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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네 님의 서재입니다.

달빛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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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네
작품등록일 :
2019.08.26 10:07
최근연재일 :
2019.10.10 06:30
연재수 :
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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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4
추천수 :
11
글자수 :
134,297

작성
19.08.31 22:00
조회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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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7쪽

초련初戀 (6)

DUMMY

6.



나는 다시, 산을 타기 시작했다.


그림자 짐승들이 달려왔던 그 방향.


방향을 잘못 잡은 것은 아닌지 다시금 그림자 짐승들이 달려든다.


지금의 나는 산책로를 벗어나 옆으로 꺾은 상태였는데, 산 속은 인간에게 유리한 전장이 아니기는 했다.


시야도 제한되니 감각이 예민한 짐승들에 비해 손해를 보는 것이고, 무기가 나뭇가지나 덤불에 걸려서 위력에서도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림자 짐승들은 어차피 그런 이점을 활용하지도 않았다.


“아, 내 체력...”


그렇다고 날로 먹은건 아니지만.


나는 조그맣게 투덜거리며 다시 걸음을 옮겨 놓는다.


또다시 달려드는 그림자 짐승들도 쓰러뜨리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지만 푸석푸석하게 쌓인 나뭇잎 때문에 발옮기는 것 자체가 힘들다.


그렇게 소녀를 보내고 다시 만난 그림자 짐승들을 쓰러뜨렸을 때 즈음에는 정찰하라고 보냈던 소년이 돌아왔다.


-나 왔어.

“네. 어떻던가요?”


그 사이 소년은 자신이 귀신이라는 것에 적응한 것 같았다.


처음 갈때는 생신을 입고 있을 때와 다를바 없는 속도로 열심히 뛰어갔었는데, 돌아올 때는 살짝 떠서 날아서 돌아온다.


물론 완전히 적응했다는 것은 아니고.


귀신이 지닌 그 이동속도는 생신을 입은 자가 어떤 수단을 써도 쫓기가 불가능하다.


가고 싶은 장소를 생각하면 이미 그 순간 목적지에 도착해 있다시피 한 것이 귀신이기 때문이었다.


‘그런 귀신들이 힘이 없다시피 하지만.’


아무 힘 없이 의식만을 지닌 귀신들과 달리 가진 힘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움직임에도 제약이 생기는 것이 보통이었고 힘의 근원이 되는 곳에 얽매이게 마련이었다.


어쨌든 이 소년은 아무런 힘도 없다시피했고, 역으로 움직임도 가벼웠다.


-저 위쪽에 뭔가 신기한게 생겨 있던데? 까만색 비석같은건데.

“아마 그게 그 그림자 짐승이 생겨난 원인이겠죠. 안내를 부탁드릴게요.”

-알았어.


나는 소년을 앞세우고, 아마도 그림자 짐승이 생겨난 원인일 그 비석이라는 것을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가는 동안에 다시 그림자 짐승 세 마리로 이루어진 습격이 이루어졌지만 역시나 어려울 것 없이 이겨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레벨이 하나 올랐다.



검 소환 Lv.2

원하는 형태의 검을 소환할 수 있다.



무녀 레벨과 검사 레벨은 요지부동이고, 스킬의 레벨만이 올라갔다.


‘이거 어쩌면 올라가는 레벨이 아닐 수도 있겠어요.’


느낌이 그랬다.


그냥 어떤 재능이 있는지 표시해주는 용도 쯤이랄까?


레벨업이 뭔가 굉장히 짜게 되는 느낌이긴 했지만, 뭔가가 계속 소환해서 보내는 녀석이었으니 빠른 레벨업을 원한다면 그것도 도둑놈 심보이긴 했다.


그 비석이 그림자 짐승을 소환해는데 걸리는 시간도 꽤 걸리는 때문인지 그 이상의 방해는 없었다.


“저거군요.”


저것이 그 그림자 짐승과 연관이 있다는 것은 분명했다.



$#^#^!@# @!%#

Lv. 1



뭔가 이름이 미묘하게 더 길긴 하지만, 척 보기에도 뭔가 굉장히 연관이 있어 보이는 네모네모 반투명판이 떠오른 거였다.


근데 저걸 어떻게 뽀개지?


나는 내 손에 들고 있는 요도 후소(가짜)를 내려다 보았다.


당연하지만 내 칼솜씨로 저 정도 비석에 칼질을 해봤자 소용 없다.


지금의 몸이 연약해서 소용없는게 아니라 초련으로서도 저 정도 돌을 칼로 쪼개는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돌의 재질이 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반적으로 저 정도 크기의 비석이라면 고려무사들 중에서도 칼로 쪼갤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았다.


그것도 이런 쪼매난거 말고 걔네들이 들고 다니는 크고 아파보이는 중병기로 말이다.


아니, 그런걸 수련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을거 같았으면 성같은거 쌓아봤자 칼로 성벽 쪼개고 들어가면 그만이게?


“음.”


나는 살짝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고보니 저게 꼭 돌이라는 법은 없잖아?


나는 비석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림자 짐승들도 생긴거는 멀쩡하게 생겨서 안에 뼈대가 없었지.


그걸 생각해보면 이게 생긴건 돌처럼 생겼어도 의외로 말랑말랑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일단 생기긴 확실히 돌처럼 생겼는데...


나는 비석에 손을 가져간다.


그리고 내 손이 닿자,



-[던전]으로 진입하시겠습니까?



또 네모네모 반투명창이 나타났다!


...그런데 던전이라고?


“흐응...”


그러니까 이런 비석에 손을 대면 어딘가로 들어갈 수 있다, 이 말인거지?


위험할지도- 라는 당연한 생각이 떠올랐지만 어쨌든 선택지는 정해져 있었다.


무당으로서 자연의 섭리에 개입하는 일은 금기에 가까웠지만, 저것은 명백히 이질적이었고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을 풍긴다.


배제하는 것이, 맞겠지.


이것은 이대로 방치하는 것이 오히려 섭리를 해치는 일이리라.


“당신은 이제 가실 곳으로 가시는게 낫겠죠.”

-어.. 어디로?

“가시고 싶은데로요. 가족들 곁도 괜찮겠고, 여자친구가 있는 곳도 괜찮겠죠.”

-...저승이나 그런데는 안 가도 돼?

“당신이 걱정하지 않아도 때가 되면 가게 되실 거예요. 당신은... 원귀가 될 정도로 미련이 남은 것처럼 보이지는 않으니까.”


죽은 자들은 대개 이승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기는 하다.


근데 원귀로 남을 정도로 짙은 한도 나름 재능의 영역이었다.


이 소년처럼 평범한 귀신이 49일이 지나서도 이승에 남아있으려면 정말 뼈에 사무친 원한이 아니고서야 힘든 것이다.


뜬금없이 끔살당한 것이 황당하고 화도 나겠지만 이 정도로는 해당사항 없음이다.


그리 큰 것은 아니긴 한데 도움받은게 있긴 있으니 충고를 더한다.


“하지만 가능하면 가족이나 여자친구 말고, 가보고 싶었던 곳에 한번 여행가듯이 다녀보는 것이 더 좋긴 해요. 보고 있으면 미련만 생기거든요. 어차피 되살아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알았어. 걱정이 좀 되긴 하지만 맞는 말인 것 같으니까.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라서 다행이네.


그렇게 소년을 보낸 나는 이제 다시 비석에 손을 대며 떠오른 네모네모반투명창을 보았다.



-[던전]으로 진입하시겠습니까?



물끄럼히 잠시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진입할게요.”


딱히 정해진 시동어가 없는 것은 분명하다.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웅웅 소리를 내며 비석이 은은한 빛을 뿌리기 시작한다.


검은색의 빛.


그림자의 색으로 비석이 빛나고, 이내 그 빛은 내게로 뻗어왔다.


불길한 색이었고, 보통이라면 움찔이라도 할 만한 모습이었지만 그 그림자 빛에서 별다른 위협을 느끼지 못한 나는 눈 똑바로 뜬 채 그림자 빛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그림자 빛이 내 몸을 감싼 순간... 내가 이미 어느 순간 다른 어딘가에 와 있음을 깨닫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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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초련初戀 (23) 19.09.21 46 0 11쪽
23 초련初戀 (22) 19.09.20 27 0 11쪽
22 초련初戀 (21) 19.09.19 26 1 8쪽
21 초련初戀 (20) 19.09.18 24 1 9쪽
20 초련初戀 (19) 19.09.17 25 1 9쪽
19 초련初戀 (18) 19.09.16 28 0 9쪽
18 초련初戀 (17) 19.09.16 42 0 8쪽
17 초련初戀 (16) 19.09.15 33 0 8쪽
16 초련初戀 (15) 19.09.14 33 0 9쪽
15 초련初戀 (14) 19.09.13 28 0 9쪽
14 초련初戀 (13) 19.09.12 22 0 9쪽
13 초련初戀 (12) 19.09.11 33 0 9쪽
12 초련初戀 (11) 19.09.10 34 0 10쪽
11 초련初戀 (10) 19.09.09 29 0 7쪽
10 초련初戀 (9) 19.09.07 30 0 11쪽
9 초련初戀 (8) 19.09.05 41 0 10쪽
8 초련初戀 (7) 19.09.03 32 0 9쪽
» 초련初戀 (6) 19.08.31 33 1 7쪽
6 초련初戀 (5) 19.08.30 54 1 9쪽
5 초련初戀 (4) 19.08.29 50 1 8쪽
4 초련初戀 (3) 19.08.28 42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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