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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네 님의 서재입니다.

달빛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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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네
작품등록일 :
2019.08.2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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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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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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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14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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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련初戀 (15)

DUMMY

15.



“......와, 메시지 엄청 와있네.”


폰을 다시 켠 소희가 얼굴을 찡그린다.


방금, 세 번째 던전을 토벌하고 나온 참이었다.


괴물이 밖에 다섯 마리씩 돌아다니던 던전.


더 많은 괴물이 돌아다닌다고 해서 크게 문제는 없었다.


심지어 조금 더 강한 괴물들이었지만, 조금 더 시간이 걸리는 것 외에는 큰 문제 없었다.


어차피 스치지도 않았으니까.


다섯 마리를 혼자 상대하는 것은 첫 번째 던전 안에 들어갔을 때 이미 겪어본 일이었는데, 자기네들끼리 움직임에 방해가 되느라 세 마리일 때랑 크게 차이도 안 났다.


그냥. 무난하게 토벌하고 나온 거였다.


물론 메시지가 잔뜩 와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당연히 걱정되겠죠.”


딸내미가 위험한 밤이 되기 조금 전에 사라져서 폰까지 꺼져 있는데 어느 부모가 걱정을 안하겠는가?


실종신고를 안했으면 그나마 다행일 지경이다.


복수심에 휩쌓여 일단 저지르고 본 소희였지만 슬슬 걱정되는지 얼굴에서 조금씩 핏기가 사라져 가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당연히, 모르겠네요.”


걱정해 주는 가족이라는 것을 가져 봤어야 그걸 알거 아냐.


얼마 전까지는 외할머니와 같이 살긴 했지만 솔직히 남이나 다름없는 처지였다.


외할머니 입장에서 볼 때, 사랑할래야 사랑할 수 없는 손녀였을 것이다.


처음 이 곳에서 눈을 떴을 때, 이 땅의 수많은 귀신들 속에서...... 외할머니의 귀신은 없었다는 것만 하더라도 그리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한켠에서는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표현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아무리 높아봤자 2순위라는 뜻이기도 했는데, 소년이 소희에게 붙어있는다고 가족들에게 돌아갈 생각도 안 하듯이 최소한 다른 곳에 더 관심이 있다는 뜻이었다.


그렇다고 무녀 초련으로서도 딱히 다를게 없었는데, 기억도 안나는 아기 때 버려져 고아원 비스무리한 시설에서 자랐었다.


고아들을 모아 키워 남자는 다 자라면 소매치기나 조직원으로 쓰고, 여자는 창부로 미래의 직업까지 이미 정해져 있는 그런 뒷골목의 시설.


신내림을 받고 무녀가 되지 않았으면 평범한 뒷골목에서의 삶을 살았겠지.


나중에 신비성에 들어가서도 딱히 달라질건 없었는데, 신비성의 무녀들은 죽음을 워낙 가볍게 여기다보니 서로의 안위를 걱정하는 일이 드물었다.


전생과 현생을 통틀어 누군가에게 걱정이라는 것을 받아본 일 자체가 없는 삶이었다.


그래도 판에 박힌 말 정도라면 해줄 수도 있지만.


“뭐 있는 그대로 다 말씀 드리는게 제일 나은 해결책이긴 하겠죠.”

“...그럴까?”

“제가 볼 때는 있는대로 말하고 설득하지 않으면, 다음 밤에는 절대 못 나갈 것 같거든요. 오늘 일로 마음이 그럭저럭 풀리셨다면 이제 안전을 챙기시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요.”

“그건 그래.”


확실히 정면돌파를 하지 않으면... 어디 못 나가게 감시할 것이 뻔했다.


어제는 긴가민가 했겠지만 이틀 연속으로 괴물들이 나오면서,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확실해졌으니 말이다.


사실은 소희도 그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알고 있으니까, 일을 시작하기 전에 폰부터 꺼뒀겠지.


소희의 눈빛을 보니 괴물 토벌을 그만둘 생각은 없는 눈치였다.


처음에는 복수심이 큰 이유였겠지만 지금은 이성적으로 생각하고도 그렇게 판단하는 것 같았다.


‘세월이 하수상해.’


레벨을 올리고 필요한 아이템을 모아서, 스스로를 강화하는 것이 안전을 도모하는 가장 바른 길일 수도 있었다.


집에 숨어 당장의 안전을 구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생각 그 자체일테지.


나란히 걸어, 소희네 집으로 향해 간다.


“스킬은 뭐가 나왔어?”


소희가 물었다.


세 번째 던전의 보스를 토벌하고 경험치를 받는 순간, 레벨업을 하며 새로운 스킬을 얻을 수 있었다.


어차피 나란히 레벨이 묶여 있었고, 같이 사냥을 했으니 레벨업도 동시였다.


소희도 아마 새로운 스킬을 얻고 나서 나 역시 새로운 스킬이 생겼을 거라고 생각했겠지.


딱히 숨길 생각은 없다.


일단 소희와 나는 파티였고, 앞으로도 별다른 일이 없다면 같이 괴물을 토벌할 테니까.


무녀스킬은 아예 직접적인 전투와는 관련이 없는 스킬들이라 그렇다 치지만 전투에서 사용할 스킬 정도는 알려줘야 합이 맞을거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방어 기술이 나왔어요.”

“방어? 그런게 필요해?”


소희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럴 만도 하지.


[소영기습] 하나만으로도 괴물들의 모든 공격을 깔끔하게 회피하면서 일방적으로 두들겨팼는데 다른 방어기술이 필요한지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


나는 길게 설명하는 대신 네모네모반투명창을 띄웠다.


네모네모반투명창은 기본적으로 다른사람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남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능도 있었다.



소영검의消影劍意 Lv.1

지속 시간(1초) 내 이루어지는 적의 다음 공격을 파괴한다.

파괴 성공시 충격을 적에게 되돌린다.



순간적으로 적의 공격을 파괴하고 되돌려치는 반격기였다.


소영기습으로 괴물의 공격을 피하며 공격을 넣던 것이 반영되어 생겨난 것 같았다.


다만 적의 공격을 방어하는게 아니라 파괴하는 것이라는 점이 차이점이었다.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자면 적이 활을 쏘려는 순간 소영검의를 사용하면 활을 쏘려는 행동 자체를 취소시키는 것이지 이미 날아오고 있는 화살을 막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것도 그냥 이유없이 취소되는 것은 아니고, 내 검이 닿는 거리 안에 적이 있는 근접전 상황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쿨타임은 그 강력함에도 불구하고 소영기습과 비슷할 정도로 짧았다.


‘하긴 어차피 기술상으로 상대를 확실히 앞서야만 쓸 수 있는 스킬이니까.’


적이 공격을 내밀려고 하는 순간에 맞춰서 스킬을 써야 발동된다.


상대가 공격해오는 모든 패턴을 읽고 일방적으로 압살할 정도 기교 차이가 아니라면 그냥 스킬 쿨타임만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이미 발동한 공격을 막아주는 것은 아니니까.


소영검의를 유용하게 써먹을 정도로 상대의 움직임을 읽고 있다면 어차피 이런 스킬 쓰던 말던 이길 수 있는 상대일 가능성이 높다보니 생각처럼 아주 유용한 스킬은 또 아니었다.


엄청나게 강력한 적을 상대로 도박수로 던져보기에도 내 검이 닿는 거리여야 한다는 조건이 발목을 잡았고.


다만 직접 적의 공격을 받아친다면 실수를 할 수도 있고 기합에 밀릴 수도 있는 반면 스킬을 사용한다면 확실하게 성공할 수 있다는 차이는 있다.


강자를 상대로는 소영기습으로 그냥 피하는게 이롭고, 나보다 약한 상대가 마지막으로 발악할 타이밍에 깔아둬서 변수를 차단하는 용도로 쓸 때 가장 강력할 것이다.


그나저나...


“...이전 스킬은 소영기습이더니, 이번에는 소영검의야?”

“그러게요. ...그렇게 강조해주지 않아도 제 이름 소영인거 잘 아는데 말이죠...”

“소희발화... 소희점화.......... 오글거리는 것도 정도가 있지!”

“다행히 마법이랑 달리 [시동어]는 필요가 없어서 다행이여요.”


내가 이름으로 스스로를 지칭하는 캐릭터, 뭐 그런 것도 아닌데 기술명들에 죄다 내 이름이 들어가 있어...


분한 일이지만 소희에게 생겨난 스킬들은 정상적인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어제 이미 가지고 있던 [발화]와 [점화]에 더해, 방금 생겨난 스킬까지도 말이다.



연쇄반응 Lv.1

[발화]로 일으킨 불을 범위 내 적들에게 옮겨붙입니다.



광역기였다!


발화로 괴물에게 불을 붙여놓고, [연쇄반응]을 쓰면 주위의 괴물에게 불이 옮겨붙는다는 소리였다.


발화로 붙여놓은 불을 재점화시켜 폭파시키는 [점화]를 사용하기 전에 쓰면 일정 범위 내 적 전체를 전체에게 점화시킬 수 있다는 뜻이기도 했고.


“쿨타임이 꽤 길긴 한데...”


발화에서 점화로 이어지는 콤보는 쿨타임을 조금씩 기다리면 매 전투마다 한번씩 사용할 수도 있었다.


괴물 하나를 지우고 시작한다는 것은 충분한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 기다려가면서 매 전투마다 한번씩 사용하고 있었고.


근데 연쇄반응의 쿨타임은 던전 한 번 클리어에 한 번 쓰는 것이 고작일 정도로 길다.


필살기인 셈이었다.


“일단은 봉인기네요.”

“나도 그 생각 했어. 지금은 보스가 혼자만 나오지만 쫄을 데리고 나오는 보스가 없으라는 법은 없잖아.”

“아니면 전투가 끝나고 정비를 하기도 전에 곧바로 습격을 받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요. 일반적인 괴물 무리는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금처럼 처리해나가면 되니까요.”

“나도 그렇게 봤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사이 소희네 집에 거의 도착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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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련初戀 (15) 19.09.14 33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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