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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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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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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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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20,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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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3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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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잉그 (11)

DUMMY


창조가 창조해낸 최초의 두 세계 중 하나, 잉그.


다른 세계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생명이 어우러져 사는 세계.

그리고 그 세계의 정점에 오른 지성을 지는 생명, 잉그.


지구에 있는 인간과 닮은 그것은 창조될 때부터 그 세계의 주인으로 결정되었다.

세계의 이름부터가 잉그였으니 말이다.


마력과 친화적인 지성체.

그들은 다른 세계와 달리 날 때부터 마력을 깨우기고 있던 존재들이었다.


그들은 마력을 이용해 모든 것 변화를 일으켰고, 자신들만의 문명을 일궜다.


그들은 지구에 있는 인간과 크게 닮았으나, 대부분의 것은 개미와 닮아 있었다.

하나의 여왕을 섬기며 살아갔기 때문이었다.


종족을 늘리는 것을 오로지 여왕만이 할 수 있는 종족.

그만큼 여왕은 소중했으며, 잉그라는 세계 자체에 단 한 명만이 존재할 수 있었다.


또한 그렇기에 그 여왕은 종족에게 섬겨졌으며 어머니라 칭해졌다.

그리고 그런 고귀한 존재를 지키는 존재들이 있었다.

수호자라 불리는 이들.


잉그 종족 중에서도 마력 감응이 뛰어난 이들.

그들 중에서도 뛰어난 전투 센스를 지녀 선발되는 그들.

그것이 바로 수호자였다.


레자르 역시 그 수호자 중 하나였다.


수호자, 그것은 잉그 종족이 가질 수 있는 최상의 영광.

여왕을 알현하고, 바로 곁에서 지킨다.


마력 친화로 인해 수명이 긴 그들이었기에 그 영광은 한참이나 이어졌다.


수십년, 수백년, 수천년.

그리고 잉그의 여왕, 어머니가 죽었다.


별다른 이유는 아니었다.

그저 생명체가 지닌 수명이 다했을 뿐.

그러나 영원히 살아갈 것 같던 그녀의 죽음은 잉그 사회에 거대한 혼란을 몰고 왔다.


정확히는 그녀가 죽기 전부터 시작된 혼란이었다.

그간 번식의 기능을 갖지 못하던 잉그의 종족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그 기능을 보유한 이들이 태어났기 때문이었다.

여왕 후보.


사람들은 그것을 불길하게 여겼고, 저주라고 여겼다.

이미 여왕이 있는데 어째서 그들에게 자손을 남길 수 있는 기능을 주는가.


그렇기에 저주의 상징으로 여겨져 태어남과 동시에 살해당하던 그들.

그러나 모든 이들이 그렇게 무참히 살해당한 것은 아니었다.

그 사실을 숨기고 키워낸 이들이 있었으니까.


그들은 이러한 날이 올 것이라고 예상한 것일까.

자신들이 숨기고 키워낸 그들을 카드로서 꺼내들었다.


그들을 새로운 여왕으로 추대하고, 그것을 이용해 잉그 사회를 부여잡으려고 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레자르,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지?”


레자르와 같은 수호자, 카일의 질문이었다.

그러나 질문의 답은 다른 이가 답했다.


“······수호자의 임무는 여왕을 지키는 것.”


또다른 수호자, 베일룬이었다.


“그것을 다하지 못한 우리는 살아있을 가치가 없다.”


베일룬이 얼굴을 감싸며 흐느꼈다.


또다른 수호자, 륜이 입을 열었다.


“어머니를 되살릴 방법은 없나?”

“현재로선 없네. 부상도 아니고 병도 아닐세. 그저 생명이 지닌 수명이 다한 게지. 어쩌면 그간 저주의 존재들이 태어난 것은 이것을 대비해서인 걸지도 모르겠군.”


레자르가 카일이 뱉은 말을 중얼거렸다.


“저주의 존재라······.”

“그래, 저주의 존재. 마치 우리의 어머니처럼 자손을 잉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지.”


륜이 물었다.


“그렇다면 역시 그들 중 하나를 어머니로 추대해야 하나?”

“하지만 그렇다기엔 파벌이 너무 많네. 그 많은 이들을 어떻게 숨겼는지 계속해서 나타나더군.”


베일룬이 울부짖었다.


“그것이 어머니를 지키지 못한 우리에게 주어진 천벌이다!”


그 모습을 보다못한 카일이 손가락을 튕겼다.

그의 목소리를 차단한 것이었다.


“그래서 레자르,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지?”

“······어머니를 되살려야 한다고 본다.”

“그건 불가능하다고 했을 텐데?”

“마력에 있어 불가능은 없다. 불가능하다면 그건 양이 부족한 거겠지.”

“그 뜻은?”


레자르가 붉은 눈동자를 빛냈다.


“어머니의 거처에 있는 세계의 아이를 사용한다.”


세계의 아이, 그것은 잉그 세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그들이 어떻게 수를 늘리고 지금의 사회를 이루었는가.

그것은 모두 그 세계의 아이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것은 여왕에게 아이를 잉태할 수 있는 특수한 마력을 흘려 보낸다.

그리고 여왕은 그것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마력과 뒤섞은 후, 구체 형태로 방출한다.


만들어진 구체는 점차 성장하여 하나의 고치가 되고, 그것은 하나의 생명을 잉태한다.

이것이 잉그라는 종족이 수를 늘리는 방법이었다.


그렇기에 종족의 번식 그 자체를 책임지는 세계의 아이는 중요하다.

또한 수 많은 생명을 만들어 낼 만큼 방대한 마력을 지니고 있다.


“종의 규율을 어기자는 건가?!”

“어머니가 없으면 어차피 멸할 것이다. 지금의 상황으로는 말이지.”


레자르가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들이 있는 곳은 마력과 식물을 이용해 지어진 거대한 나무의 집.

어머니라 불리는 여왕이 머물던 거처였다.


잉그의 사회 중심에 있으며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그곳은 온 세상이 내려다보였다.

그리고 그 사회에 도래한 혼란 역시 아주 잘 보였다.


어머니가 있을 때에는 생길 수 없었던 혼란.

그렇기에 어머니가 돌아와야만 했다.


“그렇다면 저 후보들은 어떻게 할 건가?”

“죽이고 회수한다.”

“회수······?”


레자르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모르는 척 하지 마라 카일. 세계의 아이의 기능은 잉태만 있는 것이 아니다. 회수의 기능도 존재하지. 죽은 잉그의 마력은 그곳으로 다시 환원된다.”


륜이 팔짱을 꼈다.


“그래서 저 저주받은 존재들이 죽여도 죽여도 나타나난다는 건가?”

“그뿐만이 아니다. 잉태는 어머니의 힘. 그걸 놈들이 나눠 가졌으니 그것을 다시 한데 모으면 어머니를 부활시킬 수 있을 거다.”


그렇게 그들은 수호자의 회의를 통해 어머니의 부활을 택했다.

어머니의 침실에 있는 세계의 아이를 챙기고, 그들은 저주받은 존재들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동족을 죽이는 잔혹한 일.

그러나 이것은 동족을 위한 일이라고 되새기며 그들은 학살을 이어갔다.


저주받은 이를 지키는 이를 죽이고, 저주받은 이를 죽였다.

그리고 그들의 마력을 세계의 아이를 통해 받아들였다.


“모든 것은 어머니의 부활을 위해.”


그렇게 수호자들의 학살이 이어졌다.

오직 어머니의 부활을 위해.

그리고 그 선두에는 레자르가 존재했다.


수호자들 중 가장 강한 무력을 가진 그.

그렇기에 새로운 여왕 후보라며 가문을 세우는 이들을 가볍게 쳐부수는 그.


오직 레자르의 습격만으로 여왕 후보를 내세우던, 가문이라 칭하던 잉그 무리가 다섯이나 붕괴하였다.

그리고 여섯 번째 가문을 찾고 있을 때였다.


레자르는 홀로 그들이 있을 곳으로 유추되는 지역으로 향했다.


연둣빛 빛을 흩뿌리는 나무와 그것을 반사하는 거대하고 맑은 호수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지역이었다.


잉그에 있는 검보라빛 나무와는 다른 특별한 나무가 있는 숲.

반딧불의 숲.


그곳에서 만난 또다른 여왕의 후보.

그녀의 이름은 리아나였다.


처음에는 그녀가 여왕의 후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가 그간 만난 후보와 달리 미약한 마력을 지니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그저 그 가문에 소속된 일원이라고 여겼다.


상당히 어려 보이는 그녀.

그렇기에 레자르는 그녀를 이용하기로 했다.

그녀를 이용해 그들의 본거지를 찾는 것이었다.


그렇게 그녀와 어울리며 숲을 돌아다녔다.

그녀는 말이 어찌나 많은 지 쉬는 틈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는 손님으로 맞이하고 이 지역을 소개했다.

거대한 나무로 그를 안내했고, 가장 맑은 시냇물로 그를 안내했으며.

가장 밝은 빛이 쏟아지는 숲의 안쪽으로 그를 안내했다.


레자르는 그녀를 만나고 기이한 감정을 느꼈다.

일평생, 수백년을 살면서 느껴본 적이 없던 감정.


하지만 그는 부정했다.


그는 수호자.

그에게는 어머니를 부활시킨다는 막대한 사명이 있었으니까.


“저는 가문에서 도망쳐 나왔어요.”

“가문이라······.”

“아, 가문이라는 단어가 생소하신가 봐요? 요 근래 새로 생긴 말이래요. 이제 새로운 여왕의 시대를 위해 필요한 말이라고 했어요.”


레자르는 조용히 호수를 바라보았다.

이 일대에 있는 것중 가장 큰 호수였다.


레자르가 조용히 읊조리듯 말했다.


“가문으로 안내해라.”

“가문이요?”

“그래, 네 가문. 나는 그곳을 찾아가기 위해 이곳에 왔다.”

“그렇군요······.”


레자르가 몸을 일으켰다.


“네 놀이에는 응해줄만큼 응했다. 너도 사실은 알고 있을 텐데.”

“여왕 후보를 죽이러 오셨군요.”

“그래.”


리아나가 자신의 팔을 꽉 부여잡았다.

그리고는 이내 몸을 일으키며 레자르를 마주 보았다.


“제가 여왕 후보에요.”


그녀의 올곧은 눈동자가 레자르를 직시했다.

레자르의 살의가 가득 찬 눈동자가 리아나를 바라보았다.


“네가? 네게서 느껴지는 마력은 후보의 것이 아니다.”

“실패작이니까요.”


그녀가 쓴웃음을 지었다.


“전 제대로 된 여왕의 힘을 타고 나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저는 여왕 후보 중 하나에요.”


그녀가 손바닥 위로 마력을 피어올렸다.

그것은 확실히 잉태의 마력이었다.


“그렇군.”


레자르가 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목에 겨누었다.


“저를 죽일 건가요?”

“그게 잉그를 위한 일이다.”


레자르가 검을 당겼다.

그대로 그녀의 목을 갈라버리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그는 휘두르지 못했다.


그는 그 저항감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여왕에게 느끼던 그것과 동일했다.


“설마······.”


자신이 그녀를 여왕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뜻인가.


그는 덜덜 떨리며 저항감을 표하는 팔을 움켜쥐었다.


“······왜 그러죠?”


레자르는 그녀를 노려보다 검을 거두었다.


‘이런 불량품을 여왕으로 인정한다고?’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또한 그에게 있어 여왕은 오로지 어머니뿐.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함께 다니는 그 짧은 시간 동안 감화된 건가? 아니면 이게 저 불량품의 능력?’


어느쪽이든 말이 되지 않는다.

그는 수호자, 그중에서도 가장 강한 마력을 지닌 이.


능력이라면 당할 리가 없고, 감화 또한 그의 성격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저항.


당장은 베어낼 수가 없었다.


“베지 않는 건가요?”

“······.”


레자르가 검을 도로 집어넣었다.


“······살펴볼 게 있다.”


그리고 변명 아닌 변명을 내뱉었다.


“모든 생명에게 삶은 공평한 것이니, 그것을 억지로 뺏는 이상 정당한 것을 주는 게 맞겠지. 바라는 게 있나?”


리아나가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당황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녀는 바라는 바를 망설임 없이 말했다.


“저는 이 지역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이 반딧불의 숲을 벗어난 적이 없었거든요.”

“알겠다.”


레자르가 앞서 발걸음을 옮겼다.


“따라와라.”


그렇게 그들은 반딧불의 숲을 벗어나 잉그의 세계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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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창조 24.08.02 31 0 12쪽
193 파멸 (2) 24.07.31 31 0 11쪽
192 파멸 (1) 24.07.30 31 0 11쪽
191 잉그 (13) 24.07.26 33 0 12쪽
190 잉그 (12) 24.07.25 32 0 11쪽
» 잉그 (11) 24.07.23 30 0 11쪽
188 잉그 (10) 24.07.19 32 0 11쪽
187 잉그 (9) 24.07.17 31 0 11쪽
186 잉그 (8) 24.07.16 35 0 11쪽
185 잉그 (7) 24.07.12 36 0 12쪽
184 잉그 (6) 24.07.11 30 0 12쪽
183 잉그 (5) 24.07.09 32 0 11쪽
182 잉그 (4) 24.07.04 35 0 12쪽
181 잉그 (3) 24.07.02 30 0 11쪽
180 잉그 (2) 24.06.28 35 0 11쪽
179 잉그 (1) 24.06.27 33 0 11쪽
178 창조주 그리고 피조물 (2) 24.06.26 30 0 11쪽
177 창조주 그리고 피조물 (1) 24.06.21 36 0 12쪽
176 길을 새기는 자 (3) 24.06.19 41 0 12쪽
175 길을 새기는 자 (2) 24.06.18 29 0 12쪽
174 길을 새기는 자 (1) 24.06.14 35 0 11쪽
173 길을 지우는 자 (2) 24.06.13 28 0 11쪽
172 길을 지우는 자 (1) 24.06.12 35 0 11쪽
171 길을 잇는 자 (3) 24.06.11 36 0 12쪽
170 길을 잇는 자 (2) 24.06.07 32 0 11쪽
169 길을 잇는 자 (1) 24.06.06 32 0 11쪽
168 길을 비트는 자 (3) 24.06.05 36 0 11쪽
167 길을 비트는 자 (2) 24.06.04 3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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