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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마석 (2)

DUMMY


김윤이 기의 사막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은 던전의 완전 소탕을 공표했다.


이제 지구에 남은 마석은 일곱.


김윤은 쉬지 않고 그 마석들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백민호 역시 마찬가지였다.


각종 마석을 이루고 있는 일반적인 마력에 치명적인 힘을 얻게 된 그들.

안 그래도 길의 힘으로 인해 수월하던 공략이 이제는 한층 더 빨라진다.


1개월.

김윤이 두 개의 마석을, 백민호와 백화가 한 개의 마석을.

그리고 길잡이의 두 길을 만드는 자가 하나의 마석을 공략했다.


남은 마석 셋.


다시 1개월.

김윤이 하나의 마석을, 그리고 리터너들의 노력이 하나의 마석을 더 무너뜨렸다.


남은 마석 하나.


이로써 지구에는 단 하나의 마석만이 남게 되었다.

그리고 그 위치는 한국이었다.


“사장님은 길잡이로 돌아오시지 않을 건가 봐요.”


주은서가 창문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그 일 때문일까요.”


이지우가 차를 마시며 답했다.


“던전 공략 때문이겠죠. 그동안 혼자서 마석 던전을 세 개나 공략했잖아요? 그리고 그 마석은 다 멀리 떨어져 있었고요. 그러니까 올 시간이 없었던 거예요.”

“그럴까요.”

“그럼요. 그리고 하나 남은 마석이 이곳에 있으니까 들리지 않을까요? 더군다나 길을 만드는 자는 마지막에 협력해야 하잖아요?”


주은서가 자신의 찻잔을 바라보았다.


최근 들어 새롭게 재배되기 시작한 마력으로 변화된 식물등.

그 중 하나인 마력 커피가 그곳에 담겨 뜨거운 김을 폴폴 일으키고 있었다.


“······맞아요.”


그녀가 찻잔을 움켜쥐는 순간이었다.


왜애애애앵!


아름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사이렌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누군가의 습격, 혹은 위험 분자의 출현을 말하는 것이었다.


“또 습격일까요?”


이지우가 창가를 향해 걸어갔다.


“확인하러 가보죠.”


주은서는 커피를 한 모금 들이킨 후 잔을 도로 내려두었다.

그리고 이내 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지우와 주은서는 곧장 거대한 벽을 향해 날아갔다.

그곳에 도착하자 몇몇 리터너들이 각자의 무기를 들고 지상을 향해 겨누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은 그 근처로 다가갔다.


“무슨 일이에요?”

“아, 길잡이 분이시군요. 보시다시피······.”


리터너가 지상을 가리켰다.


“백화입니다.”


그곳에 있는 사람의 무리.

그 중 가장 앞에 있는 이가 그들을 발견하고 손을 흔들었다.


백민호.

저 무리를 이끄는 자이자 길을 비트는 자.


세계의 멸망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나, 모두의 원망을 받고 있는 이였다.

그는 학살자였으니까.


목적을 위해 그는 수많은 생명을 끊어냈다.

그렇기에 아름에서 그는 위험 분자에 속했다.


“물러가라! 백화는 이곳에 들어올 수 없다!”

“그럼 나는 상관 없는 건가? 나는 길을 만드는 자잖아. 필요한 존재라고.”


백민호가 씨익하고 미소를 비췄다.


“아니, 백민호. 너 역시 출입이 금지되어있다.”


후드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리터너.

도시의 치안과 경비를 담당하는 길드의 수장인 그녀가 확성기를 통해 뜻을 전했다.


“과거 네가 한 짓을 기억하지 못하는 건가?”


그녀가 자신의 무기인 저격 총을 꺼내 들었다.


“그 덕분에 이렇게 지구로 돌아온 거잖아? 마석도 다 사라지고 말이야.”

“그렇게 하지 않아도 돌아왔을 일이다. 너는 수많은 생명을 무참히 짓밟은 악이다.”


그녀가 노리쇠를 당겨 총알을 장전했다.


“그런 네가 들어와서 무슨 짓을 할지 알고 들여보내?”

“흐음. 나는 그저 협력해서 마지막 던전을 공략하러 왔을 뿐이다만.”


백민호가 뺨을 긁적였다.


“그래서 들여 보내 주지 않겠다고?”


그리고는 이내 마력을 끌어올렸다.

그의 전신에서 일어나는 마력의 발현.


찬란한 칠색의 마력이 그의 전신을 휘감았다.


금방이라도 충돌을 일으킬 것만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


“뭐 하는 거지?”


그러나 그것은 터지지 않았다.

누군가 그 상황에 개입했기 때문이었다.


백화의 배후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누군가로 인해서 말이다.


“백민호.”


새카만 마력을 전신에 두른 백발의 남자.

그의 새카만 눈동자가 백민호를 응시했다.


“김윤, 오랜만이네.”

“아름을 습격하려는 거냐?”


새카만 마력이 꿈틀거리며 검의 형상을 띄었다.

그것은 곧장 김윤의 오른손에 들리며 백민호를 향해 겨누어졌다.


“그럴 리가. 나는 그저 도움을 주러 온 거라고? 마지막 마석을 무너뜨리고, 멸망을 막아야 하잖아.”

“마석을 무너뜨리는 데 네 도움은 필요 없어. 네 도움은 그 이후에나 필요하겠지. 네가 있던 곳으로 돌아가라.”

“내가 있던 곳도 아름이잖아? 나도 아름 출신이라고?”

“네 말장난에 어울려 줄 생각 없다.”


김윤이 그의 주변에 있는 백화를 슬쩍 살폈다.


“너만 빼고 모두 죽을 건지. 떠날 건지 택해라. 네가 올 때는 멸망이 찾아올 때뿐이니까.”

“이거 참 아쉽네. 그럼 이 근처에 임시 거처를 마련해도 상관없지? 아, 물론 네 말대로 할 거야. 그냥 가까이 있어야 멸망을 대비하기 쉽잖아?”

“······알아서 해라.”


김윤이 새카만 검을 거두었다.

그리고는 거대한 벽을 가볍게 올랐다.


“사장님!”


그런 그를 주은서가 반겼다.


“오랜만이에요.”

“······그래.”


이지우와 김우정도 마찬가지였다.


“오랜만입니다.”


김우정이 말했다.


“소식은 들었어요. 다른 나라 마석을 혼자서 다 공략했다면서요?”

“네.”

“역시 길을 만드는 자네요. 저 아래 있는 놈이랑은 다른 진짜 길을 만드는 자. 왜 저런 놈한테 힘이 간 건지.”


김우정이 총을 집어넣으며 백민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심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도시 상황은 어때요?”

“이 벽이 지어진 뒤로는 늘 좋죠. 최근에는 습격도 확연히 줄었고요. 지금은 던전 공략 준비하느라 바빠요.”


그녀가 몸을 돌려 아름 내부를 바라보았다.


“이제 하나 남은 마석만 처리하면 정말로 다 끝인 거겠죠?”

“······그럴 겁니다.”


아직 다른 이들은 모른다.

모든 마석을 공략해냈을 때, 진정으로 멸망이 시작된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우리는 막아서야 한다는 것을.


김윤이 주먹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그러나 이내 힘을 풀었다.


“사장님.”


주은서가 그런 모습을 측은하게 바라보았다.


“······다른 사람들은 잘 있지?”

“네······.”

“그럼 됐어.”


김윤이 몸을 날렸다.


“아, 사장님!”


주은서가 손을 뻗었다.

그러니 이미 날아간 김윤에게 닿는 것은 불가능했다.


마치 멀어진 그들의 사이처럼 말이다.



***



“공략 준비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죠?”


아름 시청, 그곳에서 김윤이 물었다.

그 질문은 받은 이는 당연하게도 시장, 신민우.


신민우가 고급스러운 상자를 몇 개 꺼내며 답했다.


“식량 확보도 끝났고 준비는 끝났다. 이제 이동해서 임시 기지를 세우면 된다. 그 던전은 배출한 몬스터가 많다고 하니까.”

“그런가요.”

“그래, 그리고 여기 준비된 코어들이다.”


김윤이 그간 던전을 돌며 뽑아낸 보스들의 코어.

그것이 가공된 것들이 이 상자들에 담겨 있었다.


“이것들을 쓸 필요가 있나?”

“······마석이 모두 처리되면 멸망이 찾아올 테니까요. 그리고 그게 어떤 형태인지도 모르니까요.”

“그렇군.”

“그나저나 슬슬 사람들한테 밝혀야 하지 않나요? 리터너들도 모르고 있는 것 같던데.”

“아니, 밝히지 않는 편이 좋을 거다. 이미 다들 자리를 잡아가고 희망을 보고 있으니까.”

“그 희망에 절망이 내려질 겁니다.”


신민우가 인상을 찌푸렸다.


“차라리 갑작스러운 것이라 여기는 게 낫다. 모두 그러한 마석 대재해를 겪었으니까.”

“겪는다고 익숙해지는 일이 아니지만요.”


김윤이 건네받은 상자들을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같이 공략에 나설 건가?”

“네,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그렇군. 안 그래도 다른 길을 만드는 자들도 모두 모여있다더군. 그 백민호도.”

“오는 길에 마주쳤어요. 일단 도시 밖에 머물게 해뒀고요. 공략 땐 따라오겠지만요.”


신민우가 김윤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길잡이로 돌아갈 건가?”

“······아니요. 근처에서 머물고 있을게요. 일이 생기면 연락 주세요.”

“그런가. 공략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다면 리터너 본부로 가봐라. 출발 날짜도 그곳에서 정하기로 했으니까.”

“알겠습니다.”


김윤은 등을 돌려 방을 빠져나왔다.

이어 시청 역시 벗어나며 신민우가 말한 리터너 본부로 향했다.


어둠이 내려앉은 거대한 회의실.

그곳에서 리터너 본부장, 조호주가 그를 반겼다.


“이제야 왔군. 시청에 다녀왔나?”

“네.”

“앉지.”


김윤이 의자를 끌어낸 후 그 위에 몸을 얹었다.


“시청에서 듣고 왔겠지만, 드디어 준비가 끝났다.”


조호주가 김윤을 흘깃 바라보았다.


“물론 지금 네 힘, 그리고 다른 길을 만드는 자의 힘이 있다면 필요 없었을 준비인 걸지도 모르지만.”

“우리의 힘은 보존하면 보존할수록 좋을 겁니다. 그래서 제가 이곳을 남겨둔 거기도 하고요.”

“하긴 이 마석을 공략하면 진짜 멸망이 찾아 온댔나?”


김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것을 알고 있는 것은 우리뿐이니, 이런 협력을 얻을 곳도 이곳뿐이겠군.”


조호주가 책상을 손가락으로 툭툭 두드렸다.


“뭐 좋아. 뭐가 되었든 길을 만드는 자가 전원 함께하니 우리의 피해는 적겠지?”

“그렇게 할 겁니다.”


애초에 그것을 위한 일이다.

멸망을 막는 것부터가 말이다.


더 많은 사람을 구한다.

오로지 그것만을 위해 그는 달려왔다.

그리고 그 종점이 지금 코앞에 다가왔다.


정확히는 이 종점을 통과하고 마주할 진정한 멸망.

최종결전이라는 것이 말이다.


“좋군.”

“출발은 언제로 예정되어 있나요?”

“사실상 준비가 전부 끝나 언제 출발해도 상관 없다. 그저 너희를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지. 너는 어떻게 하고 싶지?”

“빠르게 공략하는 게 좋겠지만······.”


그 뒤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바로 멸망이 찾아올지도, 어떠한 멸망이 찾아올지도 말이다.


“최대한 준비를 하는 편이 안전하겠죠.”


그렇기에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렇겠지. 우선 우리 리터너 본부는 완벽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의 준비를 갖췄다. 말한 것처럼 너희만 준비가 된다면 우리는 끝이다.”


김윤이 잠시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일주일. 일주일 뒤 출발합시다.”

“알았다. 길잡이에는 네가 전할 건가?”

“아뇨, 따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도 준비해야 할 게 있어서. 아, 아름 바깥에 백민호가 있습니다. 놈한테도 전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탐탁지는 않다만 놈도 길을 만드는 자니······. 알겠다.”

“감사합니다.”


김윤이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럼 일주일 뒤에 보지.”


김윤이 꾸벅 인사를 건낸 후 리터너 본부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근처 호텔로 향했다.


마지막 마석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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