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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식

광화문 구미호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현대판타지

김형식글
작품등록일 :
2023.05.10 00:57
최근연재일 :
2024.05.11 22:05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4,771
추천수 :
41
글자수 :
150,116

작성
23.05.1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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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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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9회. 내가 투자 할게요

DUMMY

“햐아, 이래서 할머니가 나무꾼의 지게를 타고 나무꾼의 집으로 갔구나!!!"


은지는 오늘 준호와의 잠시 나눈 달콤하고 짜릿한 감정을 다시 생각하며 음미했다.


100년 만에 처음 남자에게 가슴도 만지게 하고 그 가슴으로 남자의 머리도 품어봤다. 생각 이외로 너무 가슴이 벅차오르는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풋흐흣."


더욱 웃긴 건 왜! 할머니들이 단 몇 마디밖에 못하고 후궁이 되고 첩이 되고 대감댁 안방마님이 된 걸 이해하게 되었다.


막상 일이 닥치고 보니 별말이 안아오고 헉, 흡, 아하, 이런 짤막한 단어만 절로 나왔다.


뭐! 아직은 키스와 가슴만 허락해서 잘은 모르지만??


여하튼 할머니들이 뛰어난 언변 가로 단 몇 마디로 남자를 손에 쥐고 흔든 거로 알았는데 그건 아닌 것 같았다.


"호호호."


"난! 할머니들이 엄청 말을 잘해서 단 몇 마디로 후궁이 되고 첩이 된 줄 알았네??"


은지는 짧은 단어라도 준호 씨에게 수없이 되풀이하며 아름답고 간들간들한 노래로 더욱더 준호를 자극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내 품에서 평생 벗어나지 못하고 나하고 오래오래 살게 만들 거라고 다짐하며 잠들었다.


귀엽고 깜찍한 백색 여우가, 푹신한 침대에 엎어져서 코를 깊이 박고 잠을 잔다.


그리고 가끔씩 아홉 개의 꼬리를 잠결에 펄럭이고 있었다.


하얂달이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아주 작고 귀여운 여우를 내려다본다. 그 잠자는 모습에 달까지 반해서인지 커다란 큰 창을 통해서 내려다본다.


디디 딕 디디 딕


"네! 김준호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일전의 스타론 투자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먼저 게임 스토리를 검토해 봤는데 조금 스토리를 더 변경하면 어떨까 해서요?"


"네! 먼저도 스토리가 너무 광범위하다고 해서 바꾸어 놓은 건데?"


"네 하지만 투자하는 입장에서 우리의 의견이 좀 더 반영되면 어떨까 해서요!!"


"하지만 자꾸 그렇게 바꾸고 줄이다 보면 작품성도 떨어지고 재미도 없을듯한데..?"


"여하튼 우리의 생각이 그러니 참고하셔서 개발에 임해주셔야 투자가 가능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직원 들과 다시 의논해서 계획서를 준비해 보겠습니다."


준호의 회사가 개발하는 게임은 카론 성의 황태자라는 제목을 가진 게임으로 거대한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방대한 스토리의 게임이었다.


하지만 투자자인 스타론은 자신들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스토리를 변경해야 된다며 투자를 미루고 있었다.


문제는 자꾸 스토리를 고치다 보면 원래 생각했던 스토리를 벗어나 재미도 덜한 뿐 아니라 잘못하면 십여 명의 직원들과 고생한 게임이 시장에 나오자마자 폐기될 수도 있었다.


그러면 투자자도 손해지만 직원들의 사기도 문제가 되고 특히 준호처럼 아직 날개도 제대로 펴지 못한 작은 게임업체는 그대로 사망신고를 해야 된다.


"햐! 문제네 어찌해야 되나?"


준호는 고민이 되었다.


어려서부터 자신이 상상하던 내용을 게임 스토리로 다듬어 처음엔 혼자 코딩도 하며 만들었다.


그러다 친구와 선배 그리고 열정 페이로 뭉쳐진 프로그래머들의 파이팅으로 이젠 투자만 받으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조금만 다듬어서 시장에만 내놓아도 될 것 같은데 홍보비와 직원들의 기본 생활비가 없어서 이렇게 투자해 준다는 회사에게 질질 끌려다니고 있었다.


"준호야 어떻게 됐어?"


"어! 준태형, 또 스토리를 고쳐서 올리라고 하네!!"


"야! 그냥 투자금 안 받고 우리끼리 가자?"


"형! 하지만 직원들의 월급은?"


"내가 어떻게 해볼게!"


"안돼 형! 형이나 나나 벌써 수억이 들어갔어?"


"그럼 어쩌지?"


준호의 사촌 형인 춘태는 또다시 투자사로부터 스토리를 고치라는 것에 화가 나서 책상을 걷어차고 나갔다.


"햐! 고민이네 더 이상 자금을 끌어올 때도 없고!!"


준호가 있는 휴게실의 때묻은 간이침대가 밤새운 개발자가 힘에 겨웠는지 오늘따라 더욱 삐꺽거리며 초라하게 보인다.


준호네 사무실은 10여 명의 정말로 게임에만 미친 후배와 동료, 그리고 몇 년 선배들이 준호가 스토리를 짜고 프로그래밍을 완성해놓은 카론성의 황태자에게 매료되어 뭉친 사람들이다.


비록 라면으로 간식을 때우고 피곤할 때면 때묻은 간이침대에서 잠시 졸다가 다시 일어나 일을 하지만! 같은 목적과 꿈이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아무리 꿈도 좋고 일이 재미있어도 배고픈 건 매우 힘든 고난이었다.


자신들은 그렇게 견딜 수 있다지만 결혼한 선배 몇 명은 벌써 갈등하고 있었다.


"그래 까짓것 스토리 고치자."


준호는 앞이 뻔한 거지만 직원들의 급여를 위해서 일단은 자신의 꿈을 뒤로 미루기로 했다.


하지만 눈물이 핑 돌면서 자신이 비참하게 변해가는 게 서글퍼서 별안간 은지가 더욱 보고 싶었다.


은지를 보고 있으면 그 맑고 아름다운 얼굴과 깜찍한 모습 때문에 잔혹한 현실에서 잠시라도 벗어날 수 있었다.


그때 책상 한쪽에 던져진 전화가 드르륵하며 진동으로 떨었다.


디디 딕 디디


"네 김준호입니다."


"준호씨 저 은지!"


준호는 별안간 힘이 솟았다. 그리고 다시 허탈하지만 웃을 수가 있었다.


"하하하 은지씨..."


"준호씨 일전에 제가 말한 것 잊어버렸나요?"


"어떤 거요?"


"제가 투자할 테니 계획서 준비하라고 했는데?"


준호는 그제서야 생각이 나서 얼버무리고 웃었다.


"하하하. 은지씨 괜찮아요. 전 지금이 좋아요!"


"뭐가 좋아요?"


"네! 그냥 은지씨와 그런 투자 관계가 아닌 연인 사이로···.."


은지는 준호의 연인이란 말에 기분이 들떠서 자기도 모르게 수줍게 몸을 비틀었다.


"힝! 그건 그거고 난 투자해서 돈도 벌고 싶어요?"


"하하하. 그러면 조금만 카페를 하나 차려보세요?"


"그런 거 말고 전 준호씨처럼 지금은 작지만 나중에 크게 될 회사에 투자하고 싶어요."


"하하하. 고마워요. 은지씨가 저를 능력 있는 남자로 평가해 주셔서···.“


"농담 아녀요. 전 미래를 보고 투자할 회사를 찾고 있어요."


준호는 은지가 아직 어려 보이고 세상을 잘 모르는 그냥 순진하기만 한 소녀처럼 보였다.


"은지씨! 생각은 고마운데 사양합니다."


"흥! 제가 우스워 보이죠 준호씬?"


"아! 아니! 아닙니다. 전혀 우습게 안 보여요!"


"그럼 제가 준호씨가 얼마나 능력 있는지 보러 갈게요?"


"은지씨, 여긴 와 바야 볼 것도 없고 봐야 은지씨가 모르는···...!"


"흥! 걱정 말아요. 제가 준호 씨네 사업 계획서나 게임에 관한 계획서는 컨설팅업체를 통해서 검토하고 그때 승산이 있으면 투자할 테니 제 걱정 마시고 준비나 해놓으세요!"


준호는 정말로 난감했다.


은지의 어리광 같은 요구를 들어주자니 황당해서 난감하고 안 들어 주자니 정말 삐져서 다시는 만나 주지 않을 것 같아서 난감했다.


"은지씨. 그럼 다른 곳에서 만나요. 여긴 아무래도···..!


"흥! 투자를 하려면 그 회사가 뭐 하는 회사인지는 직접 봐야죠?"


"그래도 여긴 마땅히 은지씨가 앉아서 쉴 자리도 없는데!!"


"저 쉬려고 가는 게 아니라 그 사업장의 직원들이 어떤 모습으로 일을 하나 보러 가는 건데요?"


준호는 할 말을 잃었다. 정말 투자자라면 그런 걸 보는 게 맞기는 맞다.


하지만 준호의 회사에 투자하는 투자자는 그런 것보다는 서류상으로 모든 걸 판단하고 투자를 결정하고 자신들의 생각을 반영하는 곳에다 투자를 했었다.


("훗훗훗 그래도 알 건 다 아네!")


준호는 은지가 더욱 귀엽게 보였다.


"왜! 말이 없죠? 그럼 승낙한 걸로 알고 출발할게요!"


은지는 일전에 받아놓은 명함을 기억하고는 엄포를 놓았다.


"어,아닙니다. 와봐야 보잘것없는데!"


준호의 사무실은 용산 한쪽 구석에 있었다. 곧 재개발을 해야 되는 허술한 건물을 쓰고 있다.


그 좁은 공간에서 10명 정도 되는 직원들이 별다른 휴게실도 없이 컴퓨터에만 매달려 머리도 제대로 못 감고 일하는 청춘들만 있는 곳이었다.


"기다려요. 제가 정말 갈 테니까 계획서 만든 것 있으면 준비나 해놓으세요."


"아냐 오지 마, 와 봐야 앉아서 있을 때도 마땅치 않아."


"그런거면 상관없어요."


그러곤 은지는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며칠 전 자신의 집으로 사업자 등록까지 마친 명함을 준비하곤 옷을 갈아입었다.


디디 딕 디디 딕


"네! 김준호..."


"나야 준호씨! 지금 사무실 앞인데 나 들어간다?"


"어! 정말로 왔네요. 잠시만 기다려요. 자리 좀 만들 테니···.”


준호는 가끔 피곤한 직원이 잠시 눈을 붙이고 잘 수 있는 간이침대를 한쪽으로 밀고 비좁지만 조금만 공간을 임시로 마련했다.


"딩동 딩동."


"철커덕."


"어서 와요. 은지씨!"


"네! 안녕하세요. 준호씨."


준호와 은지는 그날 서로 달콤한 키스는 나누며 서로 속삭인 사이였지만! 아직은 서로가 말을 놓은 것도 어색하여 존칭과 반말을 분위기에 따라서 섞어서 쓰며 대화를 했다.


"이쪽으로 앉아요. 은지씨."


준호는 키스하던 날은 금방 날아갈 것 같은 깜찍한 옷을 입었던 은지가 고급스러운 정장에 뉴욕의 금융가에서나 볼 수 있는 분위기와 표정으로 나타나자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은지는 정말로 전문 투자회사의 대표 같았다.


"은지씨 분위기가 오늘은 정말로 틀려보이네요?"


"호호호. 뭐가 틀리죠?"


"그때는 깜찍하고 그냥..!"


"쿡.. 그때는 그냥 막 안고 싶었는데 오늘은 왠지 딱딱하고 매력이 없어 보이나 보죠?"


"아! 아닙니다. 지금도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정말로 은지는 눈이 아플 정도로 아름다웠다. 아니 뭐랄까! 뉴욕의 금융가의 비즈니스 걸처럼 차갑고 섹시한 모습이었다.


"자! 일단 받으세요. 제 명함!"


준호는 얼떨결에 은지가 건네준 명함을 받아들었다.


거기엔 골든리치스 대표 이은지라고 자신처럼 세련된 디자인에 이쁜 글씨로 깔끔하게 새겨져있었다.


"준호씨."


"네! 은지씨?"


"혹시 저를 우습게 볼까 봐 미리 저희 회사 재정을 말해드릴게요."


"은지씨 난 우리 사이가 그냥 이대로가 더 좋은데!"


"호호호. 왜! 제가 돈 몇 푼 투자하고 갑질을 할까 봐요?"


"아니, 아무래도 남녀관계에서는 돈이 오가면···.“


"걱정 말아요. 전 투자는 투자고, 사랑은 별개로 달콤하게 할 거예요!"


“네, 하지만···. 무슨 돈이 있다고?”


"일단 다시 말할게요. 저희 회사 자본금은 현재는 30억 원으로 얼마안되지만 사업 스케일이 커지면 몇배로 더 증자를 하려고 해요."


"네, 그렇게 자본금이 많아요?"


"네! 그래도 투자회사인데 그 정도는 되어야 투자도 가능하죠?"


준호는 처음에는 그냥 어쩔 수 없어서 적당히말상대나 해주고 저녁이나 먹으러 가려고 했다.


그런데 지금 확인은 못해봤지만 자본금이 30억이면 운영자금은 그 금액의 몇 배는 있다는 것인데?? 은지가 자기에게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어서 일단은 듣기만 했다.


"전 사실 준호씨가 계획서를 주면 그걸로 전문 컨설팅 업체를 선정해서 검토하고 투자하려고 했어요.“


”네, 당연히 그래야 겠지요.“


”하지만 검토 방법을 바꾸겠어요. 일단 준호씨의 열정과 젊음에 투자하겠어요.“


"네···... 그게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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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0회. 남자와의 첫 경험 23.05.20 402 2 13쪽
» 9회. 내가 투자 할게요 23.05.18 97 2 11쪽
9 8회. 첫 키스 23.05.17 117 1 12쪽
8 7회. 화려한 외출 23.05.16 98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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