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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네 님의 서재입니다.

달빛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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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네
작품등록일 :
2019.08.2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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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13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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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련初戀 (14)

DUMMY

14.



이런 것에 익숙치 않은 나 대신, 소희가 찾아낸 것이었지만 아이템에는 착용할 수 있는 숫자에 제한이 있었다.


정확히는 [반지]두 개, [귀걸이] 두 개, [목걸이] 한 개, [머리장식] 한 개 등등등... 이런 식으로 제한이 있기 때문에 열 손가락에 반지를 다 끼운다고 해서 적용이 되지 않는 거였다.


아니 착용할 수 있는 부위가 몇인데 그걸 벌써부터 고민해?


나만 해도 이미 귀걸이 두 부위가 다 찬 상태다.


하루에 던전 세 개를 파괴해서 두 개씩만 장비를 얻는다고 해도 넉넉잡고 열흘이면 남는 장비가 생기기 시작할 거였다.


그것도 겹치는 부위가 안 뜰 경우 이야기고 겹치는 장비가 나온다면 바로 남는 장비가 되는 것이지.


-오, 나왔네. 다음 던전 찾으러 갈까?

“네. 부탁할게요.”


던전 내가 이계라 그런지, 소년은 던전 안에까지 따라 들어오지는 못했다.


성격 자체가 낙천적이었던 모양인지 귀신 상태의 몸에도 슬슬 적응한 모양이고 이제는 재미있어 하는 것 같기도 했다.


소년은 금방 휭하니 날아가 버린다.


미리 던전을 찾아두지 않는 이유는 어차피 던전을 돌고 나온 우리에게도 어느정도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도 있었다.


적어도 몇 킬로미터는 걸어가야 다음 지역에 도달하는데 던전돌고 나와서 바로 이동은 좀.


그리고 던전이 있는 지역을 찾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


괴물들이 돌아다니고 있으니 휙 훑어도 되기 때문이다.


괴물이 있는 지역을 일단 찾아서 우리에게 전달해주고, 걸어서 이동하는 동안에 검은 비석의 정확한 위치를 찾는 거였다.


소희가 말했다.


“아이템이 일반인들도 쓸 수 있으면 좋을텐데.”

“흠... 되려나요.”

“되면 니가 가진 [보호의 반지]같은 건 비싸게 팔 수 있을 걸?”


VIP들이 하나씩 가지고 있으면 참 좋은 물건이니 말이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긴 하겠죠, 일단은 효과가 유용하니 팔지는 않겠지만.”


어제부터 오늘까지 다 해도 보호의 반지는 한 번도 발동하지 않았다.


내가 아예 한 대도 맞지 않고 모든 공격을 다 회피해버렸으니 당연한 일이었지만, 보험이라는 것은 혹시 모를 실수를 대비한 물건이니 말이다.


‘보험이라는 단어가 참 좋은 단어이긴 한데.’


문제는 보험사들이 영 그지같애.


매달 보험료 낼 돈을 그냥 가지고 있는게 더 낫지 않을까?


말만 보험이지 막상 사고날 때 돈을 재깍재깍 내줬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특히 사망보험 같은거 부모가 다 죽어버리면 돈 제대로 안준다고 조목조목 따질 사람도 없어지니까 별별 규정을 다 들어가면서 안주려고 난리를 치는게 보통이었다.


그냥 사기업에서 하는 보험은 안 드는게 낫지.


“...”


소영으로서 갖고 있던 불만이 갑자기 튀어나오긴 했지만, 어쨌든 보호의 반지 같은 물품이라고 하더라도 더 유용해 보이는 같은 부위 아이템이 나온다면 결국 빼놔야 하는 거다.


소희에게 다른 더 좋은 반지가 없다면 안전상 소희에게 양도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지만, 던전을 클리어하면 아이템 자체는 후하게 주는 편이다보니 그 쯤이면 소희도 이미 아이템을 다 갖추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게 잠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소년이 돌아왔다.


“금방 오셨네요?”

-바로 옆이어서. 아, 운 좋게 비석도 한방에 발견했어.

“그래요? 좋네요. 안내 부탁해요.”

-음... 그건 그렇고 말이지.


소년이 말했다.


-난리가 나 있던데 괜찮겠어?

“난리라뇨?”

-괴물들이 다섯마리 넘게 뭉쳐서 돌아다니더만.


남 얘기 하듯이 얘기하는 소년.


뭐 이미 죽어버린 입장에서는 남 얘기인 것이 맞긴 하지만.


그나저나 괴물들이 다섯 마리 넘게 뭉쳐서 다닌다고?


나는 일단 그 사실을 소희에게 전달했다.


“정말 다섯 마리 넘게 모여서 돌아다니는게 맞아?”

“그렇다고 하시네요.”

“그럼 그 쪽으로 가보는게 맞을 것 같아.”

“어째서요?”

“아마 그쪽에서라면 경험치를 받을 수 있을 테니까.”

“제 생각도 같긴 해요.”


설마 지금이 벌써 만렙이겠는가?


괴물이 세 마리만 나오는 약한 곳에서 안정적으로 아이템을 하나 더 얻는 것도 좋겠지만, 레벨업을 하고 새로운 스킬을 얻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숫자가 많으니 아무래도 더 위험할 수밖에 없었고, 더군다나 괴물 자체도 지금까지 상대하던 것에 비해 강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스킬을 얻을 때까지 조금만 고생하면, 또 할 만해 질 것으로 예상됐다.


소영기습을 얻기 전후만 생각해봐도 그렇잖아.


그 정도 사기 스킬을 하나 더 얻는다고 생각하면, 조금 더 강한 괴물 다섯 마리라고 하더라도 적수가 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곤, 소년에게 말했다.


“안내 부탁할게요.”

-너희가 그렇게 생각한다면야.


소년은 두둥실 떠서 날아가기 시작했고, 그 뒤를 따라 걸어간다.


-이쪽 산책로로 쭉 내려가면 되는데. 그 대형마트 있는데 근처.

“아아, 어딘지 알거 같네요.”

-검은 비석은 그 마트 외부 주차장 쪽에 있었어.

“...응?”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주차장요?”

-어. 뭔가 문제라도?

“그렇게 잘 보이는데에 있으면 다른 분들이 아무래도 먼저 발견할 것 같은데요.”

-그런가...?


소년도 아차한 표정이다.


-확인해 보고 올게!


그리곤 휑하니 사라졌다.


“뭔가 문제라도 있어?”

“검은 비석이 대형마트 주차장 쪽에 있다네요.”

“곤란하네.”

“곤란하죠.”


우린 딱히 주목을 받거나 할 생각이 전혀 없었으니 비석에서 빠져나왔을 때 주위에 사람이 있어도 곤란하고, 아예 군인들이 먼저 도착할 확률도 높았다.


만약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군인들이 먼저 도착한 이후에는 비석 근처에서 할 일이 없는 것이다.


소년은 오래지 않아 돌아왔다.


-벌써 군인들이 발견했더라.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겠죠.”


어지간히 탁 트인데 있으니...


소년이 날아다니면서 찾아도 쉽게 찾기 힘들 정도로 애매한 위치에 있는 검은 비석이 아니라면 다른 사람들이 금방 발견할 수밖에 없다.


처음 그림자 짐승이 나왔던 검은 비석처럼 말이다.


-다른데로 찾아볼까?

“부탁할게요.”

-응.


소년은 다시 떠나갔다.


하기야 한방에 찾았다고 할 때부터 좀 불안불안하긴 했지... 소년이 쉽게 찾을만한 곳에 있다면 다른 사람들 눈에도 당연히 쉽게 띌 것이다.


뭐 건물 옥상이나 이런데 있으면 또 모르겠지만.


“찾으러 가셨어?”

“네.”

“그럼 우린 잠깐 휴식인거?”

“어차피 이동은 해야 하니까, 느긋하게 걸어가죠.”

“알겠어.”


확실히, 너무 찾기 쉬운 곳에 있는 검은 비석은 애초부터 계산에서 빼는 것이 낫겠다.


사실 날면서 찾기에는 쉽다고 하더라도, 그게 땅에서 찾는 것까지 쉽다는 뜻은 아니기는 했는데, 예를 들어 옥상 위에 있는 경우가 그랬다.


하늘 위에서 보면 한방에 보이겠지만 땅 위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괴물이 다시 나오게 된다면, 괴물이 몰려오는 방향에 검은 비석이 있다는 것은 어렵잖게 알수 있게 되는거다.


그게 몇 번만 반복되면 찾아내는 것은 금방이겠지.


그러니까 우리가 노려야 하는 검은 비석은 조금 전 산에서 처리한 것처럼 외지고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곳에 있는 녀석이었다.


군인들이 여러 곳에서 목진지를 잡고 있다고 하지만 지금같은 경우는 시내를 중심으로 배치될 수밖에 없다.


이 근처 군부대가 그리 많지 않으니까 산에 있는 진지까지 잡을 수는 없다.


물론 전쟁이 난다면 그 곳 역시도 모두 들어가겠지만, 현역병이 아니라 예비군이 채워야 할 장소들이었으므로 지금 시점에서는 비어있는 것이다.


앞산에 뒷산을 포함해 이 근처에는 밤에 사람이 적거나 아예 없을만한 곳이 제법 된다.


어차피 사람들 사는 곳에 나타난 괴물들은 군인아저씨들이 상대할테니 그냥 놔두자.


애초에 경험치나 아이템 때문이 아니라, 괴물의 존재 자체가 문제가 될 것 같아서 나선 거였다.


남들 눈에 띄는 것이 꺼려지는 것도 꺼려지는 것이지만, 괴물을 토벌하겠다고 마음먹은 계기 자체가 다르니까.


조금 느리지만 다른 사람이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을 자신이 이득을 보겠다고 샥 알맹이만 빼먹는 이기적인 자들도 있을 수 있다.


남들의 위에 서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자들.


‘그런 자들이야 말로 인간에게는 해악 그 자체일거야.’


그런 자들은 필시 남들에게서 약탈한 것조차 자신의 손에 일단 들어오면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었다.


어리석고, 탐욕스럽고, 버릇조차 없는 어린애처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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