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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마석 (3)

DUMMY


일주일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김윤은 새로 잡은 숙소에서 지도를 만들고, 마력을 다스렸으며.

백민호는 아름 바깥에 터를 잡고 이들이 언제 출발하나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또한 이지우와 주은서는 길잡이에서 김윤이 돌아올 것을 기다리고, 마석 던전 공략의 출발 채비를 했다.


그리고 마침내 찾아온 공략 당일.


리터너 본부에서 추린 인원들이 준비를 마치고 하나씩 차량에 오르기 시작했다.

이윽고 전 인원이 탑승하자 리터너 본부장, 조호주가 마력을 담아 목소리를 내뱉었다.


“드디어 이 날이 다가왔다! 우리는 오늘! 마지막 마석을 공략하고, 과거의 나날로 돌아갈 것이다!”


짧으나 많은 뜻이 담겨 있는 외침.

그 외침에 수많은 리터너가 함께 소리를 내질렀다.


““와아아-!!””


인간의 승리를 향해.

생존을 향해.

마석 던전의 절멸을 위하여.


리터너들을 싣은 거대한 차량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 가나보네.”


그리고 그 모습을 저 멀리서 백민호가 지켜보았다.


“자, 그럼 백화. 우리도 쫓아간다. 인간과 이 세계의 생존을 위하여.”


그들은 각자 마력을 운용하여 차를 뒤쫓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길잡이.

그들은 아직 출발조차 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에게는 길을 ‘잇는’ 힘이 있으니까.


채비를 마친 이지우가 로비로 내려왔다.

주은서도 마찬가지였다.


“사장님은 안 오시려나요.”

“올 거예요. 제가 오시라고 부탁드렸거든요.”


이지우의 작은 배려였다.


기의 사막 이후로 어색해진 김윤과 주은서.

그들의 사이를 호전시키기 위해서 말이다.


딸랑.


길잡이의 입구, 문에 달린 종이 울렸다.

누군가 내부로 들어섰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그들이 기다리던 누군가였다.


새하얗게 물든 머리와 대조되는 새까만 눈동자.

짙은 남색 자켓에 지도를 담기 위해 주머니가 여럿 달린 바지를 입은 김윤.

그가 가게이자 길드인 길잡이로 들어섰다.


“출발하자.”

“네.”


이지우가 미소를 품으며 마력을 일으켰다.

그녀의 손끝을 타고 은빛 마력이 피어났다.


그것은 그녀의 손을 찬란하게 휘감았고, 그녀의 손에 따라 움직이며 잔상을 남겼다.

그리고 그것은 곧 허공의 흉터가 되었다.


쩌억.


허공이 갈라지며 다른 곳과 강제로 이어졌다.

그곳은 다름 아닌 마지막 마석, 흑철의 언덕이 있는 곳.

전라남도 보성.


“보성이라······. 옛날에 녹차로 유명했죠?”

“지금은 다 불타 사라졌지만.”


김윤이 폐허가 된 일대를 살폈다.

물론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마력으로 인해 변질되어 다른 종으로 거듭난 것이니 말이다.


이 일대를 가득 채운 저 식물형 몬스터들처럼 말이다.


김윤은 새카만 마력을 피워냈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손날에 담아 크게 휘둘렀다.


서걱.


그것 한 번으로 전방에 있는 몬스터들이 모조리 썰려 나갔다.


‘그러고 보니 의문이군.’


마력으로 인해 변형된 식물들.


듣기로 모든 것에는 마력이 깃들어 있다고 했다.

그리고 마석 대재해는 그것을 우리에게 인지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그렇다면 인지만 되었을 뿐 애초에 품고 있는 마력은 달라지지 않는 것이 아닌가?


‘아니면 그 마석 대재해가 세상이 품은 마력을 강제로 늘린 건가.’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것들이 강림하며 내뿜은 마력만 해도 상당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수많은 세계를 멸망시키는 아공간. 그건 마력을 흡수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그런데 마력을 늘리고 그것을 흡수한다고?’


그렇다면 애초에 마석을 강림시킬 이유가 없는 것이 아닌가.


‘멸망시키는 것에 다른 이유가 있을 지도 모른다. 저 마석들의 마력을 품을 수 있는 세계를 만드려고 한다거나.’


김윤은 마력을 거두었다.


“이동합시다.”


그리고 일행과 함께 마석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아름에서 리터너들이 출발하기 전 미리 진지를 구축하고 있던 리터너들.


“아, 오셨습니까.”


그들은 김윤과 일행을 반갑게 맞이하며 머물 곳을 안내했다.


“다른 리터너들도 오늘 내로 도착할 겁니다. 일단 저쪽에서 휴식을 취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들은 곧장 안내받은 간이 건물로 향했다.


이지우가 둘을 순서대로 살피며 입을 열었다.


“드디어 마지막 마석이네요.”

“그러게요. 하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죠.”


대화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다시금 건물 내부에 맴도는 침묵.


김윤과 주은서의 사이가 어색해진 것도 있으나 대부분은 준비를 위함이었다.

마지막 마석을, 그리고 이후에 다가올 멸망을 위한 준비.


마음의 준비와 마력의 회복.

그들은 그렇게 각자 최선의 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백민호와 아름의 리터너들이 오기 전까지 이어졌다.


“역시 먼저 와있었네?”


거대한 차량 위에서 뛰어내리는 백민호와 백화의 이들.


“뛰기 힘들어서 신세 좀 졌거든. 우리도 좀 데려가 주지 그랬어.”

“그럴 의무는 없을 텐데. 시간도 널널하고 말이야.”

“뭐 그렇긴 해. 그럼 이제 공략 회의 시작인가?”


백민호가 조호주를 바라보았다.


조호주는 그 시선을 무시한 채 다른 이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다른 리터너들은 휴식을 취하고 길드장들만 부르도록.”


잠시 후 천막 하나에 소집된 각 길드의 장들.

그리고 길을 만드는 자들.


“흑철의 언덕. 선발대에 의하면 흑철로 이루어진 바닥, 그리고 언덕만이 가득한 곳이라더군.”


김윤이 물었다.


“출현 몬스터는 어떻죠?”

“흑철로 이루어진 짐승들이다. 흑철 토끼, 다람쥐 등 작은 동물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겉모습과는 다른가보군요.”

“그래, 마력을 담은 무기로도 쉽게 상처를 입지 않는 데다가 물량도 많다. 하지만.”


조호주가 김윤과 백민호를 순서대로 바라보았다.


“길이 있다면 싸우지 않고 지나갈 수 있겠군요.”

“그래, 피해 없이 바로 보스방으로. 그리고 즉시 공략하는 속전속결이 이번에도 최선일 거라고 본다. 무려 길을 만드는 자가 모두 모여있으니 말이다.”

“출발은 언제인가요.”

“리터너들의 휴식이 끝나면 곧장 시작할 거다. 아무래도 장거리 이동이었으니 반나절 정도는 쉬겠군.”

“반나절이라······. 새벽쯤에 출발하겠군요.”

“그리고 해가 뜨기 전에 끝나겠지. 내일 해가 뜰 때는 마석이 없는 하루가 시작될 거다.”


김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만들 겁니다.”


회의는 그렇게 종료됐다.

작전이랄 것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저 던전에 대한 정보만 공유, 그리고 길을 만드는 자에게 모든 것을 맡긴 공략법.

그러나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도 했다.


“소감이 어때?”


임시 건물 바깥에 있는 김윤.

그의 곁에 백민호가 다가오며 질문을 던졌다.


그 질문에 김윤은 침묵하며 그를 째려볼 뿐이었다.


길을 만드는 자이기에 어쩔 수 없이 살려둔 것에 불과하다.


“멸망이 끝나면 날 죽일 거야? 눈빛이 딱 그런데?”

“······그렇다면 어쩔 거지?”

“죽어줘야 하나? 뭐 나도 곱게 죽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말이지.”


백민호가 하늘을 바라보았다.

어느덧 해는 사라지고 어둠이 그곳을 차지했다.


“뭐 우선은 멸망부터 막고 생각하자고. 그때가 되면 죽어줄 생각이 들 수도 있잖아?”

“넌 곱게 죽지 못할 거다.”

“알고 있다니까?”


그들의 대화 일단락 되었을 때였다.


“출발한다! 전원 준비하라!”


공략의 시작을 알리는 외침이 들려왔다.


거대한 마석 앞에 모인 수많은 리터너들.

그들은 이제 진입을 준비하고 있었다.


“김윤.”


조호주가 가장 앞에 서있는 김윤의 곁에 다가왔다.


“부탁하겠다.”


김윤이 고개를 끄덕여 답했다.

그리고 가장 먼저 포탈에 진입했다.


화아악!


푸른 섬광이 몸을 감싸고 어지럼증을 유발했다.

그러나 이내 가시는 그것.

그리고 새로운 풍경을 그에게 드러냈다.


온통 새카만 철로 가득한 바닥.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흑철의 언덕.


김윤은 던전 이름에 걸맞은 언덕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곧장 길을 새기기 시작했다.


허공에 수놓아지는 새카만 길.

그것이 이곳에 숨어있을 보스를 찾기 시작했다.


“큭······!”


그리고 그것을 찾아 길이 새겨지는 순간이었다.

길의 끝자락이 사라졌다.

누군가 길을 지운 것이었다.


김윤은 반사적으로 포탈로 갓들어온 주은서를 바라보았다.

아니, 그녀가 그럴 리가 없다.


‘그렇다는 건.’


이 던전의 주인이 길을 지우는 자 출신이라는 것.


‘이 놈도 힘을 남겨뒀었나.’


최초의 마석 답게 길의 힘을 남겨둔 것이었다.


“빌어먹을.”


길의 끝자락은 지워졌지만 그래도 위치는 찾았다.

그리고 그 근처까지는 안전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김윤은 길을 들려 포탈 입구와 이었다.


“길의 끝자락이 지워져 있습니다.”

“던전 주인의 소행인가.”

“네, 길 끝에 몬스터가 있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위치는 파악했지만 바로 향할 수도 없고요.”

“난관이로군.”


조호주가 팔짱을 꼈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지. 이동한다.”


그러나 이대로 있어봐야 달라지는 것은 없다.

또한 애초에 이곳을 공략하기 위해 찾아온 이들.

모두 마음의 준비는 되어있다.


그들은 김윤이 새긴 길을 타고 던전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꾸드득!


그들이 길을 타고 달리는 사이 흑철의 언덕 곳곳에서 대지를 뚫고 모습을 드러내는 몬스터들.

그것은 사전에 들었던 대로 여러 짐승의 모습을 띄고 있었다.


“토끼, 다람쥐, 고양이인가.”


귀여운 생김새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동물들이 흑철을 두르고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악취미로군.”


그러나 생긴 것과는 전혀 다른, 흉흉한 마력이 느껴진다.


“키기긱! 키긱!”


무엇보다 양이 많다.

바닥에 있는 철이 모두 저놈들로 이루어졌다는 듯이 말이다.


‘기의 사막과 같은 건가.’


그곳에 몬스터는 코어만 지니고 던전에 있는 모래로 육신을 이루는 이들.

이곳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근데 많군.’


그러나 이곳이 더 많다.

애초에 코어가 많은 것일까.

계속해서 늘어나는 금속 짐승들.


“어······. 놈들이 우릴 보고 있지 않나요?”

“그러게요.”


더군다나 인식이 저해될 길에 있는 그들을 정확히 노려보고 있었다.


“키에에엑!”


바닥에 있던 토끼 중 하나가 괴성을 토해냈다.

토끼의 소리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는 소리였다.


그러자.


꾸드득.


토끼의 귀가 날개로 변하더니 길을 향해 날아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시에.


쩌저적.


김윤이 새긴 길의 일부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기, 길이 무너진다!”


이어 그 틈으로 날개 달린 토끼가 날아들어왔다.


“몬스터가 들어온다! 막아!”


김윤이 마력을 끌어올리며 길의 힘을 손 위로 새겼다.


“마지막이라고 쉽게 당해주지는 않는다는 건가.”


그리고 길의 구멍을 메꿨다.

이어 이지우가 마력을 끌어올렸다.


새카만 마력에 찬란한 은빛이 덧씌워지며 잇는 힘이 이어졌다.

그것이 김윤의 끊어진 길들을 다시 잇기 시작했다.


“도울게요.”


김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사이 주은서와 백민호는 각자의 마력을 끌어올려 침투한 토끼들을 쓰러뜨렸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조호주가 외쳤다.


“속도를 높인다!”


속전속결.

길을 무너뜨리는 적이 있는 이상 더 빨리 간다.

무너지는 것보다 빠르게.

그리고 놈의 숨통을 끊어낸다.


리터너들이 마력을 쏟아내며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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