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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식

광화문 구미호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현대판타지

김형식글
작품등록일 :
2023.05.10 00:57
최근연재일 :
2024.05.11 22:05
연재수 :
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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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65
추천수 :
41
글자수 :
150,116

작성
23.05.1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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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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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5회. 운명적인 만남

DUMMY

여하튼 난 그래서 우리 엄마의 유언대로 절대로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남자를 신랑으로 두지 않기로 다짐했다.


난! 오래오래 사람으로서 천수를 누리며 살기로 했다.


그리고 이런 내 님을 맞이할 거다···.




하얀 나비가 하늘 가득히 내릴 때면

분홍빛 입술을 살짝 벌리고

내 님을 맞이하리다.


당신이 포근히 감싸주는 따스한 온기에

분홍빛 얼굴을 뽀얗게 붉히며

수줍게 미소 지으며 당신에게 안기리이다.


하늘하늘 날리는 당신의 날갯짓에

고된 계절의 시련을 이겨내고

당신의 품속으로 파고들렵니다.


난! 오늘

뽀얀 분홍빛 입술로

따스하게 다가서는 당신을 맞이하리다.




아 설렌다. 난 그냥 평범하고 조금은 멋진 남자를 만나길 원한다.


근데, 그 세련되고 키 크고 멋진, 그리고 똑똑한 아주 평범한 그런 남자가 없다?


여하튼 그래서 나를 덮칠 수컷을!


아, 아니 말이 헛나왔네 나를 진짜로 여자로 만들어줄 남자를 찾아서 오늘도 광화문 거리에서 헤매고 다닌다.


원래 내가 사는 인왕산은 한때는 호랑이가 많아서 별로 우리 가족이 살기는 적합하지 않은 곳이다.


그래서 과거에는 남산 기슲에서 살았는데 후궁이 된 할머니 때문도 있지만 후손이 늘다 보니 남산은 너무 비좁아서 인왕산으로 이사를 왔다.


남산은 할머니의 할머니 전부터 대대로 살고 있다가 할머니 중 한 분이 왕의 후궁이 되는 바람에 궁궐하고 가까운 곳으로 온 것이다.


내가 재물이 많아진 것은 아마 그때부터였을 거다.


나는 어린 여우일 때는 할머니에게 자주 놀러 가서 뭔지는 모르지만 주는 대로 입으로 물어서 여우 굴로 옮겼다.


할머니가 뭔가를 주길래 나는 그때부터 미래를 위해 혼수 준비를 했다.


"오늘도 살짝 할머니를 보고 와야지."


나에겐 부유한 할머니들이 꽤 많았다.


과거의 우리 할머니들은 당시 한양에서도 가장 화려한 지금의 종로 주변과 광화문 근체에 주로 살고 있었다.


때문에 밤이면 할머니의 자손들인 우리는 할머니들에게 놀러 다녔다.


그렇게 서로 오고 가기가 편리하다 보니 인왕산과 이어진 북한산 전 지역이 우리의 터전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그 넒은 곳에서 후미진 곳곳마다 나의 혼수품이 저장된 비밀 여우굴은 늘어나기만 했다.


여하튼 우리가 밤에 놀러 가면 할머니가 치성 드린다며 장독이나 뒤뜰에서 기다린다.


"오고 오고 우리 새끼 놀러 왔구나"


“네, 할머니 별일 없죠.”


“그럼, 별일은 없으니 할미 걱정은 말고 이거나 깊숙이 숨겨둬라.”


“네 할머니!”


난 할머니가 몰래 주는 금붙이나 그림, 또는 장신구들을 부지런히 인왕산과 북한산 바위 굴 곳곳으로 옮겼다.


다만 한 가지 불편한 건 무섭고 사나운 호랑이들이 인왕산에는 특히 많아서 우리는 조심스럽게 피해 다니며 살고 있었다.


"오늘도 호랑이는 마주치면 안 되는데!!"


아무리 우리가 전설에나 나오는 무서운 구미호의 혈통을 가지고 있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준이다.


한때 왕의 후궁까지 되었다 죽은 할머니의 할머니 전 세대까지는


우리 가족도 일반적이 구미호처럼 인간을 홀려서 간을 빼먹고 살았다.


은지는 오래전 할머니들이 행하던 과거가 생각나자 욕지거리가 나왔다.


“욱, 토가 나올 것 같네···.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징그럽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을 동경해 평범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을 많이 했었다고 한다.


우리도 인간의 간을 먹으면 비릿하고 맛도 없었다.


그리고 사람이 되려면 1천 개의 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좀 더 합리적인 방법을 연구하고 실천하고 있었다.




여하튼 내가 길고 긴 우리 가족의 내력을 소개한 것은 나는 과거처럼 징그럽고 피비린내 나는 인간의 간에는 관심도 없다.


먹으라고 줘도 징그럽고 불결해서 못 먹는다.


난 아주 귀엽고 깜찍한 이쁜 구미호라는 걸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호호호. 요즘 들어 지선이랑 합쳐져서 그런지 더욱 자연스럽게 이뻐지네!!"


나도 물론 구미호니까! 아름다운 아가씨로 변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지속 시간이 하루에 길어야 8시간에서 10시간 사이라서 그 안에 정말로 나를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야 된다.


물론 나도 그 남자를 사랑하는 그런 멋진 남자를 만나야 되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아! 대체 어디에 숨어서 안 보이는 거야 내 사랑은?"


그 멋진 남자가 나에게 진정으로 빠져들고···


나하고 관계 시


내 첫 순결을 주게 되면 나는 완전하게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인으로 한평생 살게 된다.


그리고 인간으로 활동할 수 있는 유지 시간은 비약적으로 늘어난다.


짝짓기 아니 성관계를 갖은 횟수에 비례해 서 늘어난다.


"아! 나도 할머니처럼 그 짜릿하고 달콤한 첫 경험을 빨리 느끼고 싶다.“


남자와 사랑을 하게 되면 뭐 수명은 줄어들지만 난 상관없다.


수명이 줄어들어도 행복하게 한평생 남자의 품에 안겨서 사랑을 받으며 인간 여성으로서 짜릿하게 살고 싶다.


"그런데 대체 50번을 언제 하냐? 뭐! 짜릿하게 까무러지다 보면 되겠지.”


은지는 50번을 사랑하는 남자에게 안겨야 된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몸이 찌르르 해지면서 야릇한 기분에 젖는다.


“아! 나도 50번만 화끈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 좀 ···“


은지는 이미 여성으로서 완전한 몸을 갖추고 있다 보니 본능적으로 남자 생각만 해도 몸이 뜨거워진다.


그런데 그 8시간 안에 나를 진실로 사랑하고 나도 화끈한 안겨서 날 여자로 만들어줄 남자를 여태 못 만나고 있었다.


"아! 오늘도 꽝이네.."









여하튼 난 오늘도 9시가 넘은 시간까지 인사동 골목길을 누비며 나를 덮칠 아주 멋진 남자를 찾아다니고 있었다.


"우욱웨액"


그때 한 젊은 청년이 골목길 한구석에서 뭔가를 움켜잡고 엎드려있었다.


그 남자는 오래된 한옥의 빗물받이를 움켜잡고 토를 하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우액! 더럽게?”


은지는 인상을 찡그리며 비켜가는데 그 청년이 덥석 은지를 잡았다.


"어머. 왜! 이러세요?"


청년은 얼굴이 창백했다. 백지장처럼 하얗게 변한 얼굴로 은지를 한번 쳐다보더니 그대로 스르륵 손을 놓고 엎어져 버렸다.


"어머머 아저씨! 정신 차려요."


은지는 귀찮은 일이 생길까 봐 그냥 지나치려다가 청년의 창백한 얼굴이 몇 년 전의 지선과 겹쳐 보여 다시 돌아왔다.


"여보세요. 정신 차리세요?"


청년은 창백하고 핼쑥해 보였지만!


아주 잘 생긴 얼굴이었다. 그 얼굴은 가로등 불빛에서 더욱 선명하게 턱 선이 그늘 저 보여서 더욱 애처롭게 보였다.


"어마! 어쩌지? 자꾸 시간은 가는데!!"


은지는 일단 119에 전화를 하고 청년 옆에서 기다렸다.


20분 정도 지나자 119 아저씨들이 옮길 수 있는 장비로 청년을 누이고 은지에게 간단한 몇 가지를 물었다.


“이분을 아시는 분입니까?”


"아뇨! 저도 지나다 발견해서 잘 몰라요?"


청년의 창백하고 잘생긴 얼굴이 그늘진 상태로 은지의 눈에 들어왔다.


"그럼 아가씨? 우리가 인계인수 한걸 확인만 나중에 해주세요?"


“네, 제가 꼭 그렇게 해야되나요?”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아가씨가 신고를 했기에 절차상···.“


119 아저씨들이 막 떠나려고 할 때 은지가 아저씨를 불러 세웠다.


"저 혹시 모르니깐,제 전화번호로 이분을 옮긴 병원을 메시지로 남겨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네! 굳이 그럴 필요까지??“


119 아저씨는 갸웃 거리면서도 전화번호 쪽지를 다시 확인하고 급히 떠났다.


은지도 급히 택시를 잡고서는 인왕산 초입 마지막 동네에서 택시를 내리고 급하게 산을 향해 뛰어갔다.


검은 어둠 속에 산 그림자가 뚜렷하게 능선을 그려내며 거인처럼 서있다.


은지는 몇 번 주위를 둘러보다가 나무 그림자 밑으로 숨어들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어둠에 가려진 숲으로 들어가자 꼬리가 애홉게나 달린 생각보다 작고!


반려견 보다는 조금 덩치가 큰 귀엽게 생긴 백색의 여우로 변했다.


하얂 달빛에 구미호로 변한 은지의 아름다운 아홉 개의 꼬리가 공작새처럼 한번 화려하게 펼쳐지더니 다시 땅 아래로 내려왔다.


“끙 으응! 또 이 무거운 배낭을 입에 물고 가야 돼?”


은지는 청바지와 입었던 티와 속옷을 배낭에 넣고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은지는 현찰과 금붙이가 많았지만 인간이 아니라서 집을 사거나 얻을 수가 없어서 늘 이렇게 불편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은지가 배낭을 입에 물고 막 떠나려고 하는데 배낭에서 지선의 주민증이 툭하고 떨어졌다.


"어머! 이게 뭐지?”


은지는 혹시 몰라 주민증을 늘 챙기고 다녔지만 자세하게 볼일도 없고 크게 관심도 없었다.


다시 납작한 주민증을 어렵게 입으로 물어서 가방에 넣으려다···


문득 지선의 주민증을 자신이 그대로 사용하며 휴대폰도 그것으로 개통하고 있다는 걸 그제야 알게 되었다.


"어머! 내 정신 좀 봐??”


은지는 작고 이쁜 하얀 머리통을 나무에 박으며 자신의 어리석은 행동을 이제서야 느끼면서 후회하고 있었다.


주민증이 있다는 것은 한 명의 국민으로서 재산과 자신의 직업을 가질 수도 있고 행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나도 이제 매일 8~10 시간 동안은 인간으로 둔갑하고 있으니까!! 과거와 다르게 인간처럼 재산권을 행사하고 은행도 거래할 수 있었네."


다시 한번 은지는 작고 귀여운 자신의 머리를 커다란 떡갈나무에 박으면서 후회를 하면서 주둥이를 흔들었다.


"아싸,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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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2회. 사내 연애 23.07.09 87 2 10쪽
22 21회. 새로운 경험 23.07.04 133 1 11쪽
21 20회. 야한 호기심 23.06.15 133 2 10쪽
20 19회. 또 몇번째 관계인지 모르겠다 23.06.14 170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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