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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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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연재수 :
1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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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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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지우는 자 (1)

DUMMY


거대한 피의 손과 검을 타고 푸른 마력이 타올랐다.

그것은 피로 이루어진 것들을 코팅하듯 휘감았다.

그러자 푸른 빛을 품은 붉은 손과 검이 된 모습.


주은서는 그것을 바라보다 허리춤에서 단도를 더 꺼내들었다.

동시에 아까 쏘아냈던 단도, 의지를 회수했다.


저런 괴물과 싸우는 것은 익숙하다.

그녀도 수많은 던전을 공략했으니 말이다.


오히려 멸망이라는 것치고는 평범할 정도였다.


그녀는 단도들을 염동력을 통해 주변에 띄워두었다.

그리고 마력을 입히고 강화했다.


레부를 통해 변화한 고유의 마력.

다른 이들과 달리 색은 기존의 마력과 같으나, 위력은 달랐다.


타앙!


마치 총탄이 쏘아지듯 날아가는 단도.

그것이 아르라타의 거대한 손을 꿰뚫으며 거대한 구멍을 숭숭 뚫어냈다.


마치 회오리가 꿰뚫고 지나간 것만 같은 흔적.

그러나 그것은 이내 꿀렁거리는 피들로 인해 메꿔졌다.


“그럼 이제 본좌의 차례인가?”


아르라타가 씨익 웃었다.

그리고 그 거대한 손에 달린 검을 휘둘렀다.


콰과과과!


대지가 순두부처럼 갈라지며 흙먼지를 토해냈다.


한 번 휘둘러질 때마다 주변이 모조리 갈라지는 상황.

그야말로 재앙이었다.


하지만 주은서는 그 재앙 속에서도 끄덕하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고유 스킬이 있기 때문이었다.


“흉내 낼 수 없는 고유의 스킬. 물론 이쪽도 가지고 있다.”


흡혈귀 일족.

그들은 피를 다루는 능력으로 인해 마력을 보조 정도로만 사용했다.


피를 더욱 견고하게 응고시키거나, 피를 정화하거나.

혹은 순환의 속도를 높이거나.


그렇기에 그들은 상대적으로 마력의 운용이 나약했다.

길을 만드는 자를 제외하고 말이다.

그리고 아르라타는 그 세계의 길을 만드는 자.


그렇기에 그녀는 마력의 사용이 능숙하다.

고유 스킬마저 제대로 다룰 줄 아는 것이었다.


아르라타의 고유 스킬, 무한의 원.


그것은 그녀가 만드는 원 내에 있는 모든 것이 하나로 이어진다.

순환.


특정 공간에 무한한 순환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마치 저 피의 구체 안에 만들어진 원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저것은 무한히 순환한다.


“원.”


지금처럼.

그녀가 부여한 규칙에 따라.


그녀가 손가락을 뻗었다.

그러자 피가 원의 형태를 띄며 쏘아졌다.


붉은 링이 주은서를 향해 쇄도했다.


주은서는 배제 구역을 유지한 채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자 붉은 링이 그 배제 구역을 휘감았다.


“순환하라.”


아르라타의 명령이 떨어지자 무한의 원이 그것을 수행했다.

그것은 모든 마력을 링을 따라 순환하게 하는 것.


그 외에 법칙은 모두 의미가 없다.

그 공간에선 그 법칙만이 전부니까.


그렇기에 그녀의 배제 구역을 이루던 마력이 흩어지며 원 주위를 순환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한 때 비트는 자였던 아르라타의 고유 스킬.


주은서는 원을 향해 떨어지는 대검을 피해 바깥으로 몸을 날렸다.

원은 마력만 순환시켰기에 벗어나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다.


하지만 당황하고 움직이지 않았다면, 저 대검에 그대로 찍혀 최후를 맞이했을 것이다.


주은서는 자신이 있던 자리에 생겨난 거대한 흉터를 바라보았다.


“후······.”


그리고 다시금 의지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그녀의 손 사이에서 빠르게 회전하는 의지.


“가진 공격이 그거밖에 없나?”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르라타가 빈 손을 허공에 뻗었다.

그러자 거대한 피의 구슬이 품고 있던 것들을 지상으로 쏟아냈다.


마치 폭포가 쏟아지는 것만 같은 모습.

지상으로 떨어진 그것들은 수많은 형체로 뭉쳐졌다.


그것은 인간의 모습이었다.


“저 피의 주인들이지. 하지만 이제 본좌의 노예다. 가거라.”


아르라타가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피로 이루어진 인간들이 주은서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이 개자식······!”


주은서는 의지를 쏘아냈다.

그것은 그녀의 의지에 따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것이 가능한 단도.


그렇기에 품고 있는 힘을 잃지 않고, 전방에 있는 모든 피인간을 꿰뚫었다.

그러나 다시금 재생하며 다가오는 그들.


그녀는 의지를 회수한 뒤 거리를 벌렸다.

어떻게 저들을 처리해야 하는가.


주은서는 고개를 들어 하늘에서 웃고 있는 아르라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피의 팔을 어느덧 의자로 바꾸어 그것에 앉아있었다.


“자, 발버둥 쳐보거라. 본좌조차 막지 못한 멸망을 막아 보거라!”


피인간들이 각자의 무기를 만들어 주은서를 향해 돌진했다.


주은서는 이를 꽉 물었다.

그리고 의지를 회수하는 것과 동시에 전방에 배제 구역을 펼쳤다.


그것은 지금껏 펼치전 구와는 다른, 막의 형태.

그것이 전방을 가로막자.


철퍽!


돌진하던 피인간들이 그것과 충돌하자 모조리 피로 돌아갔다.


“아까의 그 방어막을 벽으로 펼친 건가. 하지만 이상하군.”


어째서 피인간들이 제어되지 않는 것일까.

더군다나 충돌을 통해 벽에 쏟아진 것이 아니라, 벽 너머로 쏟아지는 피들.

저 벽을 통과하자 이상이 생긴 것이었다.


“그저 공격을 막는 방벽이 아니구나.”


아르라타가 피를 추가로 움직였다.

피의 구슬이 다시금 피를 울컥 쏟아냈다.


그러자 다시금 쏟아지는 무기의 소나기.


주은서는 전방에 펼친 방벽을 해제하며 뒤로 도약했다.

동시에 배제 구역을 다시 펼쳐 공격을 막아냈다.


“그리고 한 번에 하나가 전부인가”


여러 개를 펼칠 수 있다면 굳이 회수할 필요가 없다.

그야 아직도 피인간들이 돌진을 거듭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콰앙!


그들의 창, 검, 도끼등이 배제 구역을 두드렸다.

쏟아지는 붉은 검들도 마찬가지.


주은서는 실시간으로 빠져나가는 마력을 느꼈다.


이대로는 안 된다.

이대로 배제 구역으로 막기만 해선 마력만 바닥을 보일 뿐이다.


반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녀는 우선 의지를 쏘아내 다가오는 피인간들을 처리했다.

그리고 쏟아지는 검의 비는 마력을 응축, 쏘아내 대응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본체를 노려야 해.’


저 멀리서 피만 조작하고 있는 아르라타.

그녀를 쓰러뜨리지 않는 한 이 싸움은 끝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녀를 노려야만 했다.


‘여기서 막지 못하면 더 많은 사람이 죽어.’


그녀는 길을 지우는 자.

길을 만드는 자들 중 하나.

그렇기에 멸망을 막아야만 했다.


목숨을 걸고서.


그녀는 단도를 추가로 꺼내들었다.


두 자루의 단도가 그녀의 발 밑에 달라붙었다.

그러자 그녀의 마력이 그것을 움직이며, 그 위에 얹어진 그녀 역시 움직였다.


단도를 타고 창공으로 치솟는 그녀.


그녀의 오른손에 들린 의지가 마력을 토해냈다.

오라와는 다른 형태.


그것보다는 날카롭지 않지만 두텁고 단단하다.

검이라기 보다는 둔기에 가까운 그것.


거리를 좁힌 주은서는 그것을 곧장 휘둘렀다.

그러나 의자가 움직이며 허공을 가르는 공격.


“큭.”


주은서는 포기하지 않고 의지를 손에서 놓았다.

그러자 스스로 움직이는 그것.


마력으로 인해 둔기처럼 변한 의지가 회전하며 아르라타를 노렸다.


콰앙!


그리고 그 목적을 달성한 의지.

마력으로 이루어진 둔탁한 날이 아르라타의 머리를 후려쳤다.


그러자 곧장 거리를 좁혀 의지를 움켜쥐는 주은서.

그녀는 이번엔 칼날을 날카롭게 벼려 내질렀다.


푹.


정확히 관통된 아르라타의 머리.


“하하.”


하지만 죽지 않았다.


정확히 뇌를 찔렀다.

보통의 생명체라면 즉사했을 공격.

그러나 아르라타는 그러지 않았다.


그렇기에 웃음을 토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녀의 입꼬리가 길게 휘었다.


두 눈을 가리던 붕대가 갈라지며 그녀의 두 눈을 드러냈다.


놀랍게도 두 눈에는 눈동자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흰 자위만 존재하는 그녀의 눈.


“봤구나.”


주변의 공기가 차갑게 식었다.

아르라타가 내뿜는 기운 때문이었다.


“그럼 죽어야겠구나.”


아르라타가 의자를 흡수했다.

그리고 날개를 퍼덕였다.

그러자.


퍼억!


“커헉!”


주은서의 복부를 파고드는 주먹.


마력으로 강화했음에도 생생한 통증이 전해지는 위력이었다.


그녀의 몸이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쭉 날아갔다.

발 밑을 지탱하던 단도 역시 흐트러지며 추락하기 시작했다.


주은서는 몸에서 떨어진 단도를 다시 염동력으로 붙잡았다.

그렇게 하나를 다시 발에 지탱, 그리고 다른 하나를 쏘아내 다가오는 아르라타를 공격했다.


퍼억!


그대로 머리를 관통하는 단도.

그러나 이번에도 죽지 않고, 속도조차 줄지 않는 아르라타.


그녀의 작은 주먹이 다시금 주은서의 복부를 후려쳤다.


콰아앙!


그대로 쏘아져 지상에 처박히는 주은서.


“끄윽······.”


그녀는 복부를 움켜쥐며 곧바로 몸을 일으켰다.

후속타가 날아오고 있기 때문이었다.


거대한 피의 주먹이 그녀를 노리고 휘둘러졌다.


주은서는 곧장 배제 구역을 펼쳐 그것을 막아낸 후.


타앙!


아공간에서 권총을 꺼내 방아쇠를 당겼다.


‘머리는 소용이 없다.’


그렇기에 이번에 노린 곳은 심장.

그러나 탄환은 그녀의 어깨에 틀어박힐 뿐이었다.


권총 사용이 익숙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연습을 했지만 주로 사용하지 않던 무기.


그렇기에 그녀는 그것을 다시 아공간에 집어넣고, 의지를 불러왔다.


그녀의 마력에 응한 의지가 아르라타의 배후를 노렸다.


“소용 없다.”


그러자 그녀의 새카만 날개가 그것을 걷어치고, 그녀의 작은 손에 마력의 원을 만들어냈다.


그녀의 고유 스킬 무한의 원.

그것이 의지를 휘감으며 그것이 무한히 회전하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주은서의 무기를 봉한 것이었다.


“이제 어쩔 거지?”


아르라타가 씨익 웃었다.


“네 모든 공격은 저것에서 이루어지더군?”


그리고 주먹을 휘둘렀다.


콰앙!


배제 구역과 충돌한 주먹이 사방으로 충격파를 퍼뜨렸다.


“이러고도 길을 만드는 자라니······. 한 없이 나약하구나.”


아르라타가 피를 응축해 배제 구역에 둘렀다.

그러자.


우우우웅!


수많은 진동을 흘리며 배제 구역을 가격하기 시작하는 피.


“크윽······.”


주은서는 갑작스레 쭉 빠져나가는 마력에 어지러움을 느끼며 배제 구역을 거두었다.

동시에 마력을 방출하며 쏟아지는 피를 밀어냈다.


하지만 아르라타는 그런 방출에 굴하지 않는다.

피와 마력으로 강화된 그녀의 주먹이 다시금 그녀를 후려쳤다.


발차기가 턱을 올려찼고, 주먹이 옆구리에 처박혔다.

이어 다시금 발차기가 날아와 그녀를 저 멀리 날려 보냈다.


“할 줄 아는게 숨는 것과 염동력 뿐이냐? 그런데 멸망을 막겠다고? 길의 힘은 어디 갔지?”


아르라타가 천천히 거리를 좁혔다.

그녀의 전신에서 푸른 마력이 피어났다.


“재미가 없구나. 차라리 다른 길이 왔다면 재미있었겠어.”


그녀가 손가락을 뻗었다.

그러자 피어내던 마력이 피와 함께 그곳에 응축되었다.


“죽거라. 그리고 멸망을 맞이해라.”


피의 탄환.


타앙!


그것이 아르라타의 손끝을 떠나며 주은서를 관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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