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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네 님의 서재입니다.

달빛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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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네
작품등록일 :
2019.08.26 10:07
최근연재일 :
2019.10.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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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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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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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297

작성
19.09.1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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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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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초련初戀 (21)

DUMMY

21.



Lv.1 Basic skill

Lv.4 Second skill

Lv.7 Third skill

Lv.10 Passive skill

Lv.13 Ultimate skill



* * *



“흠. 안 생기네요.”


남친 얘기하는거 아니다.


스킬 얘기다.



검 소환 Lv.20

원하는 형태의 검을 소환할 수 있다.



처음 괴물이 나타난지도 이제 보름이 되었다.


며칠 전 이대로 스킬이 계속 생기면 어쩌나...했던 고민이 무색하게도 13레벨 이후로는 더 이상 스킬이 생겨나지 않았다.


나는 소희를 바라보았다.


소희가 고개를 저었다.


“나도 안 생겼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면 스킬 다섯 개가 끝일지도 모르겠네요.”


어차피 [각성자]의 전투는 파티플레이가 기본이니까.


아, 각성자는 이런저런 이름으로 부르던-소희나 내 경우는 능력자- 네모네모반투명창이 보이는 사람들에 대한 공식 명칭이었다.


내키는 대로 부른다고 누가 뭐라고 하기야 하겠느냐마는...


어쨌든 13레벨에는 재사용대기시간도 길고 효과도 출중한 흔히 [궁극기]나 [울티]라 부르는 스킬을 얻는데, 그 이후로는 더 이상 스킬이 생겨나지 않았다.


나는 검은 빛무리를 베자 튀어나온 아이템을 칼 끝으로 걸어 들어올렸다.


“흐음, 당신 꺼네요.”


칼끝을 튕겨 소희에게 아이템을 날려보낸다.


소희가 허벅지 벨트를 받아 옵션을 확인하더니 오, 하는 소리를 냈다.


“재감이네. 수치가 조금 아쉽긴 하지만 없는 것보단 낫겠지.”


소희는 재사용대기시간에 관련된 아이템을 중점적으로 수집하는 중이었다.


재사용대기시간 감소... 재감이라던가 액티브 효과로 다음 사용하는 스킬의 재사용 대기시간을 대폭 줄여주거나 면제해 주는 종류.


나는 기본적으로 재감이 필요없는 스킬셋이다보니 재감효과가 있는 아이템은 모두 소희에게 몰아주었다.


소희같은 스킬딜러라면 재감이 곧 공격력이었다.


소희가 살짝 툴툴거렸다.


“근데 어째 옷이 점점 야해지는데.”

“재감템은 다 그런가봐요.”


가죽으로 된 허벅지 벨트를 하얀 허벅지에 감은 소희의 모습은 그녀가 툴툴거린 것처럼 꽤나 야한 모습이었다.


아이돌이 무대에서나 입을 법한 등이 깊게 파이고 치마도 짧은 원피스드레스, 개목걸이를 연상시키는 징박힌 가죽 목걸이에 하이힐...


소희는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늘씬해서 무척 잘 어울렸고 도발적인 매력을 뿜어냈다.


저 옷도 던전 보상으로 튀어나온 물건들이었다.


[매직]보다 한 단계 높은 등급인 [레어] 아이템부터는 귀속된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해 준 것이 저 야한 원피스이기도 했다.


소희가 처음 입는 순간 소희의 체형에 딱 맞게 변하더라.


나도 옷이 한 벌 나오긴 했는데, 소희가 얻은 옷과는 완전히 달랐다.


무협에서 주로 나오는 그런 느낌의 옷인데, 신조협려의 소용녀가 입고 있는 하얀 옷과 굉장히 비슷한 느낌이다.


나풀거리는 부분 말고 옷 본체(?)만.


옷을 입은 내 모습은 이 글의 표지와 똑같았다.


소희가 자신의 옷과 내 옷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말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랑 나랑 옷이 바뀐거 같아...”

“글쎄요.”


나는 어깨를 으쓱, 하고 넘어갔지만 틀리기만 한 말은 아니었다.


전열에서 괴물의 공격을 모조리 피해야 하는 내게 가만히 서 있으면 발까지 다 가려질 정도로 긴 치마의 옷은 애매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던전에서 나온 보상 아이템은 [방어구]이기도 했다.


방어구가 전신을 다 가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오히려 후방에서 비교적 안전한 소희이기에 노출이 심한 방어구를 입어도 되는 것이다.


어지간한 베기와 찌르기는 물론 총으로 쏴도 뚫리지는 않는 것이 [던전 방어구]였다.


각성자의 스킬이 실린 날카로운 공격에도 무사할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었고, 충격자체는 전달되어 들어오니 자잘한 자상을 막아주는 정도로만 생각하고 의존은 안하지만.


다행히 움직임이 그리 방해되지도 않았다.


나는 기지개를 폈다.


그와 거의 동시에 던전 밖으로 이동되고, 순식간에 금이 가고 있는 검은 비석이 눈에 들어온다.


“슬슬 집에 갈까요?”

“그러자.”


나는 아직도 소희네 얹혀지내고 있었다.


나와 소희, 비석 밖에서 망을 보고 있던 소운까지... 나란히 집으로 향한다.


괴물들이 있는 세상도, 점점 익숙해져 간다.


그 가장 큰 증거가, 휴교령이 끝났다는 거였다.


이제 날이 밝으면 등교를 해야했고, 밤새 사냥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우리는 하루에 딱 한 개의 던전만을 클리어했다.


그래야 돌아가서 잠도 자고, 학교도 갈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가 아이템을 맞추는 속도가 느린건 아니었다.


어차피 둘이서 도니까 던전을 세바퀴 돌면 하나씩은 아이템을 가져갈 수 있었고-한번은 보통 소모품이 나왔다- 금요일이나 토요일처럼 다음날이 휴일이라면 풀로 돌 수 있으니까.


뭐 유효템이 나왔으면 그것만으로도 일단 이득이었다.


“아아, 학교가기 싫다~”


소희가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 공부를 잘 하는 편은 아니긴 하지...


무려 나와 비슷한 수준의 성적이었다.


“그래도 이제는 일찍 보내주잖아요.”

“그건 그렇지만.”


이제 학교는 청소당번이라고 해도 4시면 집에 갈 수 있다.


해가 지면 언제 어디서 괴물이 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제 회사들도 일찌감치 퇴근을 시켜주기 때문에 강제로 저녁있는 삶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야할까?


회사 오너 입장에서는 당연히 더 일을 시키고 싶겠지만 이제는 해가 지면 대중교통도 올스톱이기 때문에 집에 보내줄 수밖에 없다.


5일 전 일어난 지하철 참사 때문에 긴급하게 해가 지기 전 대중교통 운전자들도 퇴근시키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서울지하철 1호선을 예로 들면 끝에서 끝까지 2시간은 걸리니까, 출발지와 도착지에 따라서는 4시에 막차가 떠나는 경우가 생겼다.


그 대신 출근시간이 빨라지긴 했지만.


괴물이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해뜬 직후이지만 군인들의 활약이 있기에 최소한 시내의 안전은 깊은 밤에는 확보된다.


그래도 기약없는 퇴근시간에 한숨짓는 것보다는 일찍 출근하고 칼퇴근하는 지금이 낫다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의견이었다.


멀리서 총 소리가 울린다.


“.....휑하네.”


소희가 말했다.


거리는 소희의 말대로 텅텅 비어 있었다.


던전을 두 개쯤 클리어할 시간이면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생겨나곤 했다.


하지만 하나만 딱 클리어하고 돌아가는 이 시간은, 아직까지 군인들과 괴물들의 힘겨루기가 한창일 시간대였다.


나는 희미하게 웃음지었다.


“전 지금이 더 좋아요.”


익숙하니까.


밤이 귀신과 요괴들이 시간이던 시대에 밤을 활보할 수 있던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그 일부에 속했던 나는, 이처럼 고요한 밤이 훨씬 친숙했다.


물론 밤에도 인간들이 우글우글 돌아다니는 것이 딱히 고깝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는 고요한 밤이 익숙했고, 소영으로서도 떠들썩한 분위기보다는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더 좋아했다.


창 밖에서 들려오는 즐거운 웃음소리는, 소영에게는 그저 고통이었으니까.


주위가 활기로 넘칠수록 군중속의 고독을 느낄 수밖에 없던 외톨이였으니까.


아.


아까 뉴스를 보았을 때는, 그냥 넘겨버렸던 것을 새삼 화제로 꺼낸다.


“그런데 ‘그 거’는 어쩔 거여요?”

“글세... 어쩔까?”


소희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뭐, 그럴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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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초련初戀 (23) 19.09.21 46 0 11쪽
23 초련初戀 (22) 19.09.20 27 0 11쪽
» 초련初戀 (21) 19.09.19 26 1 8쪽
21 초련初戀 (20) 19.09.18 24 1 9쪽
20 초련初戀 (19) 19.09.17 25 1 9쪽
19 초련初戀 (18) 19.09.16 28 0 9쪽
18 초련初戀 (17) 19.09.16 42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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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초련初戀 (14) 19.09.13 28 0 9쪽
14 초련初戀 (13) 19.09.12 21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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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초련初戀 (8) 19.09.05 41 0 10쪽
8 초련初戀 (7) 19.09.03 32 0 9쪽
7 초련初戀 (6) 19.08.31 32 1 7쪽
6 초련初戀 (5) 19.08.30 54 1 9쪽
5 초련初戀 (4) 19.08.29 50 1 8쪽
4 초련初戀 (3) 19.08.28 42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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