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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네 님의 서재입니다.

달빛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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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네
작품등록일 :
2019.08.2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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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24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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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련初戀 (25)

DUMMY

25.



새삼스럽게 확인한 부분은, 각성자가 확실히 적기는 적다는 점이었다.


“이 동네에 우리말고 각성자가 없나?”


오늘 우리는 두 개나 되는 던전을 날로 먹었다.


평소에는 던전하나 깨고 나면 집에 가야할 시간이 되는데 괴물을 잡는 시간을 크게 아낀 것이 도움이 되었다.


순수하게 던전을 깨는 데에만 시간을 쓸 수 있었으니까.


뿐만 아니라 던전을 하나 깨고 다음 던전으로 이동할 때에는 군인들이 지프처럼 생긴 차량... 레토나라고 했던가? 그걸로 실어다 주기까지 했다.


차량 이름은 존재감은 없지만 여전히 같이 다니고 있는 소운이 알려주었다.


처음 던전에 들어가려고 할때는 위험하다고 접근을 막는 군인들에게 소희가 필살 애교를 보이기까지 하는 등 꽤나 힘들었지만 이미 하나의 던전을 깨고 나온 이상 제 역할이 가능한 각성자라는 것이 분명했으니 말이다.


그 때 소희의 애교는 내가 보기에도 귀여웠지만 소희의 방에 있는 이불의 목숨과 자존감을 위해 생략하기로 하고...


어쨌든 그 와중에도 이 동네에서는 다른 각성자가 나왔다는 군인들의 말은 없었다.


“뭐 이 분들의 영역이 그리 넓지는 않으니까요, 그럴 수도 있긴 하죠.”


애초에 대대가 달라지면 정보가 그렇게 휙휙 빠르게 오가지는 않게 마련이었다.


같은 대대라면 병사들은 몰라도 간부들이야 맨날 보는 얼굴이고 친분도 있으니까 연락을 주고받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일단 우리가 살고 있는 G동에서는 다른 각성자들이 비석을 깨주겠다고 접근해온 경우가 없는 모양이었다.


이 군인들의 대대 하나가 G동 전체를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마악 부서져 내리는 검은 비석을 바라보고 있는데,


“고생이 많습니다.”


군복을 입은 아저씨가 다가왔다.


습관적으로 부르는 군인 아저씨,가 아니라 40대는 확실히 되어 보이는 진짜 아저씨 말이다.


머리에 쓰고 있는 헬멧에는 뾰족한 동그라미 두 개가 그러져 있었다.


대대장일거야, 라고 소운이 알려주었다.


우리는 그를 바라보았다.


“안녕하세요. 무슨 일이세요?”


저 사람의 계급이 뭐고 직위가 뭐고에는 1도 관심 없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나이차이가 두배이상 나는 아저씨였다.


대대장이 말했다.


“아가씨들이 [검은 비석]을 두 개 파괴했다고 들었는데...”

“네, 맞아요.”

“허허. 도움 주려는 마음은 고마운데 그건 우리 군인들이 할 일인 것 같아서 말입니다.”

“...!”


...설마? 이걸 안 받는다고?


이건 예상 전혀 예상 못했는데...


“당직이 제대로 판단 못해서 일시적으로 허가를 내려준 것 같은데 사실 군 입장에서는 수락하기 힘든 요청입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전투를 하는 부분에 있어서 민간인에게 도움을 받을 수는 없으니까요.”


...아니, 솔직히 말하면 맞는 말이긴 했다.


6.25때도 군인들은 싸웠지만 민간인들은 피난 갔잖아.


아무리 국가멸망의 기로에 섰더라도 민간인은 민간인이었다.


각성자라고 하더라도 군에서 보기에는 그저 보호해야 할 민간인일 수 있었다.


만약 각성자가 대체가 불가능한 자원이라면, 각성자의 지원을 고맙게 받을 수도 있었지만 몇 번이나 언급했듯이 지금 시점에서 각성자는 충분히 군인들이 대체할 수 있다.


강한 힘을 지녔으니까 군대를 돕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운동선수들만 해도 어지간한 군인들보다 훨씬 더 잘 싸울테지만 메달따고 군면제를 받기 원하고, 그런다면 그 사람이 아무리 잘 싸우고 체력이 뛰어나더라도 군대 입장에서는 보호해야 할 민간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거였다.


아마도 같은 선 상에서 생각한 결과일 것이다.


저게 억지도 아니고, 솔직히 말하면 정론이었기 때문에 억지로 바락바락 우긴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니었다.


예상에 없던 일이라 꽤나 당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라, 우리는 머리를 맞대고 수군수군 의견을 내 보았다.


“아무래도 편한 길로 가기는 힘들거 같은데... 근데 왜 거절하는걸까? 우리가 비석 뽀개주면 군인 오빠들도 편할텐데.”


소희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각성자 협회쪽 도움은 생각도 안하고 있었다.


그쪽 법을 대충 확인해 봤지만 각성자가 던전을 클리어하는 것에 대한 의무와 권리에 대한 점이 단 항목도 없었으니까.


아직까지는 말그대로 각성자의 능력 자체가 총이나 도검류처럼 위험하니까 자기가 각성자라고 신고하고 명단에 등록하게 해두자, 라는 선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협회에 각성자로 등록한다고 하더라도, 군 입장에서 보기에는 여전히 그냥 민간인이었다.


그래도 군생활(의경이지만)을 했던 소운이 왜 군에서 저렇게 반응하는지에 대해서는 금방 알아채 알려 주었다.


“작전구역에 민간인이 들어오는 것을 허락해 줬다가 희생이 나면 크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는 점도 있어.”

“아. 그렇네.”


괴물이 갑자기 나타나 사람을 해친다면, 그건 부득이한 일이다.


군인들이 통제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몰래 숨어든 사람이 희생되었다면 깔놈은 까겠지만 지지하는 여론도 분명 있다.


어디 위험국가에 선교하겠다고 몰래갔다가 납치당하고 살해당하면 그러게 가지 말라는데 왜 쳐 기어들어가냐고 욕하는 사람들도 꽤 많은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군에서 들어오도록 허가했던 인원에서 피해가 난다면...


옛날과 달리 정보가 워낙 빠른 시기니까 군으로서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어차피 각성자가 대체불가 자원도 아닌만큼 대대장의 판단이 맞는 판단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우리 중 두 명은 아직도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여자애들이니까 실제로 별 일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위험지역에 들어오도록 허가를 내 준 것만으로도 가루가 되도록 까일 수 있는 노릇이었다.


그것은 고작 일선 부대의 대대장이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이 아니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우리가 무슨 탄약고 같은데 침입하려는 것도 아닌데 작정하고 막무가내로 밀고들어가면 군인 오빠들이 막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조금 귀찮아서 그렇지 야산에 있는 검은 비석 찾아가면 되는거니까 괜히 소란거리를 만들 이유도 없었다.


그 때 여전히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대대장이 말했다.


“각성자들이 던전을 클리어하면 꽤 이득을 본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말씀하신 대로 저 검은 비석을 여러분들이 직접 파괴해 준다면 군 입장에서도 편하니 윈윈인 것은 맞죠.”

“네. 그럼에도 성사되기 힘든 일이라는게, 생각해보니까 맞더라구요.”

“그렇다면 국방부 쪽에 문의해 보시는게 어떻겠습니까?”

“네?”

“각성자들과 협업하는게 싫어서 거절한게 아니라 원칙대로 하자는 것이었으니 말이죠. 국방부에 직접 문의해 보신다면 적절한 방법을 찾아 줄 겁니다.”

“흐음~”


그게 맞는 방향이겠지.


각성자와 협업해서 던전을 파괴한다는 것은 나쁠 것이 없는 선전거리였고, 일선에서도 상부에서 판단을 내려 주었으니 부담이 없어진다.


여고생이라는 나이와 성별에 대한 부분, 그 이전에 각성자라는 프레임을 선점하면 크게 문제될 부분이 없다.


물론 국방부에서 무슨 짓을 하더라도 실제로 희생이 나온다면 여론이 들끓겠지만 던전을 철거하다가 괴물에게 당할 생각이 없는 우리였다.


사실 던전을 클리어하는 과정 자체가 묘사도 안하고 생략하고 넘어갈 정도인데?


방심만 안하면 된다, 방심만 안하면.


괴물들은 점점 강해지고 있었지만 우리가 강해지는 속도도 빨랐다.


“상부에서 허가만 내려준다면, 도움 주시는 부분에 대해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알겠어요.”

“제 명함입니다. 이야기가 잘 되면 연락 주십쇼.”

“그럴게요.”


어차피 우리야 여기 사니까, 이 대대장 아저씨와 연결점을 갖고 일을 풀어나가는 것이 확실히 이롭다.


이야기가 잘 되면 확실히 편하긴 할텐데.


그럼 군인들이 비석까지 길을 뚫어주는 것은 물론이고, 아까 전 우리를 옮겨 주었던 것처럼 차량을 이용해 다음 비석 바로 앞까지 데려다 줄 수도 있었다.


우리끼리 산에 있는 검은 비석을 찾아 부수려면 이동시간까지 고려해 평일에는 하루 한 개가 고작인데, 그런 식으로 시간을 최소화하고 비석만 부순다면 하루 세 개까지도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군인들도 일이 편해지지만, 우리로서도 확연한 이득이다.


하루에 아이템 하나 먹을거, 두 개나 세 개 먹을 수 있는 거니 말이다.


대대장이 제안했다.


“괜찮으시다면 댁까지 모셔다 드리죠.”


어차피 이제는 슬슬 내일 학교 가기 위해 집에 가야 하는 시간이었다.


“고맙습니다.”


얌전히 고개를 꾸벅이며 호의에 감사를 표한다.


“운전병!”


집에까지 차에 태워 데려다 주는 서비스까지.


잘 하면 일 하러 갈때도 아예 차량으로 집 앞까지 데리러 올 수도 있을지도 몰랐다.


그러면 이득도 그냥 이득이 아니라 완전 개이득인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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