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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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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연재수 :
1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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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9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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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20,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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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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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잉그 (6)

DUMMY


“크윽······.”


김윤이 피를 쏟으며 비틀거렸다.

소멸된 그의 오른팔이 있던 곳에서 피가 쏟아졌다.

그러나 이내 재생하며 새로운 팔이 돋아났다.


“길을 만드는 자도 모두 거짓이었나?”


김윤이 계속해서 물었다.


“왜 세계를 멸망시켰지?”

“알고 싶나?”


잉그가 되물었다.


“나는 모든 우주를 새롭게 창조할 거다. 멸망은 그것을 위한 것이지. 순차적인 멸망은 모든 것을 창조한 창조를 향한 예의. 그리고 내 유희를 위해서다.”

“유희······. 고작 유희라는 거냐?!”


김윤이 분노를 터트렸다.

그리고 쓰러져간 이들의 얼굴을 떠올렸다.


마력 대재해.

그리고 그 이후에 있는 멸망을 대비하는 일들.


그것으로 인해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그리고 다시금 죽을 것이다.


바로 놈의 유희를 위해.

놈이 바라는 새로운 우주의 창조를 위해.


다시금 멸망이 시작될 것이다.


그렇게 둘 순 없다.

김윤은 다시금 잉그를 향해 쇄도했다.


그의 전신을 강화한 마력이 손끝에서 빠져나오며 압축되었다.

그의 손바닥에 거대한 마력구에 얹어졌다.


김윤은 그것을 곧장 휘둘렀다.


콰아앙!


잉그가 내민 손과 충돌하는 그것.

사방으로 충격파가 퍼져 나갔다.

그리고 그것이 전부였다.


서서히 파멸에 힘에 의해 소멸하는 마력구.

잉그는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다.

그러나 김윤은 포기하지 않았다.


강화된 그의 신체가 보이지 않을 속도로 주먹을 휘둘렀다.


이 공간에서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격.

직접적인 강화를 통한 육탄전.


잉그는 쏟아지는 공격을 가볍게 피하며 반격을 가했다.

말했던 것처럼 유희를 위해서인지 그 역시 격투만을 사용할 뿐이었다.


“크윽······.”


잉그의 주먹이 그의 턱을 부수고, 복부를 관통했다.

갈비뼈를 부수고, 눈을 뭉갰다.

빗장뼈를 깨부수고, 두 팔을 부쉈다.


여전히 치명상은 없었다.

그리고 모조리 회복되었다.


김윤의 심장에서 그의 것이 된 비트는 힘, 잇는 힘.

그것이 그의 미래를 비틀고 있었다.

그리고 수명, 미래에 쓸 생명력을 가져와 그를 회복했다.


김윤은 재생된 몸으로 계속해서 공격을 퍼부었다.

점차 그의 공격이 잉그를 파고들기 시작했다.

그 역시 창조의 힘으로 재생했기에 서로 적중했음에도 상처는 없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

그것은 김윤에게는 긍정적이었다.


‘시간은 벌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이었으니 말이다.

그는 길을 뻗어 길을 만드는 자들에게 연결했다.

그리고 그것에 개념을 담으며 길을 실현시켰다.


환영에서 깨어나다.

그것이 길을 만드는 자들을 휘감았다.


그들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놈은 길을 만드는 자에 대해 대답하지 않았다.’


또한 그와 충돌했을 때 그가 했던 공격.

그것은 그의 의지가 아니었다.


그의 표정을 보았기에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의지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공격.

그렇기에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급소를 노렸으나 그의 몸에 담긴 마력이 그것을 강제로 틀어냈다.


“너, 아직 창조를 완전히 흡수하지 못 했지?”


김윤이 깨어나는 동료들을 살폈다.


“길을 만드는 자는 그 증거고.”

“그게 무슨 소리지?”

“우리를 네가 만든 게 아니라는 거다.”


김윤이 길을 팔에 휘감았다.

그리고 개념을 담았다.


스킬을 사용할 수 없어 사용할 수 없는 필연.

그것은 그가 지닌 기억의 힘과 길의 힘이 뒤섞여 이루어진다.

하지만 길의 힘을 제대로 사용한다면 얼추 재현이 가능했다.


기억 대신 개념과 의지를 길에 담는 것으로 말이다.


그렇기에 김윤은 잉그가 선보였던 파멸의 일부를 재현했다.

길에 그 개념을 담았다.


유사 파멸.

그것이 그의 주먹에서 터져 나가며 잉그의 오른팔을 집어삼켰다.


콰드드득!


새카만 어둠이 주먹을 타고 퍼지며 그의 팔을 무로 되돌렸다.


“완전히 장악했다면 방해가 되는 우리를 곧장 죽였겠지. 저런 환영 결계에 가두는 게 아니라.”


김윤이 다시금 창조되는 그의 팔을 바라보았다.


“유희? 그게 아니라 네 놈안에 있는 창조와 파멸의 반발로 원하는 대로 세계를 지울 수 없던 거겠지. 안 그래? 환영에서도 그렇고 이곳에서도 그렇고, 네 성격상 유희를 즐기려고 목적을 늦출 놈이 아니잖아.”

“······.”


잉그는 침묵했다.

그리고 김윤은 말을 이었다.


“우리의 힘은 네가 흡수한 창조가 주었다. 너를 막고 세상이 지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구러니 네게 치명적인 거겠지. 그러니까 환영 속에서 소모하고 맞설 수 없게 만드려 한 거겠지.”


김윤이 다시금 거리를 좁혔다.

그리고 방금 선보였던 힘을 재현했다.


그의 팔을 휘감은 새카만 실들이 검은 연기를 내뿜었다.

그것은 미약한 파멸이 되었고 닿는 모든 것을 무너뜨렸다.


잉그의 마력까지도 말이다.


‘효과는 있다.’


하지만 피로도가 상당하다.


필연, 죽음.

마력의 소모는 그에 달하지 않으나, 그것을 계속해서 쏘아내는 것만 같은 피로도였다.


이젠 다른 이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또다른 길.

비틀고 지우고 잇는 길이 말이다.


주은서가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아직 시야가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는 느껴졌다.


마력의 충돌.

그것으로 발생한 충격파가 그녀를 두드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싸움······?’


그녀는 분명 길잡이에 있었다.

그곳에서 직원들과 함께, 사장인 김윤과 함께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과거처럼 말이다.


그런데 갑작스레 바닥이 꺼지는 느낌이 들더니 이곳에 있었다.


‘역시 모두 환영이었구나.’


그녀도 알고는 있었다.

이제 그런 과거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지나가 버린 일이라는 것을.


그녀는 지금 이곳에 있다는 것을.


그렇기에 그녀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마력을 두르며 단도를 뽑아들었다.


저곳에서 김윤이 싸우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녀는 곧장 김윤이 있는 곳에 합류했다.


그녀만이 아니었다.

이지우 역시 환영에서 깨어났다.


그녀는 과거 임재현과 함께하던 환영에서 머물고 있었다.

마석 대재해가 일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았던 시간의 삶.


그와 함께 보내는 힘들었지만 보람찬 삶.

그가 살아있는 삶.


그것은 과거 그 자체였기에 그녀는 환영인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오히려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꿈으로 치부했다.

그만큼 끔찍한 것들이 가득한 삶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깨어났다.

그녀가 있던 곳은 환영이었고, 이곳이 현실이었다.


그녀는 주먹을 말아쥐었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받아들여야 했다.

그렇기에 그녀 역시 마력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근처에서 함께 깨어난 백민호를 바라보다 잉그를 향해 달려 나갔다.


백민호 역시 환영에서 깨어났다.

그 역시 김윤과 주은서처럼 인지하고 있었다.


“빌어먹을 새끼가······.”


그 거짓된 환영에 그는 분노했다.

하지만 깨어날 수 없었다.


그 방법이라는 게 그들을 다시 죽여야 하는 것일지도 몰랐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그는 기다렸다.


다른 길의 힘을 지닌 이들이라면 환영을 벗어났겠지.

누군가는 반드시 말이다.


그야 세계의 정점에 선 존재이지 않은가.


그리고 그것은 이루어졌다.

그가 이렇게 깨어났으니 말이다.


백민호는 찬란한 무지개빛 마력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그것을 기반으로 비트는 힘을 사용했다.


주변의 공간은 아공간의 중심.

마찬가지로 스킬이 사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비튼다면 가능하다.


그렇기에 그는 주변을 비틀었고, 스킬을 사용했다.

수많은 속성의 스킬이 새하얀 공간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잉그를 향해 쇄도했다.


화염이 새하얀 공간을 붉게 달궜다.

그 위를 자색의 뇌전이 휩쓸었으며, 무지개빛 섬광의 소나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폭풍이 압축된 창이 냉기를 머금고 쏘아졌으며, 어둠을 머금은 사슬이 새하얀 대지를 뚫고 솟구쳤다.


그 모든 것이 잉그를 노렸다.


“길을 만드는 자.”


잉그가 그들에게 주어진 사명을 중얼거렸다.

그가 흡수한 창조가 자신의 힘을 벗어나 멋대로 부여한 힘.

늘 자신을 막아서는 귀찮은 힘.


모두 없애야만 했다.

그가 바라는 새로운 세계, 우주의 시작을 위해서.


그는 파멸의 힘을 사용했다.


콰과과과!


그를 향해 쇄도하던 모든 공격이 파멸에 휩쓸리며 사라졌다.


“언제나 나를 방해하는구나.”


잉그의 몸이 천천히 떠올랐다.


그사이 주은서가 김윤의 곁으로 다가갔다.


“저게 그 레자르인가 뭔가 하는 애에요?”

“자기 말로는 잉그라고 하던데.”


백민호 역시 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그들에게도 비트는 힘을 심어주었다.


“잉그라 지 세계 이름 아니야? 창조랑 파멸은 어디 간 거야?”

“애초에 없었다. 저놈이 다 집어삼키고 우리한테 환영을 보여준 거니까.”


이지우 역시 합류했다.


“그럼 어디서부터가 진짜인 거죠?”

“······확실한 건 저놈을 해치워야 멸망을 막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것만이 창조와 파멸을 구하고, 멸망을 막을 길.

그것 하나는 확실하다.


“그럼 해치워야겠네.”


백민호가 마력을 끌어올렸다.


“놈이 싸우는 방식은?”

“흡수한 창조와 파멸이 반발해서 그런지 치명적인 공격은 하지 못해. 주로 파멸로 공격하고, 창조로 회복한다.”

“파멸로 공격?”

“닿으면 죽는다고 생각해라.”


김윤의 전신에 새카만 마력이 둘러졌다.


“공격은 제가 막겠습니다. 저는 쉽게 죽지 않으니까요.”


김윤이 우선적으로 잉그를 향해 쏘아졌다.


백민호의 힘을 통해 다시금 개방된 스킬.

그는 솟구치며 기억의 지대를 펼쳤다.

그리고 필연을 담았다.


반드시 일어나는 일.

그는 그 필연을 광범위하게 펼쳤다.


기억의 지대 전역에 펼쳐지는 필연.

그것은 잉그가 쏟아내는 공격에 관여했다.


그의 공격이 모조리 자신을 향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 증거로 그가 쏘아내는 파멸의 칼날이 모조리 김윤의 팔다리로 향했다.


그의 팔다리가 절단되고 소멸했다.

김윤은 그럴때마다 파멸이 닿은 부위를 크게 썰어낸 후, 재생했다.

파멸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나오겠다는 거냐.”


잉그가 손 위로 마력을 압축했다.

그 순수한 마력은 파멸의 힘을 담았고, 닿는 모든 것을 멸하기 시작했다.


드드드드!


그를 향해 날아오던 공격이 그 작은 구체에 맞닿으며 소멸했다.


파멸의 구.


그는 그 새카만 구를 떨궜다.

이어 손 위로 새로운 구를 만들었다.


새하얀 빛이 응축되며 만들어진 그것.

그것은 창조의 힘을 담고 있었다.


“재창조하리.”


잉그가 새하얀 빛의 구체마저 떨궜다.


파멸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창조.

속도가 다르기에 파멸이 먼저 떨어졌음에도 맞닿을 수밖에 없는 운명.


그렇기에 그 둘이 맞닿았고.


파아아아앗!


강렬한 빛을 내뿜었다.


새하얀 것과 새카만 것이 뒤섞였다.

그것은 사방으로 쏟아지며 거대한 충격파를 발생시켰다.


콰과과과과과!


그 어떠한 공격에도 부서지지 않던 아공간의 중심.

그곳이 망가지며 공간을 이루던 파편들이 사방으로 솟구쳤다.


동시에 사방으로 퍼져 나가는 충격파.


그것은 길을 만드는 자들을 후려치며 피를 쏟아내게 했다.

동시에 주변에 있던 모든 마력, 그리고 길을 없애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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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잉그 (6) 24.07.11 3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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