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게 살자!-18-출발의 장2
출발의 장2
상진이 능력의 일부를 털어 놓자 친구들은 황당했지만 믿지 않을 수도 없었다.
이런 중요한 일에 거짓말을 할 이유도 없었고 그럴 상진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상진이 네 말은 예지력인가 뭔가 하는 것이 항상 일어나거나 네가 원한다고 해서 생기는 일은 아니고 가끔, 무작위하게 나타난다는 말이네?”
“내가 원하는 대로 예지력이 보인다면 세상이 다 내거지 임마!
그게 신이지 인간이냐?”
“하긴 그렇긴 하다. 그래도 아쉽다. 원하는 대로 다 보이면 내 마누라 될 여자 이쁜지 아닌지 알 수도 있을 텐데“
“동진이 이자식은 하여튼 중요한 순간에 꼭 삼천포로 빠진다니까! 지금 이 순간에 네 마누라 예쁜지 아닌지가 중요하냐? 하여튼 못 말려!”
“야 그게 얼마나 중요한데? 너는 안 궁금하냐?”
“하나도 안 궁금하다.”
“아 잡소리 그만하고, 그러니까 상진이가 느낀 예지력인지 예감인지가 앞으로의 세상은 컴퓨터가 지배하고 그게 전부 돈이다 이거 아니냐? 그래서 우리 모두 컴퓨터관련 학과를 지원했으면 한다는 얘기고 말이다. 그 예감이 맞는다면 우리는 남보다 유리하게 시작하는 것이고”
“우리야 어차피 이과(理科)출신이니 공대 아니면 의대 쪽으로 가야 할 텐데, 의대 갈 성적은 솔직히 아니다. 아! 정수는 하향지원하면 의대도 가능하겠다.”.
“그런데 우리 다섯 명이 전부 컴퓨터관련 학과에 갈 필요가 있냐?”
“특별히 자기가 꼭 하고 싶다는 분야가 있으면 모르지만 솔직히 우리가 뭐 그런 생각이나 목표가 있었냐? 장래가 유망하다는 것을 알고 남들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시작하는데 다른 학과를 갈 이유가 있나?“
“내 예감과 생각이 그렇다는 말이고 결정은 각자가 해야지. 적성이 아닐 수도 있고. 다른 일이 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수도 있고, 또 부모님 의견도 있을 테고, 나야 솔직히 우리 중에 한 사람은 경제학과에, 한 사람은 회계학과로, 한 사람은 산업디자인학과에 갔으면 좋겠다. 우리가 전부 이과다 보니 손해를 보면서 문과 쪽으로 지원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 산업디자인은 취미나 적성이 맞아야 하고.
그러니 예감이 오는 쪽으로 컴퓨터 관련 학과로 가자고 한 거지.
우리가 뭉치면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 한 번 못 쏘겠냐?“
“인공위성? 야 그거 멋지다. 남자라면 그 정도는 꿈은 있어야지. 나는 상진이 말대로 한다.”
의외로 조용한 성격의 수종이 과감하게 먼저 결정을 내렸다.
수종이 결정을 내리자 정수가 바로 이어서 결정을 내리고 이어 기환과 동진도 합류했다..
“좋다 나도 상진이 의견을 따른다. 그래도 우리 전부 같은 학과는 아닌 것 같다. 컴퓨터나 전자공학과 관련된 학과들 중에서 좀 더 알아보고 결정하자.“
“그야 당연하지. 그리고 부모님 의사도 알아봐야 하니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해보자. 그리고 너희들 집에서나 딴 사람에게 예지력이니 예감이니 이런 말 절대로 하지 마라. 미친 놈 취급받기 딱 좋고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좋을 일이 하나도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나쁜 놈들이 알면 내가 위험해 질 수도 있다.
너희들도 한 번 생각해봐라. 다른 사람들은 내가 앞일을 본다고 생각할 것 아니겠냐? 가끔 무작위로 예감이 온다는 말도 안 믿을 거고, 그러면 나를 납치해놓고 이용하려는 놈들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너희들 한테도 얘기를 안했는데 오늘 내 비밀을 말한 이유는 앞으로도 오래오래 늙어 죽을 때까지 너희들과 함께 하고 싶기 때문이다. 내가 잘 아는 나이 많은 형이 그러는데 고등학교 동기나 친구가 제일 오래 마지막까지 같이 간다고 하더라.
그런데 대학진학 같은 중요한 결정을 하라면서 이유도 말하지 않는 것은 내 양심과 의리가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고 평생을 같이 할 소중한 친구들인 김기환, 김동진, 이정수, 최수종 너희들을 믿기 때문이다. 대신에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는데도 이 비밀이 새어나가면 나는 앞으로 너희들 다시는 안 본다.“
상진이 친구들 이름을 하나씩 부르면서 눈을 맞추며 나이에 걸맞지 않은 카리스마와 결연한 표정을 보이자 친구들도 다시 한 번
이 일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다들 수긍했다.
“상진이가 교통사고로 못 깨어나고 있을 때 내가 아주 미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우리 모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고 피까지 뽑았지 않냐. 상진이가 위험하다는데 누가 입을 나불거리겠냐? 내가 말하면 개새끼다.”
“우리 중에 비밀을 발설해서 상진이 에게 뭔 일이 생기면 그 새끼는 내가 책임지고 평생 죽고 싶도록 괴롭혀 준다.”
“상진아, 우리를 위해서 위험을 감수하고 비밀을 말해주어 정말 고맙다. 오늘 일은 무덤까지 가지고 간다.”
“도원결의(桃園結義)는 아니지만 우리도 그 비슷한 비밀결의(秘密結義)는 할 수 있지 않냐? 앞으로 배신하지 말고 끝까지 같이 가자!”“좋다! 전부 손 내밀어라”
“독수리오형제는 오늘의 비밀을 무덤까지 지킨다는 것을 맹세한다.”
“맹세한다!”
“독수리오형제는 어떠한 경우에도 의리를 지키고 끝까지 함께 할 것을 맹세한다.”
“맹세한다!”
그렇게 19세의 젊은 청춘 5명은 쑥스러워 하면서도 굳게 손을 잡고 맹세를 했다.
후일 ‘독수리오형제의 결의’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매년 이날이면 기념식까지 하며 술독에 빠지게 된다.
“이런 날 맹숭맹숭하게 징그러운 낯짝들과 손만 잡고 있을 수는 없지. 있는 돈 다 내라”
“그렇지! 언제 얘기하나 했다. 임마!”
“오늘 제2차 음주대전이다. 너희들 다 덤벼!”
“술도 제일 약한 놈이 꼭 저런 소릴 해요”
역시나 이런 찬스를 놓치지 않는 기환이 선창하자 다들 즉각 호주머니를 뒤집는 것을 보면 이놈들도 내심 기다린 눈치다.
아 걱정된다. 독수리오형제!
그렇게 결의한 대로 부모님의 큰 반대없이 원서를 접수한 독수리들은 단체로 운전면허시험에 응시해 면허증을 따고 컴퓨터학원도 등록해 컴퓨터에 대한 기초와 지식을 습득하며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현수도 문과 출신인지라 컴퓨터를 사용할 능력은 있지만 하드웨어분야에는 먹통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상진도 기초과정부터 다녀야했다.
드디어 대망의 합격자 발표일이 밝아 왔고 친구들 모두 1지망 학과는 모르지만 2지망은 확실하게 안정권으로 지망했기 때문에 전원합격의 감격을 맛 볼 수 있었다.
전원 1지망에서 합격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상진이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정수가 서울대학교 전기공학과, 수종이 한양대학교 전자공학과, 기환이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과, 동진이 성균관대학교 섬유공학과에 각각 합격했다.
서울대학교 합격소식을 사무실에서 직접 상진에게 전해들은 김사장은 상진을 와락 껴안으며 기뻐한다.
“이놈아 장하다! 우리 집안에서도 이제 서울대학교 다니는 사람이 나왔구나. 가문의 영광이야. 가만 있어 보자. 이럴 때가 아니다.”
“응 여보, 나야, 지금 상진이가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에 합격했대. 그렇지. 당연히 축하 할 일이지. 하하하!. 오늘 저녁에 상진이 데리고 갈 테니 저녁 맛있는 것으로 준비하지. 그래 그러지. 상진아 전화 받아라. 하하하!”
“상진아 정말 축하한다. 네가 서울대학교엘 가다니. 삼촌과 동서가 살아 있었으면 얼마나 좋아 했을까? 야속한 사람들 같으니.....
훌쩍, 훌쩍, 이렇게 좋은 날 주책없이 눈물이......
큰엄마가 맛있는 것 해 놓을 테니 저녁에 오너라.“
“예, 저녁에 뵙겠습니다.”
“아직 오전이니 차 한 잔 마시고 산소에 다녀오자. 이 기쁜 소식을 할아버지와 네 부모님께 전해야지. 미스 조, 커피 한 잔 만 부탁해”
“예 사장님, 이사님, 서울대학교 합격 축하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저도 커피타시는 참에 한 잔 부탁합니다.”
“커피드세요?”
“오늘부터 마셔보려고요. 이제20살 성인이니 마셔도 되지 않겠습니까? 사장님 괜찮지요?”
“그래 이제 대학생인데 커피 마셔도 되고 말고”
고대하던 큰아빠와의 맞커피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 작가의말
장르별 주간 베스트 일반란 1위에 오르는 감격이!!!
아직 정규연재로도 가지 못한 초보라서 기쁨이 두배입니다.
독자분 들의 관심에 감사드리고 열심히 올려 정규란 현대물로 가겠습니다. 규정이 10만자가 넘어야 신청할 수가 있답니다.
앞으로 6편 정도만 더 올리면 정규란 현대물로 옮길 수 있습니다.
변함없이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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