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장취산 님의 서재입니다.

멋지게 살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장취산
작품등록일 :
2012.07.12 17:39
최근연재일 :
2012.07.12 17:39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775,400
추천수 :
5,219
글자수 :
120,867

작성
12.04.07 17:38
조회
21,787
추천
161
글자
10쪽

멋지게 살자!-12-성장의 장1

DUMMY

성장의 장1



유난히 더운 8월 초, 오늘따라 유난히 답답해하는 현수의 잔소리를

견디지 못 하고 상진은 아침 일찍 간편한 복장으로 관악산을 오르고 있었다.

흐르는 땀을 연방 훔치며 상진이 죽을 표정으로 산을 오르는데 비해 현수는 모처럼 맞이하는 자연의 녹음을 만끽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아이고! 힘들어 죽겠네. 괜히 아저씨 때문에 이게 무슨 고생입니까?’

‘고생이라니? 얼마나 좋은가! 이 맑은 공기, 흐으음! 상쾌하기만 하구만!’

‘아저씨야 그냥 실려 가니 하나도 힘들지 않지만 나는 힘들어 죽겠다고요!’

‘집에서 책만 파고 있는 것 보다 가끔 이렇게 맑은 공기를 쐬면서 공부하면 효과가 더 뛰어나다니까 그러내. 내말 믿어!‘

상진의 투덜거림을 무시하고 현수는 마냥 즐겁기만 하다.

땀은 상진이 흘리고 기분은 현수가 즐기면서 그렇게 산을 오르는 도중 갑자기 현수는 이상한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

‘뭐지? 무엇인가 이상한데, 마치 중요한 것을 놓치고 지나가는 것 같은데......

호흡같이 자연스럽지만 중요한 무엇? 자연스러운 것? 뭐지........?‘

그때 가쁜 호흡을 몰아쉬며 땅바닥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는 상진이 결코 볼 수 없는 하늘이 눈에 들어 왔다.

‘어! 상진이 뒤를 볼 수 있다!’

현수는 급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보인다! 푸르른 산과 햇빛에 반짝이는 잎들과 곧고 삐뚠 나무와 각가지 형상의 바위들, 상진은 여전히 앞만 보며 숨을 고르고 있었다.

‘상진의 시야를 벗어나 현수의 시야로 보고 있다! 이럴 수가! 좋았어!’

언제부터였을까? 지금까지는 줄곧 상진의 몸으로 상진의 눈으로만 사물을 봤는데 어느 순간 상진의 눈을 벗어났다.

그동안 현수가 주체로 활동할 때는 보고 싶은 것 마음껏 봤지만 상진이 주체로 움직일 때는 많이 답답했었다.

한강변을 달리다 몸매가 좋은 아가씨가 짧은 팬츠와 끈 티셔츠를 입고 스쳐갈 때면 고개를 돌려 엉덩이곡선을 비롯한 뒤태를 감상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건만 순진한 고딩은 앞만 보고 달린다.

10대에는 얼굴, 20대는 가슴, 30~ 40대는 엉덩이에 눈이 가는 법인데 순진한 고딩은 얼굴만 본다. 그래서 많이 아쉬웠던 현수의 염원이 닿아 뒤도 볼 수 있게 된 것일까?

아니면 순수한 자연의 기운이 영혼체인 현수에게 기운을 불어 넣어 능력을 발휘하게 했을까?

사실 현수는 상진의 몸에서 7개월 이상을 지내며 완전히 적응했다.

서로의 기억을 오가며 필요에 따라 주체를 바꾸어 가며 행동했지만 현수가 주체가 되어 움직일 때도 상진의 눈으로만 볼 수밖에 없었다.

대부분의 시간은 상진이 주체가 되어 생활했기 때문에 현수는 많은 시간을 그저 가만히 있거나 잔소리를 하는 정도의 역할이었다.

그러다보니 상진이 잠들면 잠이라는 달콤한 행위를 할 수 없는 영혼체인 현수는 캄캄한 어둠속에서 혼자 외로운 시간을 보내며 상진의 몸을 벗어나려 노력을 했다.

하지만 이루어지지 않았었는데 지금 갑자기 상진의 시야가 아닌 현수의 시야로 360도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상진의 몸에서 나올 수 있게 된 걸까?’

현수는 상진의 몸에서 나와 멀리 떨어지려고 해봤다. 그러나 헉헉대며 힘들게 산을 오르고 있는 상진의 몸을 벗어 날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지만 이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이제 나만의 시야가 생겼다.

상진이 주체가 되어 생활하고 있을 때도 마음대로 사방을 보며 자유롭게 살 수 있다.

물론 몸은 벗어 날 수가 없지만 눈이 자유로운 것만 해도 어디냐? 모든 장애 중에서 최고의 장애가 못 보는 것 아닌가?

나 같은 경우에는 못 보는 것은 아니지만 보고 싶은 것 마음대로 못 보는 것도 큰 고역이다.

이제 이놈이 잠을 자도 혼자 컴컴한 방에서 바보처럼 있을 필요가 없다. 이놈을 시켜 TV나 비디오 영화 같은 것을 켜놓고 자게 하면 나는 심심할 이유가 없다.

당시 최고의 리그 분데스리가 축구나 보면서 차범근, 시몬센. 케빈 키건같은 추억의 인물도 다시보고 다른 스포츠 새벽중계도 마음대로 볼 수가 있다. 아자! 아자!‘

시간 많고 할 일 별로 없는 백수 영혼의 간악한 음모를 짐작도 못하고 상진은 두 시간 남짓 사투 끝에 관악산 정상을 밟을 수 있었다.

맑은 날씨 덕분에 발아래 보이는 서울의 풍경은 깨끗했고 반대 방향으로는 수리산과 멀리 광교산너머로 여러 산줄기가 청람(靑嵐)의 기운을 풀어내고 있어 가슴이 탁 트였다.

현수의 재촉에 마지못해 시작한 산행이었지만 막상 고생 끝에 정상에 오르고 보니 고생한 보람을 느꼈다.

‘아저씨 만족하세요?’

‘아저씨라?, 이제 아저씨라 하지 말고 형이라 불러라’

‘예에? 52살 먹은 사람에게 형이라니!, 우리 아버지보다도 4살이나 많은데 형이라니요? 그리고 지금까지 가만있다가 이제 와서 갑자기 형이라고 부르라니요?’

‘사실 현재의 내 나이 지금 너보다 6살 많은 25살이다. 6살 차이면 그럼 형이지, 아저씨냐?’

‘에이, 그렇지만 아저씨는 52살까지 살다 죽은 영혼이니52살이지 어떻게 25살이 됩니까?’

‘아니, 52살이 27년 전으로 돌아왔는데 25살이지 어떻게 52살이냐? 형이라 불러라.’

‘에이~ 그래도 어떻게, 저는 못합니다.’

‘내가 좋다는데 누가 뭐라 해. 지금부터 형으로 안 부르면 대답 안 한다.’

‘대답 안 해도 제가 답답한 것 하나도 없습니다. 아저씨 기억 이제 저도 다 압니다.’

‘그래~애! 내 기억을 나도 다 모르는데 네가 다 안다고? 나도 새로 기억이 자꾸 생겨나는데 네가 어찌 다 알아?‘

‘아저씨가 새로 기억하는 것은 제가 아저씨 기억 읽어 보면 다 알 수 있거든요. 그리고 정신을 아저씨에게 집중하면 아저씨 생각하는 것도 바로 즉시 알 수 있다고요. 아저씨도 마찬가지잖아요.

제 생각 다 아시잖아요. 아저씨 능력이 바로 제 능력, 제 능력이 바로 아저씨 능력이에요.‘

‘고~래, 그럼 네 뒤에 있는 앉아 있는 예쁜 아가씨 바지 지퍼 열린 것 보이나 몰라?’

‘에! 무슨?’

“헉!”

갑자기 뒤를 돌아본 남학생이 자신의 거기를 빤히 쳐다보고 놀란 표정을 짓자 여름등반으로 얼굴에 홍조를 띤 예쁘장한 얼굴의 아가씨는 시선을 내려 밑을 확인하고는 아예 홍당무가 된 얼굴로 재빨리 지퍼를 채운다.

“변태”

남모르게 가르쳐줘도 이상한 눈으로 째려보는 것이 여성의 심리인데 대놓고 거기를 빤히 쳐다보며 헉! 비명소리까지 냈으니 변태라 불려도 할 말이 없다.

‘어떻게! 아저씨 저게 보여요?’

‘이제 네 눈으로 안 봐도 다 보인다. 360도, 아니다! 전후좌우 상하 다 보인다!

‘이야! 신기하네! 고개도 안 돌리고 전부 다 보다니! 그럼 나도 볼 수 있나요?’

‘글쎄다? 그건 나도 잘 모르겠는데, 어디 한 번 해볼까?’

상진이 현수의 영혼에 집중하여 봤지만 뒤를 볼 수는 없었다

‘내가 한 번 해보지!’

즉시 현수가 주체가 되어 시험을 해봤지만 역시나 눈으로 보이는 시야가 전부다.

‘이것도 안 되네’

‘다시 한 번 해봐요’

‘다시 한 번’

‘다시 한 번‘

신기한 능력이 탐이 난 상진은 계속해서 주체를 바꿔 가며 눈에 힘을 주고 시도했지만 여전히 볼 수 없었고 이윽고 포기했는지 피곤해진 눈을 지그시 감았다.

몇 초의 시간이 지나고 피곤한 눈이 좀 나아졌다 싶을 때 상진은 불현듯 스쳐가는 생각에 눈을 감은채로 현수에게 정신을 집중했다.

“아! 보인다.”

갑자기 튀어 나온 탄성에 정상에 앉아 쉬고 있던 등산객이 다들 상진을 쳐다본다.

‘응? 보여? 어떻게?’

‘아저씨! 그렇게 저만 보지 말고 주변을 둘러 봐 주세요’

현수가 전후사방 상하 주변을 둘러보자

‘이야~ 죽이네! 다 보여!’

상진의 몸으로 눈을 감고 현수의 영혼에 집중하자 몸은 가만히 있는데 현수가 보는 모든 풍경이 다 보인다.

‘아저씨! 거기 그만 보고 옆으로 봐요. 아니 거기 말고 더 옆으로. 아니 더 옆에요. 아, 여자 그만 보고요.‘

신이 난 상진이 계속해서 이것저것 주문을 하자 묵묵히 다 들어주던 현수가 나중에는 심통이 나서 태클을 건다.

‘응? 왜 안보여? 아저씨 뭐해요?’

‘형이라 불러라. 그럼 보일게다.’

상진이 움찔했다가 눈을 뜨며 말한다.

‘안 보면 되지 뭐. 내가 직접 보면 되지’

상진이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휘휘 둘러본다.

‘잘 보이네, 혼자도 잘만 보여. 어떻게 52살을 형이라 불러?’

‘뒤에서 몰래 흉보거나 손가락질 하는 놈도 볼 수 있나 몰라?’

‘움찔! 그래도 52살인데.......나도 고집이 있지.’

‘뒤에서 옷 갈아입는 여자도 볼 수 있을라나 몰라?’

‘움찔! 움찔! 나도 고집이...... 사실 지금은 25살이잖아!’

‘뒤에서 덮치는 차나 퍽치기 벽돌도 보일려나?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도 비명횡사하면 억울해서 어쩔래나?’

‘움찔! 움찔! 움찔! 그래! 25살이면 형이지’

‘형!’

‘길가다 머리에 떨어지는 망치는 어떻게 피하나?’

‘형이라니까!’

‘요산 밑에 있는 대학교에 가고 싶지는 않나 봐?’

‘엥? 이산 밑에? 서울대학교? 지금 성적이 많이 올라 20등 정도인데 그건 무리지 않나?’

‘옆에 책만 있으면 나도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은데......과학과 역사를 같이 공부하면..... 그래도 서울대는 힘들려나?’

‘형님! 형님! 형님!’

‘일 없다 이놈아! 혹시 모르지? 지금 관악산에 있는 등산객이 모두 듣게 형님! 하면 이 나이에 공부하고 싶어질까나?’


그날 관악산 정상에 오른 등산객들은 야호! 대신에 뜬금없이 형님! 을 목 놓아 부르는 고딩을 보고 다들 이구동성으로 한 마디씩 했다.

“미친 놈!”

“어머 저 학생 미쳤나봐!”

52살과 19살의 신경전은 현수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을 맺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멋지게 살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18 12.05.26 5,235 2 -
공지 인증샷! +8 12.05.09 7,133 10 -
공지 정연/현대물로 이사 +8 12.04.27 29,847 58 -
32 출판소식! 그리고 출판 책 증정. +25 12.07.12 6,537 28 2쪽
31 멋지게 살자!-31ㅡ투자의 장2 +26 12.05.17 22,633 190 8쪽
30 멋지게 살자!-30-투자의 장1 +33 12.05.14 20,123 226 7쪽
29 멋지게 살자!-29-봉사의 장2 +29 12.05.11 19,920 186 9쪽
28 멋지게 살자!-28-봉사의 장1 +40 12.05.09 20,635 174 7쪽
27 멋지게 살자!-27-영입의 장5 +26 12.05.07 20,824 172 9쪽
26 멋지게 살자!-26-영입의 장4 +26 12.05.05 20,669 175 10쪽
25 멋지게 살자!-25-영입의 장3 +35 12.05.03 20,905 175 9쪽
24 멋지게 살자!-24-영입의 장2 +24 12.05.01 21,178 171 8쪽
23 멋지게 살자!-23-영입의 장1 +20 12.04.29 21,118 157 8쪽
22 멋지게 살자!-22-출발의 장6 +19 12.04.27 21,824 154 9쪽
21 멋지게 살자!-21-출발의 장5 +14 12.04.25 21,464 178 10쪽
20 멋지게 살자!-20-출발의 장4 +15 12.04.23 21,272 159 9쪽
19 멋지게 살자!-19-출발의 장3 +15 12.04.20 21,496 166 10쪽
18 멋지게 살자!-18-출발의 장2 +26 12.04.18 21,654 167 8쪽
17 멋지게 살자!-17-출발의 장1 +21 12.04.16 22,474 163 10쪽
16 멋지게 살자!-16-성장의 장5 +22 12.04.14 21,864 161 8쪽
15 멋지게 살자!-15-성장의 장4 +18 12.04.12 21,554 166 8쪽
14 멋지게 살자!-14-성장의 장3 +18 12.04.10 21,576 158 9쪽
13 멋지게 살자!-13-성장의 장2 +14 12.04.09 21,305 158 11쪽
» 멋지게 살자!-12-성장의 장1 +15 12.04.07 21,788 161 10쪽
11 멋지게 살자!-11-초석의 장2 +14 12.04.06 21,612 154 7쪽
10 멋지게 살자!-10-초석의 장1 +15 12.04.06 22,360 167 12쪽
9 멋지게 살자!-9-믿음의 장4 +11 12.04.06 22,402 156 9쪽
8 멋지게 살자!-8-믿음의 장3 +12 12.04.05 22,465 135 11쪽
7 멋지게 살자!-7-믿음의 장2 +9 12.04.05 22,975 136 9쪽
6 멋지게 살자!-6-믿음의 장1 +8 12.04.05 25,043 128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