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게 살자!-1-이별의 장
이별의 장
“헉......헉......헉......”
서울의 한 대학병원 암병동에서 말기암환자 박현수는
가쁘게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아직,아직은 안돼’
사실 진즉에 생명의 끈을 놓았으면 더 편했으련만
오늘 있을 딸아이 민지의 수능시험전에 아비가 죽어
시험을 망칠 수 없다는 집념이 그의 생명을 이어가게
하고 있었다.
52세의 가장, 힘들었지만 성실하게 살았고 30세에
현숙한 아내와 결혼, 군에 간 아들 민호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민지를 둔 그는 누구보다 행복했었다.
“카르르....가르르.....”
이제 가쁜 숨소리도 잦아들고 바짝 마른 성대에서 가래 끓는
소리만 병실을 맴돌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아내 홍지은이 수능시험장에 들러 급하게 병원을 들어서는
아침 8시24분 현수는 그토록 사랑한 가족을 두고 세상과
이별을 고했다.
‘정말 멋지게 살고 싶었는데..., 내 가족만큼은 정말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정말 지켜주고 싶었는데.....사랑해, 그리고
미안해.‘
이승을 떠나는 현수의 간절하고도 강한 감정의 염이
흩어지지 않고 떠 올라 세상을 유지하는 근원적인 힘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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