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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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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연재수 :
1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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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3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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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20,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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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8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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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잉그 (2)

DUMMY


“그렇다는 건 놈이 보낸 거겠네.”


백민호가 작은 보석을 들고 이리저리 살폈다.

이어 마력을 불어넣고 그것을 파괴했다.


“그나저나 이상하지 않아?”

“뭐가.”

“그 창조주라는 작자 말이야. 고작 자기가 만든 피조물을 못 막아서 우리를 보낸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단 말이지.”


그 말에 김윤은 창조와 파멸을 떠올렸다.

그리고 창조가 선사하던 그 따스함을 떠올렸다.


그것은 결단코 거짓이 아니었다.


“파멸은 몰라도 창조는 그럴 존재가 아니다.”

“뭐야, 얼마나 봤다고 감싸고 드는 거야.”

“그리고 그런 존재가 인간을 속여서 무슨 이득을 본다는 거지?”

“레자르가 다른 신이고, 그런 존재를 죽여서 유일신이 되려는 속셈일 수도 있지.”

“······일단 우리가 할 일은 레자르를 찾는 거다. 그런 생각을 해도 달라질 건 없어.”

“조심하자는 거지.”


김윤은 방패에서 코어를 몇 개 더 뽑아낸 후, 대충 인벤토리에 던져 넣었다.


“그건 왜 챙겨?”

“쓸 곳이 있을 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좀 다물고 있어.”


그의 이어지는 수다에 김윤이 화를 표출했다.


“섭섭하긴. 나라도 떠들어야지 안 그러면 버티겠어? 이 숨 막히는 분위기 속에서 말이야.”


백민호가 일행을 쭉 살폈다.


김윤은 무시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이동한다.”

“사장님은 안 쉬셨잖아요.”


김윤이 주은서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답했다.


“상관없어.”


그는 곧바로 숲을 향해 나아갔다.

그들 뒤에 있던 물건들은 이미 마력으로 화해 사라진 지 오래였다.


백민호가 비아냥거렸다.


“이거 완전 독재자잖아. 다 자기 맘대로네.”


하지만 함께할 수밖에 없었기에 그들도 어쩔 수 없이 김윤의 뒤를 쫓았다.


“마을으로 보이는 게 이쪽 방향이랬나요?”


김윤이 자신이 나아가는 방향이 맞는지 물었다.


“네.”


김윤이 향하는 곳, 그곳은 마을이었다.

그들은 숲을 가로질러 그곳을 빠져나오고 이내 마을을 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숲에 있는 것과 같은 나무로 이루어진 방벽이 쭉 둘러진 작은 마을이었다.


그들은 방벽 입구를 통해 마을로 들어섰다.

경비병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것에 의문을 품었으나, 잠시에 불과했다.

그야 더 큰 의문이 그들을 덮쳤기 때문이었다.


방벽 너머, 마을 내부.

그 안에는 그 어떠한 생명체도 존재하지 않았다.

텅 비어 있는 것이었다.


“이렇게 아무도 없을 수가 있나?”


내부 상태를 보아하니 생명체가 자리를 비운 지 꽤 시간이 흐른 듯했다.


“레자르가 한 짓인가?”

“뭐가 됐든 얻을 건 없어 보이네요.”


마을 전체를 꼼꼼히 살폈음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이곳은 빈 마을이었다.


주은서가 말했다.


“일단 이곳에서 마저 쉬고 가요.”


김윤의 몸 상태를 걱정해서 하는 말이었다.

그날 이후, 그는 도통 쉬려고 하지 않으니 말이다.


“맞아. 내가 한 말 잊었어? 그대로 가면 우리는 멸망할 거라니까?”

“······그래.”


김윤은 다시금 그들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그들은 큼직한 건물을 하나 차지하고,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다.


이번 불침번은 이지우였다.


그녀는 건물 바깥, 건물 꼭대기에 올라 주변을 살폈다.

큼직한 건물, 근방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기에 방벽 바깥이 조금이나마 보이는 곳이었다.


거대한 바위산과 붙어있는 마을.

그 외에는 전부 숲으로 이루어진 일대였다.

어디로 향해야 할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그녀는 하늘에 떠있는 두 개의 달을 바라보았다.

이곳은 금빛과 하늘빛, 두 개의 달이 떠 있었다.


“잉그······.”


잉그의 세계.

그리고 레자르가 있는 세계.


그는 무엇 때문에 창조와 파멸의 힘을 탐한 것일까.

이 세계엔 멸망조차 없을 텐데 말이다.


그러한 의문을 품으며 주변을 경계하던 시간.

어느덧 교대의 시간이 다가왔다.

그녀는 건물 아래로 내려가 입구에 들어섰다.

그리고 주은서를 깨우는 순간이었다.


콰앙!


굉음과 함께 대지가 뒤흔들렸다.


그녀와 주은서는 황급히 창가로 다가갔다.

그러자 곳곳에 떨어지는 폭격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늘에 거대한 무언가가 그들을 향해 폭격을 가하고 있었다.


백민호가 그 소리에 불만을 토해냈다.


“잠 좀 자자고. 또 레자르의 부하들이야?”


김윤도 잠에서 깨어나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방패에서 빼낸 작은 보석이 들려 있었다.


“그런 것 같군.”


그가 들고 있는 보석이 하늘에 있는 거대한 배와 공명했다.

저것에도 이것과 비슷한 것이 있다는 뜻이었다.


“올 거면 직접 오지 괜히 소모전이나 하고 있네. 우리도 빨리 끝내고 돌아가고 싶단 말이다.”


백민호가 마력을 일으키며 창밖으로 빠져나갔다.

그의 전신에서 일어난 마력이 안개로 변하고, 그것을 수많은 화염의 포탄이 통과했다.

그러자.


화르륵!


거대한 화염구가 되어 하늘 높이 쏘아졌다.


콰아아앙!


떨어지는 폭격과 충돌하며 하늘에 화염의 꽃을 피어내는 그것.

몇몇 개는 폭격을 피해 비공정을 노렸으나.


콰아아앙!


그것을 두른 마력 장벽이 깔끔하게 막아냈다.


“이 동네는 방어 특화인가. 뭔 다 막히네.”


그사이 바닥을 박차며 하늘 높이 치솟는 김윤.

새카만 마력을 두른 그가 맹렬한 기세로 치솟았다.


쏟아지는 폭격을 피하고, 방벽을 피하며 허공을 박찼다.

솟구치던 어둠이 기이하게 방향을 꺾으며 비공정 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그대로 다시금 허공을 박차며 추락했다.


콰아앙!


그러나 그 위에도 둘러진 방벽.

김윤의 낙하는 그것이 간단히 막혔다.


‘단단하군. 그리고 위쪽은 따로 공격이 수단이 없는 건가.’


이렇게 무방비하게 있는데 그를 향한 공격이 쏟아지지 않는다.


김윤은 기억의 지대를 펼치고 필연을 사용했다.

그리고 주먹을 휘두르자 방벽이 박살이 나며 내부로 진입하는 길이 뚫렸다.


김윤은 곧장 그곳으로 뛰어들었고, 그의 뒤를 쫓아온 주은서 역시 내부로 들어섰다.


내부는 마을과 마찬가지로 고요하기 그지 없었다.

텅 비어있었다는 뜻이었다.


“여기도 아무도 없어요.”


주은서가 곳곳을 살폈다.

그러나 사람은커녕 인기척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무인 비행인가.”


김윤이 갑판으로 도로 올라갈 때였다.


계단 위를 빠르게 기어다니는 무언가.

비공정에서 처음 보는 생명체.

그리고 지상에서 한 번 본 적이 있던 생명체였다.


검보라색의 문신을 두른 도마뱀.


김윤이 그것을 붙잡자.


콰앙!


“사장님!”


그것은 곧장 폭발을 일으키며 김윤의 손을 날려버렸다.

그리고 그 폭연 사이에 문자를 나열했다.


[ 나를 찾니? ]


“레자르······.”


김윤의 망가진 손이 어둠을 두르며 재생하기 시작했다.


“괜찮아요?”

“응.”


김윤이 돋아난 손을 움켜쥐며 상태를 확인했다.


그사이 폭연 사이 머물던 문자가 다른 단어를 이루었다.


[ 길잡이 ]


이 배가 그에게 안내하겠다는 뜻일까.


“밑에 애들을 불러줘.”

“이 배를 사용하게요?”

“놈이 그걸 바라는 거 같다.”


뭐가 되었든 직접 바닥에서 걸으며 찾는 것보단 나을 것이다.

그렇기에 김윤은 이 배를 사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주은서는 단도를 발에 부착하고 도로 지상으로 내려갔다.

그사이 김윤은 배를 점령에 방벽을 해제하고 포격을 중지시켰다.

그러자 금방 배 위로 올라온 백민호와 이지우.


“이 배를 타고 가려고?”

“그래, 놈이 보낸 거다.”


김윤이 배에 입력되어 있는 좌표를 가리켰다.

배에 남아있던 단 하나의 좌표였다.


“이거 힘들게 찾으러 갈 필요도 없고 고맙구만. 무인으로 온 거 보니까 자동 운전이겠지?”


백민호가 이것저것을 건드리며 배를 확인했다.


“방벽을 펼치고 자동 운전으로 가면 안전하기도 하니 완벽하겠네.”


그사이 김윤은 기억을 읽어 사용법을 확인한 후, 배를 움직였다.


“그러고 보니 사용법을 읽을 때 뭐 더 읽은 건 없어?”

“없다. 놈이 막아둔 건지 배를 가동하는 것 말곤 기억이 없었어.”


거대한 하늘을 나는 배, 비공정이 새벽의 창공을 가르기 시작했다.

마력 방벽을 두른 그것은 막힘 없이 창공을 나아갔다.


“역시나 이상한 세계네요.”


이지우가 배 바깥을 멍하니 바라보다 중얼거렸다.

이 세계는 무언가 이상했다.


주은서가 물었다.


“왜요?”

“동물 같은 생명체가 없어요.”

“생명체가 없다고요? 숲에서 봤었잖아요.”

“그 이후에 본 적이 있나요?”


주은서는 골똘히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그 이후로 동물형 생명을 본 적이 없었다.


“그것만이 아니에요. 우리가 잡은 식량도 그래요. 식량이 필요하다 생각하니까 나타난 느낌이었어요. 그 전까지 탐색 위주로 할 때는 아무것도 없었잖아요?”

“그··· 랬던가요?”


주은서는 딱히 의문을 품지 못했었다.


“뭐랄까 이 세계가 우리의 생각을 읽고 있다는 느낌이 자꾸 생겨요. 이 배도 우리가 길을 걱정하니까 나타났잖아요.”


백민호가 다가오며 태클을 걸었다.


“너무 과장된 생각 아니야? 우리가 이 세계를 그렇게 많이 본 것도 아니고 말이지.”

“······좀 더 지켜보면 알겠죠. 물론 제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해요. 김윤씨는 어떻게 생각해요?”

“글쎄요.”


김윤은 두 번 마주했던 도마뱀을 떠올렸다.


‘우리의 생각을 읽고 있다라······. 아니면 그 도마뱀이 파악하고 있는 건가?’


습격이 있을 때마다 나타났던 도마뱀.

그리고 그것은 자폭을 하며 자신에게 무언가를 전했다.


“일단은 좀 더 지켜보죠.”


그들은 각자 흩어진채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다.


상당히 오랜 시간 이어진 비행.

그들은 슬슬 허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흐음, 그러고 보니 배에 식량도 있지 않았나?”


백민호가 선실로 들어섰다.

그러나 그는 허탕만 쳤을 뿐 따로 무언가를 찾지 못했다.

있는 거라고는 물뿐이었다.


“이거 그럼 테스트하기 딱 좋은 시기 아닌가?”


그가 선실을 빠져나와 난간쪽으로 다가갔다.


이지우의 말이 사실이라면 잡아서 먹을 수 있는 것이 나타날 것이다.


“예를 들어 새라던지 말이지.”

“아니면 배를 멈춰서 찾지?”


김윤이 조종 자판을 건드렸다.

그러자 비공정이 천천히 속도를 줄이더니 착륙을 시도했다.


근처가 모두 숲이었기에 바닥까지 완전히 내려앉지는 않았다.

허공에 멈춰선 비공정.


물론 그들에겐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그들에겐 마력이 있었으니 말이다.


“한 번 확인해봅시다.”


그들은 일제히 비공정에서 내려선 후, 숲으로 들어섰다.

식량을 찾기 위해서였다.


“혹시 모르니 2인 1조로 움직이죠.”


김윤과 백민호.

그리고 주은서와 이지우.


둘씩 나누어진 그들은 숲을 뒤지기 시작했다.


백민호가 나무가 열린 열매를 따며 중얼거렸다.


“우리의 생각을 읽고 있다라······. 그럼 달콤한 걸 바라면 이 열매도 달아지려나? 안 그래?”

“······.”


김윤은 무시한 채 돌아다니는 들짐승이 없는지 살폈다.


그때였다.


바스락.


풀숲을 가로지르는 소리.

김윤은 그 즉시 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했다.

백민호 역시 곧장 그의 뒤를 쫓았다.

그리고 하나의 생명을 발견할 수 있었다.


“너, 설마······?”


백민호가 김윤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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