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만화 제작 시스템에서는 담당자와 편집자의 역할이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물론 작품이 성공하는데는 작가의 역량이 가장 중요하겠습니다만, 그런 '재능있는 작가'를 영입하고, '관리'하고, '전체적인 작품의 방향'까지 결정하게 되는 것이 담당자입니다. 재능있는 신인이 잘 맞지 않는 담당자를 만나 묻히기도 하고, 반대로 묻혀있던 작가가 담당자를 잘 만나서 재능을 화려하게 꽃피기도 합니다.(일례로 개그물로 시작한 '리본!'의 경우, 담당자가 배틀물로 만화의 장르를 전환시켰고, 그러자 판매부수가 수직상승하게 되었죠.)
그래서 담당자를 잘 만나는 것이 중요하고, 그래서 수많은 지망생들이 여타 잡지들에서 데뷔할 기회가 있음에도 그것을 미루고 노련하고 관록있는 잡지사인 점프 같은 곳에 수 없이 투고하는 것이구요. 그런 상황에서 이미 점프에 데뷔한 작가가 신생 만화잡지로 옮기는 것은 거의 어불성설이고, 설사 앞으로 히트 칠 것을 생각하여 신인으로서는 엄청나게 이례적인 수준의 고료로 꼬드긴다 하더라도, 노련한 편집자와 담당자들이 없는 이상 지금과 같은 히트작이 될지는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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