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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네 님의 서재입니다.

달빛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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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네
작품등록일 :
2019.08.2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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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03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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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련初戀 (7)

DUMMY

7.



‘여기가 던전인가요...’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매우 오래된 유적지 같은 느낌의 장소였다.


그리스 신화 시대의 거대 건축물이 시간의 흐름에 무너지고, 아예 주위에 울창한 숲이 생겨나 누구의 발길도 닫지 않게 된다면 아마도 이런 모습이리라.


돌로 된 오래된 건축물 안에 자라난 풀들과 넝쿨들...


천장은 무너져 밤하늘이 올려다보였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저 위로 나갈 수는 없다.


이곳은 이세계였다.


엄청난 힘으로 저 위를 막고 있는 [무언가]를 뚫어낸다면 어떻게 될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내가 베어낼 생각을 하기 힘든 평범한 바위보다는 훨씬 튼튼하리라.


[던전]은 복잡한 구조는 아니었다.


등 뒤는 막다른 길이었고, 정면으로만 직선으로 복도가 뻗어 있었으니까.


복도를 조금 걷다보니 이미 반쯤 무너져 너머가 훤히 보이는 문이 나타났고, 꽤나 넓직한 방에 다섯 마리의 그림지 짐승이 있는 것이 보였다.


‘...후응.’


나는 잠시 멈칫했다.


다섯 마리...


한 마리를 상대하는 것은 아주 쉬웠지만 세 마리는 방심할 수 없는 상대였다.


그런데 아예 다섯 마리... 현대인들이 기본적으로 나약하기 짝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던전은 혼자 들어오라고 생겨난게 아닌 것 같았다.


무엇보다 던전에 들어오고 맨 처음 만난 방이 저건데...


하지만 잠시 멈칫했을 뿐, 이내 다시 걸음을 옮겨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간다.


검술로만 다섯을 상대하려면 아무리 저 단순한 것들이라고 할지라도 굉장히 위험하겠지만 어차피 영력을 사용하면 그만이었다.


늑대 다섯에게 집중공격을 받는다고 생각해보면... 분명 영력을 사용하더라도 나 혼자만이라면 아찔하기 짝이 없다.


‘애초에 무당이 자체적으로 전투력이 높은 것도 아니고 말이죠.’


어디까지나 강력한 귀신과 요괴와 계약을 해야만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으니까.


아무리 내가 유능한 무당이라지만 직접적인 전투에 자신이 없는 것은 수학자와 의사가 똑같이 이과이지만 수학자가 수술을 할 수는 없는 것과 같았다.


그러나 지능 비슷한 것도 없고 협공이라는 개념도 없는 그림자 짐승이라면 지금의 나라고 하더라도 충분히 상대할 만 하지.


그나저나 무당이라고 했다가 무녀레벨이라고 했다가 햇갈린다...


어차피 시대도 시대이니, 그냥 무녀라고 마음편하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나와 비슷한 일을 하는 남자들은 박수라고 부르고, 흔히 말하는 박수무당이 그 박수와 무당을 합쳐놓은 단어였다.


스킬 내역을 보면 무당을 뜻하는게 맞는 것 같기는 했지만, 이제와서 네모네모반투명창에 있는 직업명 무녀가 무당으로 바뀌어 줄 것 같지도 않다.


‘확실히, 이세계...’


문을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있던 그림자 짐승들은 내가 방 안으로 한걸음 들어서자마자 반응해 일어선다.


나는 [검 소환]을 사용하며, 영력을 활용해 신체를 강화했다.


고려무사들이 [기]를 사용할 때처럼 신체를 크게 강화해 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나이대 일반인 중에서도 연약한 편이었던 내 몸을 20대 초반의 평범한 일반인 남자 수준으로는 만들어줄 수 있었다.


그 정도만 하더라도 검을 다루기는 확실히 편해진다.


또한 감각이 뛰어나져서 기습이나 원거리공격도 더 빨리 감지할 수 있게 되는 등 소소한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그 외에는 어차피 영력화살 정도...’


영력화살이 그림자 짐승에게 저지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이미 확인했으니까 그 용도로 확인하면 그만이었다.


어차피 영력을 이용한 직접적인 공격중에 영력화살보다 강력하다고 꼽을만한 기술 자체가 없다시피 하기도 하다.


뭐 여고생 평균미만 신체능력으로도 세 마리 정도는 가능했는데, 어차피 협공개념이없는 다섯 마리 정도야 이거면 충분하지.


“갑니다.”


나는 칼날을 세우고 돌격했다!


...


......



-[검 소환]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새로운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잠깐의 전투 후 던전 첫 번째 방에 나온 그림자 짐승 다섯 마리를 모두 격퇴했다.


이 싸움으로 검 소환이 또다시 올랐고, 새로운 스킬이 만들어졌다.



소영기습消影奇襲 Lv.1

짧은거리를 매우 빠르게 이동한다.



...스킬 이름이 뭐 저래?


살짝 기분이 묘했다.


지금 여기 있는 내가 초련이 아니라 소영임을 잊지 말라고 누군가가 상기시키는 것 같은 느낌이라서.


물론 대수롭잖게 넘겼다.


어차피 그걸 부정할 생각은 없으니 말이다.


하나의 육체에 여러 혼이 주도권을 다툰다거나 하는 막장상황도 아니고 둘 다 나였다.


이름과 별개로 [소영기습]은 꽤나 우수한 스킬이었다.


나와 같은 상황인 다른 사람을 본 적이 없으니 비교가 안되기는 하지만 이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나쁠 수가 없는 스킬이었다.


원래 조건이 덕지덕지 붙을수록 그 위력은 강력하더라도 범용성은 낮아지게 마련이다.


저 단순한 조건을 지닌 소영기습의 이동거리는 짧은거리를 이동한다는 말에 걸맞게, 아직 스킬레벨이 낮아서인지 고작 2미터 정도에 불과하기는 했다.


짧은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어떤 자세에서도 어떤 방향으로든 순간적으로 2미터를 움직일 수 있는 쿨타임까지 짧은 스킬을 지닌 [적]을 상대하려고 한다면 큰 기술을 쓸때마다 주저할 수밖에 없다.


아예 지역을 뒤덮을 정도의 광역기술이 아니라면 어지간한 것은 보고피하면 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동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상대의 시야에서 벗어나는 것도 가능했으므로 이동과 동시에 기습을 가하기도 좋았다.


정면에서 대결하던 중에 갑자기 소영기습에 당하고 나면 아마도 눈뜨고 코베이는 심정일 수 있었다.


동시에 나는 내 상식을 조금 수정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가능성이... 높아져요.’


그림자 짐승 같은 이질적인 적을 상대하면서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지만, 네모네모반투명창이 제공하는 힘은 그 한계가 어디인지 짐작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기를 사용하는 고려무사들의 신체능력은 분명 뛰어났지만, 지금 내가 얻은 소영기습처럼 전력으로 칼을 휘두르다가도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그대로 바로 피해버릴 수 있는 유틸리티는 없는 거였다.


물론 칼을 휘두르다가 민첩하게 피할 수야 있겠지만 그건 서로 초식을 추고받을 때 얘기고 전력을 다해서 단칼에 죽이겠다! 하다가 허초에 속았다는 것을 깨닫자마자 바로 거두고 물러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전력을 다해 움직이던 중에 역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그 어떤 수련을 했다고 하더라도 해낼 수 없는 일이었다.


역방향으로 움직이기 위한 힘이 남아있으면 전력이라고 할 수 없잖아.


근데 소영기습은 그게 가능했다.


고작 2미터를 빠르게 움직이는 수수한 스킬이라고 무시할 수 없는 거였다.


그렇다면 [무녀 스킬]은?


솔직히 나는 내게 빈약한 검사 스킬이라면 모를까 무녀 스킬을 신경쓸 필요성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새로 생긴 검사 스킬의 의미를 깨닫고 나니 무녀 스킬도 자세히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주는 스킬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툭 던져준 것조차 수련으로는 닿을 수 없는 곳에 닿게 해주니까...


‘그렇다고 해도 지금은 좀 그렇고.’


이 던전은 클리어한 다음의 일이지만.


솔직히, 약간 한계를 넘게 해준다고 하긴 해도 어차피 귀신이나 요괴의 힘을 빌려야 원래의 위력을 낼 수 있는 무녀의 한계를 어쩔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안 되겠죠? 아마도?’


일단은, 클리어한 방 너머에 있는 복도를 통해 다음으로 향한다.


처음에 나온 던전이라 그런지, 원래 던전자체가 이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구조는 단순했다.


복도 후 방, 복도 후 방이 반복될 뿐 함정이 튀어나오거나 미로가 나오거나 하지는 않는다.


몇 번을 반복한다.


더 이상 레벨이 올라가지는 않았지만 딱히 불만은 없다.


어차피 소영기습을 익힌 이후로는 안그래도 쉬웠던 그림자 짐승을 아예 일방적으로 두들겨패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몇 개의 방을 더 지나자, 척 보기에도 더 큼직하고 화려한 것이 자기는 뭔가 다르다고 주장하는 듯한 방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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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초련初戀 (9) 19.09.07 30 0 11쪽
9 초련初戀 (8) 19.09.05 41 0 10쪽
» 초련初戀 (7) 19.09.03 32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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