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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농곰의 서재입니당

리드리스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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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야농곰
작품등록일 :
2018.01.26 10:19
최근연재일 :
2018.09.30 17:30
연재수 :
206 회
조회수 :
67,631
추천수 :
957
글자수 :
1,177,611

작성
18.09.09 23:59
조회
198
추천
3
글자
13쪽

결전上

DUMMY

푸른 악마는 몇번이나 부활해왔다. 과거 일만년 전, 고마에게 봉인당하여 그 순간부터 힘을 모아 몇번이고 몇번이고 부활해왔다.

때로는 고마가, 때로는 수호자들이 부활을 저지하여 재봉인시켰고, 그로 인해서 대륙은 평화를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어느때에도 완전한 부활을 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애시당초 고마가 지금 없는 이유가 무엇이던가?

일만년 전, 푸른 악마와의 싸움에서 크나큰 치유되지 않는 상처를 입었고 일만년이나 지속된 상처는 고마라는 불세출의 영웅을 갉아먹어 죽음에 이르게 만든것이다.

허면 지금 완전히 부활한 푸른 악마를 도대체 누가 막을 수 있단말인가?


“···으득.”


쿠구구구!

끝을 모르는 힘이 대지에서부터 솟구쳐올랐다.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 초월이라고 말하는 나와 네임리스에게서도 분명 한차원은 높은 그런 있을 수 없고 상상해본적도 없는 힘이다. 아니, 나는 알고있다.


‘고마···’


그 끝을 알 수 없는 사내와 동급의 존재. 굳이 다른말로 표현하자면 ‘신’ 혹은 ‘절대자’라고 부를 수 있는 진정한 존재!


-내 말했었지.


심연속에서 끓는듯한 목소리가 우리의 귓가에 들려왔다. 귓가에 들려왔다, 라고 말은 했지만 뇌속으로 직접 집어넣는것같은 느낌이었다.


-파멸이 너를 찾아가리라고!


푸른 악마가 말한 파멸이란, 결국엔 그 자신이라는 소리였다. 네임리스는 푸른 악마의 완전한 부활에 허리를 꺾으며 광소했다.


“크후후, 크후후후! 걸작, 걸작이노라!”


“···이건”


나는 딸국질을 하고 말았다. 그렇게 긴장하고 두려워해야할정도로 푸른 악마의 힘이 강대하다는것이 느껴지고 있다.

쿠우웅···!


‘제길··· 하지만 완전한 부활까지는 시간이 남았어.’


이미 푸른 악마의 부활은 막을 수 없다. 영혼을 집어삼키고 부활하고 있다. 남은건 봉인의 마법진이 풀리는 아주 잠깐의 유예가 있을 뿐.

그 사이에 네임리스라도 처치해야한다.


‘그림자는?’


없다. 네임리스의 ‘이면의 그림자’ 는 닿는 상대를 그림자로 만들어버리는 절대적인 효과가 있다. 닿지만 않으면 되는 능력이지만 그 능력은 실로 대단한 힘이 있다.


‘···어떻게 아래로 간거지?’


그림자가 공중에 있던 네임리스와 지면을 이은것과 관련이 있는걸까? 혹, 이면의 그림자란 그림자가 있는 모든곳을 이동시켜주는 능력은 아닐까?


‘···소매?’


나는 아래로 수직낙하하였다. 중력의 힘을 느끼며 네임리스에게로 달려든다.


“너만 없다면!”


네임리스라도 처리해야한다. 푸른 악마가 부활하고, 네임리스까지 온전하다면 정말로 단 하나의 가망조차 있을 수 없다.

수호자는 내 뜻을 알았다는 듯이 손을 휘저었다.


“살랑이는 바람!”


살랑살랑 거리는 바람소리와 함께 내 가속도가 더해졌다. 돌풍정도가 내 발을 밀어주는 느낌이었다. 네임리스의 가면아래로 그 표정을 읽을 수 없지만, 분명 조소하고 있으리란게 느껴졌다.


‘살기!’


칠흑조의 날개가 펄럭인다. 날려고 예비동작을 하는 모양이었다. 새라면 당연히 해야할 기본적인 예비동작이지만, 새인게 패착이다.

챠악!


“···아비스Avis!”


네임리스는 원통한 표정일 터. 그 조소가 싹 지워졌으리라 생각하면 쾌감조차 느껴질 지경이었다.

칠흑조의 한쪽 날개를 뜯어버렸다. 한쪽 날개가 뜯기고도 날 수 있는 새가 없듯이 칠흑조 또한 날 수 없게 되었다. 투명뱀은 머리를 뜯어 죽였고, 칠흑조는 날개 한쪽을 뜯어 쓸모없게 만든것이다.


“이젠 네 차례야. 도망칠 수 없어. 네임리스.”


내 발의 뭉게구름이 퐁! 하는 작은 소리와 함께 사라진다. 더 이상 날지 못하는 네임리스를 상대로 구름장화를 사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었다.


“하늘 장벽!”


수호자는 하늘 장벽을 연신 외쳐댔다. 아마도 보이지 않는 벽이 나와 네임리스를 둘러싸 작은 링을 만들고 있으리라.

즉, 이 링에서는 두 가지 결론밖에 나지 않는다.

내가 쓰러지느냐. 네임리스가 쓰러지느냐! 어느 한쪽이 쓰러질때까지는 결코 끝나지 않을 싸움이란 것이다.


“네임리스. 결판의 때야!”


“끝까지 짐을 방해하려느냐···!”


다만, 시간제한은 존재한다. 따라서 속전속결만이 유일한 해답. 강체력을 끌어올려, 전신에 돌린다. 이제 준비시간따위는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인간의 한계를 벗어던지면서 이전에는 불가능했던것이 어렵지않게 가능하게 되었다.


“···호오.”


신체능력이 몇배나 상승한 나를 보며 흥미롭다는 듯이 네임리스가 입꼬리를 끌어올렸지만, 나는 이를 악물어야만했다.


‘정말 시간이 없어.’


타임 리미트가 걸려버린것이다. 푸른 악마의 부활이 아니라, 내 몸이 붕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끼기긱. 끼긱.

기름칠하지 않은 톱니바퀴가 돌아가는것처럼 듣기 싫은 소음이 내 안에서 들렸다. 안에서부터 귓구멍을 역류해 들리는 소음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무엇보다도 내 신체상의 문제라는건 더 최악이었다.

재능이 너무 뛰어나기에 사람의 몸으로 감당할 수 없다. 금칠하는 꼴이었지만, 그게 사실이었다. 원래라면 수명대로 살아갈 수 있었을지 모르나, 요정의 시간속에서 나는 수십년에 달하는 수련을 쌓았다.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공간에서 수천배의 시간의 흐름에 쌓은 수련이 스스로의 발목을 잡고 육신을 망친것이다.

그에 해당하는 힘은 얻었으나, 그 힘의 대가로 나는 죽어가고있다. 꽃이 빨리 피면 빨리 지는것처럼 나는···


“분에 넘치는 힘이 독을 불렀구나!”


네임리스는 내 상태를 파악한것마냥 득의양양한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그의 생각처럼 쉽게 당해줄 생각은 추호도 없다.


“꺼져!”


팔꿈치 올려치기. 이어진 무릎 올려차기. 올려친 팔꿈치를 내려치고 그대로 반댓손으로 손목을 잡아 꺾었다.


“···그림자!”


네임리스는 다급히 이면의 그림자를 사용하려했지만···


“큭, 발하지 않는다고?”


“이쪽은 둘이란걸 명심했어야지!”


멱살을 잡아 바닥에 팽개쳤다. 그 위로 나는 올라서 네임리스를 마운트했다. 이면의 그림자가 발동하지 않은 이유는,


“···내 구체를?!”


마력 덩어리 구체를 수호자가 모조리 없애버린것이다. 어떻게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해를 가리던 구체가 없어지자 다시 밝음이 찾아왔고 이면의 그림자는 일식 하에서 발동할 수 있는 것이었으니 당연 더 이상 발할 수 없게된것이다.


“이제 알겠어?”


마음놓고 칠 수 있는 환경이다. 네임리스의 수족인 칠흑조와 투명뱀은 이미 끝장난 상황이다. 날개 한 쪽이 없는 칠흑조는 살아있어도 살아있는게 아니었으니까.


“일대일의 상황이라는거야. 도망칠 수 없는.”


심지어 자세는 이미 내가 마운트하고있다. 유리한 고지를 점한만큼 쉽게 놓아줄 생각은 물론 없다.

콰작! 얼굴에 덮어쓴 가면을 부숴버리고 드러난 얼굴은 정말 그림자와 같았다.


“···꺼져라!”


네임리스는 이리저리 팔을 휘둘렀다. 하지만 녀석은 근접전에 대한 경험은 적은듯보였다. 일견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팔은 나름 절제되고 각이 살아있었다. 나름의 경험을 담은 듯 싶지만, 나를 잡기엔 모자라다.


“꺼지는건 너야!”


가면이 부숴진 상태로 얼굴을 몇대나 맞았을까? 유동하는 액체처럼 흐르는 몸뚱아리지만 타격은 유효한 듯 보였다. 아니, 원래라면 그렇지도 않겠지만 액체조차도 증발해버릴 에너지가 주먹에 담겨있다.

그러니 유효하지 않을 수 없다.


“······!”


쿠구구!

거대한 진동에 일순 몸이 흔들렸다. 비틀거리며 쓰러질 뻔 했지만, 가까스로 중심을 잡았다. 하지만 네임리스는 그 흔들림을 이용해 내 마운트 자세에서 벗어난 상태였다. 만신창이가 되어 일그러진 얼굴이었지만 싸울 의지를 빛내고 있었다.


“제길! 제길! 제길! 제길!”


분한듯이 허공에 손짓을 하지만 거기 있는건 ‘하늘장벽’이다. 맨손으로는 쉽게 뚫을 수 없으니까 장벽이라는것이다.


‘시간을 줘선 안 돼!’


어찌되었건, 네임리스는 일만년을 살아온 악마다. 이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몇가지 수가 더 있으리라 상정하고 싸워야했다.

앞발을 끌어서 스탭을 밟고 그대로 뒷발을 축으로 회전했다. 다가선 나는 뒷발로 네임리스의 안면을 후렸다. 네임리스 또한, 이런 뻔히 보이는 공격에는 당하지 않는다는 듯이 허리를 숙여 피해냈다.

콰앙!

허공을 휘저었음에도 폭팔음이 들렸다. 소리와 공기가 감당하지 못할만큼의 에너지가 일격일격에 담겨있다.

허리를 숙인 네임리스는 나의 명치를 타격했다. 나는 오른손으로 네임리스의 타격을 막았고 그대로 손가락에 힘을 주어 네임리스의 주먹을 우그러뜨렸다.


“큿···”


주먹을 회수하려하나 잘 되지 않자 네임리스는 입으로 알 수 없는 주문을 중얼거린다. 시간을 주지 않고 오른발로 로우킥.

살짝 들었다가 네임리스의 허벅지를 향해 궤도를 변경, 타격. 중심이 흔들린 네임리스를 보며 로우킥을 찬 오른발을 다시 앞에 두고 왼손으로 네임리스를 타격했다. 피하려하지만 주먹이 내 오른손에 잡혀있으니 거리를 벌리지 못한것이다.


“윽!”


주먹에 맞자 당연 뒤로 넘어가려했지만 오른팔을 어깨뒤로 끌었다. 여전히 주먹이 잡혀있는 네임리스는 나의 뜻대로 움직여 끌려왔고 대기하고 있던 왼발이 짧고 빠르게 네임리스의 명치를 무릎으로 차올렸다.

허리가 꺾인 네임리스. 왼팔을 뻗어 스트레이트!


“까아아아악!”


그렇게 하려했지만, 등에 메달린 칠흑조가 네임리스의 어깨 너머로부터 내 왼팔을 집어삼켰다. 날개가 꺾였는데도 부리는 살아있단, 그렇게 내게 빈틈이 생기자 네임리스는 중얼거리던 주문이 완성됐는지 눈을 부라렸다.


“그건!”


해를 가렸던 검은 마력이었다. 아주 약간 스치는 것만으로도 피부가 거멓게 타죽어버린 그 압도적인 마력을 짜낸것이다.


‘좋지 않아! 정말 좋지 않아!’


“발로그의 부활이 조금 지연된다고 네깟것이 짐을 어떻게 할 수 있을 줄 알았더냐?! 하찮은 벌레주제에!”


검은 마력이 빙빙 일그러졌다. 붉은 기류는 생성되지 않았지만, 그 마력은 닿는것만으로도 나를 죽일 수 있을 터.


‘당해줄 생각은 없어.’


이번에야말로 피해내겠다. 구체가 움직이자 나는 그 반대방향으로 발의 축을 틀었다. 마음속으로 셋을 셀 즈음,


“사라져라!”


네임리스의 외침과 동시에 마력의 구체가 나를 향했다.


‘똑바로 봐! 무서워하지 마! 두려워하지 마!’


두려움과 무서움을 버려라. 공포를 버려라. 오는것을 똑바로 직시해라. 구체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나? 직선으로 다가오고있나? 아니면 포물선을 그리고 있나? 혹은 회전하고 있나? 속도는 어떻지? 언제 피해야 적절한 타이밍인거지? 구체에게 숨겨진건 없나? 내가 모르고 놓친건 없나? 내가 움직이는덴 무리가 없나? 하늘장벽은 어디까지 이어져있지? 네임리스는 움직이고 있나? 변화는 없나?

맞으면 끝장이다.

수호자의 서포트가 있다고는 하나, 방금처럼 대단한 재생마법을 두번이나 쓸 수 있다고 생각하긴 어렵다.


‘나를 믿어. 우리를 믿어!’


리드리스라는 이름은 혼자이며 모두가 모여 만들어진 이름. 내 눈은 한 쌍이지만, 동시에 일만쌍의 눈동자이기도 했다.


‘온다!’


각도와 속도를 머릿속에서 계산하고 달려들 방향을 알았다. 급작스러운 궤도변화에도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게 다음의 다음 수를 머릿속에선 계속 계산해낸다.


‘좁아.’


하늘장벽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그런만큼 움직일 수 있는 범위는 적었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빠르게 날아오는 구체를, 그것도 어지간히 거대한 녀석을 피하는건 결코 쉬운게 아니다.


‘네임리스는?’


움직이지 않는다. 이번의 주문으로 끝을 내려는 생각인 모양이지만, 입으로는 주문을 읊고 있다. 혹시모를 다음 수를 준비하는 모습은 과연 철두철미한 악마다웠다.


‘이쪽!’


오른쪽으로 몸을 날렸다. 동시에 앞으로 데굴데굴 구른다. 마력의 구체는 나를 스쳐지나가는듯 보였다. 그러나.

우뚝!


“걸렸노라!”


네임리스가 읊고있던건 다음 주문이 아니었다. 구체의 방향을 좌우하기 위한···!


“제기랄!”


피할 수 없다는것을 깨달은 나는 되려 구체를 향해 손을 뻗었다.


작가의말

선추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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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결전下 3 18.09.18 193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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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결전下 18.09.14 215 3 11쪽
193 결전上 4 18.09.13 201 4 12쪽
192 결전上 3 18.09.12 203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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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전上 18.09.09 199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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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리드리스5 18.09.05 207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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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소년과 용병과 요정 18.08.28 201 3 14쪽
180 악마 네임리스3 18.08.27 199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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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악마 네임리스 18.08.23 20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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