장군이는 형이 데리고 갈 테니까.

그리고 돌아다니면서 소금으로 짐작되는 것 있으면 반드시 장소 기억하고.”


잠시 쉬면서 잘 말라가고 있는 고기덩어리 몇 개와 진흙을 구어 만든 커다란 그릇 두 개, 나무로 만든 개인용 그릇들 그리고 사슴가죽으로 만든 물통을 챙겨들었다.

그것들 모두 이상철의 것이 아니라 우리 팀원들이 만들어 둔 것이다.


물론 고기는 소금이나 후추 따위를 구하지 못해 맛도 없고 냄새도 심하다.

사실 가장 문제는 식량이기는 하지만 소금도 문제다.

특히 이상철의 경우가 그렇다.


그나마 언젠가 사슴 따위가 핥는 흙을 발견해 그 흙을 가져다 소금을 만들고 있다고는 한다.

그렇지만 그 양이라는 게 한 사람이 먹기에도 급급한 양이다.

당연 게이트를 넘어온 이들이 이상철의 소금에 손을 못 대도록 엄명을 내렸다.

우리야 지구로 가면 소금이야 충분히 섭취할 수 있으니까.


사실 그것이 탐험대가 게이트 너머에서 오래 있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당장 식량이 없으면 고기로라도 버틸 수 있다지만 소금은 어디서 구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탐험대가 넘어올 경우 아무리 길어도 지구 시간으로 열흘을 넘기지 않도록 지시하고 있기도 하다.


기준이 팀이 떠나는 것을 본 후에 나 역시 내 직속팀을 이끌고 이상철을 앞세워 그 식물을 발견했다는 곳으로 출발했다.

물론 장군이도 같이.


이곳에서 개는 필수다.

나침반이고 지도니까.

더구나 다른 몬스터라도 나타나면 즉시 알려주기까지 한다.

경비견으로서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빨리 움직이기로 했다.

어차피 마나목을 중심으로 반경 50km 정도는 이미 탐험을 끝낸 지역이다.


더구나 집을 짓는다고 그 지역 안에 길 까지 냈다.

물론 길이라고 특별할 건 없다.

그저 빽빽한 숲에서 정해진 방향에 있는 나무들만 베어다 집 짓는데 사용하면 자연스럽게 길은 만들어지니까.


더구나 100m 정도 나무라고 하지만 이곳에 온 육체능력자 둘이면 그 나무를 들고 옮길 정도가 된다.

심지어 민정이하고 미정이 둘이서도 커다란 나무 한 그루는 간단하게 옮긴다.

길을 만드는 건 일도 아니다.


“잠깐! 이거 고블린 발자국인데 주변에 고블린이 있습니까?”


“예, 종종 보입니다. 제가 잡은 고블린들이 바로 이쪽 방향에서 잡은 것들이에요.”


이상철은 여기 시간으로 거의 이틀에 한 마리 꼴로 고블린을 잡았다고 한다.

간혹 마석이 있는 놈도 잡고.

그리고 그것들이 화폐 대용이다.

고블린에게서 얻는 것 중 이상철이 쓰고 남은 것들로 그에게 필요한 각종 목공도구들이나 이곳에서 제작한 그릇 따위을 구매하는 식이다.

물론 마석이 아니라면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긴 하다.


“그럼 고블린들이 가까이 있는 거 아닙니까?

발자국을 보니 다섯이나 되는데요.”


“그래봤자죠. 다섯이라면 좀 위험하지만 치고 빠지면서 잡으면 그만이니까요.”


“아니 제 말은 이 정도 무리가 여기까지 올 정도고 꾸준히 고블린이 발견된다면 근처에 그들의 본거지가 있는 거 아니냐만 말입니다.

한두 마리라면 무리에서 떨어진 놈들이라고 할 수 있지만 꾸준히 잡힌다면 큰 집단이 있는 거 아니냐는 말이죠.”


“소장님은 근처에 고블린 집단이 있다는 말씀인가요?

아니 그 전에 고블린이 집단이라 불릴 정도로 큰 무리를 짓는다는 말인가요?”


“그러지 않을까요.

지구에 온 고블린들의 최대 무리는 20 마리가 넘었을 때도 있었어요.

그리고 고블린은 몬스터 중에 가장 약한 놈입니다.

무리를 짓는 게 당연한 거죠.

더구나 이 발자국은 최근에 찍힌 발자국이에요.

이 길을 따라 걷다가 영역이 있는지 돌아갔어요.

그렇지만 계속 돌아가기만 할까요?

언젠가 마나목까지 오지 않겠냐는 말입니다.

물론 몇 마리 오는 거야 이상철 씨 혼자라도 충분하겠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면요?

이거 이 식물이 문제가 아닌 거 같은데요.

그 일이 당장 오늘 없으리란 보장은 없으니까 말입니다. 너희들 생각은 어때?”


“찾아보죠. 여기 있는 우리라면 웬만한 무리는 문제될 게 없을 거 같은데.”


“삼촌, 이 기회에 우리 직할대도 돈 벌 기회 좀 주지.

맨날 이상한 거만 시키고 사냥 기회는 다른 팀들한테 다 넘기잖아.”


그러면서 민정이는 허리춤에서 장갑을 꺼내 낀다.

트롤 가죽으로 만든 장갑으로 그 표면에는 트롤의 이빨이 장식돼 있다.

그뿐 아니라 몇 개의 문양이 안쪽에 새겨져 있고 그 가죽 안으로 마석 역시 몇 개가 박혀 있어 강민정의 마나와 호응해 더 강한 파괴력을 내도록 만든 장갑이다.

아마 현재 강민정의 제대로 된 펀치 한 방의 위력은 거의 1톤 정도의 파괴력을 가질 것이다.


“강민정 설레발치지 말라고 했지.

여기 직할팀의 목적은 몬스터와의 싸움이 아니라 연구를 위한 각종 지원이라고 했어 안 했어.”


“내 나설 때부터 한소리 들을 줄 알았다.”


“강민수 너도 조용하고.

너희 둘은 어째 누가 말만 하면 못 물어뜯어서 난리냐, 난리길.

정연이가 장군이 데리고 고블린 냄새 확인해 추적해라.

단 너무 멀리 떨어져서는 안 되고.”


“알겠습니다.”


조정연 역시 장갑을 끼고 있는데 강민정처럼 트롤의 이빨 같은 것으로 장식돼 있지는 않다.

다만 정연이는 칼을 두 자루 어깨에 메고 있는데 트롤의 갈비뼈로 만든 것이다.


거기에 트롤의 가죽으로 만든 신발을 신고 있다.

물론 디자인도 형편없고 발뒷굽도 없지만 게이트에 들어오는 팀원이라면 누구나 신어야 하는 신발이다.

더구나 겨우 40 켤레만 만들어 각 개인에게 하나씩 돌아가지도 못해 공동으로 사용해야 하는 신발이다.


신발에는 오로지 하나의 문양이 있는데 그건 빠르게 달리게 한다라는 문양이다.

즉 신발은 상대하기 어려운 몬스터를 만났을 때 도주를 하라고 신는 용도다.

적어도 팀원들이 게이트 안에서 죽는 것만은 막아야 하니까.


다른 육체능력자인 최미정은 활을 가지고 있다.

활 역시 트롤의 뼈에 트롤의 힘줄 그리고 트롤의 가죽으로 만들었다.

쌍으로 된 갈비뼈와 갈비뼈를 연결하는 척추뼈 하나를 사용해 만든 활로 평시에는 분해도 가능하고 또 거의 원 형태로 들고 다닐 수도 있다.

그러다 사용할 때는 트롤의 힘줄을 꼬아 만든 활줄을 걸어 당기는데 일반인들은 활줄을 당기지도 못한다.

아니 마법능력자들 역시 활줄을 당기지 못한다.

그만큼 굉장한 힘을 필요로 한다.


거기에 화살은 마나목의 잎사귀에 있는 잎맥으로 만들었다.

당연 활이나 화살 모두에 각종 문양이 새겨졌고 마석 역시 들어가 있다.


장군이 냄새를 맡자 정연과 장군이 앞서나가고 나머지는 그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아무리 식용으로 쓸 만한 식물을 발견했다고 해도 안전만큼 중요한 일은 없으니 고블린부터 처리하기로 한 것이다.

달려가면서 군데군데 나무에 표식을 하기에 정연을 따르기에는 충분하다.


“이거 어디까지 간 거야. 한참 온 거 같은데.”


“그러고 보니 저기 구릉이 보이네요.

흐르는 내가 저기 구릉 앞에서 커다랗게 연못을 만듭니다.

그런 후 구릉을 타고 흘러나가죠.

저기 구릉이 시작되는 지점에 흔들리는 것들 보이죠. 저게 바로 이 식물입니다.”


보니 과연 강가 갈대밭처럼 혹은 언덕 억새밭처럼 보인다.


“미정이 하고 민정이가 먼저 저 구릉 위에 올라가 봐라.

아래 뭐가 있는지 살펴 봐.

물이 어디로 흐르는지도 보고.”


“알았어.”


아무래도 최미정은 그 특기가 활이어서인지 눈이 아주 좋다.

더구나 육체능력자답게 무언가 의지를 일으키면 체내의 마나가 자연스럽게 그 의지에 반응하는데 미정이 멀리 있는 걸 보고자 하면 마나가 눈에 몰려들어 멀리 있는 걸 잘 볼 수 있도록 돕는다.

그래선지 스스로 정찰 쪽을 맡아서 한다.


“나머지는 일단 조심스럽게 구릉 위로 올라간다.

민준이는 식량 식물 표본 채취하는 거 잊지 말고.”


그런데 민정이와 미정이가 올라간 후 곧 바로 민정이가 다시 내려온다.


“삼촌 빨리 올라와 봐. 아무래도 문명의 흔적인 거 같아.”


“뭐?”


재게 발을 놀려 구릉 꼭대기에 있는 커다란 바위 위로 올랐다.

그리고 내려다보이는 곳.

일단 구릉의 반대쪽은 내가 오른 곳과는 달리 구릉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아주 완만한 사면이다.

그 사면이 아주 길게 이어지는데 거의 3km 정도가 그렇게 이어진다.

그 후 다시 평지가 이어지는데 아무리 못 잡아도 수십km의 평지다.

그리고 그 평지를 몇 개의 작은 내가 흘러 한쪽 방향으로 제법 강이라고 부를 정도의 물줄기를 만들고 있다.


그리고 그 내가 합쳐지는 곳에 일종의 움집이라고 부를 만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가까이 가 자세히 살펴야겠지만 보기에는 확실히 문명의 흔적이다.

적어도 자연적인 모습은 아니다.




읽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법사가 되기까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4 스미스 +1 21.09.07 688 21 14쪽
113 마법주머니 +1 21.09.06 686 20 14쪽
112 술 한 잔 +1 21.09.04 678 23 14쪽
111 드워프 +1 21.09.03 679 24 14쪽
110 망치 소리 +1 21.09.02 686 22 14쪽
109 늑대인간 +1 21.09.01 687 21 14쪽
108 리자드맨 +1 21.08.31 710 22 14쪽
107 그렘린 +1 21.08.28 731 22 16쪽
106 이게 가능한 겁니까? +2 21.08.27 738 20 14쪽
105 화천 게이트 +2 21.08.26 746 21 14쪽
104 마석을 쥐어짜! +4 21.08.25 747 21 15쪽
103 당선자 +3 21.08.24 744 20 14쪽
102 방송 대담 +2 21.08.23 780 24 18쪽
101 기연 +2 21.08.21 779 20 14쪽
100 욕심 많고 예리한 +7 21.08.20 764 20 14쪽
99 파란 마석 +1 21.08.19 758 22 14쪽
98 지도 +2 21.08.18 756 22 14쪽
97 얻다 +2 21.08.17 766 23 13쪽
96 대화 +2 21.08.16 761 21 14쪽
95 행성인 +2 21.08.14 768 23 14쪽
94 속리산 게이트 +2 21.08.13 771 24 14쪽
93 탐험대 구성 +1 21.08.12 780 20 14쪽
92 정미나 +4 21.08.11 780 24 16쪽
91 제2 탐험대 +3 21.08.10 799 26 15쪽
90 흔적 2 +7 21.08.09 817 27 14쪽
89 흔적 1 +1 21.08.07 834 24 14쪽
88 점령 +3 21.08.06 834 28 14쪽
87 고블린의 것으로 고블린을 +1 21.08.05 848 23 14쪽
86 염탐 +2 21.08.04 846 25 13쪽
» 부락 +1 21.08.03 861 27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