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아이오네 님의 서재입니다.

달빛 아래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아이오네
작품등록일 :
2019.08.26 10:07
최근연재일 :
2019.10.10 06:30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1,247
추천수 :
11
글자수 :
134,297

작성
19.09.16 18:12
조회
41
추천
0
글자
8쪽

초련初戀 (17)

DUMMY

17.



“소운이라고 해.”

“임소영입니다. 소영이라고 불러주세요.”


일단 좀 쉬고 난 뒤에는 소희네 오빠와 통성명을 나누었다.


현실남매다운 어정쩡한 사이에, 인사 정도는 하긴 했지만 그게 다였다.


애초에 ‘친구 와 있는 동안 방에서 나오지 마!’ 라거나? ‘내 방 들어오면 죽어!’ 거나? 대충 이런 사이가 보통 아니겠는가.


그러나 이제 소희네 오빠-소운은 만일의 사태에 소희를 지키기 위해 합류할 예정이었으니 어제처럼 데면데면하니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아까도 말했지만 소영이 엄청 쎄. 오빠는 그냥 나만 지키고 있으면 되는거야. 알겠어?”

“아, 알았다고.”


일단은 작전회의 비스무리한 것 부터다.


소희는 소운이 방에 들어오면 죽일 작정으로 가득해 보였으므로 회의장소는 소운의 방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음.”


소희는 잠시 생각하더니 뭔가를 했다.


그리고...


“수락.”



-[김소운]님께서 파티에 합류하셨습니다!



“어머?”

“어라, 이게 되네?”

“???”


파티가 되어부렸어잉!


소운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자기가 수락이라고 말을 한 걸 보니까 뭔가가 보이거나 들렸던거 같기는 한데.


소운이 잠시 자기 앞의 빈 공간을 바라보더니 말했다.


“파티에 들어와 있는 동안 임시로 [상태창]이 활성화 된다는데.”

“오... 혹시나 해서 해봤는데. 오빠, 스킬창 한 번 열어봐.”

“으음.”


그 뒤 잠시 소운에 대해서 이리저리 확인해보긴 했지만 아무래도 그냥 보이기만 하는 것이지 별다른 의미가 없는 것 같았다.


일단 소운에게는 스킬이 없었으니까.


경험치가 스킬쪽에 쌓인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경험치도 받을 수가 없는 셈이었다.


그렇다면 네모네모반투명창이 보이는 것 말고는 아무 의미도 없지 않나...싶을 수도 있지만 그 검은 비석은 같은 파티원이어야만 같이 입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의미는 있다.


“뭐 지금으로서는 나쁠게 없지.”


물론 한계는 있었다.


스킬을 얻지 못하는 이상 더 강한 괴물들이 나오기 시작한다면 소운으로서는 무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 정도로 강한 괴물이 나오기 전에 소희의 부모님에게 안전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고 떼어내면 그만이었다.


어차피 그렇게 되면 다치는건 소운 뿐이기도 할거고.


그건 그렇다치고,


“방패같은게 필요하긴 할 거여요.”


일단 회의를 계속한다.


내가 놓친 괴물이 있을 경우 소운이 1차적으로 막아서긴 하겠지만 당연하게도 맨몸으로 막으라고 할 수는 없었다.


갑옷은 없더라도 뭔가 들고 막을 것 정도는 있어야겠지.


경찰아저씨들이 쓰는 그런 방패 정도면 충분할거 같은데...


“폴리카보네이트 방패?”

“네 그거요.”

“그거 팔아.”

“그래요? 그거 하나라도 있어야 할 거 같은데요.”

“음... 어디보자 싸면 30만원 정도 하는데. 좋은걸로 사야 할텐데...”


30만원?


엄청 비싸!


내가 지금 가진 전재산의 다섯배도 넘어...


하지만 옛날에 저 정도 방패를 구입하려면 그 당시 물가로 치면 저 정도 가격은 거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공격이야 바라지도 않고, 최소한의 방어력도 갖추지 못한다면 솔직히 자살행위밖에 되지 않기도 했다.


“제일 좋은걸로 하나 사요. 목숨보다 중요하지는 않잖아요.”

“어차피 내 돈으로 살 것도 아니라서 상관없어.”


이제 슬슬 흥미가 생기는 것 같기도 했지만, 애초에 소운이 좋아서 합류했을 리가 없다.


부모님이 시켜서 온 것일텐데 자기 용돈까지 쓰면서 장비를 사고 싶을 리가?


“그럼 방패에다가 방검복도 사야겠네.”

“있으면 좋겠죠. 아, 방검복은 소희도 하나 입혀두면 좋겠네요.”

“소영이 너는?”

“전 괜찮아요.”


보호막의 1회 방어 효과도 있고, [소영기습]을 통해 피하면서 때리는게 기본이 되어야 했다.


내 몸의 내구력 자체가 그리 신뢰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방검복을 입어서 이빨이나 날 자체는 막더라도 그 충격량만으로도 리타이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아무리 보호구를 갖추었더라도 맞으면 끝이라고 봐야 했다.


오랜 영양불균형에, 얼마전 다량의 출혈까지 더해져 약해진 몸은 준수한 내구를 기대하기 힘든 상태니까.


물론 소희네서 지금처럼 잘 얻어먹으면서 지내다보면 체력적으로 점점 괜찮아지겠지만 애초에 늘씬한 여자의 몸은 남자에 비해 기대내구가 낮다.


“근데 그거 주문해도 오려면 한참 걸리지 않을까요?”

“그래서 말인데, 난 일단 나갔다 올게. 오프라인에서 바로 사와야 이따 들고 나가지.”

“예. 그게 나을 것 같네요.”

“혹시 모르니까 난 바로 간다.”


소운은 시간 끌 것 없다는 듯이 몸을 일으켰다.


아침에 돌아와 자고 일어났으니 이미 점심을 넘긴 시간이다.


오늘부터 다니려면 서둘러야되겠지.


그렇게 소운이 떠나자, 소희가 히죽 웃으며 소운 방에 있는 컴퓨터를 켰다.


“우리 야동이나 찾아볼까?”

“...무슨 쓸데없는 짓을...”

“농담, 농담.”


...진심이었던 것 같은데?


소희는 내가 매우 황당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봐주자, 컴퓨터 어딘가에 숨어있을 야동을 찾아보는 대신 인터넷창을 켰다.


이틀 연속으로 괴물이 나타난 이상 많은 정보가 숨겨지기 힘든 상태다.


“능력자들에 대한 것도 이제 슬슬 뉴스에 떠 있을 것 같은데.”


아직까지 인터넷에서 능력자들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없다면 가능성은 둘이다.


이게 정말 희귀한 능력이던가, 아니면 정말로 정부에서 정보를 차단하고 있거나.


전자여도 문제고, 후자여도 문제라고 할 수 있었다.


약간 긴장한 듯한 기색으로 마우스를 딸각거리던 소희는 오래지 않아 살짝 안도가 섞인 숨을 내쉬었다.


“있네.”


다행히도, 최소한 후자는 아닌 모양이었다.


꽤나 많은 뉴스와 영상들이 떠 있었는데...


어제 저녁 무렵 종편에 출연한 무명 연예인이 자신의 능력을 인증하며 순식간에 검색어 상위권을 도배하고 있었고,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도 괴물들과 싸우는 영상이 많았다.


‘하긴 지구 어딘가는 이 시간에도 밤이죠.’


해가 지면 나타나고, 해가 뜨면 사라지니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는 괴물들과 싸우는 중이라고 봐야되겠지.


괴물들과 싸우는 군인들의 영상도 많았지만, 누가 봐도 특이한 능력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이들이 싸우는 영상들이 인기가 많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반쯤 축제나 다름없는 분위기였다.


지겨울 수밖에 없는 일상 속에서 크나큰 떡밥이 하나 투척된 셈이니 말이다.


직접적인 위협으로 와 닿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괴물들은 약했고, 군인들만 제 자리를 지키고 있어도 보통 사람들이 위협을 겪을 일은 아직 없었다.


그 검은 비석이 어떻게 왜 나타나는지 알아내지 못한다면 언젠가는 위협이 될 수도 있었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의 안전불감증은 꽤나 대단한 수준이다.


목에 칼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아마도 큰 변화가 생기지 않으리라.


나는 동영상에 붙은 댓글들을 살펴보는 소희의 뒤에서 같이 댓글들을 읽다가 말했다.


“비밀기관에 쥐도새도 모르게 끌려가서 인체실험에 희생될 위험은 별로 없어 보이네요.”

“그렇지도 않아.”


소희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봐봐. 여기 자기도 능력자라고 하는 댓글들. 대부분은 장난일거란 말이야.”

“그런가요?”

“어. 인증이 없는 글은 믿는거 아니라잖아.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장난글이라고 생각할거고. 진짜 능력자 한 명 사라져도 아무도 몰라.”

“음, 너무 과하게 생각하는 것 같지만 일단 알겠어요. 그래서요?”

“주위에 알려야지. 우리가 사라지면 바로 사람들이 의심하도록.”

“...............왠지 불길한 느낌이 들기 시작하네요?”


분명 합리적 의심이긴 한데 나에게까지는 피해를 주지 않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그리고 이런 불안감이 대개 그렇듯이 내 희망은 깔끔하게 무시당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달빛 아래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3 초련初戀 (32) 19.10.10 11 0 9쪽
32 초련初戀 (31) 19.10.09 20 0 10쪽
31 초련初戀 (30) 19.10.08 58 0 10쪽
30 초련初戀 (29) 19.10.07 10 0 8쪽
29 초련初戀 (28) 19.09.28 33 0 10쪽
28 초련初戀 (27) 19.09.26 29 0 9쪽
27 초련初戀 (26) 19.09.25 37 0 10쪽
26 초련初戀 (25) 19.09.24 25 0 9쪽
25 초련初戀 (24) 19.09.22 23 0 9쪽
24 초련初戀 (23) 19.09.21 46 0 11쪽
23 초련初戀 (22) 19.09.20 26 0 11쪽
22 초련初戀 (21) 19.09.19 25 1 8쪽
21 초련初戀 (20) 19.09.18 24 1 9쪽
20 초련初戀 (19) 19.09.17 24 1 9쪽
19 초련初戀 (18) 19.09.16 27 0 9쪽
» 초련初戀 (17) 19.09.16 42 0 8쪽
17 초련初戀 (16) 19.09.15 33 0 8쪽
16 초련初戀 (15) 19.09.14 32 0 9쪽
15 초련初戀 (14) 19.09.13 27 0 9쪽
14 초련初戀 (13) 19.09.12 21 0 9쪽
13 초련初戀 (12) 19.09.11 33 0 9쪽
12 초련初戀 (11) 19.09.10 34 0 10쪽
11 초련初戀 (10) 19.09.09 29 0 7쪽
10 초련初戀 (9) 19.09.07 29 0 11쪽
9 초련初戀 (8) 19.09.05 41 0 10쪽
8 초련初戀 (7) 19.09.03 31 0 9쪽
7 초련初戀 (6) 19.08.31 32 1 7쪽
6 초련初戀 (5) 19.08.30 53 1 9쪽
5 초련初戀 (4) 19.08.29 50 1 8쪽
4 초련初戀 (3) 19.08.28 41 1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