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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네 님의 서재입니다.

달빛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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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네
작품등록일 :
2019.08.2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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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1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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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련初戀 (12)

DUMMY

12.



소희가 여전히 이러다 인체실험 당하는거 아닌가...하고 부들부들 떨기는 했지만, 그래도 일단은 복수심이 앞서는 것 같았다.


“슬슬 나가자.”

“해지려면 꽤 많이 남았는데요?”

“부모님 돌아오시면 못 나가게 할거니까.”

“으음~ 그야 그렇겠죠.”


소희네 부모님은 현재 출근한 상태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조퇴해서 해가 지기 전에는 돌아오기로 하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 시간에 돌아올 정도는 아니었다.


아무리 야근에 잔업이 일상이라지만 이런 상황에서까지 해진 뒤까지 잡아놓을 정도 회사라면 당장 그만두는 것이 더 나은 곳이겠지.


소희네 오빠는 집에 남아 있었지만 한참 전부터 자기 방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으므로 우리가 나가는 것도 모를 것이 뻔했다.


“사람들이 아직 별다른 위협을 못 느꼈나보네.”


길에 다니는 인파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저들 중 태반은 해지기 전에 집에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없을 것이 뻔하다.


덕분에 좋은 점도 있긴 있지만.


“시내 가자. 움직이기 전에 밥도 먹고.”

“사주시게요?”

“그러지 뭐.”


시내에 있는 음식점이나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카페같은 곳들도 전혀 문을 닫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나라에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아니네요.”


나는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인원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곳곳에 있는 초소에 군인들이 나와서 경계를 서고 있다.


어차피 괴물이 그리 강한 것도 아니니까 2인 1조의 군인들이 당황하지 않고 총을 쏘기만 하면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일단 시내를 조금 돌아다니기로 했다.


시내까지 괜히 온 것은 아니다.


지난 밤에 이미 3개의 검은 비석을 파괴했잖아.


파괴한 지역에 다시 검은 비석이 생겨났을 수도 있지만, 이미 파괴한 곳에는 다시 나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


지난 밤에 검은 비석이 파괴되지 않은 장소라면, 어쨌거나 비석이 확실히 나올테니까.


“여기는 안되겠는데요.”

“아무래도 그렇겠지?”

“네 눈이 너무 많으니...”


최소한 저 군인들은 괴물이 나온다고 해서 도망치지 않을 것이다.


거기에 더해 괴물들이 어느쪽에서 왔는지를 확인하고, 그 위치를 추적하려 들 거였다.


우리가 군인들보다 빨리 비석을 발견하리라는 보장은 없었고, 군인들에게 비석이 발견되기전에 클리어하고 나와서 사라지는 것은 아예 불가능했다.


“조금 더 외진 곳으로 가보죠.”


나는 별 상관 없다.


하지만 정부나 어둠의 대기업 등에서 몰래 능력자를 납치해서 인체실험을 할 것이라는 의심을 버리지 못한 소희는 군인 앞에서 비석에 들락거리고 싶지 않을 것이다.


‘사실 아무 일 없으리라는 보장도 없으니까.’


내가 태평한 것은 우리 나라에서 그럴 리가 없잖아! 보다는 무녀이기 때문에 가깝다.


그것도 아주 강력한 무녀.


나에게 무슨 짓을 하면 관련자들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들까지 모조리 끔찍하게 죽어가도록 저주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까.


심지어 가족들까지 죄다 끔살시키고, 비슷한 또래의 여자애 한명만 남긴 다음에 혼백을 살해하고 몸을 뺏어서 부활도 할 수 있었다.


악귀도 재능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거라지만, 무녀의 재능은 그와 공통점이 아주 많았다.


죽을 때 까지의 고통이야 당연히 싫지만.


‘주위 상황 보아하니 퇴마사 같은 것도 명맥이 다 끊긴 모양이고.’


다행히 이 근처에는 군인들도 확실히 없을 만한 장소가 제법 있었다.


우리나라 특성상 서울 한복판에도 불쑥불쑥 산이 솟아 있잖아?


그런 산들도 목진지가 다 있기야 하겠지만 산 전역을 커버하는게 아니다.


시내에서는 어디 있더라도 다른 사람의 눈을 신경써야하는 것을 생각하면 사람의 없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일단... 시내에서 저녁을 먹고 가는 계획은 수정하기로 했다.


원래 시간에 먹고 가면 늦을거고, 일찍 먹고 가기엔 밤중에 배가 고파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포장해 가서 시간 맞춰서 먹을 수밖에 없잖아?


그렇게 결정된 오늘의 메뉴는 무려 햄버거였다.


“뭐 먹을래?”

“글쎄요... 뭐가 맛있을까요... 먹어본 적이 없어서.”

“그럼 하얀마늘 먹어봐. 하얀마늘 존맛!”

“...그래요. 얻어먹는 입장인데 아무거나 주는대로 먹을게요.”


당연하지만 나는 패스트푸드와 그다지 친하지 않았기 때문에 소희가 추천해주는 것을 그냥 먹기로 했다.


곧 포장되어 나온 먹거리를 들고 뒷산으로 향한다.


정식 명칭이 있는 산이긴 한데 그냥 뒷산이라고 부르면 통하는 산이었다.


나름 등산로도 잘 정비해놨고 정자같은 것도 만들고 신경 많이쓰긴 했는데 앞산에 둘레길이 생기며 오는 사람만 오게 됐다.


솔직히 라이트하게 나무들 있는데로 놀러가기엔 근린공원 끼고 있는 앞산이 나았고, 그렇다고 마음먹고 오르기엔 또 낮은 산이라.


우리는 산 허리 쯤에 만들어져 있는 정자에서 해가 지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근데 넌 무슨 스킬이 생긴거야?”


그러고보니, 라는 느낌으로 소희가 말을 꺼낸다.


“보셨지 않나요? 칼 꺼내는거랑 빠르게 조금 움직이는거요.”


나는 그리 말하며 네모네모반투명창을 열었다.


그러고보니 한 번 내 스킬들 확인해 보려고 했었는데 잊고 있었네...


내게는 무녀스킬들도 있긴 있을 거였다.


스킬을 사용한 검사와 달리 무녀는 스킬이 아니라 내가 원래 쓸 수 있던 기술들만 쓰고 있었지만, 뭔가 스킬이 있을 것 같기는 하다.


“그렇게 두 개?”

“일단은요.”

“글쿠나아.”


소희는 내 적당한 대답에 일단 납득한 것 같았다.


소희가 가지고 있는 스킬도 두 개니까 말이지.


처음에 가지고 있던 [발화]에, 발화로 인한 불덩이에 맞은 대상에게 붙어있는 불꽃을 폭발시키는 [점화]까지.


발화에서 점화로 이어지는 연속공격은 보스에게도 엄청난 피해를 주었었다.


근데 말은 그냥 아무말을 하긴 했는데, 그러고보니 나도 내 스킬을 잘 모르잖아?


역시 그건 조금 곤란한 것 같다고 할까...


스킬창의 무녀 탭을 열어본다.


‘흠.’


꽤나 어러개네.


스킬창에 들어있는 스킬은 모두 네 개였다.


무녀스킬은 건들지도 않아서 모두 스킬레벨 1이었는데, 검사스킬에 하나 있던 검 소환 레벨이 오르면서 새로운 스킬이 생겨난 것을 생각하면... 처음부터 네 개의 스킬을 가지고 시작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아무래도 전생과 연관이 있는 것 같기도 한데.’


1레벨인 검사레벨과, 4레벨인 무녀레벨의 차이일 것이다.


직업레벨이 따로 올라가지 않는다면, 직업에 붙은 레벨은 포텐셜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는 거였다.


아니 그게 맞겠지.


애초에 나는 내 살던 시대에서 최고 수준의 무녀 중 하나였다.


타락한 구미호를 정화하여 계약했고, 그 요기는 도에 담아 휘둘렀다.


그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일 수 없었다.


재능이 없으면 입문 자체가 불가능한 그 바닥에서도 나는 분명 특별했었으니까.


‘하...’


그러나 이 [스킬]이라는 것은 내가 느낄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볍게 따돌린다는 것을 새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소영기습]을 볼 때도 사기적이라고 생각하긴 했지.


사실은 [검 소환]도 말도 안되는 기술이다.


하지만 내 전공이라 할 만한 분야의 스킬들을 보며, 내가 생각했던 한계를 살짝 넘어가 있는 그것들을 보면서는 헛웃음이 날 수밖에 없었다.


그래... 기본적으로 무녀로서의 스킬은 내게는 그다지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왜냐면 굳이 스킬이 보정해주지 않아도 나는 귀신을 볼 수 있었고 대화할 수 있었으며 그들의 힘을 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무녀스킬이랍시고 떠 있는 네 개 중에 공격용 스킬은 하나도 없지만 영력화살 같은 것을 그냥도 쓸 수 있었다.


사실 다른 것들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그러나 하나의 스킬이, 그 설명이 내 시선을 붙잡아 놓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 왜 그래 갑자기?”

“아뇨... 갑자기 생각난 것이 있어서.”



요괴 소환 Lv.1

요괴를 최대 1 계약소환 한다.

특정 조건을 만족할 경우, 특별한 요괴를 불러올 수 있다.



영계와의 연결이 끊어진 시대.


신비가 소멸한지 오래인 이 시대에서... 스킬은 원래라면 할 수 없어야 정상인 것을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었다.


특정 조건.


특정 요괴에 대한 유물이나, 혹은 어떤 연결...


원래라면 레벨1에 걸맞게 정찰병으로나 쓸 수 있는 약한 요괴를 소환해 내는 것이 한계일 스킬이었지만 나는 달랐다.


1500년이라는 아득한 세월이 지났지만, 현계와 영계가 완전히 갈라져 각자의 길을 가기 시작한 것조차 이미 천년이 훨씬 넘었지만...


그럼에도 한줄기 끈이 남아 있음을 느낀다.


아주 오래 전, 함께 했던 요괴와의 연결이.


나는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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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초련初戀 (9) 19.09.07 30 0 11쪽
9 초련初戀 (8) 19.09.05 41 0 10쪽
8 초련初戀 (7) 19.09.03 32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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