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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네 님의 서재입니다.

달빛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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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네
작품등록일 :
2019.08.2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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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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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1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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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련初戀 (18)

DUMMY

18.



“아니... 왜 저까지...”

“너도 절대 안전하지 않다니까?”

“괜찮다니까요... 하아.”


나는 화장대 의자에 앉아 한숨지었다.


내게 화장을 해 주겠다고 덤벼드는 소희의 논리를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화내기도 뭣한 것이, 소희는 정말 음모론을 진심으로 생각하면서 나도 혹시모를 마수에서 보호하겠다고 저러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음모론이라는 것 자체가 좀 그렇긴 하지만... 솔직히 동물실험같은 거 하는데가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보면 윤리를 약간만 더 놓으면 인체실험도 절대 없으리란 법은 없었다.


인간도 동물의 일종이니까.


인간은 참 잔인하기 짝이 없는 생물이니까.


‘그래서 선택한 방식이 인터넷 스트리밍이란 말이지...?’


무려 [능력자들의 괴물 사냥] 뭐 이런 느낌으로 방송을 할 예정인 모양이었다.


촬영은 소운에게 떠넘길 모양이었지만 아무래도 불 한번 던지고 한참 대기해야 하는 소희보다 내가 더 오래 화면에 잡힐 가능성이 높다고 내게 화장까지 시키는 거였다.


사실 그리 나쁜 아이디어는 아니었다.


만약 어느정도 인지도를 얻는데 성공한다면 확실히 소희가 걱정하는 부분은 해소될 것이 분명했다.


문제는 나는 크게 상관 없는데 나까지 휘말렸다는 것 정도였다.


나는 소희와 달리 그런 쪽으로 전혀 걱정 없었는데...


그래도 저 정도로 불 붙으면 말리기는 힘들어 같아서 일단 어울려 주기로 했다.


“옷까지 한 벌 사주신다니 옷값이랑 밥값으로 생각할게요.”


낡은 교복을 입고 찍히게 할 수는 없다며 소희가 옷을 새로 한 벌 사주기로 했고.


무엇보다 저렇게 하고 싶다고 하면 어울려 주는 것이, 식객으로서의 의무겠지...


하지만 해야 할 말은 해야겠다.


“그래도 지금까지 쉬웠다고 해서 방심하시면 안되는 거여요. 잊지 마요. 사고는 방심할 때 일어나는 거여요.”

“알았어.”

“농담 아니여요. 처음 괴물들에게 쫓겨서 옥상에 갖혀 있었을 때 그 정도 긴장을 싸울 때는 항상 하고 있어야해요.”

“알겠다니까.”


...별로 알아들은 것 같지 않긴 한데...


이렇게 보면 괴물들이 너무 약한 것이 오히려 방해일까?


‘아니 딱히 약하다고만 할 수도 없는데.’


어제 나온 괴물들만 해도 일반인이 1대1로 이기기에는 힘든 상대였다.


내가 전투에 익숙하고, 소영기습이 워낙 좋은 스킬이라 한 대도 안 맞으면서 잡으니까 쉬워보이는 착시가 일어난 것일 수 있다.


하긴.


나는 내심 쓴웃음지었다.


어차피 마법 한발 쏘고나면 무방비상태가 되어버리는 소희였다.


마법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끝나더라도 상당히 긴 캐스팅 시간 때문에 기습을 당할 경우에는 어차피 손쓸 도리가 없기도 했고.


긴장 하건 말건 크게 차이가 없다는 뜻일 수도 있었다.


방패를 들고 소희 옆에 있을 소운만 제정신을 차리고 있으면 상관없을지도?


‘아. 이건 말해두긴 해야겠는데.’


그러고보면 카메라 역할을 할 폰을 소운에게 들고 있게 하겠다고 했는데 그것만은 취소시켜야 할 것 같았다.


만일의 경우 방패로 소희를 지켜야 할 소운의 팔이 묶여있다는 것은 진짜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인터넷 스트리밍을 하는 것도, 소희가 긴장을 완전히 풀고 있는 것도 생각해보면 딱히 상관은 없었지만 최소한 폰은 소희가 직접 들고 돌아다녀야 한다.


그건 조금 있다가 말하기로 하고.


나는 거울을 바라보았다.


“당신, 화장 잘 하네요.”

“기본이지 기본.”


소희가 흥얼거리며 내 얼굴에 이것저것 바르고 있었는데, 화장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꽤나 솜씨가 좋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다른 애들처럼 치덕치덕 화장을 하는 대신에 한 듯 안한 듯 가벼운 화장.


많은 스트리머들은 화장을 꽤나 진하게 하는 편이었는데,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이 방송을 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달랐다.


온갖 사람들에게 우리가 능력자라는 것을 알리고 만약 어디 첩보기관 같은 곳에서 납치라도 하려고 하면 곧바로 동네방네에 알려지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으니까.


소희는 아예 실명에 어느 학교에 다니는지까지 밝힐 작정인 것 같았다.


물론 나는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긴 한데...


“아, 그러고보니 너는 별명도 정해야겠다. 방송중에 소영아 소영아 하고 부를 수도 없잖아.”


나를 아는 사람들이 본다면, 나라는 것을 어렵잖게 알아챌 수 있기야 하겠지만 그 정도는 뭐 상관 없다.


대놓고 밝히고 싶지 않기는 사실 밝혀진다고 해서 문제될 것도 없으니까.


그리고 생각해 둔 이름도 이미 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초련이라고 하도록 하죠.”


어찌보면 당연한 선택일 수도 있다.


“결정이 빠르네.”

“고민할 만한 거리가 얼마 없으니까요. 몇 개도 안되는 것 중 하나 선택하는 것 쯤이야 어렵지 않죠.”


하지만 나는 곧 물음표를 띄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인터넷 방송이라는게 그렇게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건가요?”

“제대로 장비 갖추려면 돈 많이 깨진다는데 우린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으니까 그냥 폰으로 슉슉.”


아, 보조 배터리는 챙겨야 하나? 라고 중얼거리는 소희였다.


나는 장비 쪽으로는 아예 모르니까 그건 소희 알아서 하라고 하기로 하고, 그보다 다른 부분을 더 고민하기로 했다.


“만약 방송이 잘 되면, 그걸 통해서 던전에서 나온 아이템을 팔아도 되겠네요.”

“어?”

“방송욕심 있으시면 아이템경매 같은 것도 컨텐츠로 해볼만 하지 않아요?”

“....천잰데?”


소희의 눈이 반짝인다.


물론 우리가 써야 할 아이템은 남겨놔야겠지만.


“그럼 방제도 [능력자]랑 [괴물사냥]에 [아이템경매]까지 넣을까?”

“아직은 저희 쓸 아이템도 안갖춰져서 판매할 아이템이 생길 것 같지는 않은데요.”

“설마 방송 켜는 첫날부터 아이템을 사줄만한 큰손들이 들어오지는 않겠지.”

“.........뭐 그건 당신이 알아서 하실테니 따로 말 안 할게요.”


일단 어그로부터 끌고 볼 예정인 것 같았다.


‘흐응... 아무래도 안전만 생각하는 건 아닌거 같죠.’


굉장히 즐거워보이는 것만 보고 있어도 그거는 알 거 같았다.


저 모습에서 확실히 알 수 있는 것 하나는, 인터넷 스트리밍 자체에 원래부터 엄청나게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거였다.


다만 학교다니느라 바쁘기도 하고 레드오션이라 쉽사리 뛰어들기도 힘드니 접어두었던 것이 기회를 만난 김에 팡팡 터져나온 모양이었다.


남들과는 뭔가라도 달라야 주목을 받아도 받을텐데, 능력자라는 것은 충분히 그럴만한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었다.


실제로 어제까지만 해도 완벽하게 무명이었던 연예인 하나가 능력자라는 것을 종편에서 인증하면서 엄청나게 인지도를 끌어올렸잖아.


뭐 이 능력자라는 것의 숫자가 많다면 새로 방송을 시작하는 사람이 여럿일 수도 있고, 기존에 게임방송이나 여캠을 보던 시청자를 뺏어올수 있을 것인지도 애매하긴 한데...


나는 알잖아.


세상에 쉬워보이는 일은 있을지라도 쉬운 일은 없다는 거.


물론 경쟁력이야 있겠지만 세상사라는 것이 잘 안될때를 대비하고 움직여야지 잘 풀릴 것으로 낙관하고 움직이면 언젠가는 엎어지게 마련이었다.


음......


그러고보니 시청자가 안붙으면 어떻게 되는거지?


능력자라는건 광고할대로 광고는 하고, 인지도는 안 생기는거 아냐?


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그런데 능력자라는 것을 밝혔는데 인지도라는게 안 생기면 어떻게 해요?”

“.............................어라?”

“오히려 역효과 아니여요? 차라리 가만히 있으면 아무도 모를텐데.”


소희의 동공이 지진이라도 난 듯이 흔들렸다.


아무래도 전혀 생각도 못한 듯한 표정이었다.


소희가 그렁그렁한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우리 그냥 방송 하지 말까?”


...근데 정말 하고 싶었던 기색이긴 한데.


이내 고개를 푹 숙이고는 좌절 오오라를 뿜뿜 뿌려댄다.


지금 내 밥줄이기도 하니 위로를 조금 해줘야 될 거 같긴 한데... 잠시 머리를 굴려보던 나는 아무렇게나 일단 입부터 열어보기로 했다.


부탁해 입아!


전생부터 말솜씨에는 영 조예가 없었어서 불안하긴 하지만 어차피 뇌가 결론을 내릴 상황은 아니니 믿어 보겠어.


“그러면... 일단 영상부터 찍어두고 생각할까요?”

“...?”

“실시간 방송말고 그냥 영상만 올릴 수 있는 곳도 있지 않겠어요? 일단 영상부터 찍어놓고 별 문제없다 싶으면 그런데 올려보는 걸로 시작해보면 어때요?”

“...!!”


아, 기운 차렸네?


나는 내심 쓴웃음지었다.


나도 아주 살짝은, 스스로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작긴 하지만 욕심이 있었던 것 같았다.


[소영] 대신에 [초련]이라고 불리고 싶은 욕심이.


그게 아니었다면 차라리 깔끔하게 포기하게 하는 쪽으로 이야기를 했을텐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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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련初戀 (18) 19.09.16 27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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