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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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촐물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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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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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비트는 자 (1)

DUMMY


“멸망이라.”


백민호가 이지우와 김윤이 만든 길을 통과하며 중얼거렸다.

동시에 자신의 두 눈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그의 눈동자가 무지개빛으로 찬란하게 타오르며 미래를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따로 읽히는 것은 없었다.


원래는 먼 미래도 보이던 힘.

그러나 길을 만드는 자들과 함께 움직인 이후, 그가 이제 볼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잠깐 후의 기억에 불과했다.


“역시나 보이지 않는군.”


먼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보이던 것들이 보이지 않으니 불안이 엄습했다.


그는 늘 미래를 보고 그것을 비틀며 확실한 수를 손에 쥐어 왔다.

그러나 이제는 그러한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도 그랬다.


칸트로프와의 싸움.

시간을 짧았다고 하나 상당한 마력 소모가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도로 회복했다고 한들, 소모된 체력과 정신력은 돌아오지 않는다.


즉,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평소에 그라면 하지 않았을 짓.


원래의 그라면 최선의 준비를 한 후, 이 길에 올랐을 것이다.


“하지만 이게 가장 확률이 높겠지.”


칸트로프의 말에 따르면 그들 멸망은 부정한 감정을 통해 계속해서 성장한다고 했다.

그러니 최대한 빨리 쓰러뜨리는 것, 그것이 최선이었다.


“내가 불확실성에 매달릴 줄이야.”


그는 찢어진 공간을 통해 바깥으로 빠져나오며 자신이 지나온 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한 사람을 떠올렸다.


멸망의 시작을 통해 목숨을 잃은 이, 신민우.


“너는 살아남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과거 함께 했고, 갈라섰다.

그리고 몇 번이고 마주하고 다투었다.

죽일 수 있음에도 죽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친우였으니까.

그렇기에 그날에도 죽이지 않았고, 그는 도망쳤다.


“뭐, 나는 살아남을 거다.”


그가 천천히 발을 내딛었다.


“그걸 위해 여기까지 왔으니까.”


그는 폐허가 된 도시를 가로질렀다.

거대한 마력이 느껴지는 곳으로 향했다.


도망치는 시민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그 끝엔 멸망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혼자인가?”


새카만 머리칼이 나풀거렸다.

그의 손에 들린 창이 금빛 마력을 머금었다.


기의 사막의 주인, 레부.


“이거 당신을 다시 만날 줄이야.”

“나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군.”


레부가 폐허가 된 도시를 두 눈에 담았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그 모습을 잊지 않겠다는 듯이 말이다.


“긴 말은 필요하지 않겠지.”


그가 창을 붕붕 돌리다가 자세를 다잡았다.


“와라, 나는 너희 세계의 멸망이다.”

“기왕 도와준 김에 자결로 끝내주면 안 되나?”

“아쉽게도 강제력이 이끄는 대로 따를 뿐이다.”


레부가 창을 내질렀다.

그러자 그것이 품고 있던 마력이 쏘아졌다.


콰과과과!


일대를 모조리 밀어버리며 다가오는 황금빛 광선.


백민호는 하늘 높이 도약하며 그것을 피해냈다.

그가 피해서 생길 후방의 피해?


그는 그런 것따위 신경쓰지 않는다.


애초에 이미 망가진 도시 아닌가.


백민호는 마력을 뽑아냈다.

그의 두 눈이 다시금 칠색으로 타올랐다.


백민호의 특기는 수많은 원소를 바탕으로 한 스킬의 조합.

즉, 판타지의 대마법사와 같은 전투 방식이 그의 주된 싸움법이었다.


그의 주변에 수많은 원소가 생성됐다.

거대한 얼음의 창들이 떨어지고, 회오리가 대지를 갉아먹었다.


칠색을 품은 화염이 회오리에 첨가되었고, 일대를 모조리 집어삼킬 듯한 기세의 벼락이 쏟아졌다.


그 흉흉한 모든 것이 단 한 존재를 향해 쇄도했다.


“화려하군.”


칠색으로 물든 수많은 원소가 다가오자 레부가 내린 평가였다.

오직 그것뿐이었다.


위협은 되지 않았다.

그의 창이 모든 스킬을 찢어발겼으니 말이다.


“그냥 인사였어.”


백민호가 바닥에 내려앉으며 마력을 다시금 운용했다.

그의 전신에서 칠색의 마력이 솟아나다 이내 새카맣게 물들었다.


어둠 속성의 스킬, 어둠의 자락.

그것이 주변을 모조리 집어삼키며 새카맣게 물들였다.


그것은 마치 거대한 어둠의 태풍이었다.


어둠이 일대를 잠식하자 백민호는 다시금 마력을 내뿜었다.

그의 전신에서 무지개빛 마력의 안개가 쏟아지며 새카만 어둠 사이로 흘러 들어갔다.


그의 고유 스킬, 시공간의 뒤틀림이었다.


이제는 미래를 보는 눈이 아니라도 어느 정도 제어가 가능한 스킬.

그는 그것의 뒤틀림을 제어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뽑아냈다.


시간 정지.


새카만 어둠과 안개가 뒤섞이며 안개의 시간이 정지했다.

그것은 이제 강력한 폭풍에도 밀려나지 않는 것이었다.


“어둠을 묶어둔 건가.”


레부가 주변을 장악한 어둠을 살폈다.

그가 창을 내질렀음에도 그것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백민호는 이어서 마력을 쏟아냈다.

어둠 사이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뇌전.


콰르릉!


그것이 괴성과도 같은 우렛소리를 내지르며 한곳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어둠 사이에 숨겨진 안개들이 일부 변화를 일으켰다.

증폭의 뒤틀림.

시간 가속의 뒤틀림.

공간 압축의 뒤틀림.


뇌전이 공간을 뛰어넘고, 보다 빠른 속도로 거리를 좁히며, 보다 강하게 쏘아졌다.


콰과과과광!!


레부에게 칠색의 천벌이 쏟아졌다.

하지만 그것 역시 그에게 큰 충격은 주지 못했다.


창에 마력을 두르고 허공에 회전시킨다.

그는 그것만으로 일대를 가루로 만들어버리는 뇌전을 막아냈다.


“전력을 다해라. 길을 비트는 자.”


레부가 아직 뇌전이 남아있는 창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마력을 불어넣는 것만으로 그것들을 몰아냈다.


“아직 상대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어둠 속에서 백민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사방에서 얼음의 창이 쏘아졌다.


레부는 다시금 창을 휘둘러 그것을 모조리 막아냈다.

그리고 한곳을 향해 창을 크게 내질렀다.


금빛 섬광이 어둠에 삼켜지며 사라지는 듯했으나.


콰과광!


그것은 백민호에게 적중했다.


“이걸 찾네······.”


창의 공격을 막아냈으나, 충격 여파로 인해 바닥을 구른 백민호.


“전력을 다해라. 이대로 멸망할 셈이냐?”

“알고 있다고.”


백민호가 다시금 마력을 이끌었다.


‘원거리 견제는 통하지 않는다. 근거리에서 때려 박아야 해.’


그래야만 저 레부에게 치명타를 주는 것이 가능하다.

원거리에서의 공격은 다 저 창으로 대응하고 있으니 말이다.


백민호는 어둠을 뚫고 쇄도했다.

전신에 둘러진 칠색의 마력이 그를 강화했고, 그의 오른손에 화염이 불타올랐다.


순식간에 레부와의 거리를 좁힌 그.

그는 손에 품고 있던 화염을 쏟아냈다.


화르르륵!


칠색의 화염이 전방을 집어삼켰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화염이 순식간에 사라지며 날카로운 창날이 튀어나왔다.


백민호는 빠르게 몸을 틀어 창날을 피했다.

그러자 빠르게 회수되었다 다시금 내질러지는 창.


수많은 찌르기가 그를 위협했으나, 그는 모두 알고 있다는 듯이 피해냈다.

그의 미래를 읽는 두 눈 덕이었다.


그는 지금 자신의 미래를 읽는 것으로 레부의 공격을 피하고 있었다.


그가 지닌 비트는 힘과 고유 스킬이 뒤섞여 만들어진 힘.

미래를 보는 눈.


그는 그것으로 미래를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기에 자신이 찔리는 미래를 없애고, 피하고 살아남는 미래를 쟁취했다.


그것으로 만들어진 미래로 반격을 가한다.


마력 강화로 신체 능력을 높였다.

그리고 바람과 번개를 몸에 둘러 다시 한 번 강화했다.


퍼엉!


그가 밟고 있던 대지가 터져 나가며 그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리고 레부의 초근거리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백민호.


그의 오른손에 담긴 마력이 레부의 복부와 맞닿았다.

그러자.


그것이 운용되며 스킬을 발동했다.

냉기 폭풍.


그것이 그의 손에서 터져 나가며 레부의 복부를 노렸다.


콰과과과!


그의 손에서 쏘아지는 냉기가 주변을 얼리고, 날카로운 바람의 칼날과 냉기의 파편이 레부의 살점을 찢어발겼다.


새빨간 핏물이 사방에 튀었으나, 그것이 전부였다.

그것은 그의 피부말고는 상처를 주지 못했다.


레부가 멀쩡히 그를 바라보는 것이 그 증거였다.

그는 마력을 응축한 주먹을 내질렀다.


백민호는 즉시 두 팔을 교차하며 그것을 막아냈으나.


‘막을 수 없다.’


잘못된 판단이었다.


퍼억!


교묘하게 위치가 변한 주먹이 그의 가드를 피하고, 복부에 틀어박혔다.


“크헉.”


어둠을 뚫고 하늘 높이 치솟는 그.

백민호는 날아가는 와중에도 마력을 운용했다.


레부가 어둠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각종 결계를 겹치고, 그 일대의 중력을 증폭시켰다.

동시에 공기층을 밀어내 일대에 추가 압박을 가했다.


하지만 모두 소용없는 짓이었다.


“마력이 양이 늘었다고 한들 다루는 법이 같다면 달라지지 않는다.”


레부가 그 모든 압박을 뚫고 도약했다.

그리고 백민호에게 수많은 공격을 퍼부었다.


주먹이 턱을 후려치고, 복부에 처박혔다.

마력의 폭발이 그의 전신을 뒤흔들고, 마력으로 형상화된 끈이 그를 휘감았다.


그것은 그가 날아가려고 하자 그를 당겨낸 후, 추가타를 보충하게 해주었다.


쩌엉!


마력을 크게 휘감은 주먹이 그를 후려치며 모든 마력 방패를 깨부쉈다.


백민호가 피를 게워냈다.


“크학!”


그는 끈을 끊어내고 거리를 벌렸으나.

레부는 그를 놔줄 생각이 없었다.


다시금 거리를 좁히고 그의 다리를 걷어찼다.


우드득!


다리가 기형적으로 꺾였다.


“크아아악!”


다시금 그의 복부에 주먹이 처박혔다.

부러진 다리로 인해 균형을 잡지 못한 그는 바닥을 굴렀다.


“크허억······.”


그는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숨을 토해냈다.

그의 턱을 타고 피가 줄줄 흘렀다.


레부가 전력을 보인 잠깐의 시간.

그사이 그의 몸은 순식간에 엉망이 되었다.


‘빌어먹을.’


강하다.


과거 기의 사막에서 보았을 때보다는 한참은 강하다.


‘이게 멸망이라는 거냐.’


심플한, 힘으로 선사하는 멸망.

백민호는 오히려 그렇기에 쉬울 것이라고 여겼다.


자신도 강해졌으니까.

하지만 아니었다.


멸망은 그 이상이었다.


이제 이 이상 강해질 방도도 없거늘.

그들은 진작에 인간의 한계에 달했고, 그것을 한 번 넘어섰다.


이제는 방도가 없다.


‘아니, 딱 한 가지. 남아있는 게 있다.’


백민호가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마력초.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물건이며, 지금까지의 사용으로 그의 몸을 망친 원인.

그러나 레부의 힘을 통해 몸을 치료하는 것에 성공했다.


동시에 마력의 총량마저 늘어났던 그.

그렇기에 한동안 마력초에 의존하는 일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필요했다.

몇 번의 충돌로 알 수 있었다.


레부는 강하다.


“다시는 쓸 일이 없을 거라고 여겼는데 말이지.”


전보다 마력의 양이 늘어나고, 힘이 강해진 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그 모든 것을 완벽하게 운용할 수 있는 실력이 있었다.

그러니 이것을 사용해야 했다.


“나는 살아남을 거거든. 그리고 아주 윤택하게 살아갈 거라고.”


그가 마력초의 연기를 머금었다.

그리고 들이키고, 내쉬었다.


물론 그저 마력이 늘어난다고 해서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아무리 늘어난다고 해도 방출의 양은 한계가 있으니 말이다.


오히려 늘어난 마력을 모두 다루지 못한다면 견디지 못한 몸이 터져 나갈 뿐이었다.


그렇기에 몸에는 한계가 정해져 있었고, 특정 이상에서부터는 별다른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과거 그 넘치는 마력을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는 이가 있었다.

방대한 마력을 통한 강제적인 회복의 촉진.

그것은 임재현이 막대한 마력으로 사용한 방식.


쿠구구구!


그의 전신에서 칠색의 마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부러진 다리가 고쳐지기 시작했다.


“마력 소모가 엄청나구만.”


그는 자세를 다잡았다.


“자, 다시 싸워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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