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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취산 님의 서재입니다.

멋지게 살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장취산
작품등록일 :
2012.07.12 17:39
최근연재일 :
2012.07.12 17:39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775,147
추천수 :
5,219
글자수 :
120,867

작성
12.04.06 12:16
조회
22,395
추천
156
글자
9쪽

멋지게 살자!-9-믿음의 장4

DUMMY

믿음의 장4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겨울도 그 기세가 조금씩 수그러들고 있지만 아직은 추위가 만만치 않은 3월이 왔고 상진도 자연스럽게 고3이 되었다.

독수리오형제중에서 상진과 기환만 한 반이 되고 나머지는 각각 흩어지는 반편성이 있었지만 상진을 중심으로 하는 연대감은 더욱 결속이 굳어지는 것 같았다.

상진의 집이라는 벌집을 중심으로 꿀을 찾아오는 벌처럼 녀석들이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상진의분위기에 자극을 받았는지 스스로 면학분위기를 조성해 스터디그룹의 형태를 갖추고 순차적으로 부모님들을 설득해 기어코 헬스장까지 등록해 운동도 같이 하게 되었다.

이러한 일들은 사실 현수의 기억을 가진 상진이 예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이면서 생긴 현상이었다. 사고 후 갑자기 어른스러움을 보이는 상진이다.

공부와 운동을 열심히 하고 혼자서 밥도 해먹으며 꿋꿋하게 생활을 하는 모습이 고3이 되는 녀석들을 자극해 자의든 타의든 바람직한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 부평의 00은행 지점장실, 책상위에는 겨울을 견뎌낸 동양란이 함초롬하게 꽃을 피워내 좋은 비누냄새의 은은한 난향이 방안을 떠돌고 난촉의 미려하면서도 우아한 곡선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살리고 있었다.

아담하면서도 깨끗하게 정돈된 지점장실에서 한표는 모처럼 망중한에 빠져 진한 커피향을 음미하며 생각에 잠겨있다.

50살의 중년, 열심히 노력했기에 아내와 두 딸을 둔 가장으로서 집에서는 당당했고, 직장인 은행에서도 크게 출세는 못했지만 동기들에게 뒤처지지 않고 지점장으로 승진하여 나름 만족한 생활이었다.

그렇게 비교적 조용하고 편한 한표의 인생에 요즈음은 큰 파장이 생겨나고 있는 중이다.

몇 달 전 불의의 교통사고로 하나밖에 없는 동생부부를 보내고 나니 안그래도 단촐한 가족사가 이제는 달랑 한표네 집식구와 조카 상진이 밖에 없다.

이럴 때면 아들 하나만 남기고 세상을 떠난 동생이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한표 본인도 아들없이 딸만 둘인 처지라 부모님제사는 물론 앞으로 자신의 제사도 상진이 지내야 할 처지다. 이래저래 애틋할 수밖에 없는 조카다.

그런 조카가 요즈음 한표의 걱정거리인 것이다.

저번 선거결과와 국제상사부도를 ‘예지몽’으로 정확하게 예측하더니 이제는 엄청나 예언을 한 상태인 것이다.

‘3월에 소련의 서기장이 죽고 머리에 지도와 같은 점이 있는 사람이 새로운 서기장이 된다’


‘아니겠지! 그런 일이 일어 날 수가 없잖아. 지난 일들은 우연히 꿈에 나타났겠지. 상진이 사고 후에 뉴스나 신문을 많이 보더니 그게 꿈으로 나타났을 것이고 우연히 결과가 맞았겠지.

상진의 말대로 호남에서 여당이 전원 당선된 것이 이상하기는 하지만 그 정도야 뭐.......

그리고 국제상사부도도 신문이나 뉴스로 조금씩이나마 알려졌으니 꿈에 나타났을 거야.

그런데 소련이야기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아니야.

한 달 후에 갑자기 소련의 서기장이 죽고 머리에 큰 점이 있는 사람이 새로운 서기장이 된다는 것이 꿈에 신문보도형식으로 보인다니 그게 일어 날 수 있는 일이냐?.

아무래도 상진을 데리고 병원에 갔다 와야 할 것 같은데 이놈이 안 갈려고 하니 나원 참! 그래도 어떻게라도 데려가야겠지.

3월 달에 소련에서 아무 일이 생기지 않으면 그때야 제 놈도 안간다고 뻣대지는 못할거야.‘

한표가 그렇게 상진이 문제를 정리하고 며칠의 시간이 조용히 흘렀다.


공부에 재미를 붙인 상진의 학교생활이 바람직하면서도 규칙적으로 흘러가고 있던 1985년 3월17일, 전세계는 소련의 서기장 ‘체르넨코’가 갑자기 사망하고 ‘고르바초프’가 새로운 서기장이 되었다는 충격적인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오랜 기간 지속된 냉전체제하의 양대 축인 미국과 소련,

그중 소련의 서기장이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시점에 돌연히 사망하고 시장개방적사고를 가진 ‘고르바초프’라는 새로운 인물이 공산권의 맹주 소련의 서기장이 된 것이다. 새로운 서기장 ‘고르바초프’로 인해 세계의 역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음을 지구상에 있는 누구도 알지 못했다.

대한민국의 고딩 한 명을 제외하고는........


그 시각 인천 부평의 은행지점장실에서 한표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이럴 수가! 어떻게 이런 일이......”

충격에 빠진 고딩의 삼촌은 피우고 있는 담배가 제 손가락을 태우는 지도 모를 정도로 깊이 생각에 빠져 들었다.

“아 뜨거! 아뜨뜨!"


그날 저녁 한표는 손가락에 일회용반창고를 바르고 퇴근과 동시에 연락도 없이 상진을 찾아왔다. 평소에 상진이 어떻게 지내나 알아볼 요량이었다.

한표는 안으로 들어서자 집안 가득한 친구들을 보고 잠시 걱정이 되었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담배냄새나 방탕한 흔적은 보이지 않고 열심히 공부한 분위기가 보여 상진이 더욱 대견해 보였다.

상진이 친구들이 벌떡 일어나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그래. 친구들이랑 공부하고 있었구나. 이제 고3이니 열심히 해야지. 저녁은 먹었니?”

“예. 저녁은 각자 집에서 먹고 모였어요.”

“그래, 매일 이렇게 모여서 공부하니?”

“매일은 아니지만 거의 모입니다. 모여서 공부하니 서로 모르는 것 있으면 물어보고 도움이 많이 됩니다.

학원 다니는 것 보다 나은 것 같습니다.”

“그래? 잘들 알겠지만 한 8개월 죽었다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

“예. 열심히들 하고 있고 매일 헬스장에서 운동도 같이합니다.”

한표는 애들이 함께 운동까지 하고 있다니 나쁜 길로 빠지지는 않겠구나 생각하며 외로운 상진에게 이것도 괜찮다 싶기도 했다.

사실 공부도 체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큰아버지가 오시리라 생각하고 있던 상진도 전화없이 불쑥 찾아온 의도가 느껴져 나쁘지 않았다.

마냥 어린 조카의 모습이 미덥지 못한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어떻게 생활하나 궁금하기도 하셨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침착하고 꼼꼼한 큰아버지의 모습이 상진에게는 다행스럽게 생각되었다.

“상진아 우리는 운동하러 갈게.”

섬세하고 머리 좋은 수종이가 친구들을 데리고 나간다.

“친구들이 다들 착해 보이는구나.”

“예 다들 착한 놈들입니다. 사고 났을 때도 제일 먼저 찾아와 헌혈까지 하고 간 놈들이지요. 지금도 매일 반찬같은 것들을 챙겨서 옵니다. 밥만 하면 식사와 도시락이 해결됩니다”

“그래! 좋은 친구들이구나.”

“그건 그렇고 상진이 너 뉴스 봤니?”

“예, 보고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무섭기도 하고요.”

“무섭기도 하겠지. 나도 뉴스 보면서 등줄기에 땀이 솟았다.

그렇지만 이제는 꿈대로 믿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번 꿈까지 우연히 맞았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지.

굉장한 일이야. 혹시 지금도 그런 꿈을 계속 꾸니?“

한표는 기대에 찬 시선으로 상진을 바라본다.

“지금도 그런 꿈을 매일 꿈을 꿉니다. 아직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굉장히 넓은 땅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꿈도 있고, 어떤 사람이 회사를 키워 세계 최고부자가 된다는 내용입니다.

흐릿하고 꿈에서 깨면 잘 생각이 안나지만 노력해서 집중하면 다음날에는 조금씩 선명해집니다.”

한표는 이번에는 정말로 기절초풍하는 줄 알았다. 손이 다 덜덜 떨릴 지경이다.

신도시개발과 세계에서 제일부자가 되는 사람에 대한 예지몽이라니......

게다가 아직 정확하지 않다지만 날마다 선명해진다고 하지 않은가! 장소나 시기를 안다면?

‘헉, 돈이다! 초대박의 예지몽이다! 이런 꿈이 지금처럼 계속 맞게 되면........ 아 조상님이여! 하나님 부처님 공자님 맙소사!’

금전감각이 뛰어난 은행지점장 한표의 머리가 팽팽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은행에 취직해 돈 많은 부자들의 비위를 맞추면서 살기를 30년이다. 능력이 못 미치고 그럴 기회가 마뜩치 않아 돈에 큰 욕심을 내지 않고 살았지만

굴러 들어온 호박을 걷어 찰 정도의 위인은 아닌 것이다.


그날 한표는 다시 한 번 꿈에 대한 비밀에 대해 절대로 함구해야 한다는 신신당부와 함께 꿈이 선명해지면 다시 연락한다는 다짐을 상진에게 받은 후 아파트를 나섰다.

“큰아버지, 손가락 다치셨나 봐요? 일회용반창고를 붙이셨네요”

“응? 아... 아니다. 일하다가 조금. 하하하”

인사치레로 물어본 상진의 말에 크게 당황해하시는 큰아버지를 보며 상진이 고개를 갸웃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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