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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농곰의 서재입니당

리드리스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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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야농곰
작품등록일 :
2018.01.26 10:19
최근연재일 :
2018.09.30 17:30
연재수 :
206 회
조회수 :
67,646
추천수 :
957
글자수 :
1,177,611

작성
18.09.24 05:37
조회
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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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결전下 7

DUMMY

마계에는 수많은 악마들이 있었고, 그 외형과 지성에 따라 크게 마수와 마족으로 나뉘었다.

당연, 마계의 존재들은 대륙의 존재들과는 크게 달랐다. 어떤 부분이 다르냐 묻는다면 기괴한 외형도 그렇지만 그 강함은 격이 다르다고 밖에 말할 수 없으리라.


-강함.


푸른 악마, 발로그는 그 중에서도 특출난 존재였다. 마계의 수많은 종족 중에서도 강함으로써 언제나 수위를 다투는 투마鬪魔의 일족으로 태어나 그 중에서도 특출난 존재!

발로그는 무한에 가까운 삶을 영위하며 힘을 쌓아갔다. 수백, 수천년이 지나고 끝내 수만년이 지나자 발로그와 맞설 수 있는 자들은 손에 꼽는 정도밖에는 없게 되었다. 마계에서는 여섯 악마 군주라며 치켜세워주었다.

하지만 발로그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발로그는 다른 다섯의 악마 군주를 만나러 마계를 종횡했다. 하지만, 그 끝에 얻은것은 씁쓸함과 후회 뿐이었다.


-내가 더 강하다. 이 내가, 파멸 그 자체라는 것이다!


변마變魔의 왕은 남을 따라하는 재주밖에 없는 잡것이었고, 지마智魔의 종주라는 것은 아는것은 많은 모양이었지만 정작 힘은 없는 떠벌이 놈이었다. 사마死魔의 군주는 죽지 않는다며 떠들어댔지만, 사실 악마의 축에도 끼지 못하는 언데드의 더러운 존재였다. 감히 같은 반열에 선다는것 조차 불쾌했던!

마지막에는 자신이 그의 숨통을 끊어주었지. 그리곤 그 불사라는 힘을 빼앗았다. 그 힘만큼은 쓸모있었지만, 결국 바퀴벌레 같은 놈일 뿐이었다. 진정한 불사라는것은 죽지 않는게 아니라 누구도 죽일 수 없게 만드는 것!

그것이 진정한 불사不死!


-강했다. 이 세상에는 나밖에 없었다.


세 명의 군주를 만나고 후회만이 남았다.

차라리 만나지 않았더라면. 하는 마음에. 하지만 이왕 시작한것은 어쩔 수 없다. 남은 두 군주를 보러 갔을 무렵에.


-더러웠지.


창녀같이 다리만 벌릴 줄 아는 것이었다. 몽마夢魔의 여왕이라는것은. 당장에라도 찢어발겨버리고 싶었지만, 쓸모가 있겠다는 생각에 죽이지 않았다. 부디 마지막 남은 악마 군주는 자신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으면 했다.

혈마血魔의 제왕.

이 대륙에서는 흡혈귀라 하던가? 남의 피를 빨고 힘을 갈취하며 살아가는 모기같은 놈들이었다. 그나마 나머지 군주들 중에선 가장 강한듯 보였지만 자신에는 미치지 못했다. 발로그는 모든 군주를 만나고 짙은 후회를 하고 말았다.


-적수가 없다.


이 세계에서는 더 이상 적수가 없다 판단했다. 아는것은 많았던 지마의 종주라는 놈에게 이 사실을 토로했더니 그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차원을 넘자 말했었지.

발로그는 악마 군주들과 함께 차원을 찢었다. 결국, 대륙으로 넘어오게 된 것이다. 각자의 목표는 있었을지 모르되 발로그는 자신과 대등한 상대를 만나고 싶었을 뿐이다.

그리고 넘어온 이 세계.

발로그는 깊이 후회했다.


-이런 세계는 없어지는 편이 낫다!


마계보다도 훨씬 수준이 낮은 것들이다. 이딴 세계는 멸망시켜버리고 빠르게 넘어가려 했다. 드래곤이라며 주름잡는 것들이 있었지만, 발로그의 앞에서는 그저 조금 강한 도마뱀에 불과했다.

처음엔 그것들에게 나름 흥미를 가졌으나, 곧 그 흥미는 사라졌다.

나머지 악마 군주라는 놈들은 그딴 도마뱀들에게 당한 모양이다만 자신만큼은 달랐다. 수백마리 도마뱀들을 잡아죽였을까? 이제 드래곤들이 남지 않았음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없는것에 흥미를 가져봤자 의미없지 않은가?


-멸족.


이제 이 대륙에 흥미를 끌만한 것조차 없어졌다.

발로그는 곧 새로운 차원으로 가려했다. 다른것들에는 관심없었다. 다가가는 것만으로 모래처럼 스러져버리는것에 무슨 관심을 가진단말인가?


-하지만 그가 나타났다.


이런 차원에서 자신에게 필적할만한 존재가 있었던것이다.

모든 벌레들이 그를 이렇게 칭했다. ‘영웅’이라고. 마계에는, 영웅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었다. 그 뜻을 이해한건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가장 강한 자, 를 일컫는 말이었던것이다!


발로그는 그렇게 이해했다.

고마는 자신과의 싸움 끝에 승리를 취했다. 길고 긴 동시에 짧은 싸움이었지만 결국에 끝은 발로그의 패배로 다가왔다.


-파멸은 반드시 너를 찾아가리라!


싸움의 와중에 큰 상처를 입혔지만, 진건 자신이었다. 패배하여 죽지는 않았지만 봉인되었다. 발로그는 그 와중에 ‘벌레’같았던 언데드놈의 능력으로 자신이 죽지 않았음이 분하고 억울했다.

무려 그렇게 만년이나 봉인되어있지 않았는가?

복수의 칼날만을 갈며, 종종 부활하는 때마다도 재봉인되었다. 엇나가긴했지만 발로그의 분노가 얼마나 컸을지는 어렵잖게 알 수 있으리라.


-고마, 고마, 고마!


하지만 부활한 후에 정작 그 고마는 없었다. 발로그의 허탈함과 그 갈 데 없는 분노를 알겠는가? 심지어, 부활조차도 고마의 끄나풀인 수호자가 막아냈는데. 하물며 앞에서 까불짝대는 원숭이같은 어린 인간놈은 이번대의 영웅이라며 지껄이고 있었다.

더 화가는것은.

절반에도 못미치는 상태라곤 하나, 고마가 아닌 다른 잡것에게 밀렸다는 것.


“죽어!”


-인정해주마.


허나 그 또한 자신의 실력. 그리고 자신의 상태라고 해도 감히 대적할 수 있다는 것에 벌레라는 단어를 쓰긴 뭣했다.

다른 악마군주라면 온전한 상태로라도 장담할 수 없었겠지.


-네놈이 강하다는것을. 벌레, 는 아니라는것을!


쿠오오오오오오오오!

발로그는 가슴 깊은곳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분노를 토해냈다. 그 포효는 곧 울림이되어 지천을 뒤덮었다.


-크흐흐흐, 하지만 파멸은 너를 찾아간다 했을 터!


그 파멸이란 그의 죽음이겠지.

죽여도 죽지 않는다는 점에서 자신과 같다. 오히려, 소년쪽이 불사不死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있었다.


-이는 결코 피할 수 없다! 이 몸은 불사不死이니!


리드리스라는 소년은 몇천번이나 죽음을 회피해 여기까지 왔지만, 자신 또한 앞으로 몇번은 죽음을 회피할 수 있을테니까.




***




“카앗!”


비루의 창날이 지쳐 무너진 푸른 악마의 미간을 꿰뚫었다. 이제는 푸른 화염조차 없으니 푸른 악마가 아닌 그저 소새끼일 뿐.

커다란 과녁일 뿐이었다.


“드, 들어간다?!”


전혀 먹히지 않았던 공격들이 푸른 악마의 가죽을 뚫고 푹푹 쑤셔지고 있었다. 그 아래 내재된 근육 섬유? 아니 이게 근육인것조차 확인할 수 없을만큼 단단한 것들은 마치 암석처럼 자리하고 있었지만 분명한건 어설프게나마 ‘공격’이 통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어이! 공격이 통한다고!”


비루가 외치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모렉 공작이 물 만난 고기처럼 달려들었다. 단숨에 이곳저곳을 누비며 푸른 악마의 몸 곳곳을 찔러대었다. 푸른 악마는 고통스러운듯 몸을 뒤척였지만, 딱히 효과는 없었다.

물론 그건 양방향이었다. 푸른 악마의 살갗을 베고는 있었지만 촘촘한 근육으로 된 층은 베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큰걸 먹여야 해!”


비루는 광석을 캐내는 광부가 곡괭이질을 하듯 한곳을 집중해서 파냈고, 모렉 공작은 그러거나 말거나 푸른 악마의 살갗을 파헤쳤다.


“같이하세.”


에르네스 메르실의 도움으로 다치더라도 어지간한 상처는 곧 회복되고, 움직임은 평소보다 나은 면이 있었다. 대주교는 비루와 합세해 곡괭이질을 시작했다.


“하.”


갑작스런 참전에 어안이 벙벙했지만, 리드리스는 곧 만족스레 미소지었다. 그래도 지금 데미지가 들어간다면.


‘쓰러뜨릴 수 있을지도!’


그러나 그게 곧 헛된 희망이라는걸 알게 되었다. 푸른 악마가 몸을 일으키는 순간 메달려있던 그들이 모두 우수수 떨어져나가 버린 것이다.

스멀스멀, 푸른 기운··· 아니 불꽃이 일어나고 있다!


“위험해요!”


외치는 것과 동시에 화륵! 타오르는 푸른 악마의 몸에서 다시금 푸른 화염이 치솟았다.


“조금만 늦었어도 어마어마한 꼬라지가 될뻔했군. 이 몸이 이렇게 애를 쓰는데도 안 된다니··· 신기한 경험이다.”


“하지만 이제 공격이 통한다고.”


그 말에 리드리스는 틀렸다는 듯이 양옆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지 않을지도요. 저 푸른 화염이 없었을 때는 통했지만 다시 생겨난 지금은 의미없는지도 몰라요.”


“···제기랄. 그냥 방해하는게 아니었다고?”


푸른 화염은 공격과 수비를 겸하는 용도였던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니 이상한 점이 있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그 망할 불꽃이 꺼진건 리드, 네가 몰아붙였기 때문이 아니었냐고?”


“···모르겠어요. 우리가 모르는 녀석의 미지의 능력이 있었다···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요.”


푸른 악마의 불사不死일것이다. 하지만 그 근원과 파훼법은 갑작스럽게 알 수 있는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 방법을 모른다면 아마 푸른 악마를 쓰러뜨릴 순 없을것이다. 그 모든것을 아우르는 거대한 힘이 있다면 모르되, 그럴리가 없으니까.


“···알겠다. 제기랄.”


“도전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지.”


모렉 공작은 직선으로 검을 날렸다. 슝 하고 날아간 왕국의 보검은 푸른 악마를 정확히 꿰뚫었으나 이전에 그랬듯이 전혀 상처를 내지 못했다. 튕겨져난 검을 보고 일행은 참담한 표정이 되고 말았다.


“역시인가. 제길.”


“···으으.”


다시 푸른 악마가 완전히라고 해도 좋을만큼 부활해버린 것이다. 특히, 리드리스의 충격은 더했다.


‘이제 재생은 정말 얼마 남지 않았는데···!’


기껏해야 한번, 혹은 두번. 그런데 지금 이 시점에서 푸른 악마가 부활했다고? 나는 후회하지 않기로 했는데. 실수하지 않기로 했는데.

여기서 푸른 악마가 부활하면, 이번에도 실패하고 실수하는게 아닌가!


‘또?’


제기랄.

방법을 찾아라. 방법을 찾으란말이다!

그러고보니, 아주 옛날의 그 때의 일이 떠올랐다.

하쉬는 어떻게 푸른 악마를 막아섰더라? 지금보다도 훨씬 못 미치는 불완전한 부활이었다고해도 푸른 악마는 푸른 악마다. 정점에 이른 하쉬라 하나 푸른 악마를 막을 실력은 아니었던것이다.

실제로 시종일관 밀렸고 공격다운 공격은 단 한번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그런데도 하쉬는 멋지게 푸른 악마를 막아냈고, 우린 결국 푸른 악마를 봉인시키는데 성공했지 않던가?


‘기억해!’


어떻게? 어떻게?


-어째서 네게 반응했단말이냐!


그래. 그런 소리를 푸른 악마는 한 적이 있었다. 5년전, 우리가 처음 만났고 하쉬가 푸른 악마를 틀어막았던 시점에.

그리고 뭐라고?


-의지를 실현시키는 위대한 금속 미스릴! 그 미스릴이 수호자도 아닌 한낱 인간따위에게 자신의 힘을 빌려주었다는 말이냐!


“미···스릴.”


그래.

놈은 분명 그 금속의 이름을 미스릴이라 했었다.


“하지만···”


여기는 붉은 숲이 아니다. 그 미스릴은 푸른 악마를 봉인하고 있던, 억누르던 탑의 잔재였다. 그 유적지에도 더 이상 남아있지 않을텐데 여기에 있지는 않으리라.

이러는 순간, 모렉 공작은 불에 그을려 왼팔에 거대한 화상을 입었다. 일대가 역시 불바다가 되어가고 있었다.

대주교가 드러눕고 비루의 창이 꺾이는 것 또한 어이없을 정도로 한순간이었다.


“······!”


아주 잠깐, 촌각만큼만 정신을 팔았을 뿐인데. 어째서 이리됐단 말인가?

나는 아연해하고 말았다.

어느새 푸른 악마의 시선은 에르네스 메르실에게로 향하고 있었기에.


작가의말

선추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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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결전下 3 18.09.18 193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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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결전下 18.09.14 216 3 11쪽
193 결전上 4 18.09.13 202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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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결전上 18.09.09 199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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